대통령의 원탁 청와대 브리핑, 언론 부문

!@#… 평소에 이동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하는 청와대 홍보 브리핑을 대통령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불특정 소수의 시청자들에게 해주는 퍼포먼스 쑈, 이번에는 ‘대통령과의 원탁대화’라는 제목으로 한번 또 때려주셨다 한다. 여튼 현재 상황에서 그쪽 계통의 국정방향을 압축해주는 형식인 만큼, 그 중 언론 쪽 언급에 대해서만 짧게 몇가지 노트.

(발언 인용은 아이뉴스24의 기사에서)

*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여당의 방송장악 논란과 관련해 30일 “민주화된 시기에 어떻게 정권이 방송을 장악할 수 있는가, 있을 수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 정답: 민주화를 역행시키면 됨. 완전 제정일치 전제군주제까지 역행하지 않더라도, 언론장악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역행시켜도 충분. 역사적 선례도 풍부함.

* “일부 야당에서 악법이라고 몰아치고 언론을 장악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며 “정말 방송장악을 하는지 토론을 통해 얘기해야 한다.”

-> 청와대와 한나라당 여러분, 바로 여러분들이 연초에 토론이고 자시고 날치기 강행하려고 하셨거등요…? -_-;;; 그래 제발 토론 좀 합시다. 사후통보나 브리핑 말고.

* “방송은 공정보도하고 국민에 유리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고 편파보도나 국민에 해가 되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

-> 국민에 유리한 프로 운운하는 논리에서 국익저널리즘™의 악몽이 다시 한번…;;; 게다가 ‘국민’에 대한 정의가 얼마나 지조때로일수 있는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음.

* “여야가 잘 합의해 산업적 입장에서 해결해야 한다”

-> 언론 정책은 ‘산업적 입장’에서 해결하는게 아니라, 건강한 사회담론이라는 시야에서 정치적 견제기능, 문화적 효과 및 산업적 파급력 등을 복합적으로 조율해서 사업을 만들고, 부작용의 가능성을 고려해가며 언제라도 개선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진전시키는 것. 1차방정식이 아니라 조낸 복잡하고 비선형적인 생태계 함수다. 크고 포괄적인 집단일수록, 복잡성을 인정할 능력이 안되는 자가 리더를 맡아서는 안된다. 어쩌다가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하다못해 복잡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할 줄 아는 전문가들에게 위임하기라도 해야한다. 그게 안되면 판을 통째로 말아먹는 것 순식간이다.

 

PS. 최근 9번 탄환을 찾아서라는 추천하고픈 글이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전문적 기능성과 사회적 가치의 조율을 하는 합의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 그런데 그거 사실은… 이미 있다. 이름하여, 3권 분립. 행정부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을 꾸려나가고, 입법부가 국민의 대표들로 선출되어 그런 것들의 함의와 가치를 논하고. 마찰이 생기는 부분은 사법부가 수습하고. …그런데 오늘날 한국의 현실은 그런 분업의 의미가 없어져야 오히려 미덕인 것처럼 주장하는 바보같은 상황(“힘을 합쳐야 함” “정치가 앞길을 막고 있음”). 원탁에 앉아서 하는 청와대 브리핑은, 왜 그런 분업과 조율 시스템이 필요한지 벌써 수도 없이 증명된 바에 또 하나의 증명을 더해주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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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houghts on “대통령의 원탁 청와대 브리핑, 언론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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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매부리의 푸른 둥지

    원탁의 대통령…

    멜로디를 따라 불러보세요~~ 절망이여 어둠이여 아득한 개념이여나의 전경대 울부짖는다지축을 울리는 불도저바람을 가르는 내 방송나 삽을 높이 쳐든다나 삽을 높이 쳐든다위대한 이 나라…

  2. Pingback by capcold님의 블로그님 » Blog Archive » 허망한 약속, 치졸한 기습

    […] 혹시나 “그게 뭐 그리 대수라고”라고 생각하실 분은, 이런 저런 이전 글들 참조 […]

Comments


  1. 이제 정말 궁금해지는것은 ‘설마 지금 보여준것보다 더 야매스러운 경지를 앞으로 더 보여줄 수 있는걸까? 이미 불가능할것 같은데……만약 그 경지까지 돌파한다면 , 그럼 그들은 정말 야매의 달인들…’

  2. 추천해 주신 ‘9번탄환을찾아서’..역시 좋은 글이군요.

    요즘은 텍사스까지 추운 날(그래봐야 영상…-.-;;)이 몇일 간격으로 계속되네요. 계신 곳 무식하게 춥죠? 감기 조심하시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3. …문득 삘 받아서 작성한 [원탁의 대통령].
    [원탁의 기사] 국내방영시 주제가 멜로디 그대로 부르면 됩니다.

    절망이여 어둠이여 아득한 개념이여
    나의 전경대 울부짖는다
    지축을 울리는 불도저
    바람을 가르는 내 방송
    나 삽을 높이 쳐든다
    나 삽을 높이 쳐든다
    위대한 이 나라의 경제를 위해
    오늘도 파낸다 오늘도 파낸다

  4. !@#… 시바우치님/ 녹음! 녹음! 동영상 싱크! 싱크!

    Crete님/ 눈이 안오는 날도 가끔 있고, 영상인 날도 있기는 합니다. (물론 Fahrenheit 기준으로… 핫핫) 그런데 9번탄환글에 사실 더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은, 만약 그런 합의를 거치지/지키지 않을 때 어떤 식으로 불이익을 부여할 수 있을지입니다. 공동의 이익, 불익은 한국에서 의외로 별로 (선언적 애국애족 쌩쑈 말고는) 합의된 바가 무척 적죠.

    kcanari님/ 가히 기인열전급이죠.

    nomodem님/ “만약 그 경지까지 돌파한다면” 신선급인거고, 달인 레벨은 이미 달성한지 오래라고 저는 평가하고 있습니다(핫핫)

  5. 저번 방송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안 봤는데..
    역시 안 보길 잘했군요[…]
    9번 탄환에 대한 글을 읽고 ‘경찰관 아내의 한 마디’란 글을 다시 찾아서 읽었는데, 느낌이 새롭군요.

  6. 산업적 해결! 산업적 해결! 머리 속에 꽉 차있는 걸 아무때나 말하는군요.
    그나저나 원탁은, 여하튼 왕이 사용하던 건데 왜 그게 갑자기 나왔을까요. 노래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을지도(…).

  7. !@#… 언럭키즈님/ 똑같은 상황은 아니죠. 상이 둥글다능…;;; (에에, 그게 답니다)

    시바우치님/ 뿌리다보면 누군가는 해주겠죠. dc에 올려보시길 강력추천!

    의명님/ 머리 속에 어차피 한가지로만 차있으니, 뭐 편리하죠. 중간간부로서도 단점이 명확한 스타일의 지휘 능력을 지닌 분을 톱에 올려놓으면 얼마나 난감해지는지의 살아있는 사례입니다(경영학 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먹이감… 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에 금융연구원장 사임한걸 보면 그것도 4년 뒤 이야기).

  8. “산업적 입장에서 해결”이라니; 저 분의 삽질주의가 이젠 종교로 보이는군요;;;
    신정국가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9. !@#… 하늘빛마야님/ 사실 매체 비지니스와 콘텐츠 비지니스 개념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산업적 입장에도 그다지 밝다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죠. 종교로 치자면 교리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그저 자기 욕심에만 충실한 이들로 이루어진 개그팀이 교주와 사제단을 장악하고 있다고나…;;;

  10. 방송 보면서 몇 번이나 가슴을 쳤는지-_-
    그래도 고정 관념 타파를 위한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봤는데…고정관념 강화…
    패널들도 뭔 질문이 그따구인지…하긴…방송 전에 질문 수위나 내용도 어느 정도 조절 했겠죠? 개인적으로 패널 몇 명이 미친척하고 난감한 질문좀 팍팍 해주길 바랬는데 거의 방송 사고 수준으로…다들 ‘덜덜덜’하는게 눈에 보이두만요.

  11. !@#… JNine님/ 중학교에서 보통 배우곤 하지만, 원탁회의라는 형식은 열린 아이디어 교환을 위해 모두를 동등한 위치에 놓고자 할 때에나 유용한거죠. 그런데 대통령과 그의 정권세력의 정책들을 ‘평가’하는 공방 방식의 의제를 설정해놓고는 원탁이라니, 오히려 소통이 팍팍 막히는 택도 없는 발상입니다(그냥 적당히 탈권위적으로 보이겠답시고 그랬을지 모르겠다고 추측합니다만).청와대의 아이디어인지 SBS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여하튼 책임자는 중학교 졸업장부터 반납해야할 지극히 쪽팔리는 일이라고 봅니다.

  12. 야간 집회금지에 대해 위헌제청했던 판사도 물러 나는 군요.
    그때 제청신청을 보며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나마 살아있다고 생각했는데요.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90202080103275&p=hani&RIGHT_COMM=R12

    우리나라는 포청천이 살던 송나라 시대로 회귀하는 걸까요?
    검사-판사는 한팀이고, 변호사는 변호도 못하게 하고.
    입을 막기 위해 무조건 작두형 밖에 없고 ^^;;

    그나마 청백리 포청천은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이었는데…

  13. !@#… Penda님/ 아 씨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금융연구원장도 떠나고 위헌제청 판사도 떠나고 바른말을 하는 이들이 떠남으로써 사안을 이슈화시켜주는 건 고맙지만, 떠남으로써 그 집단이 더욱 꼴통화될 것이 마냥 두렵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