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정상이 아니다

!@#… 어머, 이런 건 기억해둬야해. 최근 몇가지 시사 사안의 와중에서, 무척 주옥같이 날것 그대로의 괴상한 가치판단들이 물씬 베어나오는 엑기스급 발언들 몇가지 스크랩.

!@#… 일부 언론의 피의자 얼굴공개에 관한 토론회.

정(권형 조선일보) 차장은 특히 국가인권위원회를 겨냥해 “사법 기관도 아닌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한 것은 경찰이 ‘오버’한 것으로 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비판하면서 “언론도 이를 따른 것은 언론 선배가 쟁취한 언론 자유를 스스로 목조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국민의 알권리는 정치적 차원의 고차원적인 것이 아니라 오락거리까지 포함되는 기본적인 관심을 말한다”면서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괄호 속은 capcold가 추가). 아! 조선일보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에서는, 경찰과 언론이 인권위의 인권보호기준을 수용하면 코미디인거구나. 이명박 정권의 유토피아야 삽좀비원더랜드™인데, 조선일보의 유토피아는 파파라치꼰대킹덤™쯤 되는 듯. 그리고 “혹시 내가 천박한 관음증에 빠져있는게 아닐까” 하는 건전한 성찰을 하시려다가 그냥 귀찮아서 그만두신 분들은,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났다는 뿌듯함으로 흐뭇하게 자기 머리를 쓰다듬으면 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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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의 용산참사 수사발표.

그러나 현장에서의 준비 상황에 따라 일부 수정된 부분은 있지만, 경찰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인과 관계가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본 화재 원인은 농성자의 시너 투기와 화염병 투척 행위인만큼 작전과 사망은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다”며 “결국 이번 진압 작전에 대해 형사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용산참사에 대한 수사’를 한다고 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상황이 거기까지 가게 된 전후의 다각적 경위, 각 단계에서 각 주체들이 지니는 도의적 및 법적 책임의 전체적 구도, 즉 문자 그대로 사건의 전모다. 하지만 검찰 스스로 생각한 수사란 결국 딱 화재발생 하나뿐이고, 그나마 그건 범인 특정 못함. 촛점을 좁히고 자기편을 방어하는 건 법정에서 변호사의 몫이지, 검찰의 역할이 아니라는 상식은 그다지 이런 상황에서 유용하지 않다. 아, 그러고보니 이후에 전철연의 개입만큼은 끝까지 조사하겠단다. 뭐 그거야 오케이. 하지만 용역도, 용역을 고용한 개발조합도, 그들과 함께한 일선경찰들도 이젠 관심 없음.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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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X파일 공개 사건, 즉 노회찬 전의원이 “왜 이런 자료가 있는데도 검찰은 수사를 안하는거냐 씨빠”를 외치며, 삼성이 검찰에게 뇌물 돌리려고 작성했던 명단을 안기부가 도청한 내용 그대로 공개한 사건. 노 전의원은 당사자들에게 바로 고소당했고 결국 첫 판결이 나왔음.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니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얻은 내용이었다면 당연히 제기했어야 할 정당성이 있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충실히 공무를 수행해온 피고인에게 국정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다시 줄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 감안했다는 형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 도합 3년간 피선거권 없으니 2009 보궐선거도 2010 지방선거도 후보로 얼굴 내밀지 말고 그냥 정치적으로 묻혀지내다가 짜잔하고 4년 뒤 국회의원이나 시도하등가 말등가, 라는 말. 명예훼손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야 그렇다쳐도, 의원의 의정활동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졌으며 뚜렷하게 공적 목적을 지니고 명실상부 공인들에 대한 의혹제기였던 이 사안에 대해서 통신비밀보호법을 그렇게 과잉 적용하는 행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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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서울교육청, 일제고사 성적 결과를 조절하겠다고 쌩쑈하다가 걸림.

시교육청 관계자는 “백지 답안지 등 누가 봐도 명백하게 틀린 결과까지 성적에 포함하면 정확한 학업성취도를 알 수 없다”며 “학교를 가장 잘 아는 교장들에게 오류를 바로잡아 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건 일선 교사들 혹은 개별 교장 선에서 걸려서 개망신당해야 그나마 좀 친숙한 패턴인데, 역시 스케일에 맞게 무려 교육청이 교장들 불러놓고 이렇게 했다. 무려 전수 검사를 하는 것이라면 백지든 평소보다 이상하게 떨어졌든 오차범위로 커버하든가 아니면 아웃라이어를 정리하는 확실한 통계 분석을 하든지 해야지, 그냥 로데이터 엔트리들을 각 교장 꼴리는대로 빼버린 다음 계산하는 데이터 조작질을 하겠다고?! 그렇게 하고 난 결과가 ‘정확한 학업성취도’라는 건가? 의도야 뭐 대충 짐작이 가는 야매질이지만,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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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사퇴. (추가: 매일경제에서 기사 삭제. 대체 링크 클릭)

이때 이 대통령은 “괜히 아까운 사람 나간다”며 상당히 아쉬워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쫌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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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houghts on “쫌 정상이 아니다

Trackbacks/P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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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udioxga.net (南無)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내가 사는 곳 저 멀리 효자동의 푸른 기와집 아래에 있는 분은 정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처음에 이명박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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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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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성당, 종교는 더 이상 촛불을 도울 수 없다…

    용산 참사 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을 명동 성당 측에서 거부하였습니다. 촛불 시위에서도 드러났던 종교를 통한 정신적 승리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까요? 87년의 6월 대항쟁 때에…

Comments


  1. 정상일때를 찿는게 더 손쉬운 일이 아닐런지요…
    좀 정상이 아닌 부분을 다 디벼볼려면 하루 이십사시간만으로는 택도 없이 모자릅니다요….OTL

  2. 오락거리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관심사 라는 말에 요새 유행어로 정말 뿜었습니다.ㅋㅋㅋ
    너무 웃어서 배가 다 아프네요.

  3. 정상이 아닌 사태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
    정상이 아닌 레벨만 따지자면 “용산 사고가 일어 날려면 늦게 나든지 했어야지 바로 터졌다”에서 카카의 판정승[….]

  4. 표창원 교수의 원 주장이 담긴 오마이뉴스 기고문을 보면 한층 더 재미납니다. 진영논리란 대단해요. 학자란 사람이 자기 전공분야에 대해 닷새전에 떠든 얘기가 이렇게 가볍게 뒤집어지고 말이죠. 엘리트 주의를 경계할 게 아니라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할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래, 생각해보니 이건 확실히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이로군요. 저부터가 도대체 이 사건으로 포스팅을 몇개나 써제꼈는지. 게다가 사이코패스 테스트에 “이런 남자 요주의”에 자서전 소동에, 모두가 들떠서 날뛰는 게 축제가 따로 없습니다.

    교수대를 둘러싸고 다함께 강강수월래. 얼쑤.

  5. !@#… j준님/ 이런 게 정상이 아니라고 기록이라도 해놓지 않으면, 뭐가 정상인지 나중에 헷갈릴 정도죠.

    LieBe님/ 다 디비려면 확실히 시간이 없으니, 특출나게 맛이 간 사례들만 뽑으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핫핫)

    낄낄낄님/ 이왕 DDR거리까지 포함시켜서, 각종 노출유출 사진들도 열심히 보급시키자고 주장하시면 일부 층의 열광적 지지를 받으실텐데 아쉽죠.

    언럭키즈님/ 마치 트집을 좀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듯한 화법의 소유자시죠.

    하늘빛마야님/ 저도 엘리트주의가 싸구려 패거리주의가 아니라 전문성에 대한 자존심으로 구축되어주기만 한다면, 쌍수들고 엘리트주의를 환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6. 아무리 봐도 저 감각은 인간적 정상의 영역을 초월한 듯하니 역시…
    “나는 인간을 그만둔다! 국민! WRYYYYYYYY!!!”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대낮에도 잘 싸돌아다니고 별다른 약점도 없는 트와일라이트류 사기성 흡혈귀;;

  7. !@#… 시바우치님/ 별로 대낮에 잘 돌아다니지 못하니까 새벽에 일어나 일하고 지하 벙커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합니…;;;

  8.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언젠가 썼던 글(http://blog.mintong.org/57)의 타이틀인데요.

    기록보다 더 중요한 건 없겠습니다.
    블로그 또한 웹의 발자취 곧 기록인 거겠구요.

    근데, 님이 남기시는 기록이요.
    좀 보기 좋게(혹은 보기에 편하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주옥같은 기록들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많이 힘드네요. 너비도 그렇고 행간도 그렇고..

    좀 답답해뵈서요. ㅎㅎ
    물론 이건 순전한 제 생각입니다. 제가 약간의 폐쇄공포증 비슷한 게 있거든요. 암튼,

    기록.. 잘 보고 갑니다.

  9. !@#… 하민혁님/ 제 관점이라면 약간 더 쪼잔하게, “하나의 기록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다양한 기록들을 견주어 나가면 참에 가까운 것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 정도겠지만 말이죠. (핫핫)

    아아… 그러고보니 이 스킨을 수 년 전에 만들 때 “800*600 해상도의 저사양 노트북에서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정신과 “그래픽의 느낌을 최소화하고 한 페이지 안에서 가급적 많은 기본폰트 문자로 압박해서 웬만큼 집중하는 독자가 아니면 솎아낸다” 컨셉이었다보니, 요새 기준에서 보자면 상당히 불편한 모습이 되어버렸죠. 언제 시간나면 스킨 전면개편을 해서 화사한(…과연?) 모드로 변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0. !@#… Laputian님/ 한국어의 ‘쫌’이라는 표현의 복잡미묘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죠. (예: “내가 스타는 쫌 하지”, 경상도 억양으로 읽는 “쪼오옴!!!” 등등)

  11. !@#… nooe님/ 쏟아지는 무수한 야매성의 떡밥 가운데 가끔 한번씩 한 묶음씩 던져놓고 가는 것에 불과하죠. 이걸 쓴 다음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청와대의 연쇄살인범으로 용산참사 덮기 보도지침”이라든지 “악플 단 것 걸리니까 한달동안 로그기록 없음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경찰전산보안상의 중대한 과실을 자처한 충청경찰청”, “그 와중에 후딱 결격사유 건너뛰고 통일부장관과 국정원장 냉큼 임명해버린 대통령”, 그리고 소소하게는 “입시학원광고 찍고는 사실 다 컨셉이다 우매한 것들아 방향으로 정면돌파를 하는 신해철의 병맛루트”까지도 쏟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