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재본은 여기로. 흥미로운 것은 게재본에서는 원래 일종의 교량 역할로 ‘게이트워칭’ 개념을 소개하는 대목이 통으로 잘려나갔다는 점인데, 분량으로부터 자유로운 캡콜닷넷에서만큼은 그냥 기고버전 그대로(흔히 그렇듯 문장교열, 제목 선택 같은 건 게재본이 낫다).
정보의 관문을 넘어선 시대의 언론
김낙호(미디어연구가)
언론의 역할이라고 하면 정보의 유통을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은 그 반대로 정보의 유통이라는 의사소통과정 일반에서 언론이 어떤 특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정도에 가깝다. 그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전적 설명은 바로 ‘게이트키핑’ 즉 수문장 역할이다. 사람들이 정보를 얻어내는 관문을 지킨다는 의미로, 정보를 뉴스로 취재하여 선별하고 조직해주어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커다란 관문을 직접 관할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문지기 자신의 의도가 개입되기도 해서, 권력과의 관계든 상업적 손익이든 언론사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여론조작 을 하는 부작용을 야기할 때도 있다. 이에 언론학자 Bruns는 정보원의 홍수 속에서 그 역할은 ‘게이트워칭’ 즉 문을 감시하는 역할로 바뀌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많은 정보가 다양한 문을 통해 들어오기에 따로 막고 통과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고, 언론은 열린 정보 가운데 일부를 발탁하여 조직해주는 역할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뉴스 생산물과 그것에 대한 수용자 반응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종종 협업을 부른다.
하지만 개인미디어로 인한 매체 증가를 넘어, 소셜네트워킹으로 대표되는 정보유통방식의 발전 속에 이제는 정보의 ‘관문’이라는 개념 자체가 바뀌어야할 처지에 놓였다. 예를 들어 트위터 같은 뉴스 전달에 효과적인 소셜네트웍들이 성장하며, 실시간적이고 파편적인 정보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동되고 퍼지며 뉴스를 만든다. 그 결과 어떤 고정된 관문들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또다시 정보환경에 뒤처지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그 속에서 제대로 된 언론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한데, 하나는 심층저널리즘 강화를 통해 다른 방식으로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고급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보판의 참여자이자 진행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즉 목격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넘어, 다양하고 복합적인 방식의 정보생산 과정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다. 네트웍상 대화를 통해 취재 과정 자체를 뉴스로 만들고 동시에 공공적 토론을 붙이며, 실시간으로 여러 맥락 정보들을 정리해 제공하고, 이슈들을 서로 엮어내는 관리자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요구된다. 이것을 어떤 이들은 소셜 커뮤니케이터라고 부를 것이고 다른 이들은 또 다른 버즈워드를 들고 오겠지만, 본질은 바로 현시대의 정보유통에 유의미한 부분을 담당하는 언론의 본연적 역할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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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독자칼럼’. 진알시제공으로, 주간 연재를 로테이션 방식으로 여러 필진들이 기고. capcold의 주제는 “험난한 미디어환경 속, 어떻게 해야 제 정신인 저널리즘이 안 망하고 제 몫을 할 수 있을까”)
PS. 위 독자칼럼 로테이션에 합류시킬만한 필진 모집중입니다. 자칫 못구하면 제가 격주 마감을 해야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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