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죄자 얼굴 공개 떡밥

!@#… 원래 이 떡밥은 물지 않으려고 그랬는데… 최근 강모 군포 연쇄살인범 용의자의 얼굴 인증샷이 저널리즘에서 공개된 것에 대해서 짧게. 그냥 간단하다. 애초에 용의자 얼굴 가리는 것은 무죄추정원칙이니 인격권 보호니 뭐 그런 것 때문에 도입한거지? 그런데 공익적 필요에 의한 경우라면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는 거지? 말이 되는 원칙이네. 그럼 질문은 딱 한가지만 하면 된다. 바로 이번 사건에서, 공익이 뭔데?

!@#… 커다란 원칙은 이미 충분히 납득하겠으니까 이번 사안에서 그 공익이 적용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증명해야지, 그냥 원칙만 띨룽 던져주고 특정 사안 자체에 대한 논증 없이 1면톱으로 때리면 그건 조선중앙일보(하기야 그렇게 공개하니까 그 다음 도미노로 너도나도 다 까발렸지). 자, 그러니까 이번 사건에서 공익이 뭘까. 도망중인 범죄자 제보용 현상수배? 어, 벌써 잡혔네.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면 얼굴 까고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겠다는 일벌백계의 메시지? 어, 유죄면 어차피 그것만으로도 매장 당하겠네. 주변인으로서 그런 사람을 방조하면 같이 괴롭혀줄테다, 그런 교훈을 심어주기 위해서? 에이, 그건 연좌제. 이런 얼굴을 조심하라고 사회적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음음… 멀쩡하지 않게 생겼으면 선입견에 근거한 차별 종용, 멀쩡하게 생겼으면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을 경계해야 하니까 대략 낭패.

!@#… 그러니까 이번 사례의 경우 공익이라고 언론에서 뿌려준 요소가 공익인지 잘 모르겠다는 말. 그런데 공익 말고 사익은 좀 많다. 언론사는 화제를 뿌려서 판매부수든 조회수든 오르니까 사익 도모. 독자는 오오 이렇게 생겼구나 별 의미는 없지만 은근히 집요한 개인적 호기심을 충족하니까 사익 도모. 자기네들이 문제 벌이고 다닌 것에 사람들이 자꾸 관심 가져주지 않았으면 하는 어떤 정치세력들도 그 덕분에 떡밥이 다른 곳으로 튀니까 사익 도모.

공익보다는 사익에 의해서 공개할 동기가 훨씬 크더란 말이지, 이번 사안은. 물론 각자의 그런 사익들이 많이 모이면 나름대로 공익 아니냐고 우기실 분들도 있겠지만… 에이 그렇게 속보이게 멍청하지 맙시다. 공익이라고 스스로 표방하든 말든, 실제 효용으로는 공익은 쥐뿔도 안보이고 사익만 보인다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공익을 위해 공개한거에염 아 네 그렇군요 잘하셨어요 해줘야 하나?

!@#… 사실 capcold는 이번 경우처럼 이미 잡혔고 범죄사실이 상당부분 증빙되어 사회복귀의 여지가 없는 범인에 대해서라면, 공익을 위한다면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보는 쪽이다. 인권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 물론 아니다. 대중의 눈먼 분노를 키워가며 거기에 기생하는 특정 세력들의 담론 패턴에 대한 문제제기, 뭐 그런 멋진 이야기도 좋겠지만 다른 기회로 패쓰. 아주 단순명확하게… 범죄 자체에 대해서 더 신경쓰라고 겁을 주고 싶다면, 얼굴도 이름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더 효과적이니까. 자고로 공포의 효과는 부자연스러운 은폐와 만날 때 더욱 커진다. 다음 두 사례를 보고, 어느 쪽이 더 경각심이 샘솟는지 가늠해보시길.

criminal
변형 전 사진 출처: 연합뉴스

…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결론은 인권도 지키고 공익적 목표도 동시에 추구하는 효과적인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아름다운 것. 여튼 이번 떡밥 끝, 다시 악법강행정국도 재개될 즈음이니 표현의 자유 문제라등가 하는 무척 재미없는 걸로 복귀하겠습니다.

Copyleft 2009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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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thoughts on “흉악범죄자 얼굴 공개 떡밥

Trackbacks/Pings

  1. Pingback by 외날개 히요Heeyo

    과연….

    훙악범죄자 얼굴 공개 떡밥 – capcold님 블로그 트랙백 보내기

    오다 가다 보게 되는 이 주제 관련된 글들 중 가장 인상적이어서 트랙백.

    내가 쓸 본문은 ….

    ‘과연!’

    정도…….

  2. Pingback by LieBe's Graffiti

    Graffiti Paper # 05 – 2009.02.02….

    EDITOR’S COMMENT 저번주에 페이퍼를 발행하고 트랙백을 날리다가 재밌는 일을 겪었습니다. 사실 이런 링크 모음집에 트랙백이 무슨 필요냐 싶기도 하지만 당신의 글이 이런이런이유로 좋게 보…

  3. Pingback by Through the Migojarad

    살인마 강호순의 말이 맞는 이유…

    …하지만 전 국민들을 경악시킨 냉혹한 연쇄살인범도 아들들은 걱정하고 있었다. 신문은 강호순에 유영철, 정남규와 자신을 비교한 언론 보도를 보고 “내가 ‘살인마’면 내 아들들은 ‘살인…

  4. Pingback by roo's me2DAY

    roo의 생각…

    언제나 명쾌한 캡선생님하의 정리 흉악범죄자 얼굴 공개 떡밥 — 말미의 짤방 대박(오른쪽이 실체로구만)….

  5. Pingback by capcold님의 블로그님 » Blog Archive » 전국은 쪽팔림픽 열풍

    […] 막말로 밀어붙이는 중앙막장일보와 기타 비슷한 수준의 자칭 언론들이 별 시덥잖은 천박한 장사질에 공익 운운하며 쌩쑈하는걸 보면 역시 고수라는 느낌이 절로 난다. […]

  6. Pingback by capcold님의 블로그님 » Blog Archive » 트위터백업 2011년 2월 3주까지: 위스콘신 노동권수호토쟁 외

    […] 1) 그들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프레임의 중심으로 놓지 않기 위함, 그리고 2) http://capcold.net/blog/2890 때문이죠 RT @taesub76 그냥 중앙일보라고 […]

  7. Pingback by Nakho Kim

    제가 c일보라 부르는 이유는 http://t.co/gsNeeDGL 의 연장선, 해당언론에 대한 견해는 http://t.co/6zhOglpV 에 있습니다. RT @sungchan76 그냥 대놓고 하세요. 조선일보 1면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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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지고 다루어준다는 지속적 신뢰성이 브랜드에도 더욱 유효하다. c일보만 해도 ‘자본주의4.0′이라는 심히 구린 캠페인이나 ‘게임은 […]

  9. Pingback by Nakho Kim

    흉악범죄자 얼굴 공개 떡밥 http://t.co/gsN9H3xB | 3년전, 다른 흉악범죄를 둘러싼 언론보도 소동 당시 썼던 글. 뭐 하나 달라진게 없나.

  10. Pingback by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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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저도 사람들이 범인의 얼굴을 보고싶다는 생각 때문에 공개했다고 생각했어요. 공개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느끼지만 공개 안해도 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느꼈거든요. 아무튼 별로 대단한 것이라는 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신경 쓰지도 않고 있었지요.

    그래도 이번 공개에서 옳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공개 하더라도, 적어도 재판 이후 형이 확정되었을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사건에서 피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아닐 가능성은 소년탐정 김전일에서보다 일어날 가능성이 낮지만 말이에요.

  2. 캡콜님이 꼽아주신 여러가지 “사익”에, 그것을 “국민의 알권리”로 포장해버린 전술이 성공적으로 먹혔다는 점이 시너지를 일으켜 “사익을 마치 공익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달성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3. !@#… 네이탐님/ 재미있는 것이, 공개 안하면 별 것 아닌데 공개하면 큰 논쟁거리가 일어나는 사안이었다는거죠. 판결나온 후 공개해도 상관없다는 말은 물론 동의합니다만, 적어도 저는 그 후에라도 별로 그 얼굴이 궁금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뭔가 좀 호사가 기질이 부족한 듯.

    히요님/ 자고로 여론은 이렇게 유도하는 것이죠! (핫핫)

    erte님/ 궁극의 만능검, ‘국민의 알 권리’!

  4. 저는 아직까지 이 떡밥은 안물고 있씁니다…..쁘듯…..ㅋㅌ
    하지만…..감상은 끄적였다는거….OTL

  5. 어느 쪽이 더랄 것도 없이
    양 쪽 다 무궁무진한 경각심이 샘솟습니다.

  6. 제가 알기로 미국은 미성년이 아닌 경우, 범죄자의 얼굴 뿐 아니라, 이름까지 다 까발리죠. 한국에서 목회생활 오래하시던 분이 미국 시카고 근교에서 아동 성매매로 걸렸는데, 미국에서는 그 분의 실명이 공개되었는데, 한국 신문에서는 이니셜도 공개가 안되었죠.

    그 이유가 수정헌법 6조에 ‘피고인은 신속하고 공개적인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던데요. 즉, 피고인의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고 재판이 공개되는 경우, 경찰, 검찰, 변호사, 판사들이 최선을 다해서 재판에 임하고 부정부패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그렇다더군요.

    우리나라는 피고인과 기소내용은 공개하는데, 재판 과정은 공개하지 않으니, 결국 피고인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만들어 놓고, 검찰이나 경찰, 혹은 법원이 잘못하는건 숨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예를 들어, 석궁 판결의 공판 과정을 왜 공개하지 않는지 전 아직도 궁금합니다. 하긴 담당 변호사도 판결내용만이 주로 담긴 ‘요약본’을 받았다더군요…

  7. 지금의 상황은 ‘공익’은 아닌게 확실해 보입니다.
    신정아 누드사진 파문이랑 다른 점이 별로 없어 보이고 말이죠.
    사실 이 뉴스 처음 보고 캡선생님이 떡밥을 무실지 무척 궁금해 했었다는…하핫;

  8. !@#… LieBe님/ 사실 별로 맛없는 떡밥인데, 하도 코 앞에서 흔들리고 있길래…;;;

    itsia님/ 앗, 그러고보니…;;;

    Penda님/ 좋은 지적입니다. 즉 그런 관례 하나를 만드는 것에도 줄줄이 사탕으로 사법체계의 여러 요소들이 엮여있는 셈이죠. 그러고보니 많은 공판들이 준 비공개화되고 있는 것에는 기자들이 그쪽을 제대로 기사화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문제가 큽니다. 법정 저널리즘의 테크닉이 솔직히 좀 많이 형편없어요.

    언럭키즈님/ 안물려다가 막판에 살짝만…;;; 뭐 신정아 누드사진 때도 ‘국민의 알 권리’는 동원했었죠.

    라이토님/ “나의 L은 저렇지 않아! 사과해! 사과해!” …라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9. 저는 이 문제가 어디로 이어지는 도미노일지 궁금합니다. 이어지지 않으면 좋겠지만요.

  10. 사실 조선일보가 솔직하게 [사실은 신문 팔아먹으려고 얼굴 공개했어염 ㅋㅎㅎ]라고 솔직하게 밝혔으면 그냥 귀엽게(?) 봐줬을지도 모르지만 말도 안되게 공익을 끌어들여서 문제;; 진짜 이건 악의적인 연좌제와 말초적 호기심 충족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음. 일본 있을 때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인범을 언론이 다루는 걸 보며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지만…

  11. !@#… 의명님/ 세상사 다 그렇듯, 의도적으로 연결된 부분도 있고 그저 우연으로 이어진 부분도 있겠죠. 다만, 그 과정에서 각자 야매스러운 일면들을 노출하는 것 만큼은 확실합니다.

    시바우치님/ 사실 무서운건, 그 신문에 정말로 자신들이 ‘공익을 위해’ 공개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죠. ㅎㄷㄷ

  12. 잘봤습니다. 주제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사설 하나 링크합니다;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902/h2009020302274076070.htm

    이 사태가 재미 있는 것은 ‘범죄자는 인권도 없다!’고 하는 생각에 ‘흉악범은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고 부르짓는 사람들이 조선일보 싫다는 사람들에게도(한여름에 열심히 촛불을 들던 이들) 있더군요. 결과적으로 깊은 생각 없이 감정적인 반응 같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좌나 우같은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포퓰리즘의 문제가 느껴집니다. 조선일보의 사진공개 자체가 그들이 그리도 비판하던 포퓰리즘적 행태(그것도 상업적)인데 그거에 대해 의아해하는 일반인(또는 조선일보 안티)들이 없더군요.

  13. !@#… ㄱㄱ님/ 현재스코어 보수성향 저널리즘에서 가장 품격이라는 것을 챙길 줄 아는 한국일보가, 또 한번 개가를 날릴만한 사설을 터트려줬죠… 물론 그런 걸 싸구려 자극적 조미료 남용 범벅에 입맛이 길들어진 독자들이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예, 이건 좌나 우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인간을 다루는 사회담론에 대한 신중함의 문제입니다.

  14. 난 아직도 안 봤음.
    근데 사람들이 자꾸 보고싶어하는데(왠지는 모르겠다만) 계속 가려주면 피해자 가족들이 울컥할 거 같긴 하네요. 미디어 오늘이던가? 흉악범죄자 얼굴공개가 선진화라는 얘기도 읽은 거 같은데 그게 도대체 뭔 소린지.
    어떤 선에서 숨기고 어디서부터 보여야 하는지 그런 기준은 어떻게 세울 수 있는 건가요? 연예인들 얘기 나올 때도 그렇고 이런 건 전혀 감을 못 잡겠더라구요. 난 걍 다 안된다. 왜냐 보여 줄 필요가 애초에 없고 그럴 의무도 없으니까라는 입장이라 어딘가에 선을 그어야 한다면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15. 한국일보 사설 리플이 압권.
    그나저나 저 짤방 아이디어는 정말 짱이십니다.

  16. !@#… 모과님/ 피의자 신분일때는 안보여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사건의 해결 자체에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현상수배라든지) 공개하는 것이 가장 러프하게 합의할만한 기준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국민의 알 권리”운운이 아니라, “수사참여를 위해 알 필요”에 따라서. // 짤방의 경우, 물론 포스팅 제목과 연결되는 연상작용은… 우연이겠죠. 아마도. // 참 hotmail 메일 확인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