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도 거의 국민스포츠급이기는 했지만, 최근들어 특히 혁혁한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로 전국을 불태우는 종목이 있다. 바로 누가누가 더 쪽팔리나 경쟁하기. 쪽팔리는 상황을 인정하고 정리하면 지는거다. 끝없이 새로운 변명과 얍삽이로 다른 쪽으로 도망가면서도 어떻게 수습이 되지 않아서 보는 사람들이 다 민망해져야 승리(정작 본인들은 별로 쪽팔려하는 것 같지 않은 경우가 더 많지만). 여하튼 요새 갈수록 이 종목에 대한 적극적 참여자가 늘어나는지, 이 정도면 단순한 개별 경기라기보다, 올림픽급 제전이다. 편의상, 쪽팔림픽™으로 명명.
!@#… 최근 가장 주목받아온 선수는 역시… 검찰 독립과 정의 구현이니 뭐니 하던 모습은 정권 교체와 함께 시공간의 저편으로 날려버리고, 용산참사 수사 과정에서 천동설급 변명 릴레이에 빠지고 있는 검찰. 일반적으로 검찰하면 떠올릴 법한 기소와 공세가 아니라 노골적으로 방어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능히 방탄검찰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환상의 태그팀을 이루고 있는 파트너 선수는 역시 체면따위 내던지고 보스(후보자) 구명을 위해 목숨 건 경찰. 이쪽도 변명수렁나선에 꽤 능숙해서, 무려 차기 청장내정자가 자기가 결제한 특공대 포함 1600명 투입한 긴급 도심 진압작전이 진행중인데 집무실에서 무전기를 꺼놓고 자빠졌다는 굉장한 무능으로 스스로를 이미지메이킹하고 나섰다. 한 때는 무척 유능한 이미지의 경찰관료였다고 들었는데, 이번 정권의 코드인사에 끼고 싶었나보다.
다만 이들의 독주가 내심 꼬왔는지, 그간 내세운 민중주의적 도덕성의 명분 따위 화끈하게 하수구로 흘려내린 민주노총 지도부의 강간미수 사건이 있다. 강간미수자체도 문제지만, 그것을 몇달동안 열심히 여러 간부들 연루되어 조직적으로 은폐해왔다는 것이 진짜 대박이지. 앞으로 도대체 어쩌려는거냐;;;
그렇다고 물론 양강 구도인 것은 아니다. 작년의 사진조작질 정도로는 체면이 아직 충분히 안구겨졌다고 생각했는지 이제는 그냥 대놓고 막말로 밀어붙이는 중앙막장일보와 기타 비슷한 수준의 자칭 언론들이 별 시덥잖은 천박한 장사질에 공익 운운하며 쌩쑈하는걸 보면 역시 고수라는 느낌이 절로 난다. 1년전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논문중복문제와 은폐시도, 탈세 등에 걸려서 허우적대는 장관 후보라면 가히 쪽팔림 계통의 모범이다. 그간의 전문성에 대한 자존심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정책 빨아주는 연구결과로 대충 끼워맞춰주는 어떤 연구소들도 나름대로 무척 분발하고 있지만, 결국 자존심을 걸고 박차고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좀 파워가 애매하기도 하다.
아, 물론 온라인의 메타공간을 수놓는 개개인 열혈정의 청년들도 모두 유망한 재목들이기는 하다. 예를 들어 난데없이 살인자 얼굴이나 보고 막연하게 분노에 치를 떨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든지, 뜬금없이 20대병신론을 진지하게 분개하면서 논의하고 있다든지. 다만 이들중 대다수의 경우는 굳이 스스로의 행동을 변명하면서 더욱 쪽팔리게 만드는 경지로 빠져들기보다는 그냥 확 분개하다가 다음 순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른 떡밥으로 점프하고 이전 기억을 싸그리 잃어버리기에, 쪽팔림픽의 취지에서 약간 벗어나는 점도 있다.
!@#… 자신들이 믿는 바, 자신들이 쌓아올린 전문성이라든지 하는 기반에 대한 최소한 자존심이 있다면 이 치열하게 추잡한 레이스에서 탈락한다. 끝까지 자신들의 과오를 적당한 변명과 명분으로 돌려막아 관객들의 보다 큰 비웃음을 사야만 승리할 수 있다. 이것은 예술성에 있어서 피겨스케이팅에 비할 바가 아니며, 박진감에서 종합격투기에 비할 바 아니며, 흡입력이 뭇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가볍게 능가한다. 사람들의 한정된 주의력과 언론공간을 누가 더 쪽팔리는 작태로 보다 넓게 오래 점유할 수 있을까, 이 치열한 경쟁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아니 도대체 왜 다들 그렇게 기를 쓰고 쪽팔림픽에서 우승을 하려고 노력하는거야… OTL
여튼 시사 떡밥의 경우 자잘하게 물지 않고 관심사로 연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묶어서 활용하자…는 나름대로 블로깅 긴축모드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렇게들 열심히 쌩쑈를 해주시면 너무하잖아.
PS. 쪽팔림픽계의 나디아 코마네치, ‘그분’은 애초에 범주를 초월하기 때문에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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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ffiti Paper # 07 – 2009.02.09….
EDITOR’S COMMENT 주말 잘들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늘 바빴던 토요일은 한가했는데…늘어지게 잠자야할 일요일날 뭔 소소한 이벤트들이 그리 많았는지… 주말을 이용해서 꼭 쓰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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