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계의 웹툰 심의 반대 기자회견에 대한 단상

!@#… 방심위의 웹툰 검열 사건 관련, 만화계 단체들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첫 공식 기자회견을 알렸고 보도자료를 배포하였기에 함께 나누고자 한다.

“만화계, ‘웹툰 심의’ 반대하는 거리 기자회견 연다
[보도자료/방심위심의반대를위한범만화인비상대책위원회]

(추가) 입장 정리 풀버전은 여기를 클릭.

!@#… 이 싸움을 적극 지지하되, 성명서에 명시된 논거에는 개인적으로는 동의 힘든 점이 다수 있다. 창작자 입장의 투쟁적 선언의 레토릭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이치가 부족한 부분을 미리 지적하여 고치고 넘어가지 않으면 고스란히 약점이 된다.

1)작품 우수성은 유해물 지정 반론이 안됨
: 작품이 우수함을 인정받는 것은 작품의 예술적/문화적 성취에 관한 것이고, 청소년 유해물 지정은 표현수위에 관한 것이다(청보법 10조 2항에도 불구하고). ‘유해물’이라는 용어가 모욕적이지만, 별개의 영역이기에 적합한 반론 논지가 되지 않는다.

2)산업사의 인과단순화
: 만화 표현의 다양성이 크게 침해받은 것에 집중해야지, 시장규모 문제로 간단히 섞어넣으면 시장데이터로 뒷받침하기 힘들다. 당장 웹툰의 붐이 일어나기 이전에도 여러 방식으로 전체 산업규모는 계속 성장해왔을만큼, 만화시장의 양적 내막은 여러 서브장르와 유통망 사정으로 복합적이다. 시장에 관한 이야기라면, 당시에 “만화가 탄압으로 인해 서점망에서 급히 밀려나면서 산업의 다양한 경로 정착과 활력이 위축되어 정상적인 성장동력을 다시금 거세당했다” 정도의 질적 측면에 집중하는 것이 적합하다.

3)이전에 ‘만화산업 무너뜨린’ 정부는 다른 정부
: “다시 한 번 만화를 말살하려는 문화파괴적 작태”라고 표현하기는 난감한 것이, 각 정부가 각각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기 때문. 정부라는 단일한 주체가 있는게 아니라, 여러 정부들에서 새로이 문제가 발생해왔다. 오히려 매번 ‘다시’ 말살하는 것은 조선일보 같은 특정 언론사들이고. 이런 인식이 중요한 것이, 정부를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심의제도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4)방심위는 정보통신물 심의권한이 있고, 그래서 문제인것
법적인 지적이라면, 방심위는 웹툰을 포함한 정보통신물 일반에 대한 심의 권한이 있다. 매체 위주로 심의 부처가 배분되어 있고 웹툰은 전담부처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진위에서 등급심의를 하지만 같은 영화를 TV에서 틀 때는 방심위의 소관이 되듯, 출판물과 웹툰의 부처는 다르게 되어있다. 전문성도 뭣도 없는 사안대처형 임의 결정으로 심의를 찍어내린 이번 행태가 문제인 것은, 그들이 심의권한이 있는데 그 짝이기 때문이다. (노파심 추가: 심의와 별개로 실제 ‘지정’은 결국 여성가족부가 하게 되어있고, 그럴 예정이다)

5) 내용맥락 대 특정표현
덧붙여, 청보법은 내용맥락의 고려를 전제하지 않고 그냥 표현만으로 걸고 넘어져도 무방하게 설계되어 있고(지극히 검열측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청보법 10조의 조어들을 보라), 그래서 법에 어긋난다고 하기보다는 법 자체를 뜯어고쳐야할 영역이다.

종합적으로는, 만화 자체만의 문제처럼 가두어놓은 것이 가장 아쉽다. 집행 방식과 기준이 중구난방이고 시대적 발전상에 크게 뒤쳐지곤 하는 심의제 일반의 문제로서 여타 표현의 자유 안건들과 폭넓은 연대를 구하면 좋을텐데 말이다. 그래야 모든 매체콘텐츠에 영향을 미치곤 하는 청보법도 고치고 심의방식의 한층 선진적 실험들도 해보고 할 것 아닌가.

!@#… 하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자. 화이팅. 이 싸움에 대해서는, 청소년유해물 지정 번복 내지 유보를 받아내고 말아야 한다.

PS. (노파심 추가) 사회적 싸움으로서의 항의메시지는 “만화문화를 탄압하지 말라”, “산업이 무너진다”, “너희들이 대체 뭔데”다. 만화계 입장표명으로서는 그 선은 적절하다. 하지만 행정 절차에서의 반론 제시는 그게 아니라, “웹툰 A작품을 청소년유해물로 판정내리는 것은, **한 측면에서 볼 때 그간 사회적으로 합의되어 타 분야에서도 용인된 기준을 무시한 자의적 판단이기에 철회를 요구한다”로 만들어내야 한다. 법적 소송이나 개개인의 민원에서는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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