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파업기자들의 사표, 격려의 박수

!@#… 그들의 오랜 싸움과 용기있는 결단에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capcold의 기준에서 볼 때, 기자실 쌩쑈 뜬 것들보다 훨씬 더 오늘날 언론 자유의 본질적 사안에 목숨 걸고 달려들어준 진짜 ‘히어로’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의 지난 1년은 폼은 덜나지만, 오페라 청년 스토리 만큼이나 감동적이라니까. 여튼, 후원구좌도 좋고 사전 구독신청도 좋고 여력이 되면 나중에 쓸만한 기사꺼리 제공도 더욱 좋고, 이들의 행보에 지지를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은 이 이야기를 열심히 퍼트리는 것 부터.

!@#… 배포를 전제로 하는 자료 특성상, 보도자료 그대로 전문 개제한다(강조는 capcold). 솔직히 요약하고 윤색할 이유가 없는, 엑기스가 담긴 문장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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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자료] 시사저널 노조 결별 기자회견자료

∙일시 : 2007년 6월 26일(화) 오전 10시
∙장소 : 서대문 청양빌딩 시사저널 앞
∙주최 : 시사저널 노조

○1년을 끌어오던 시사저널 사태가 막을 내립니다.
시사저널 노조는 6월 25일 총회를 열어 조합원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파업 기자 전원은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시사저널로 복귀하지 않기로 총의를 모았습니다.
이에 대한 기자회견이 6월 26일 오전 10시 시사저널 앞에서 열립니다.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기자 회견 순서
사회: 김은남 사무국장
경과보고
정희상 시사저널 노조위원장 발언
시사저널 기자들이 보내는 마지막 편지 낭독
기자회견문 낭독
질의응답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분들께 드리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마지막 편지.

아흐레 전, 단식 농성을 시작하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릴레이 편지를 보냈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릴레이 편지’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말이 씨가 되었을까요? 결국 오늘, 우리 파업 기자들이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분들께 마지막 편지를 보냅니다.

단식 투쟁을 결의하면서, 시사저널 기자들은 단식 농성이 마지막 싸움이 되리라고 예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회사로 복귀할 단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미련하게 믿어보자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1년을 싸우는 동안, 자본 권력의 로비 앞에, 언론사 경영진의 폭거 앞에서 한 독립 언론이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지켜보면서도 ‘우리가 돌아가서 다시 시사저널의 정신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련한 사랑은 무위로 돌아갔음을 이제 고백합니다. 파업 기자 22명은 시사저널과 결별을 선언합니다.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창간 때부터 일했던 시사저널 최고참 기자는 이 회사에서 18년 동안 일했습니다. 혈기왕성한 30대 중반에 들어왔던 그는 시사저널과 함께 늙어 이제는 50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시사저널 막내 기자는 이 회사에서 7년 동안 일했습니다. 한창 뛰어다니며 취재현장을 누벼야 하는 그 역시 시사저널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짧게는 7년, 길게는 18년 동안 우리 이름 뒤에 붙어 있던 ‘시사저널 기자’라는 이름을 떼어내려니 회한이 절절합니다. 외환위기 때 부도가 나서 1년8개월 동안 월급을 못 받았을 때도 지켰던 이름인데, 삼성 관련 기사를 경영진이 무단으로 삭제한 사건이 발단이 되어 전원 사표를 제출한다니, 억울하기도 합니다.

어제 시사저널 노조 총회가 끝날 즈음에 정희상 위원장이 울었습니다. 그가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싸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끝낼 수밖에 없어 한스럽다고 했습니다. 우리 파업 기자들은 그의 눈물을 보면서 눈 돌릴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1년 동안의 모질었던 싸움을 정리하려니 마음이 아픕니다. 삼성 관련 기사 삭제 사건 이후 6개월 동안은 징계를 받고 출근하지 못하는 동료 기자들을 지켜봐야 했고, 파업 이후 6개월 동안은 월급 한 푼 집에 갖다 주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동료들과 가족들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한 기자가 생활비 때문에 집에 있는 에어컨을 떼다 팔았다고 했을 때, 또 백발이 성성한 50대 선배가 누이들에게 생활비를 보조받는 날이면 아내의 신경이 예민해진다는 말을 농담처럼 내뱉을 때, 우리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하늘만 쳐다봤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밥벌이 앞에서 신념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싸움에 지쳤을 때, 1년 전 그날을 다시 떠올리곤 했습니다. 오늘이 만약 금창태 사장이 인쇄소에서 삼성 관련 기사를 삭제한 다음 날이었다면, 우리 파업 기자들은 어떻게 했을까? 백번을 생각해봐도 대답은 같았습니다. 부당한 것은 부당한 것이고, 아닌 것은 아닌 것입니다. 사장이 삼성 고위층과의 친분을 들어 기사를 무단으로 삭제하는 언론사, 그 곳은 지난 18년 동안 시사저널이 걸어온 길이 아닙니다. 우리 파업 기자들이 자부심처럼 여겨온 독립 언론 시사저널의 정신과는 더더욱 거리가 먼 일입니다.

마지막 말을 하기가 정말 힘이 듭니다.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파업 기자들은 시사저널과의 인연을 끊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시사저널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동안 우리 파업 기자들을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께 한없이 미안하고, 한없이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 파업 기자의 청춘과 꿈과 자부심이었던 시사저널, 너 또한 안녕.

굿바이, 시사저널.

2007년 6월 26일 시사저널 기자 일동

 

 

<기자회견문>
시사저널 노조의 독립 언론 실천은 계속 된다

시사저널은 지난 18년 동안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깊이 인식하고 사실과 진실을 밝히는 언론으로 최선을 다했다. 공정 보도를 가로막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편집권을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해 삼성 출신 사장에 의한 삼성 기사 삭제 사건이 발발한 이후부터, 시사저널은 독립 언론으로서의 정체성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시사저널 노조는 독립언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지난 1년간 치열하게 싸워왔다. 기사 삭제 사건에 항의한 편집국장의 사표를 하루 만에 수리하고, 기자 23명 가운데 18명을 징계하고, 기자들이 파업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짝퉁 시사저널을 발간하며 직장폐쇄를 단행한 경영진과 사주지만 합리적인 해결을 기대하며 1년 동안 꿋꿋하게 싸워왔다.

그러나 기대는 번번이 짓밟혔다. 경영진과 사주는 사태가 일어난 지 1년이 넘도록 반성과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편집인의 권리, 경영자의 권리, 사주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온갖 변명과 거짓말로 기자들의 뒤통수를 치면서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왔다.

협상과 결렬을 수차례 반복하면서도 노조는 시사저널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해 실낱같은 희망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이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 시사저널 경영진과 사주의 태도를 보면서 우리는 중대한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말하고자 한다. 시사저널 사주와 경영진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언론에는 관심이 없고, 외압과 경영수지에 따라 기사쯤은 얼마든지 빼고 넣을 수 있는 이들임을. 또 시사저널 사주와 경영진은 언론사 경영진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양심과 자존심, 상식과 원칙조차 없는 이들임을 만천하에 고발하고자 한다.

시사저널 노조는 고목에 꽃이 피길 기대하는 미련한 투쟁을 멈출 것이다. ‘편집권은 편집인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편집인과 기자에게 복종의 의무만을 강조하는 경영진, 언론을 공산품으로 여겨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주가 독립 언론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는 버리기로 했다. 편집권은 편집인의 사유물이 아니며, 기자에게는 복종보다는 불의를 고발할 줄 아는 정신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시사저널 노조의 파업기자 전원은 회사에 사표를 내고, 시사저널과의 인연을 끊는다. 자부심을 갖고 젊음과 열정을 바쳤던 일터에서 쫓겨나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시사저널 파업 기자들은 독립 언론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시사저널 노조는 시사저널과 이별하지만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믿음만은 버리지 않는다. 펜을 곧추세워 취재현장으로 돌아오겠다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다짐도 여전하다. 때문에 독립 언론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릴 것이다. 그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독립 언론을 지지하는 독자들이 있는 한, 시사저널 기자들의 독립 언론 실천은 계속될 것이다.

2007년 6월 26일 시사저널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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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시사저널 파업기자들의 사표, 격려의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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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YY » Blog Archive » 시사저널, 사망선고

    […] 언론자유 타령이 아닌, “진짜” 언론자유 투쟁을 했던 시사저널 파업 기자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 역시나 조선, 중앙, 동아, 심지어 한겨레까지 어느 홈페이지에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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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상] 시사저널, 안녕….

    시사저널 안녕.

    양심을 지키고 사는 일이 조금이라도 쉬워졌으면. 일단, capcold님의 말씀대로 널리 퍼트린다는 생각에서….

  3. Pingback by I am jane

    안녕, 시사저널….

    시사저널 사태가 벌써 1년이 되었다는 걸 얼마전 기사를 보고서야 새삼 깨달았다. 나름대로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그 엄청난 시간의 흐름이 새삼스럽고 놀랍더라. 아마 힘겨운 1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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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쩝. 시사저널이 끝내는 저 길을 가네요. 너무 아쉽습니다. 주간지 시장에서는 나름 메이저리티였는데.-_-;; 편집인 하나 잘못써서 완전히 회사가 망하는군요. ㅉㅉㅉ.

    @기린아

  2. 자본권력이 무섭기는 무섭습니다. 오랫동안 쌓여온 역사가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져내리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