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대선에서 도출된 슬픈 결과가 주는 스트레스성(미국 외노자 신분이기에 더욱) 멘붕 당일이라도, 여하튼 시간표대로 수업은 해야하는 것이 또 인생. 나름의 대처방법은, 결국 수업에 소재를 접목시키는 것 뿐이다. 얼추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를 다스려봤다.
“학생 여러분, 어제 우리 사회는 새로운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추행, 과학의 부정, 세금 회피, 대놓고 거짓말 정치가 이제 괜찮다는 합의죠. 오늘 저는 한 인간으로서는 매우 멘붕이지만, 한 교육자로서는 계속 질문하며 밀고 나가볼 수 밖에 없습니다.
곧 돌아올 여러분의 기말 에세이 과제를 풀어나감에 있어서, 여러분들이 이런 현실세계의 맥락을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출발점으로 참조하셔도 좋을 몇가지 화두를 생각해봤습니다.”
A. ‘미디어와 민주제’ 과목에서 사용한 화두:
1- 뉴스 미디어는 캠페인 과정을 선정적으로 만들어내고 진지한 정책 이슈를 뒷전으로 밀어내는 것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2- 우리 자신의 미디어 활용법은 그 엄청난 오정보의 양산에 어떻게 기여했으며, 그런 트렌드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3- 부패, 권력 남용, 사회사안의 방기 같은 문제를 우리가 긴밀히 주시하도록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독려할 것인가.
B. ‘미국 저널리즘의 역사와 원리’ 과목에서 사용한 화두:
1- 저널리즘은 캠페인 과정을 선정적으로 만들어내고 진지한 정책 이슈를 뒷전으로 밀어내는 것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2- 설문을 바탕으로 한 보도들이 어떻게 해서 크게 실패했고, 대중 여론 추이를 더 잘 반영 보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3- 극심한 역기능적 양극화의 시대에, 부패, 권력 남용, 사회사안의 방기 같은 문제를 우리가 긴밀히 주시하도록 어떻게 저널리즘을 강화할 것인가.
…얼마나 전달이 되었을지는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한국 맥락에 대해서도 조금씩 변용해서 재활용해보실 분들이 있다면 물론 대환영.
_Copyleft 201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_
[이 공간은 매우 마이너한 관계로, 여러분이 추천을 뿌리지 않으시면 딱 여러분만 읽고 끝납니다]
헉, 미쿡 대학의 교수님이셨군요. 몰라뵈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런 화두에서 어떤 토론과 답변들이 나오는지 궁금하네요.
넘쳐나는 정보들은 과연 좋은(?)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의 합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나요?
1)몰라뵈어도 아무 상관 없습니다. 저를 만드는 것은 제 소속이 아니라 제 행위입니다.
2)그저 정보가 더 넘쳐나기만 한다고 행복의 합이 증가하면 이미 세상은 유토피아였겠죠. 그보다는 훨씬 많은 조건들의 균형을 만들어야 겨우 한 발짝 나갈둥말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