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이어서 나름대로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며 올해도 성업중인 capcold 세계만화대상. 여전히 우주대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세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매번 먼저 제시하는 애매하면서도 간단한 선정기준. 2008년 한 해 동안 나름대로 완성도와 의미를 갖춘 작품들이지만, 굳이 한국작가에 한정되지 않고, 꼭 2007년에 나왔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예술성도 대중성도 매니아적 깊이도 절대적인 잣대가 아니라 그저 2008년의 만화, 만화 관련 사건들로 capcold적 성향의 독자가 기억할만한 것들을 뽑았습니다. 순위 같은 것은 계산하기 귀찮아서 그냥 무순. 여기 뽑힌 작품이나 사건에 관여하신 분이라면, 알아서 뿌듯해하시면 됩니다(뿌듯해할만한 것이라면).
**2008년의 작품들
(무순. 단행본 발간시 출판사, 미발간시 연재지면 표시)
**턱걸이상
– 다크나이트리턴즈 + 왓치맨. 작품 자체로서는 100점만점에 108점이고 이 분야의 고전 그 자체지만, 아무리 한국어판이 올해 나왔다곤 해도 ‘2008년의 만화’ 범주로 넣기에는 좀 이미 너무 고전.
– 토성맨션. 우주에 대한 동경이 살아있는 SF일상물은 기본적으로 별 반 개 추가.
– 21세기소년. 우라사와 나오키는 일본잡지연재 시스템 특유의 인기작 후반 엿가락 늘리기 패턴에 좀 그만 말려들었으면 좋겠다. 마무리는 이렇게 깔끔하게 지을 줄 아는 사람이 말이야.
– 제괴지이. 닥치고 모로호시표 기담.
**명예상
– 본격저질만화. 이렇게 훌륭하게 막나가기는 쉽지 않다.
– 겸디갹과 이말년 단편들. 디씨 카겔의 겸디갹은 작년에 ‘산낚지 잘먹는 아이’로 관심을 모았던 바 있는데, 올들어서 결국 끝간데 없는 다크로 발돋움하여 정말 속이 뒤틀리는 암울함을 만들어내고야 만다… 2008년작이라면 ‘Blue Blood‘ 추천. 반면 이말년은 고우영 그림을 흡수한, 막강 개그만화 제조기. 정말 시시한 이야기를 크게 하는 재능. 참, 귀귀는 메이저(…)등단을 했기에 다른 판단기준이 필요한지라, 잠시 유보.
**왜 이건 없지?
– 꿈의 주인. 분위기 조성은 왕이지만, 이야기 페이스 배분은 좌절.
– 소년만화잡지 연재작 ***작품. 가끔 온라인 결재를 하고 잡지들을 읽어보기는 하지만, 올 한 해동안 동어반복과 장르근친교배는 넘쳐났으나 도저히 헉! 스러운 작품이 기억에 남지 않았다.
– 당연히 여기 뽑혔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없는 모든 기타 작품들. capcold가 읽지 않았거나, 아니면 읽기는 했지만 좀 더 결정적인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중인 연재작이거나.
**만화계 사건.
– 야후코리아, 웹만화 진출: 여기에 네이버 만화란의 자사 연재 웹툰 중심의 개편을 더하면, 포털사이트들의 만화에 대한 관심의 양과 질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흐름을 볼 수 있을지도.
– 만화인들의 쇠고기정국 촛불문화제 참여: 이리저리 시위 참여해서 만화행사도 하고, 참여만화도 그리고. 박건웅 작가 부상을 계기로 한겨레와 함께 릴레이 만화 ‘야옹’ 등도 진행.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화 관련 단체들의 상상력이나 유연한 추진력의 부족이 여실하게 드러나기도.
– 영미권 히어로물 출간 러시: 슈퍼히어로영화들의 지속적 성공, 그간 축적되어온 미국 주류만화에 대한 열혈팬 수요, 중간 기획인력의 작업의지 등이 겹치면서 너도나도. 출판 품질은 유감스럽게도 좀 심히 함량미달인 경우가 더러 있어서 팬들의 아우성을 사기도 했으며, 컨셉이 뚜렷하지 않게 인기작 한꺼번에 들여오기 방식으로 접근해서 10년전 서울/대원의 패턴을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 익숙한 방식의 새 돌파구들 지속: 돈을 쓸 것이라고 판단되는 성인 여성향 순정 종이잡지 발간의 ‘그루’. 약간 성인향 작품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만드는 만화브랜드를 지향하기 위한 ‘미우’. 국내 작가들의 해외 만화판 진출과 작품 수출. 리브로 만화 전용 매장. 그리고 그런저런 단체들의 명의를 끼워서 그다지 이해가 가지 않는 삽질 프로젝트(예를 들어 ‘위클리핫툰’)를 추진하는 것도 계속됨.
– 그리스로마신화 홍은영 작가 최종 승소: 이제야 최종 완결. 그런데 사실 이런 경우라면 그간 법정에 계류되어있던 기간 만큼의 이자도 지급해야 하지 않을까?
** 괴작의 전당.
– 악플. 네이버 나도만화가란의 최강 시대착오 감성착오 괴작. (자세한 이야기 클릭)
– 윤서인의 이명박 정부 국정홍보만화 (일부 보기가보니 이미 삭제됨-_-;). 얕은 사고와 넘치는 확신의 불행한 결합이 만화 실력 자체를 가차없이 갉아먹어, 결국 괴작을 탄생시키고 만 패턴. 마치 황우석사기사건 당시의 비타민을 보는 듯 하다. (덤: 11월에는 이런(클릭) 일이 터지자, 그 쪽 까는 것에 일가견 있는 원사운드님의 조롱이 이어졌던 훈훈한 사건도 있었다)
– 엄마의 마음. 정부의 미국쇠고기 홍보만화. 이렇게 소통방식이 택도 없으니까 결국 그 꼴이 났지.
** 바로 이 장면.
– 무한동력 中 1화 마지막 외, 달동네에 우뚝선 잡동사니 무한동력 실험구조물 실루엣. 일상과 비일상이 그저그런 삶의 공간 속에 녹아들어 있는 매력적 풍경.
– 만화의 창작 中 표정조합기. 플래시버전도 꽤 그럴듯하지만, 페이지 위에 각 요소와 조합들이 좌악 펼쳐진 것의 매력이란.
– 본격저질만화 中 자지코 발기 장면. 아, 근육.
– 경향신문 시사만화 장도리 가운데 12.01일자… 만평이라는 장르의 존재 이유 그 자체. 11.3이나 10.29, 8.29, 5.21, 5.16도 녹록치 않음… 이미 예전에 이야기했듯, 현재 연재중인 일간지 시사만화 가운데 최고의 실력.
*최호철의 촛불대행진. 하나의 칸에서 웹상의 스크롤을 통한 시각적 요소의 흐름만으로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식. 최호철식 풍경화의 온라인판 새로운 전기. (클릭)
** 염장의 전당. (한국 미발간)
– Berlin – City of Smoke (book2).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 파국은 진행형. 3권 예정 가운데 수년만에 결국 2권이 나왔다. 이건 직접 한국어판 번역을 하고 싶은 물건(게다가 독일 말투, 풍습, 역사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적역이잖아). 사실 몇년 전 현지 출판사/작가와 소통까지 했으나, 한국쪽 출판사측 사정으로 진행 중단되었던 아픔이;;;
– Dilbert 2.0. 회사생활의 멍청함과 그 속을 살기 위한 얍삽함의 종합백과 딜버트. 역대 베스트 모음에 작가해설, 완전 수록 DVD까지.
– ZOT! complete B&W edition. 두껍다! 스콧 맥클라우드의 당대 주류 슈퍼히어로물을 살짝 비껴가는 8-90년대의 ‘대안 슈퍼히어로물’ 모음집.
– Y the last man 완간. 후반에 좀 진행이 덜그럭거리기는 했지만, 더할나위없이 멋진 결말.
– 세인트 오니상. 성스런 형씨들. 휴가 나온 예수와 부처의 현대 일본 생활 코미디… 인데, 웃다보면 은근히 감동적(에에, 나만 그런가).
PS. 참, 통계를 보니 이게 캡콜닷넷 1000번째 포스팅. 축하축하. (축하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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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back by 매부리의 푸른 둥지
2008 베스트 영화 & 만화…
순위를 매기는 것은 어려우므로 나열방식은 제가 접한 순서대로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입니다. 영화 BEST 5 기준은 극장에 개봉된 적이 있음+올해 감상함. (개봉시기는 중요하지 않음)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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