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트오브2011 시리즈, 미디어편(미디어 관련 국내 및 해외 이슈, 불명예스러운 일들 등)과 시사편(시사사건, 올해의 키워드 등).
** 미디어 이슈 한국편
– 한진중공업 고공농성, 김진숙 김여진의 트위터 저널리즘. 왜 이것이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이전 관련글 참조. 여전히 현대사회의 핵심기제임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은폐 내지 터부시되는 노동이라는 이슈를, 트위터라는 분산형 SNS 매체를 통해 정면으로 부각시킨 사례다. 실시간 현장 뉴스와 해설의 폭넓은 공유로 희망버스라는 사회적 연대를 끌어냈다. 가장 보도도 안되는데다가 ‘유머의 쾌감’으로 대중적 호소를 끌기도 힘들었던 부문에서 이뤄냈기에, 전 정권에서조차 좌절했던 바로 그곳에서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일궈낸 과정이기에 더욱 값지다. 민주언론상이고 앰네스티 언론특별상이고 하는 곳들은 이 함의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니, 제1회 capcold언론대상을 수여하는 바다.
– 나꼼수 현상. 풍자와 조롱의 숙명이 늘 그렇듯, 뼈있는 개그로서의 정체성을 챙길 때 장점이 많고, ‘내가 바로 유일한 진짜 언론’ 역할을 자임할 때 단점이 많아진다. 그런데 무언가가 거대한 히트를 치기 시작하면 지지자들의 숭배 속에 제어력을 잃고 오버의 길을 선택하는 것도 순식간이다(대표적 예: 민주언론상 수용, 정봉주의 컬러TV 디스 등). 많은 면에서 캡콜닷넷과는 지향하는 바가 정반대(이성-감성, 납득-공감, 대안-타도, 복잡과 우연-단순화와 의도성…)라서 선호대상은 아니지만, 대중적 인기는 얼마든지 인정.
– SNS통제욕. 원래 사회권력을 쥔 측은 편의적 질서 관리를 위해서든 반대파를 막기 위해서든 소통을 통제하고픈 의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올해 SNS가 가장 부각되다보니, 바로 그쪽을 통제하려고 달려드는 것일 뿐이다. SNS관련 전담반, MB18noma 트위터계정 접근차단 등 뭐 이것저것 별로 기술적으로 의미가 적고 우회로가 넘치는 삽질이 부던히 도입 또는 제안되었던 한 해.
– 종편 방송 개시. 캡콜닷넷에서는 미디어법 날치기 국면 당시부터 조중동 언론재벌이 소유하는 방송채널이 가져올 저널리즘적 재앙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리고 H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이후 언론사와 정부 사이에서 주도권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습을 작년 연말결산의 ‘종편인질‘에서 이야기했고. 결국 모두에게 채널을 줘서 모두 빌빌대는 절묘한 자충수가 벌어졌다. 정작 정권이 그렇게 원하던 정치적 나팔수질은 종편과 관계없이 그냥 MBC, KBS에 낙하산 떨구고 연합뉴스에 밥줄 고삐 당기며 충분히 확보했는데 말이다.
– 청소년 게임 셧다운제. 무언가 현존하는 문제에 대해(게임 중독은 엄연한 현실이다), 최대한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규제를 도입해야 생색을 낼 수 있는 공무원적 접근의 비극. 제대로 된 베타테스트 연구도 없이 그냥 전봇대 뽑듯 일직선이고, 그 와중에 게임업계는… 뭐 새로운 우회로를 도입하며 금방 적응하기는 한다.
– 한미FTA를 미끼로 저작권 악화 가속. 수년전 관련글에서 언급했듯, 한미FTA는 수단/과정이고 실제로는 원래 지적재산권 제도가 공공적 사용성 강화보다는 배타적 소유권 보호 일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항상 더욱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 미디어 이슈 세계편
–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외 중동의 봄과 미디어. 반독재-민주화 시위의 과정에서, 대중들은 늘 가장 편리하고 일상적인 소통도구로 정보와 감정을 나누고 조직화하여 싸움에 나선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 위키와 우샤히디 같은 협업도구, 종이 찌라시, 알자지라 방송 같은 주류매체 등이 새로운 역학으로 연결되며 몇가지 성공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냈다. ‘소셜미디어 혁명’ 같은 싸구려 수사는 사절이지만, 오늘날 이런 식으로 이뤄진 것에 대한 역할이 미미하다고 보는 것도 곤란하다.
– NYT 페이월 그럭저럭 성공. 종이신문의 채산성 악화 속에서 세계 최고 수준 저널리즘의 NYT가 작년 부도 위기를 넘기고, 한번 실패한 바 있는 온라인 사이트 유료 접근 ‘페이월’ 모델을 다시 시도한다고 할 때 많은 이들이 우려를 보냈다. 그런데 일정 분량 무료, 이후 분량은 유료로 스위치할 것을 ‘권유’하는 훨씬 세련된 접근법은 그럭저럭 성공을 거두었다. 오로지 자신들에게 특화된 철저한 연구의 결과다.
– 구글/페북/트위터 경합. 1년동안 트위터가 페북스러운 상호 스토킹 방식들을 도입하고, 구글은 트위터와 페북 중간쯤에 있는 구글플러스를 내놓고, 페북은 구플과 트위터의 세부 기능들을 슬쩍슬쩍 흘려 넣었다. 이런 싸움에 명함도 못내미는 이들은 SNS대전에서 이미 한 두 수위 밀려났다고 봐도 무방.
– 태블릿 전쟁, 진짜로 붙다. HP터치패드가 라인 접고 199불 세일하며 남긴 두 가지 메시지는, 아이패드와 다른 태블릿의 사용성 격차가 그만큼 크다는 것, 그리고 훨씬 저가 영역에서 새로운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것.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마존 파이어가 출시되어 바로 그 영역을 휩쓸기 시작했다 – 하드웨어에서 이익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스펙으로 삼성과 아이패드가 붙었느니 하는 쑈와 달리, 실제로 붙은 것은 콘텐츠 감상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사용성의 영역에서 파이어와 아이패드가 붙은 형국.
– SOPA. 지재권 소유자들을 보호하겠답시고 인터넷의 근간을 뒤흔드는 미친 법안이 미국에서 진행되며 미국의 인터넷서비스 업계는 난리도 아니다. 지재권 소유자들에 의한 전면적 인터넷 감시가 가능해지고, 사용자 콘텐츠에 대해 서비스중개자가 책임을 져야 해서 그들도 검열에 나서도록 강요하고, 저작권 위반사이트의 인터넷 접속 도메인을 끊을 수 있게 하여 인터넷 접속 인프라의 혼란까지 가져올 수 있는데 어디 무슨 컴맹 의원들이 로비 퍼먹고 밀어붙이는 형국. 무사히 좌절되기를 기원할 따름.
**올해의 저널리즘 홀오브쉣
– CJD종편의 주요 뉴스 일체. 강호동 드립. 박근혜 드립. 존재 자체가 드립.
– 갈수록 제어가 약해지는 나꼼수와 어떤 지지자 부류의 오버. 찢어진 눈 아이 드립, 착한FTA 나쁜FTA, 정부 외압으로 미국공연 취소 뭐 그런 “우선 지르고 보자 나중엔 알께뭐냐” 패턴을 자제시키는게 이후 관건.
– 부산일보 발행 중단 사건. 언론사주가 편집/편성에 이렇게 끼어들어 파국을 일으키는 짓거리를 좀 더 강력하게 규제할 이유가 있다.
– KBS 국회 도청 사건. 시청료 인상 사안에 대해 당사자인 KBS측이 막내 기자를 통해 국회 도청을 했다고 의심할만한 정황들이 넘치는데, 이거 뭐 적당히 증거인멸해가면서 흐지부지.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 일본침몰. J일보가 일본 지진이라는 큰 자연재해 비극을 보며 1면톱으로 붙인 천박하기 짝이 없는 표어. 그 후 역풍에 대처한 과정이 더 홀오브쉣이지만.
**올해의 우수 저널리즘 기획
– 경향신문의 ‘새로운 사회계약’특집기획.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위한 선도적 의제설정이라는 ‘민주언론’의 무척 본연적인 임무를 다시 끄집어냈다. 다만 경향신문이 끈기와 집요함이 부족하여, 한달간의 특집기획이 지난 후 계속 모든 것에 다시 동원하여 이 틀거리를 지속시키는 작업이 매우 부족.
– 팩트올. 15년 경력 이상의 현역 기자들이, 익명으로, 평소의 프로페셔널 저널리즘에 대한 욕구불만을 가득 터트려, 팩트와 주장의 분리를 기치에 걸고 주요 뉴스브리핑을 해준다. 외압을 우회하고, 더 본연적 저널리즘 임무를 지키기 위한 터를 만든것이다.
** 주목할 국내외 시사 사건
– 한진중 타결 과정. ‘대놓고 노동운동’이, 시민적 연대와 호응을 흡수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낸 사례.
– 결국 다들 예상했듯 H당의 한미FTA 날치기. 뭐 이 또한 잊혀지겠지만.
– 오세훈-박원순 체인지, 안철수론. 오세훈 요정설.
– 선거조작사건. 선관위 디도스테러로 더 알려짐. 파고 들수록 폭 넓게들 개입.
– 3자합당 스몰텐트 (그리고 하필 민주당 좌클릭). 텐트개그 설명은 여기 참조.
– 미국 시민들의 싸움. 위스콘신 등 중부의 노동권투쟁 부터 월가점령운동(OWS)의 불평등 인식까지.
– 아랍의 봄. 많은 피 위에 만들어냈고, 이제 겨우 싸움과 혼란은 시작되었다. 행운이 있기를.
** 올해의 키워드
올해의 키워드로 꼽는 것은 바로 ‘멘토‘. 정확히는, 오디션프로의 중견가수들부터 청춘 훈수질 베스트셀러, 토크콘서트류와 안철수 붐까지 멘토에 대한 열광과 집착이 쩔어준 한국사회의 한 해. 그런데 언젠가 더 자세히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비판적으로 바라볼 구석이 적지 않다. 단적으로, 멘토열풍이 담아내는 ‘우수한 롤모델에게 맞춤형 감동/조언’을 얻고자 하는 욕구는, 쓸데없는 과잉경쟁 속에서 공교육을 부족한걸로 치부하며 밀어내버리고는(그 결과 공교육은 더욱 악화) 너도나도 맞춤형 개인과외로 뛰어드는 모습과 너무 닮았다. 조언/감동의 수요를 공적 시스템 강화와 쓸데없는 사회적스트레스 경감으로 대처하는 길보다는 “나만을 위한 비법/감동”을 택하는 것이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도록 한다. 그런데 멘토 열풍 자체도 이왕 열풍이 되고 나니 기존 교육개념 가운데 좋다는건 다 쑤셔넣은 개념으로 확대되기까지 한다. 그냥 닥치고 위로받음을 느끼며 감동만 하고 있기에는 너무 난감한 현상이다.
사회적으로 생각하며 함께 방법을 찾아나서고, 감동은 좀 덜해도 전체 상황을 꾸준히 개선시키도록 이성과 합리성을 동원하는 그런 방식이 ‘열풍’을 일으키는 날을 꿈꾼다.
— Copyleft 2011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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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이슈 앤 베스트 : 사회/문화, 말은 많았지만…
먼저 2010년에는 따로 음악 파트를 묶었지만, 제가 음악에 별 조예가 없다는 사실을 계속 절감해 짧고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이슈 앤 베스트’ 음악 이야기는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음악 : BEST – 이승열 3집 「Why We Fail」 (플럭서스뮤직 제작, KT뮤직 배급) : 묵직하게, 정통적으로 락에 접근한다. – 허클베리 핀 5집 「까만 타이거」 (샤레이블/루비살롱레코드 제작, CJ E&M 배급) : 예전의 허클베리 핀과 달라졌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