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 사람들은 다음 정부의 이념성향은 ‘진보적이어야 한다’는 응답이 39.8%에 달했고 ‘보수여야 한다’는 응답은 17.3%. 그리고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자는 것에 대해서는 무려 82.2% 찬성. 그런데 사람들의 한나라당의 정당 지지율은 거의 50%에 닿을 정도. 아, 그래. 그러쿠나…
어쩌라고 -_-;;;
!@#… 이래서 초등학교에서 사회과목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니까. 진보라고 하니까 멋지긴 하지만 그게 뭔지는 모르고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인지도 관심없는 세상의 작은 개그.
— Copyleft 2007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고등학생을 문과 이과로 나눠서 반토막 바보로 만드는 교육현실이 황우석과 정치무관심을 낳는것같아요.
자세히 뜯어보면 그닥 아이러니해보이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인 듯합니다. 경제분야는 진보적이지만 사회문화,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보수적으로 나타나고 있거든요. (사형제를 유지해야한다는 게 압도적이라던가, 대북정책에서는 매파 정책을 선호한다던가)
결국 경제적 진보성이라는 정치적 영역에 열우당-한나라당 2당 모두 진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상징적 정치 영역만 과대 대표된 상황의 반영이랄까요. 대중은 바보이기도 하지만, 열우당과 한나라당이 사실 경제적 영역에서 똑같은 놈들이란 걸 알 정도로 똑똑하기도 하니까요. 두 놈 중에 고르자면 일단 경제적 파탄의 1차적 책임을 져야 할 열우당은 싫고, 사회문화적-외교안보정책에서 코드가 맞는 한나라당을 찍겠다.. 이게 이른바 요즘 국민 정서 아닌가 싶습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자면요.
사람들이 ‘정치적’이라고 생각하는 영역이 상징정치적 영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인 듯 합니다. 언론들이 정치를 다루는 담론도 주로 상징적인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요. (삼고초려-잠룡 등의 무협지 스타일 내러티브가 정치기사의 주류를 이루는 것도 그 때문인 듯 하고요) 즉, 경제적 진보성의 영역, 생활정치의 영역을 정치로 여기지 않는 담론 형태도 경제적 진보성을 추구하는 인민이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을 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건 왜 민노당이 현실적인 정치세력으로 떠오르기 힘든가에 대한 한 원인도 될 겁니다.
개그중 상 개그죠… 작은 부분만해도,
세금의 적법성을 따지지 않은채 그저 부자나리들이 빨리 대충 세금 많이 뜯기게 해달라고 빌고 빈 결과는 결국 적법하지 않은 세금실험의 봉으로 자신이 전락하게 된다는 자뻑 이야기.
!@#… CJ님/ 아무래도, 모든 것을 편리하게 패키지로 묶어 생각하고 싶어하는 습성 때문이기도 하죠. 국가경제와 생활경제와 성평등과 문화적 다양성과 정치와 환경과 기타 등등 모든 영역을 하나로 아우르는 ‘진보’라는 종합 패키지가 존재할 것이라는 이상한 믿음 (심지어 ‘진보’진영마저도 이런 믿음 때문에 ‘민중대회’같은 기이한 행사를 열곤 하죠). 생각은 하기 싫지만 선택권은 가지고 싶다는 짝퉁 민주주의적 욕심이 낳은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만… 이 이야기는 나중에 더 자세히.
!@#… nomodem님/ 사실, 스스로를 부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강하게 깔려있죠.
문제를 해석하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재의 한나라당 지지율이 거품이다, 두번째는 사람들이 무식하다. 저는 전자의 가망성도 좀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Capcold님의 후자의 가망성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을 갖고 있기는 합니다. 하다못해 저런 사람들의 감성이라도 자극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보수성으로 볼때, 열린우리당이고 민노당이고 살아남기 어려울 가망성이 높습니다;;;
@기린아
!@#… 기린아님/ 저도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거품이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거품은 확실하게 와닿는(!) 대안이 없을 경우 꽤 오랫동안 유지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대중이 무식하다는 경험적 사실과,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속에서 함께 뒹굴며 살고 자극하며 어떻게든 실익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전혀 상호배타적이지 않습니다(적어도 제 모토인 만큼). 진보를 제대로 모른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과연 진짜로 ‘보수적’이기는 한가, 라는 문제도 언제 한번 건드려야겠지만…;;;
100% – 39.8 – 17.3 =42.9%가 되는, 진보/보수를 생각하지 않는 중간층이
일단 바꿔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 아닐까요? 즉,
만약 한나라=보수, 열우/민주=진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면
중간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는 현실에서 그들이 할 선택의 이유란 ‘좀 바꿔볼까나’정도?
며칠간 짜장만 먹었으니 앞으로 며칠은 짬뽕으로 바꿔볼까하는 기분일테고
이것이 ‘한나라당 50%’로 나타난 게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