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서울신문이 함께 진행한, [한국만화 명작 100선] 공식 발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선정에 참여하신, 지금 시점에서 나올 수 있는 목록으로서는 꽤 대표성이 있다고 볼 만한 프로젝트. 작업 진행해주신 담당자분들께 박수를. 전체 목록과 개요는 여기로: (서울신문), (만화규장각 매거진 1, 2) (*그런데 어째서 두 곳 모두, 목록을 긁어낼 수 있는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로? OTL)
…그리고 명단에서 볼 수 있다시피 c모 역시 전문가 선정인 중 하나로 참여. 그렇기에 내가 내린 선택들에 대해서 약간 더 자세히 설명을 여기 따로 남겨둔다.
!@#… 선정한 시점은 얼추 2011년 12월 즈음이었는데, 진흥원에서 온 선정 요청 메일에 30개 작품을 꼽았다. 개인적 소신에 의해 다음의 개인적 선정기준을 밝히고, 각각 작품에 대해 선정 사유를 명시했다. 결국 최종 발표에서 14편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 ] 괄호로 따로 표시해두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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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기준:
‘명작’으로 꼽는다면,
– 작품 발표 당대 맥락의 어떤 뚜렷한 기조를 선도 혹은 반영.
– 지금 봐도 재미와 의미가 있을만큼 완성도 높아야.
– 작가 최고 히트작이나 최초의 ** 어쩌고 보다는, 정수가 담겨있는 것.
– 장르폭은 넓게.
*도전자(박기정): 극화의 기본틀.
*아기공룡 둘리(김수정): 동네명랑만화+캐릭터모험극의 완성형.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김민기): 비정한 스포츠극의 오락성 폭발.
*26년(강풀): 스크롤문법, 앙상블캐스트 다중플롯, 묵직한 현실주제의 정점. [미선정. 동 작가의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이 올라감]
*타짜(허영만/김세영): 도박판으로 각 시대의 모습과 인간성을 훑어낸는 대작.
*불의 검(김혜린): 김혜린 대하사극의 완성형.
*핵충이 나타났다(신종봉): 시대를 앞서간 인류 문명 풍자. [미선정. 참 과소평가되어온 작품]
*삼국지(고우영): 인간 욕망에 대한 통찰과 해학으로 풀어낸 최고의 삼국지.
*신과 함께-저승편(주호민): 민속신화와 현대 한국사회를 유머와 드라마로.
*고인돌(박수동): 질펀한 에로 해학.
*순악질여사(길창덕): 당대 최고의 성인 명랑만화. [미선정. 대신 동작가의 꺼벙이 올라감]
*임꺽정(이두호): 민중사극의 이정표.
*한겨레그림판(박재동): 일간지 시사만화의 형식/내용 재발명. [미선정…이기는 한데, 대신 올라간 단행본 ‘목긴 사나이’로 여러 작품들 포함되어 있으니 대략 오케이]
*우주인(이향우): 동화적으로 팬시한 그림, 시적 감수성 속에 담아내는 백수 정서. [미선정. 전반적으로 90년대말 신감성 순정만화류가 최종목록에 미진]
*박흥용 단편선(박흥용): 형식 실험, 인간 관찰 등의 고압축 결과물. [미선정. 동작가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올라감]
*번개기동대(고유성): SF활극 모험과 패러디 개그 감성으로 한 시대를 대표. [미선정. 동작가의 로보트킹 올라감]
*캥거루를 위하여(이강주): 90년대말 순정만화와 환상 순문학 감수성이 최상의 결합. [미선정. 전반적으로 90년대말 신감성 순정만화류가 최종목록에 미진]
*라이파이(김산호): 한국 슈퍼히어로의 원형.
*남수와 주영의 책장(김태권): 정치적이며 지적인 해학의 원형. [미선정. 나름 하나의 세부 장르 개척인데.]
*지금은 없는 이야기(최규석): 사회가 개인에게 부여하는 모순을 극대화한 우화집. [미선정. 동작가의 100도씨 올라감]
*만문만화(안석주): 신문물 신풍경에 대한 과장되고 해학적 참견. [미선정. 초기 신문만화들이 목록에 미비]
*맹꽁이서당(윤승운): 웰메이드 학습 명랑만화의 대표.
*별빛속에(강경옥): 정체성 의심, 마음의 닫힘 등 내면적 소재들을 대하SF서사로. [미선정. 천하의 강경옥을…]
*부자의 그림일기(오세영): 지극히 한국적인 리얼리즘을 강력한 필력과 만화적 실험으로.
*해와달(권가야): 무협의 해체적 재발명, 관념론의 극단과 물리적 대결.
*태일이(최호철): 노동자 전태일 일대기의 가장 인간적인 서술.
*조선왕조실록(박시백): 집요한 디테일의 역사 기록 재구성, 지식학습만화계열의 금자탑.
*강일구전(강일구): 비운 선의 여백을 가장 잘 활용한 해학 카툰. [미선정. 순수 카툰분야 미비]
*아색기가(양영순): 에로 개그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엉뚱한 상상력의 개그화. 신문연재 4페이지만화의 방향을 바꿈. [미선정. 동작가의 누들누드 올라감]
*열네살 영심이(배금택): 훈계하지 않고 당대 청소년 문화를 발랄함과 유머로 다루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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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다음은 선정 목록과 함께, 선정사업 자체에 대해서 보냈던 제언 내용. 내가 하는 말이 뭐 종종 그렇듯, 결국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 각 추천위원께서 추천하시는 10-20권 추천 가운데, 각 3권 가량은 가중치(2표? 3표?)를 부여했으면 합니다. 덜 알려져있다는 이유로 반드시 발굴해야할 명작이 빠지는 경우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
2) 단순히 심사위원들의 인기투표로 가서는 안되고, 약 1.5배수 정도로 압축되었을 때 전체목록을 추천위원들에게 돌리며 반드시 넣자 빼자 하는 의견을 최종수렴해야 합니다. 최근 영미권에 출간된 ‘죽기전에 읽어야할 1001 만화’에서 그런 식으로 작업한 바 있는데, 아주 좋더군요.
3) 바로 반드시 해당 작품이 왜 100선에 들어갔는지 원고지 1-2매 가량의 설명이 붙어야 합니다. 그냥 100개 목록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최종 100선에 뽑힌 것 중, 그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천한 분이(앞의 ‘가중치’에 의거한다든지) 추천사유를 쓰시도록 하고, 그런 단평은 모두 기명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사실 이미 100대음반 같은 프로젝트에서는 그렇게 한 바 있죠.
위 3가지 조건을 채워야 ‘명작 100선’을 선정하는 품질이 담보되고 의미가 생기며, 그렇지 못할 경우는 그냥 ‘추천위원 ***가 꼽는 10선’을 10개 채워넣는 것이 낫습니다.
추천위원 가운데 원로선생님들도 다수라고 하셨는데, 그럴수록 임의적 기억이 아닌 뚜렷한 추천사유가 필수입니다. 추천을 받을 때 아예 각 추천작에 한 줄(100자 미만)씩 추천사유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온라인에 공개할 때는 지면제한이 없는 만큼, 공개할 때에는 100선과 별도로 모든 추천위원의 각자 추천작 전체를 목록 공개하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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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 추가설명) 위에 제안 보냈던 내용은 사실 간단한 이치다. 모두를 납득/만족시킬만한 명작 ***선 목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최소한 그렇게 선정된 것의 기준과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 그냥 선정인들 이름만 잔뜩 놓는다고 권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유를 주어 “아 그런 기준에서는 이런 선정이 가능하구나”라고 설명하는 것. 뭐, 내 희망사항이고 아마 대체로 나만의 희망사항인 듯 하다.
(*12.4.24추가) 선정위원으로 함께 하신 박인하 선생께서도 선택 작품 따로 공개(클릭). 남은 98분들도 이렇게 해주시면 훨씬 풍부하고 재밌는 데이터가 되리라 본다.
— Copyleft 2011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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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명작 100선 발표 + 박인하의 선택…
간단 요약하면, 꽤 많은(100명) 선정인단(원로만화가에서부터 평론과 이론가, 선생들까지)에게 추천을 받아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서울신문이 한국만화 명작 100선을 선정, 발표했다. (자세한 기사는 서울신문으로) 캡 선생의 표현을 빌자면, “상당히 많은 분들이 선정에 참여하신, 지금 시점에서 나올 수 있는 목록으로서는 꽤 대표성이 있다고 볼 만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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