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을 꽃피워주세요

!@#… 모든 층위의 사회적 부실이 한 지점에 겹치며 배가 가라앉고 많은 생명이 실시간 생중계로 사라져버린 세월호 침몰 사건이 곧 1주기를 맞이한다.

나 또한 수많은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당시 세월호 뉴스가 ‘전원구조’에서 반나절만에 ‘수백명 사망’으로 정정되는 과정에 충격을 받았고, 그래서 몇 주 동안 여러 매체 공간을 통해 다층적 부실이 초래한 그 비극으로부터 교훈을 얻고자 생각을 쏟아냈다. 구조 가능성에 희망을 거는 첫 이틀이 허무하게 지나가자마자 몇 가지 과제를 논했고, 부실을 견제하도록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인센티브 설계를 주장했다. 언론이 관심사이다보니 제대로 된 재난보도를 장려할 방법을 논하고, 울분과 정의감이 강조될 수록 보도윤리의 어떤 선을 넘기 쉽기에 죽음의 전시에 대한 신중함을 강변했다. 어떻게 다양한 일면들이 빠르게 복합적으로 어긋나며 망가졌는지 정리해두기 위해, 사건 초기 몇가지 부문들의 흐름을 병렬하여 분 단위로 쪼갠 타임라인도 만들었다. 넉 달쯤 시간이 흘러 현장의 구조작업에서 정치사회적 수습 모색으로 바톤이 넘어온 후, 어떻게 사후 대처를 해야하는데 무엇이 망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이후 예방, 그리고 숨겨진(?) 요소인 신뢰회복이라는 요소로 나누어 다시 정리하기도 했다.

마이너한 실용문 글쟁이인 나는 이런 식의 미미한 글과 소소한 발언들 몇 개 생산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더 많은 더 훌륭한 분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함께 성찰하고 구체적 행동에 나서며 사건이 더 확실히 정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오셨다. 허나 안타깝게도 4개월 시점에서 제기했던 문제들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당시의 특별법 부실 논란이 지금의 해수부 시행령 부실 논란으로 반복되고 있듯 해결이 더디다. 특위 활동에 대한 “얼마가 걸리든 합시다” 방식의 전향적 협조는 아직도 요원하다. 어떤 진전도 없었다는 힘빠지는 단순화가 아니라,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인식이다.

충격적인 사회적 경험을 하염없이 계속 간직하는 것은 괴롭고 피곤한 일이라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쯤 슬퍼했으면 됐다”며 무작정 지운다. 더 적극적인 이들은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들을 돈독오른 불순한 떼쟁이들로, 함께 목소리를 보태는 이들을 빨갱이로 포장하며 좀 더 열심히 지워버리는 악의를 발휘한다. 하지만 어거지 평온으로 스스로를 속이고 남을 눌러버리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정말로 정리하는 정상적인 방법은 아무리 더디고 험난하더라도 한 가지 길 뿐이다. a.사건을 발생시킨 모든 층위의 사회적 결점을 규명하여 공식 기록하고, b.공과에 대한 응보를 주고, c.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체계를 수정하고, d.그런 수정 작업이 역진 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신뢰를 주는 것 말이다. 그 과정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노력은 바로 기억을 되새기고 주안점을 다지는 것이다. 1주기는 그 다짐을 위한 매우 좋은 기회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을꽃피워주세요 캠페인에 동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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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설명서: 단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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