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만화사 총정리 도표

!@#… 이전에 고우영 작가론 책 출간소식에 nomodem님이 “계보가 있는 한국 만화사”라는 접근을 이야기하신 바 있다. 덕분에 한동안 묻어두었던 이전 자료가 생각나서 슬쩍 공개. 일종의 20세기 한국만화사 총정리 도표(의 베타버전)인데, 여튼 이런 것도 가능하다, 라는 차원에서 예전에 했던 작업 하나를 꺼내본다.

!@#… 이런 묻어두었던 베타버전을 공개한다는 것은, 보통 그렇듯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혹 구미 당기는 분 있다면 같이 더 발전시킬 수 있도록 참여해주십사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베타를 공개함으로써 완성판이 나와주어야만 할 것 같은 기대를 높임으로써 스스로 채찍질. 그리고 혹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인다면 이 프로젝트를 ‘구입해 줄’ 고객모집(한국만화 100주년 관련해서 준비하는 기관들이든, 잡지든 출판사든 뭐든)… 인데, 사실 큰 기대는 안한다.

우선 백문이 불여일견. 이렇게 생긴 녀석이다. 원고작업은 보시다시피 파워포인트로 혼자 슥삭 그려냈다.

!@#… 사실 이 녀석은 좀 사연이 파란만장한 프로젝트다. 원래는 2003년 초 앙굴렘 한국만화특별전 책자에 넣으려고 만든 내용이다. 덕분에 주요사례로 예시를 든 작가/작품은 주로 전시회에서 소개한 것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러 작업들이 밀리다 보니 출판디자인사와 세부 디자인 수정 작업을 할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아서(이런 도표는 각 아이콘의 ‘좌표’가 중요하다보니 세부 조정이 무척 중요하다) 꽝났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capcold식 종합 만화이론서를 쓰면서(활자책이지만 이런 식의 코믹스트립들이 사이사이에 섞여있는 식 – 얼추 The Dilbert Principle – 으로 기획) 포함시키려고 했으나, 출판사 안배 문제로 콘진 지원금 획득 실패(기획에 대한 심사평점은 좋았다는데… 흑흑). 덕분에 출판 무산. 그 다음 한국예술사대계의 90년대 만화사 원고작업을 하면서, 7-80년대를 담당하신 만화평론가 박인하 교수와 원고들을 취합 보충하여 맥락과 흐름이 있는 한국만화사책을 내보자고 의기투합하여 그 쪽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서로 바쁘다 보니 흐지부지. 그러다보니 뭐 아직까지도 묻혀있다.

!@#… 한국만화 100주년 기념으로 다시 꺼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러면 2000년대의 내용을 추가해서 ‘100주년의 흐름’으로 정리해야겠지. 또한 이번에는 좀 이런 것을 예쁘게 잘 편집할 디자이너가 필요하다(반드시). 보면 알수 있지만 실제 작품들의 이미지가 아이콘으로 붙어있는 큰 포스터로 작업하는 것이 가장 좋고, 확대/축소 및 특정 경로 하이라이팅이 가능한 인터액티브맵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사례를 참여형으로 추가하는 방식(예를 들어 이런 것)도 구미가 당기고, 물론 아직 출판물로 구해볼 수 있는 작품은 인터넷 서점으로, 자료로만 있는 것은 만화규장각 DB와 연동시키는 방식 역시 매력적이라고 본다. 자료 자체를 놓고 보자면, 이것을 계기로 작가들의 작업 협력과 영향 관계를 좀 더 DB화하고 시계열 사회연결망으로 만들어 조망해보면 한국 만화사 연구의 레벨을 한 층 올려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도 한다. 물론 다른 대중문화, 예술사에 대해서도 다시 응용할 수 있고.

!@#…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렇게 발상만 던져놓을 생각이다(일종의 ‘오픈소스’). 예산이 투자되는 정식 프로젝트라는 메리트 없이 혼자 그런 것을 진행시키기에는 capcold는 대가 없는 순수한 열정 같은 것이 많이 부족하다. 하기야 그런 식으로 주변에 던져놓았지만 아무도 물지 않아서 성사되지 않은 떡밥들이 한 둘이 아니지만. 여튼 생각난 김에 기록을 좀 공개적으로 남기는 것 정도는 “대체로 무해”하니까.

 

(* 2014.1. 업데이트: 이 포스팅을 공개했던 이후에 내용을 여기저기 갱신했고, 깔끔한 디자이너 손길을 거쳐 2010년 말에 박인하 선생과 공저한 ‘한국현대만화사‘책에 접이식으로 삽입한 바 있다. 그 버전은 이렇게 생겼다: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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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thoughts on “20세기 한국만화사 총정리 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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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재미있는 일을 시도하시는군요.
    예전에 지인들과 80~00사이에 문화사건, 사고, 이슈 정리를 시도한적이 있는데,
    세미나식으로 진행하면서 각자 생각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다툼이 있었던 것이 기억나는군요.
    문화와 관련된 기억들을(혹은 추억을) 정리하는 작업은 무척 재미있는 일인 듯 합니다.
    게다가 그것을 시각화 하는 작업은 앞으로도 유효할 듯 합니다.
    혹 구체적인 계획이 성립되면 포스팅해주시길….^^

    오늘도 맛있는 저녁과 함께 하시길…..^^

  2. 이건 뭐 저한테 물으라고 걸어두신 듯^^
    100주년 관련 조사연구사업의 일원으로 관련 연구계획을 제출했고… 통과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예산이 내년 초부터 책정되어 있는터라 현재는 다른 기관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만…
    구성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먼저 전문가심층면접과 델파이조사를 통해 ‘한국만화사 서술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집필위원을 선정, ‘만화100년 총람'(1천페이지 규모)을 집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를 약술한 ‘만화100년 연대기’라는 대중서를 출판한다는 순차적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집필 완료시기는 6월 이전이고요…

    뭐… 캡선생님은 당연히 조사대상 및 집필위원이 되어주셔야죠… 아… 이와 별도로 전시행사가 기획 중에 있고 이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전시연구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오더는 다른 분이…

  3. !@#… 햅메이커님/ 뭐, 포함여부 우선순위에 대한 논쟁이야말로 역사문화연구의 꽃 아니겠습니까. 역사적 흐름을 규정하는 이론적 뼈대를 서로 경쟁하는 것은 해피한 일이고, 필요에 따라 복수의 역사를 상정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귀결이죠. 예를 들어 제가 앞서 정리한 베타버전은 ‘사회적 대형 이벤트의 영향, 그리고 다양한 장르 사이의 역동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죠. 구체적인 차후 계획은… 벌써 조짐이 좋군요 :-)

    박석환님/ 하하, 바로 물어주시니 이것 참 럭키하군요. 세부 계획과 진행사항 차차 알려주세요 :-)

    이승환님/ 저도 무지무지 기대하게 되었습…;; 이상적인 것은 학술적 정리와 대중적 인터페이스를 동시에 하는 것이고, 이후의 자료 축적기제와 상업적 이용처를 같이 개발하는 것이죠. 쓸만한 시각화 컨셉 한 가지는 꽤 많은 것들을 촉진시킬 수 있죠.

  4. 몇 달 전부터 미디어다음에서 100주년 기념이라고 하던 릴레이만화도 시큰둥해지는 추세라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이런 낭보가…
    기대하겠습니다.

  5. !@#… 언럭키즈님/ 100주년 기념 릴레이만화는… 좋은 의도와 그리 타이트하지 못한 기획/진행 사이에서 아쉬움이 있었죠. 여튼 뭐 100주년에 제가 기여할 만한 꺼리가 있으면, 즐겁게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