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본격고품격칼럼을통한찌라시즘낚시쑈

!@#… 이런 것은 한국언론사에 길이 남겨둬야한다. THE 본격고품격칼럼을통한찌라시즘낚시쑈. 미네르바 현상이 경제가 아니라 저널리즘 쪽으로 이런 재미있는 떡밥이 되어주다니!

발단: 난데 없는 고품격 풍자 칼럼
전개: 여러 언론들 설레발쑈
위기: 상황 뽀록과 굴욕
절정: 블로고스피어 곳곳에서 본격 비웃음
결말: 쐐기를 박기

!@#… 한쪽에서 약간만 저널리즘의 품격을 올리면, 급속도로 쭉정이들이 가시화된다(물론 쭉정이에도 등급이 있어서 그나마 곧바로 오류를 인정하고 수습하는 곳과 끝까지 멍청한 곳이 나누어진다). 고렙 저널리즘 간지가 소중한 이유가 바로 이런 것.

 

PS. 정보의 전파, 보도 관행, 프레이밍(경제팀 인사)과 프라이밍(‘미네르바’라는 자극), 미디어 생태계, 특히 정보 소스 신뢰성 등 미디어 연구의 측면에서 소재로 쓸만한 먹음직스러운 구석이 넘치는 떡밥이기까지 하다. 한번 이런 것을 Sokal 사건처럼 대놓고 사회 실험으로 굴려봐도 재밌을 듯.

PS2. 현재 한국일보 페이지의 칼럼 본문 앞에는, “<편집자주, 20일자 한국일보 38면 '서화숙칼럼'은 사실관계를 밝힌 기사가 아니라 패러디 형식의 풍자칼럼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되어 있다. 이런 주석이 필요할 정도로 센스가 무뎌진 세상, 특히 담론으로 먹고 사는 언론계나 실제 정책을 좌우하는 정계에 있으면서 그 정도 센스라면 무척 프로페셔널리즘이 의심되는대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런 이들이 많은 세상은 무척 메마르고 슬픈 곳이다 (주: 선의의 피해자들이 있는 관계로, ‘또라이’ 센스 운운한 표현 수정). 명랑사회는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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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thoughts on “THE 본격고품격칼럼을통한찌라시즘낚시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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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지 신동아는 대형 사기까지 친 언론 선정성 사건. (이전 관련글: 클릭, […]

Comments


  1. 저런일이 있었군요. 자세히 보면 풍자임이 드러나지만, 원체 현실에서 청와대가 익명을 자주 쓰고 칼럼에서 풍자를 한다고 생각은 못한 듯 하군요. 솔직히, 저도 센스없는 사람에 속할 것 같습니다. -_-;; 저건, 일종의 문법이 사회적으로 인식돼야 하는데..

  2. 응? 그런데 생각해보니 주석이 처음부터 달려있었다면 패러디로 볼 수밖에 없겠군요. 설마, 처음부터 주석이 달려있었나요? 나중에 추가된게 아니라?

  3. !@#… 지나가던이님/ 나중에 추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상에 달려있는 주석 내용도 “20일자 한국일보 38면”으로 나올 수 있던 것이죠. // 음 표현을 살짝 순화해야겠군요. 너무도 오랫동안 ‘관계자의 말’ 운운에 익숙해져서 센스가 둔해진 선의의 피해자분들이 많으시니… :-)

  4. 참, 이런 일이 있었네요. 명백히 풍자인데, 풍자로 인식되지 못한 이유는…저 위대하신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들이 명확한 팩트없이 익명뒤에 숨어 이런식의 기사를 양산한 까닭이겠죠. 혀만 끌끌찰 뿐입니다. 정말 지들은 오프라인에서 익명을 무기로 ‘지랄’을 하면서 말이죠…아, 정말 바보들의 합창이네요. :)

  5. 어제 저 글 보고 서 위원이 오랜만에 재미있는 글 쓰셨다고 생각했는데 이후 사태 전개되는 걸 보니 저도 좀 황당했습니다. 워낙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라는 표현이 언론에 많이 등장하다 보니 사람들이 혼돈을 일으켰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6. 아.. 그리고 사설이 아니고 칼럼입니다.. 사설은 논설위원들이 쓰고 이름도 안 밝힙니다.. 서 위원은 사설은 안 쓰고 칼럼을 주로 쓰시는 편집위원입니다..

  7. !@#… 펄님/ 앗, 지적 감사합니다. 냉큼 수정했습니다 :-)

    !@#… 시린콧날님/ 하지만 익명이라고 하기가 뭣한게, 익명의 핵심관계자로 쓰여 있으면 그냥 ‘이동관 대변인’이라고 읽어버리면 땡이라서요. (핫핫)

  8. 해당 칼럼은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칼럼을 쓰신 본인이 ‘패러디다’ 라고 ‘전화로’ 밝혀주시기 전에 아무도 패러디인줄 몰랐으니까요.

    소수만이 패러디라고 알수 있었던 경우에도, 대중독자를 지향하는 언론이라면
    ‘자신의 글이 많은 수에게 반대로 읽힐수 있는 경우’에 대해 본인이 미안함을 품어야 하는게

    글쓰는이 특히 언론인의 상식이라고 저는 생각했는데요.

    해당 칼럼의 경우는, ‘아무도’ 본인이 패러디라고 밝히기전에 , 독자리플부터 전화를 건 기자에
    이르기까지 ‘먼저’ 패러디임을 인지하거나 , 팩트가 아닌 유머라고 받아들인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칼럼을 쓴 사람이 미안함은 커녕, 패러디라고 인지하지 못한 사람들을 비웃는데…

    그 비웃음을 확대생산하면서 같이 비웃음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21세기에도 ‘벌거벗은 임금님’의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9. 사실 이 글 보셨냐고 , 링크 들고 왔는데 아마 보셨을지도.. ‘찌라시즘’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어울리는 행태의 사건입니다.

    지금은 쪽팔려서 블로그를 닫으신 분의 명추리극

    명탐정의 추리에 감동한 독자들의 리플흔적

    스포츠*울 출신으로, 48기에 해당 일보에 입사하셨더군요. 남은 5분도 안걸릴 일을 두시간에 걸쳐서 저렇게 헤매는것도 어찌보면 능력에…저 분의 개인미니홈피를 찾아서 실명확인하는게 3분도 안걸렸다는 사실은 약간 무섭기는 하더군요.ㅎㅎ

  10. !@#… nomodem님/ 저도 부끄럽게도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한 이들을 싸잡아 폄하했다가, 지나가던이님 리플을 보고 경솔했구나 싶어 다시 입장을 세분화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 패러디를 눈치 못챈 것은 정보신뢰성에 지극히 무디어진 세태의 애석한 비극이고, 언론계/정계의 담론 전문가들이 눈치 못챈 것은… 사실 그건 욕먹어도 쌉니다. // 아아 그 조선일보 기자 쌩쑈…;;; 여튼 헛바람 들어간 자의식과잉은 참 어처구니 없는 희극을 낳곤 하죠.

  11. 저야 사태가 다 밝혀진 다음에 문제의 칼럼을 읽어봐서 이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어보니 패러디가 명백하던데. 본명히 컬럼으로 나온 글이 형식은 컬럼이 아니라 기사 형식을 띄고 있으니 거기서 이미 패러디인 것이지요.

    결국 한국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연줄을 통해 얻어지는 뒷정보이며, 사람들은 그런 뒷정보에 대한 민감성만 비대하게 발전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슬픈 자화상일 겁니다. 그러니 유머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을리가 없지요.

    그런데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님은 아무나 접할 수 없는 뒷정보를 모든 국민에게 친절하게 알려주시니, 정보 대중화와 민주화의 살아있는 역군이십니다.

  12. 웅.캡콜선생님이야 처음부터 ‘뭐야 이거..웃자고 하는 이야기 같은데’ 하고 접근하셨으리라 보고 ,프레시안같은 논조로 가시지는 않았다고 생각했죠.헤헤.

    해당 칼럼을 오전에 처음 접했을때 든 느낌이기도 하고 제가 기자라면 당연히 ‘웃자고 하신 이야기 같은데..신선하다. 혹시 그 청와대관계자에 관련된 팩트가 존재는 하는가?’ 하고 제가 약간 미련하게 보이더라도 확인을 했을겁니다.

    (위에 아무도 라고 쓴것은, 온라인상에 나타난 흔적을 가리키는건데. 솔직히 똑똑한 독자가 오독을 하겠습니까..단지 저만해도 음? 하고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며….웃기자고 쓴글 같긴한데 좀 애매한걸? 왜 해당 부분에 대한 주석은 없지? 일부러 빼놓을 정도면 그게 진짜 일어난 부분도 있긴 한건가? 하고 생각들더군요.)

    프레시안은 그 과정을 거쳤고, 나머지는 설레발을 친거죠… 그런데 민주당에서 기자브리핑을 준비하고 마이크를 두드리다가 긴급쪽지를 받고 취소하는 코미디를 벌일정도였다면 아무리 민주당에 멍청한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해당 칼럼이 독자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데 완전히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절대 캡선생님을 탓하려고 한게 아닌데 왠지 민망..흐흐

  13. !@#… 인형사님/ 그러니까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는 그냥 이동관 대변인이라니까요… (핫핫) 한국사회의 뒷정보 이야기는 99% 공감합니다. 정보 소스에 대한 문제제기는 저도 앞으로도 계속 파고들 주제.

    nomodem님/ 뭐랄까, 요새 하는 노희경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같은 느낌입니다. 고품질 드라마를 달라고 시청자들이 노래를 불러서 기껏 고품격으로 만들어 냈더니만, 오히려 어렵다고 외면하고 시청률은 바닥;;;

  14. 소스를 밝힐 수 없는 신비로운 정보를 소수가 독점하지 말고 모든 국민과 공유하겠다는 각하의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시는군요.
    그렇게 이름을 밝히면 뒷정보의 대중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니까요…

  15. !@#… 인형사님/ 오오, 그런 것이었군요! 제 얄팍한 정의감으로 각하와 충신들에게 큰 누를 끼칠 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