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플랫폼과 만화: 해결해야할 이슈 10가지 [만화규장각 1006]

!@#… 만화규장각 매거진 스페셜의 한 꼭지. 늘 그렇듯 디지털 만화 이야기지만 디지털 콘텐츠 일반으로 손쉽게 확장해서 읽는 것이 가능하다(혹 지면 기회가 주어지면 뉴스산업 쪽에 대해서도 이런 걸 하나 써봐야할 것 같다). 각 이슈와 그걸 주로 누가 신경 써야할 몫인지 망라.

 

뉴 플랫폼과 만화: 해결해야할 이슈 10가지

김낙호(만화연구가)

세상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팅, 전자책 등 다양한 기기와 그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문화콘텐츠 “생태계”와 관련된 키워드들이 뉴미디어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빌어 난무하는 중이다. 그리고 수많은 장르문화예술 분야들, 그 중에서도 특히 문화적으로는 사회적 입지에서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고 산업적으로는 출판시장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바 있는 만화분야로서는, 그 새로운 환경에 한시라도 빨리 적응하여 향유문화를 넓히고 시장을 개척해야할 동기가 충분하다.

하지만 그냥 무턱대고 만화를 스캔해서 다양한 기기에서 보여준다는 식의 주먹구구는 곤란하다. 중요한 것은 기기 자체가 아니라, 그 기기를 통해서 발현되는 향유문화의 방식, 향유자의 기대치 같은 것을 최대한 온전하게 충족시켜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놀라움을 선보이는 것이다. 뉴미디어 플랫폼에서 혁신적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것으로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이들 각자가 생각해볼 몫이겠지만, 체계적 접근을 도울 수 있는 10가지 이슈 정도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해줄 수 있다.

연출밀도 향상. 창작자의 몫. 사실 창작자는 주어진 매체특성과 그것에 연관된 산업속성에 맞추어 만화의 내용과 연출미학을 가다듬을 수 밖에 없기는 하다. 세로스크롤만 제공하는 포털페이지와 저해상도 화면, 칸 단위 계약조건이라면 칸 공간 낭비와 저밀도 작화 및 연출의 유혹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새로운 독자들을 계속 매료시키려면, 역시 단순히 소재에 대한 공감에 머물지 않고 읽는 맛 자체가 좋아야 한다.

UI 최적화. 창작자와 제작자가 함께 고민할 몫. 읽는 방식, 즉 인터페이스는 감상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은 UI가 책장넘기기 하나 밖에 없었지만, 디지털은 다르다. 한번에 보는 단위(칸, 단, 페이지, 기타)의 설정, 넘기는 방법, 특수효과 여부 등 가장 직관적이고 몰입도 높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냥 스캔해서 던져놓는게 아니라.

온라인 수익성. 창작자와 제작자가 함께 고민할 몫. 돈을 벌어야 더 나은 툴도 개발하고, 더 좋은 작가들도 모셔오고, 더 활발한 마케팅도 한다. 콘텐츠판매 하나에 몰입하는 정도가 아니라, 각종 직간접 수익처들을 총동원해서 짜봐야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할까말까 한다. 특히 음악, 영화, 그리고 뉴스사업자 같은 다른 분야들을 긴밀히 참조해야한다. 다양한 구성의 수익모델, 적극적 해외공략을 통한 시장확대를 해내는지 여부에 따라서 만화가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느냐, 매니아시장과 지원금으로 연명하느냐가 갈린다.

구매편의 향상. 위 항목을 위해 제작자가 가장 먼저 설정해야할 것이다. 소장이든 열람이든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독자가 최대한 별다른 다짐 없이 곧바로 지름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망설일 틈을 주지 말라. 원터치,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노터치까지 노려야한다.

아카이브 품질. 단골을 만들고 시장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제작자들이 고민할 몫. 개방형 포맷으로 표준화하면 더욱 좋다. 많은 판매품, 그리고 구매 후 소장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검색가능하게 해야 사는 보람이 있다. 인덱스, 태깅을 얼마나 세밀하게 잘 해서 각각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연동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아이튠즈의 성공을 생각해보라.

홍보관련 강화. 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마케팅은 중요하다. 이미 만화팬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자신들의 취향을 만화로 연결지을 수 있도록 각각 호소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만화를 읽읍시다 공익캠페인부터 이 만화를 안보면 당신은 시대의 왕따라는 듯한 공격적 마케팅, 나아가 입소문 바이럴마케팅의 체계화까지 가능한 모든 것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한 자금도 노하우도 보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불법유통 방지. 제도적 규제와 향유자 문화 자정노력이 함께 할 부분. 무턱대고 p2p를 잡고 스캔만화를 죄악시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제작자에게 정당한 이득이 돌아가지 않고 품질이 열화되는 불법유통을 제어하는 것이다. 단순히 만화계는 멍들고 있어요 호소가 아니라, 불법공유를 하는 개인은 놀려먹어 마땅한 찌질한 사람이라고 사회적으로 포장해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정당사용 확보. 위 항목과 한 세트이자 동전의 다른 면이다. 법무법인의 의지로 묻지마 고소를 남발하여 만화의 활발한 문화적 향유(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마케팅이다)를 위축시키고, 만화 전반에 대한 혐오만 형성해서 좋을 것이 무엇인가. 정당사용의 범위가 어느정도인 것인지, 다들 직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기준을 홍보하고 그 한도 이내에서는 오히려 더욱 자유롭게 향유하고 활용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좋다. 강풀의 ‘손바닥 발바닥’ 라이센스 발상이 좋은 선례다.

비평공간 확보. 만화판이 더 확실하게 발전하려면, 특히 뉴미디어 세상에 대한 적응 같이 뚜렷하게 다양하고 심도 있는 논의들이 필요한 영역이 눈앞에 있다면, 단문감상리플과 팬게시판의 호오표현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발전에 더 구체적 도움이 되는 깊이를 갖춘 비평도 흘러야 한다. 더불어 비평이 지니는 홍보효과도 크니까 말이다. 비평이랍시고 학문적 허영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만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현실적 인식과 구체적 논의들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비평공간을 가꿔야 하는데, 별도의 온/오프라인 잡지일수도 있지만 좋은 글의 체계적 발굴 같은 보다 탈중심화된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그것이 지속되려면 비평의 시장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영화잡지, 여성월간지 등의 선례를 열심히 연구해봐야할 것이다.

콘텐츠확장 지원. 이건 지원기관들의 몫. 표준화에 의한 크로스플랫폼 사용 장려 및 개발 지원 같은 것들을 말한다. 미디어이식에 대한 노하우 축적 및 제공, 업체간 연결 뭐 그런 것도 포함된다. 나아가 번역사업 지원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홍보팜플렛 지원비를 던져주고 그쳐서 괴상한 해외홍보물을 양산하는 것보다는 전문 번역 검수인이나 현지 문화맥락 평가자를 알선해주는 쪽을 궁리하는 것이 낫다. 특히 뉴미디어 환경에서라면 더 쿨한 홍보 포장이 어떤 것인지 전문가들의 기획과 피드백이 매우 필요하지 않겠는가.

Copyleft 2010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가 —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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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컨텐츠에 두루두루 통하는 이슈네요 RT @capcold: 뉴 플랫폼과 만화: 해결해야할 이슈 10가지 [만화규장각 1006] http://bit.ly/dpsi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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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T @goodbyetoday 모든 컨텐츠에 두루두루 통하는 이슈네요 RT @capcold: 뉴 플랫폼과 만화: 해결해야할 이슈 10가지 [만화규장각 1006] http://bit.ly/dpsi18

Comments


  1. !@#… 뗏목지기님/ 쉬운거였다면 제가 이미 다 해버리고 돈을 갈퀴로 모았을겁니다(핫핫)

  2. 캡콜드님, 안녕하세요. 카클의 외계공간이라고 합니다.
    늘 눈팅만 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 용기를 내어 오늘 글을 적습니다.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마케팅시장의 형성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만화콘터츠의 판매를 위한 마케팅시장 형성에 대해 대안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3. !@#… 외계공간님/ 우선 수년동안 삐걱거린 코믹타운모델이 증명해준 것은, 전문기획자 없이 작가단체의 의지와 지원기관의 수혈만으로 움직이는 ‘장터’는 너무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입니다. 개별 작품을 진열하고 방치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과 기타 인센티브들을 광고와 유료과금 등과 묶어내는 ‘패키지상품’ 형식들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한다고 보는데, 조만간 더 자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죠.

  4. 캡콜드님, 말씀 감사합니다. ^^

    http://media.daum.net/economic/industry/view.html?cateid=1038&newsid=20100615111212840&p=ned

    위의 기사를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양한 플랫폼(kt, 구글)은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지, 마케팅을 할 시장이 형성이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올블로그(http://www.allblog.net/)와 같은 형식의 ‘한국만화’만을
    주제로 한 통합사이트를 만들고, 평론가, 만화창작자, 만화가지망생, 동호회,
    출판사, 각 만화기관, 일반독자 등이 모두가 참여하고 공유할
    커뮤니티사이트를 만들 수만 있다면, 블로그 마케팅과 다양한 마케팅
    방법으로 한국만화콘턴츠의 홍보와 판매가 원활하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의 혼자만의 생각이라서 미천하기 그지없습니다. 캡콜드님의 대안에 대해
    조용하게 경청하겠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좋은 밤되시길..

  5. 일단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신문이나 교지에서 만화 비평을 시도하고 있기는 한데, 어렵네요. 그 밖에도 이번 특집 기사에서 제시한 10가지 이슈 모두 쉬운 것 하나 없죠. 하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서라도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만화규장각에서 잘 읽었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할게요,

    뱀발. 「인터넷뉴스 바이러스」가 서버 및 시스템 노후로 인해 운영 마비 (…) 해서 제가 쓴 기사가 네 달 째 못 올라오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블로그를 통해서 그저께부터 올리고 있네요. 휴우, 안타까워요. 계속 만화와 관련된 기사를 올리고 싶었는데.

  6. !@#… 외계공간님/ 조용하게 경청하시겠다뇨, 앞으로도 많은 생각들 함께 나누어주시기 바랍니다. 정보축적, 교류와 홍보 공간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두고보자 웹진 창간이나 만화규장각사업 창립멤버 같은 이력에 드러나듯) 다루고 있는데, 여러 아이디어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Skyjet님/ 서버 업글시 해외 접속도 좀;;;

    ceptin님/ 그러게 말입니다. 기회가 되면 반드시 한번 써봐야 할 흥미로운 저널리즘 사례인데, 기회가 안되도 좀 더 있다가 더 굵은 글의 일부로라도 반드시 자세히 소개하고 의의/교훈을 좀 설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