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호 (두고보자 편집위원)
이야기만화에는, <드래곤볼>, <슬램덩크>등의 대형 히트작으로 대표되는 소년만화라는 커다란 장르가 있다.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중심줄거리를 전개시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련과, 그것을 함께 극복하도록 돕는 동료들을 얽어넣는 공식으로 진행되는 전형적인 주류장르다. 이 장르에서 강력한 적과의 대결은 필수적이며, 동료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멋진 명분이 전제되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외계의 강자들, 그리고 그것에 맞서기 위해서 뭉친 주인공과 친구 용사들… 이 결합하면 <드래곤볼>이 되는 이치인 것이다. 이처럼 지구, 나아가 전 우주를 걸고 맞짱 싸움을 벌이는 환타지물도 있지만, 만약 나름대로 현실적인 환경설정 속에서 그런 재미를 만들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포츠물이 있다. 그 다음은 좀 더 원초적인 학원폭력물도 생각난다. 하지만 이미 그쪽은 너무나 많은 작품에서 써먹었고… 좀 더 특이하면서도 일상적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곰곰이 생각한 결과, 나온 아이디어중 하나는 분명히, ‘밴드’다.
우정이라는 측면에서 먼저 볼까? 밴드는 기본적으로 팀이다. 팀웍이 밴드의 ‘힘’의 핵심이다. 게다가 각 악기파트별로 뚜렷한 개성도 있어서, 기타도 보컬도 드럼도 각각 다른 성격의 인물을 창조할 수 있다. 그리고 인원 역시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3-5인조 정도로 편성할 수 있다. 대결은 어떨까. 밴드 음악은 서로 겨룰 수 있다. 누가 더 연주실력이 좋은가, 더 작곡을 잘하는가, 관객을 더 감동시킬 수 있나… 경쟁이다. 그리고 심지어 대화합의 발판도 확실하다. 뜨거운 경쟁을 펼치던 실력있는 밴드들이, 결국에는 ‘음악 속에서 하나가 된다’… 얼마나 감동적인 화해의 장인가.
사실
[으뜸과 버금 200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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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원출처는 YMCA에서 운영하는 ‘으뜸과 버금’의 월간 소식지입니다. 좋은 만화를 소개받고자 하는 업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지면의 성격상… 분량도 capcold답지않게 짧고, 주례사 느낌이 강합니다;; 닭살이 돋더라도 참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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