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심의위의 YTN 블랙투쟁 판결과 한국일보의 어청수CEO상 수여와 검찰의 수사진행보다언론발표 마인드에 관한 토막들.
!@#… 토막 하나. YTN 앵커들의 검은 옷 뉴스중계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중징계. 하기야 YTN 본 사안도 방송에 나선 앵커와 기자들의 의견조차 청취하지 않고 그냥 판결했을 정도니 이정도의 결과가 나올 법했다. 사실 방송통신심의위의 좀 굵직한 심의사항들은 거의 예외없이 이런 패턴이다: 부실한 조사, 소수인 야당 추천 의원들이 격한 항의 끝에 퇴장, 다수인 남은 여당추천 의원들끼리 맘대로 찜쪄먹기. 이래서야 정권의 의지에 따라서 움직이는 동네라는 오명을 도대체 어떻게 씻어낼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입장을 요약한 박명진 위원장의 멘트인 “방송은 이미지로도 뜻을 전달한다. 노조 쪽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려 했던 것은 그들도 인정한다. 공기인 방송을 노조의 의사 전달 도구로 사용한 것도 방송의 공적책임을 위반했다”는 말은 논리는 틀리지 않았지만, 이런 식의 기계적 의사판단이라면 그냥 방통위에서 다 찜쪄먹지 굳이 방통심의위 같은 기구를 별도로 둘 이유 자체가 없다. 법은 뻔히 있는데도 굳이 사법부에서 법정공방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심의위나 중재소의 핵심은 그런 상황이 발생한 연유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여러 입장들을 조율해서 법적 논리와 사회적 기능을 양립시키는 묘안을 도출하라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법적 논리를 방패삼아 심의위 기구를 스스로 어용화하는 격이다.
상식이 있다면 기존의 법적 잣대로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실제 영향이 없는 경징계를 내려서, YTN에서 벌어지고 있는 원시적인 정권방송화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여 방송 공공성의 사회적 차원을 건드렸어야 한다… 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는데, 심의위 구성 방식상 이 따위 결과는 사실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수순 (심의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우려는 이 글 참조). 어쩌겠나, 그런 제도를 만들어낼 것이 뻔히 보였던 행정부를 뽑아주고, 그런 체제를 통과시켜줄 것이 뻔히 보였던 국회를 구성해준 결과인데. 상식이 살아 숨쉬는 명랑사회는 무척 멀다.
!@#… 토막 둘.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CEO’ 상에 어청수 경찰청장이 뽑히고, 뽑힌 이유는 무려 촛불시위 진압 공로. 시위의 사회적 함의를 떠나서, 과연 관리든 진압이든 ‘성공적’이었는지 도저히 동의하기 힘든 이들이 많을텐데 어째서 무려 CEO상까지 탄다는 것인지 좀 괴상하다. 하지만 그보다 진짜 관심이 가는 것은, 이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이다. 원래 CEO상은 이코노미21에서 작년에 선정했는데, 어째서인지 올해는 한국일보로 넘겼다. 그런데 한국일보에서는 선정 작업을 ‘한국전문기자클럽’이라는 신생협회에 맡겼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든 간에 너무 어용냄새가 풀풀 나서 좀 민망할 정도다. 설립일은 2007년으로 되어있으나 실질적으로 2008년에 만들어졌으며, 회장도 하필이면 한국일보 출신이고, 전문기자라는 용어에서 기자협회와 다른 무엇을 의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사이트에 가봐도 보도자료고 활동내역이고 뭐 하나 드러나는 것이 없고 (이번 어청수건 이전에는 뉴스에 등장한 적도 없다), 보도에 따르면 심사위원으로 내세운 사람들 가운데 외신기자라는 사람들은 들어본 적 없을거다 얼버무리고, 직원모집공고에 나온 자신들이 만든다는 국민경제신문이라는 주간지는 도대체 존재하기는 하는건지(왜 전문기자협회에서 ‘경제’신문을 만드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궁금하다. 여튼 그런 단체에서 후보를 추천하고, 한국일보사에서 대충 심사위원진 꾸려서 뽑아서 짜잔.
…엄청 야매스러워!!! OTL
바로 며칠 전에 깜짝 놀랄만한 센스의 칼럼을 실어준 그 신문사가 맞는건지 참 의심스러울 정도의 초절정 야매질이다. 물론 각각 서로 다른 부서에서 주관하기는 했겠지만, 그래도 좀 너무 엄청난 격차잖아. 뭐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아는 것도 아니니 무턱대고 까기는 그렇고, 그냥 최소한 언론의 본분을 지켜서 사실관계만 좀 더 명확하게 해줬으면 한다. 우선 생략된 여격체언을 복원하는 정도만이라도 말이다. “2008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존경받는 대한민국CEO”라든지.
[081203 추가: 후속보도가 나왔다. 야매파워 업그레이드.]
!@#… 토막 셋. 세종증권 로비 사건에 노무현 전대통령의 친인척인 노건평씨가 연루되었을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무성하다. 준 사람은 있다고 하고 받았다는 증거는 없으니 대략 작년말 BBK같은 상황이 되었는데 뭐 어쨌든. 뭐 연루되었다고 판명되면 확실하게 처벌하는 것이야 기본이고, 아니면 명예훼손으로 짭잘하게 뒤흔드는 것도 필수겠지. 물론 뭘 받았든 안 받았든 중간에 전화 한 통화라도 소개시켜준 자체만으로도 문제는 충분히 심각하고 따라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만 법적 차원에서 가리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니까. 하지만 한 가지 정말 크게 거슬리는 것은, 검찰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당사자 소환 조사도 없이 수사 중간 단계에서 우선 닥치고 언론에 발표부터 하고 다니는 것인가, 라는 점이다(논문출판보다 기자회견을 사랑했던 황랩이 생각나잖아, 이거). 프로페셔널리즘은 뒷전이고 우선 터트리고 보자는 얄팍함이 도대체 얼마나 보편적인건지, 두려워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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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방송통신위원회가 YTN노조와 국민들에게 사과하자…
역사의 퇴보일까? 친절한 시중씨가 이끌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26일에 YTN 기자와 앵커들이 벌인 블랙 투쟁에 대해서 ‘시청자에게 사과’라는 중징계 판결을 내렸다. 대기업에게 방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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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수 총장, 야매상 받으시니까 기분 좋나요?…
☆★☆경축 어청수 경찰총장, ‘2008년 존경받는 CEO상’ 수상! 은 훼이크고, 참 대박스러운 짓을 하였습니다. 한국일보, 이로써 ‘조중동한문’ 이 완성되었군요. 거기에다가 무려 상을 받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