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생각의 토막들 080822

!@#… 올림픽의 와중에서도, 기타 여러 작업의 압박 속에서도, 오랜만에 몇가지 생각의 토막들. KBS 정권방송화, 정당 지지율, 2교대와 저널리즘적 기억, 펠프스와 언론품격, YTN 사장, 포털검열법, 지지기반에 대한 이야기 (항상 그렇듯, 이렇게 써놓고 보면 무슨 소리일지 알 길이 없다).

!@#… 토막 하나. 여전히 저돌적으로 추진중인 청와대의 KBS 정권방송화 계획. 음모를 획책하다가 딱걸려버렸다. “너희들 개입했지?” “아 씨발 아냐”(클릭) “어쭈? 그럼 이건 뭐냐?”(클릭) “에…에…”(클릭). 솔직히, 시민들의 압박에 의하여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짜를 수 밖에 없도록 하는 정도의 강력한 반발의 메시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이런 패턴은 무한반복될 수 밖에 없다. 여튼, 작금의 KBS 정권방송화 사태는 다시금 말하지만, 정연주 사장이라는 개인의 문제와 별개다. 중요한 것은 정권방송화에 대한 그 무한한 의지를 관철시키는 것을 막아내는 것. 물론 현재의 현실은 사법부의 가장 수구적 일면까지 합세하면서 완벽한 시궁창(클릭). 반면 이번 회동에 참석한 KBS사장 후보들은 자동으로 ‘낙하산’ 명단에 오르는 것이 마땅함으로, KBS노조는 자신들의 명분을 지키려면(클릭) 그들 중 누가 오더라도 파업을 결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런 중대한 국면이 경향신문의 특종을 통해서 펑 터졌는데, 하필이면 이런 타이밍에 올림픽 야구는 한일전 역전승… OTL 정녕 청와대의 그 분은 서울시를 봉헌하여 신의 가호를 받고 있단 말인가!)

!@#… 토막 둘. 든든한 빽(클릭), 40%에 육박하는 한나라당 지지율(클릭). 국회 공전을 각오하고서도 한나라당+청와대의 폭주를 막겠다고 쌩난리를 쳤는데도 오히려 공전시켰다고 10% 가까이 빠진 민주당 지지율. 온건 중도보수 시장주의자들을 자처하는 시민들은 그리 많은데, 그 노선에 그나마 가장 가까운 당은 왜 이리 지지를 못 받을까. 싫어하는 것은 아무런 힘이 없다. 싫어하는 것에 대항하고자 하는 이들을 지지하는 것이 힘이지.

!@#… 토막 셋. 12시간 2교대(클릭). 미안해요 소방관 분들. 그 분의 아름다운 꿈 앞에서는, 앞으로도 희망 따위 없어요. (클릭) 이렇듯, 저널리즘은 기억이다. 약간만 기억하면, 점들은 연결이 된다. 그 점들을 자신의 판단으로까지 연결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가 생기지만.

!@#… 토막 넷. 한국의 ‘메이저’를 자청한다는 일간지가 한국의 스포츠 영웅(이라기 보다 거의 신)에 대해서 이런 타이밍에 이런 기사를 쓸 수 있을까? (클릭) 그리고 독자들 역시 그것을 곱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단순한 취재능력이나 정보력이라기보다, 언론의 품격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 토막 다섯. 줄기차게 노조에게 출근저지를 받은 YTN 구본홍 청와대 낙하산 사장, 월급 결제를 핑계로 출근 시도, 역시 또 저지(클릭). 어차피 월급 결제는 어디서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내가 출근 못하면 너희들이 월급 못받아” 라고 으름짱을 놓을 정도라니, 점점… 이런 표현은 쓰기 싫었는데, 찌질해지고 있다. 품격의 부재는 시대적 코드.

!@#… 토막 여섯. 포털 등에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여, 자진검열을 하지 않으면 벌금내는 내용의 법률 개정 추진(클릭). 물론 위축효과(chilling effect) 때문에라도 capcold는 크게 반대하고 있는 방향이지만(미국의 경우처럼, 내용에 개입하지 않은 매체의 책임은 적극적으로 면제해야 한다는 입장… 인데,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기회에), 어떤 식의 위협과 규제가 주어지든 사람들이 한 가지 원칙만 잊지않고 계속 추구해주면 좋겠다. 바로 “여러 선택권 가운데, 규제가 가장 덜 부과되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 광고주 목록을 구글docs로 옮긴 사례에서 드러나듯 이미 그 정도의 지능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더욱 핵심 원칙으로 추구하시기를 바란다. 표현/언론 자유를 옭아매려는 이들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모든 힘이 다 필요한 만큼, 시장의 힘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 필요하다면 포털 블로그를 탈피해서 개인 계정을 만들어라. 웹호스팅 업체 역시 취약하다고 판단되면, 해외로 옮겨라. 혹은 그럴 자신이 없거나 더 안전하고 싶다면, 그런 가치의 보호를 존재의미로 삼고 있는 진보넷이 있다. 인터넷이라는 (메타)미디어의 속성상, 선택권은 거의 항상 있다. 필요하다면 포털이라는 안락의자를 벗어날 선택을 할 각오만 되어 있다면.

!@#… 토막 일곱. 정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지지기반. 자기 지지기반이 당이면 당에 충성하고, 청와대면 그분을 위해 바세린을 바른다. 그런데 지지기반이 지역이면? 당이고 청와대고 나발이고 없다(클릭). 상식, 내지 명랑사회에 대한 보편적 열망을 지지기반으로 삼아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이유다.

Copyleft 2008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추가) PS. 지나가는 개그: 8월 20일자 조선만평(클릭), 야구 중계에만 똑같이 매달리는 방송사들을 까다. 아하, 그러쿠나. 22일자. 또 23일자.

Trackback URL for this post: https://capcold.net/blog/1446/trackback
10 thoughts on “또다시, 생각의 토막들 080822

Comments


  1. 쩝…. 딱 이런 점을 지적하고 싶었는데, 마침 capcold님이 글을 올려 주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그나저나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과 한나라당의 거의 40%에 가까운 지지율은 언제나 신기합니다. 저걸 합리적으로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리 국민의 90% 이상에 불리한 정책을 추구하는 정당인데… ‘코끼리를 생각하지마’ 에 나오는 프레임이 그렇게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옭아매고 있단 뜻인지…. 끙….

  2. !@#… ullll님/ 앗, 토막셋의 링크가 뒤바뀌었군요. 수정 들어갔습니다; 토막넷의 NYTimes 링크는 제 경우 이상없이 잘 들어갑니다. 혹시 저만 잘 들어가지나요?;;;

    Crete님/ “내가 잘 사는 사람이 되겠어!”에서 “내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몰고 가겠어!”라는 사고방식으로 바꾸기란 무지하게 힘드니까요. 뭔가 효율적인 방법들을 계속 궁리해야죠.

  3. 이런 상황속에서도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정말 미스테리에요;;
    토막넷의 링크는 잘 보입니다만.. 언어의 장벽이..;;
    대략 어떤 내용인가요?

  4. !@#… 언럭키즈님/ 아, 펠프스의 7번째 금메달 경기의 판정결과가, 업체의 입김이 들어간 잘못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입니다. 핵심논조는 특정 선수의 스폰서 업체가 판독도 하는 등 상업적 이해 때문에 스포츠맨십이 망가지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지만, 무려 자국의 참치영웅 펠프스의 기록에 흠을 남길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그 사실을 터트린겁니다. 깡따구가 좀짱이죠.

  5. 한국 언론 가상 기사:

    [수영 영웅 뒤를 받쳐주는 숨은 영웅 오메가]
    이번 올림픽 금메달을 딴 장한 우리 선수의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우리 기업이 있었다. (생략) xxx 사장은 어릴 때부터 청계천에서 우연히 주워온 시계를 분해하고 놀았으며,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림픽 공식… (생략) 판독까지 우리 기업이 함으로써 ㅇㅇㅇ선수는 이렇게 유사시에 유리한 판정을 내심 기대할 수 있었고, 덕분에 더욱 마음 놓고 자신있게 물살을 가르며 제 실력을 120%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생략) 기성세대의 챔피언 이승만과 박정희가 없었더라도 ㅇㅇㅇ의 우승이 가능하였을까?

  6. !@#… intherye님/ 오오오! 여기에 “오심도 게임의 일부, 선진국에서는 보편적” 논리까지 넣으면 퍼펙트군요. (하지만 xxx라는 단어 때문에 일시 스팸에 걸렸었다능…;;;)

    지나가다님/ 대부분의 경우, 처음부터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짜 문제죠. (리멤버 황우석)

  7. 토막 넷 사건이 이번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이 블로그는 다시 한번 메이저 블로그(엄청난 조회 수와 악플이 넘치는 블로그)로써 나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8. !@#… 네이탐님/ 하기야 그 정도의 사건이 일어나야 사람들이 주목해보는 마이너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