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식에 따르면(클릭, 클릭, 클릭, 클릭), 소년만화잡지 영챔프가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뻔한 이야기지만, 종이잡지가 폐간할 때 연착륙하는 방법)한다고 한다. 솔직히 수년 전 ‘영점프’가 폐간될 당시와는 달리 약간 무덤덤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시 영점프는 새로운 지면 품질 개편을 의욕적으로 실험하고 있던 와중에 몇달만에 명줄이 끊긴 것이지만 이번의 영챔프는 활력을 잃은 지지부진함의 바닥을 기며 수년간 버티다가 수명을 다했다는 느낌이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최근 수년간의 영챔프의 라인업은 한때 ‘비트’, ‘티처X’, ‘내파란 세이버’, ‘프린세스 안나’ 같은 작품들과 성깔 있는 신인작가 단편들을 실어주던 경력의 지면과 동일 잡지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던가 말이다. 하기야 ‘그의 나라’나 ‘맘보 파라다이스’를 쥐도 새도 모르게 짤라버린 원망스러운 잡지라는 기억도 남아있지. 여튼 개성있는 신인 발굴능력이나 전반적인 품질관리 능력이 나중에는 학산의 ‘부킹’만큼도 되지 않았던만큼, 얼마나 더 버틸지가 관건이던 상황에서 결국 이렇게 장을 접었구나 싶다.
!@#… 청소년 판타지격투만화 코드 일변도를 고수하는 잡지 모델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으나… 장르 노쇄화라는 것이 있는 이상, 장르 내부에서의 혁신도 외적인 상업성 극대화도 없이 잡지를 위한 잡지로 버티는 것만큼은 확실히 불가능하다. 그쪽 장르라면 최소한 새 미디어환경에 걸맞게 세계관 중심의 독자참여를 유도하는 떡밥 투척, 개별 캐릭터들의 스타화 같이 출판물 편집이라기보다 연예매니지먼트에 가까운 접근이 필요한 시대랄까. 만화에서 환타지격투의 코드는 TV드라마의 연애 코드처럼 워낙 보편적으로 써먹기 좋은 만큼, 장르 편향을 어느정도 유지하면서도 과감하게 소재를 넓혀서 좀 더 넓은 독자층을 포용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일본의 점프식 만화에서 물든 나쁜 버릇, 이야기 진행 없이 필살기 대결 중심의 지면낭비로 질질 끄는 나쁜 버릇만 버린다면 말이다. 한 회에 새 필살기 하나를 새로 소개하는 것 말고도, 연재물로서의 만족감을 주는 방법은 적지 않다. 여하튼 TV드라마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듯.
영챔프라는 개별 사례는 결국 실패했지만, 그쪽 장르가 무너지거나 연재만화잡지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니 뭐 차분히 또 가능성을 타진해봐야겠지. 앞으로 다른 방식으로 또 도전해볼 분들에게 미리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그런 시도를 하는 열정만큼이나 최대한 영리하게 기획을 하시라는 당부도 함께.
!@#… 만화’잡지’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그다지 새로 추가할 말이 없기에(종이 출판물 정간지의 시장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는 것 정도를 빼고는), 이전에 다른 기회에 꺼낸 바 있는 관련글들 가운데 몇개를 다시 꺼내본다. 여하튼 다른 방식으로 새 만화 잡지를 창간하고자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조가 될지도.
– 만화잡지여, 튀어 올라라 [한겨레21/650호/0703]
– 장르만화 시스템의 르네상스를 꿈꾸는가 [만화규장각웹진0603]
– 잡지를 읽게 만든다는 것 – <격월간 새만화책> [기획회의 060301]
– 만화를 잡지로 읽는다는 것의 어려움 [만화규장각 0507]
– 그리고, 각 세부 장르에서 만화잡지들의 유구한(…) 흐름과 맥락을 꽤 열심히 담아낸 2003년 출간 만화관련서적, ‘만화세계정복’의 온라인 무료 공개판. (클릭)
– (추가) KBS 문화포럼의 만화산업 토론. 잡지에 관한 이야기가 당연히 꽤 많이 나왔던 자리. 여튼 쓸만한 토론이었다 생각하기에 첨부. (혹 무려 동영상으로 보고 싶으시다면… 클릭. KBS 로그인 필요. // … 예, 마이너하게시리 KBS Korea에서 방영한 관계로 본 사람 거의 없다는 듯 하고, 출연진 누구도 TV스타로 떠올랐다는 이야기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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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만화잡지 「영챔프」 종이잡지 휴간→온라인 연재로 전환….
【미르기닷컴】 1994년 2월 8일 「영챔프 스페셜」을 발행한 이후, 1994년 6월 1일에 창간된 대원씨아이의 청소년 대상 만화잡지 「영챔프」가 다음 2009년 5월 15일호(2009년 10호)를 끝으로 종이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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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챔프 폐간, 그리고 한국 만화의 미래는….
(주)대원씨아이의 격주간 청년 만화 잡지 『영챔프』 2009년 9호 (2008년 4월 15일 발행) 한국 만화 시장이 계속 요동치고 있다. 특히 잡지 만화 시장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