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와 방통위와 국회의 삼각 편대 속에서, 미디어법 정국을 자기들 맘대로 이끌어 가려고 부던히 애쓰는 H당. 그런데 자신들의 미디어법 패키지에 대한 수많은 문제 지적에 대해서 한 가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그럼 대안을 가져와 보등가”. 이게 사실 간단한 착시인데, 사실 뻘짓을 하는 것에 대한 대안은 바로 “뻘짓 안 하는 것” 이다. 하지만 안 하면, 지금 당장 뭔가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안하며 발목만 잡는다고 온갖 진상을 떨어서 가치관의 혼란을 일으킨다. 그러다보니 발전적 방향에 대해 충분히 연구되고 합의되지 않았더라도 우선 베타 버전이라도 선보여줄 수 밖에 없는 노릇.
그리고 결국, 패키지 가운데 방송사 소유 관련으로 민주당이 그런 베타 버전을 발표했다. 아직 법안화되지 않고, 개정안 골자로 발표. (민주당 보도자료 클릭, 미디어투데이 관련기사 클릭, 오마이뉴스 관련기사 클릭) 이거, 방향이 상당히 제대로 잡혔다. 반면, 이게 왜 제대로 잡힌건지 좀 더 쉽고 예쁘게 풀어서 여론화하지 않으면 H당이 목숨걸고 무시해서 쳐낼 위험성이 넘친다. 그런데 딱히 민주당이 그런 작업 잘 한다고 소문난 곳은 아니고. 그래서 뭐… 간단히 몇 줄 관전평 적어본다.
!@#… 민주당안의 우월성은 바로 저널리즘 기능에 대한 분리 접근이다. 이게 사실, capcold도 물론이거니와 많은 전문가들이 계속 주장해온 바이며 애초부터 현행 규제방식의 근간이기도 하다. H당식 불도저질의 문제, 산업 논의에서 매체 플랫폼과 오락 콘텐츠를 섞어버린 것은 물론, 오락콘텐츠 산업과 저널리즘 영역도 대충 섞어놓고 오로지 산업의 시장논리 하나로 밀어붙이고자 한 바를 극복하기 위한 첫 걸음. 즉 산업논리를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도 좋을 오락 부문과, 사회적 기능 논리가 무엇보다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저널리즘 부문을 나누어 따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상을 종합편성PP(보도포함), 준종합편성PP(보도부문 없음: 기존 법에 없는 새로운 카테고리), 보도전문PP 및 지상파 방송으로 나누어 각각 따로 소유 한도를 마련한다. (이외에도 사후규제로서의 점유율 25%라든지 몇가지 장치가 있는데, 여기서는 우선 패스)
1) 보도포함한 종합편성PP: 예를 들어 케이블 방송사, 위성방송사 중 보도프로그램과 오락프로 등을 같이 방영하는 곳.
– 신문: 여튼 진출을 마침내 허용해주고 있는 것이니, 규제완화. 다만 여러 제한을 두어, 조중동 같은 이들의 배제는 물론 유가부수도 공개해야함.
– 대기업: 진출 가능 기업의 자산규모 규제완화.
2) 보도 없는 종합편성PP(준종합편성PP): 그러니까, 오락과 전문 교양프로는 같이 하는데 보도프로그램은 없는 곳.
– 신문: 니들 맘대로 진출하세요. 게다가 허가제 아닌 등록제.
– 대기업: 니들 맘대로 진출하세요. 게다가 허가제 아닌 등록제.
3) 보도전문 PP: 그러니까, 케이블/위성 뉴스채널. 대기업/신문의 소유를 엄격히 제한한 현행법 유지.
4) 지상파: 대기업/신문의 소유를 금하는 현행법 유지.
한마디로 저널리즘 기능이 강할수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없으면 뭐 진출해도 좋음의 컨셉. 이로써 한류가 어쩌느니 하는 오락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산업론에 대해서는 충족. 미디어 플랫폼 시장 문제는 준종합편성PP는 등록제니까 마음껏 만드시던가.
!@#… 여기서 한번, 애초의 H당의 미디어법 강행 근거 레파토리를 생각해보자.
– “우리도 세계적인 방송사를 가져보자” 운운은, 세계적 방송사들은 자국의 방송사 플랫폼 자체가 아니라 모기업이 세계적으로 콘텐츠를 유통시키기에 세계적인 것이라서 구라즐.
– “방송에 자유롭게 소유를 인정해야 진정한 언론다양성을 이룸” 운운은 하필 실제 방송에 진출할 여력이 있다고 꼽히는 신문사들이 조중동 세트다보니 일찌감치 구라즐. 설상가상으로 그간 정권이 장악한 KBS가 보도품질이 급하락하면서 더블 구라즐.
– “강행하면 일자리 2만개” 운운은, KISDI보고서가 사기로 드러나며 구라즐. 덤으로 “여하튼 몇개든 일자리는 생긴다”는 것도 KISDI 사기를 바로잡으면 시장포화로 나오기 때문에 세트로 같이 구라즐.
그럼 남는 건 “여하튼 돈이 들어가야 방송도 좋아지는 거임“. 이건 상당 부분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번 민주당안은 어차피 별로 돈도 안되는 저널리즘 말고, 돈 되는 오락 콘텐츠에는 지상파만 빼고 사실상 활짝 열어줬다. 만약 여기에 H당이 반대하면? 애초부터 방송에 돈 들어가게 하는게 아니라, 조중동과 거대재벌에 저널리즘 채널 열어주는 것이 주목적이었다고 자백하는 꼴이지 뭐. (아 물론 실제로도 이들이 굳이 오락콘텐츠에 투자하고 싶다면 지금도 외주 프로덕션을 공략하면 된다. 그래도 방송에 눈독 들이는 건, 보도통로를 확보해서 언론 권력의 이득을 보겠다는 것 말고 또 뭐가 있겠나… 라고 약간 비뚤어진 편견이 있지만, 뭐 각자의 상황은 나름 복잡할 수 있으니 미리 결론내리지는 말자)
!@#… 이제 H당은 민주당안을 두고 선택을 해야한다. 토론테이블에 올리면, 이 안을 수용하여 관련제도들을 더 심도 깊게 토론하고 연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종편PP에 대한 신문사 진입장벽 구성원리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점을 좀 더 조율해야 한다든지. 그걸 6월 임시국회에서 다 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 게다가 재벌 + 조중동이 H당에 걸고 있던 기대를 배신할 경우 그 후환을 어찌 감당하리. 그렇다고 확실하게 반박해서 쳐내기에는 논리로 심하게 딸린다… 시장 논리를 사기연구로 박살내준 KISDI의 공이 크다. 그럼 남은 방법? 애초에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내는 것. 아니나 다를까, 기존 규제와 달라진게 뭐냐며 폄하하고 묻어버리기 작전이 이미 시작.
하지만 미안, 억지 아우성 말고 정상적인 이성으로 보면 기존 규제보다는 반 보쯤 더 발전한, 꽤 신중하고 컨셉이 잘 갖춰진 전향적인 방안이랍니다. 이 상태에서 신문사/대기업 소유지분 참여 종합편성PP를 만들어보고, 그 추이를 바탕으로 다음 반보를 구상할 수 있는거고. 제발, 유연하고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니까.
!@#… 이제 남은 것은 야당 진영의 홍보력이다. 예를 들어 이것을 “뉴스는 줄 수 없다, THIS! IS! 민주주의!”라고 하기보다, “산업성 향상을 최대한 도모하되, 산업적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고 사회적 여파가 큰 보도기능은 더 복합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안”이라고 포장해주는 센스 말이다. 진보신당도 창조한국당도 민주노동당도 세부적으로는 각자 다른 더 큰 지향점이 있겠지만 큰 틀에서 현 민주당안이 옳은 방향임을 인정하고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국회도 국회지만 대국민 홍보에 피치를 올리고. 당도 당이지만 그냥 미디어법에 관심있는 개개인들도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여론형성 패키지로는
1) KISDI 사기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대국민 사기극 프레임”
2) “결국 H당은 재벌/조중동에 방송 넘겨주려고 한 거 맞네”
3) 민주당안의 컨셉은 “산업도모+공익추구의 균형”
등 3가지 요소를 함께 묶어 호소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 우선 빠르게 여론몰이를 하여 민주당안을 제대로 의제에 올려서, H당이 일방적으로 박아넣은 논의마감 시한 어쩌고부터 없애놓고 봐야한다. 그러려면 원기옥급의 파워가 필요하다.
“모두들, 민주당안에 힘을 모아줘!”
PS. 처리의 전제인 “여론 수렴”을 망각한 H당의 “6월 처리 대국민 약속론”에 대해서는, 최근 트위터에 올린 이야기를 셀프인용.
“심부름하면 과자줄께.”
“응.”
(1시간후)
“심부름 안할꺼야. 하지만 과자 줘! 약속했잖아! C8, 때려눕히고 가져갈꺼야! 이거 성질 뻗쳐서…”
PS2. 펌질 권장. 링크 권장. 메타 추천 권장. 뭐든 이런 쪽의 이야기를 빠르게 널리 퍼트릴 수 있다면 다 권장.
— Copyleft 2009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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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와 방통위와 국회의 삼각 편대 속에서, 미디어법 정국을 자기들 맘대로 이끌어 가려고 부던히 애쓰는 H당. 그런데 자신들의 미디어법 패키지에 대한 수많은 문제 지적에 대해서 한 가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그럼 대안을 가져와 보등가”. 이게 사실 간단한 착시인데, 사실 뻘짓을 하는 것에 대한 대안은 바로 “뻘짓 안 하는 것” 이다. 하지만 안 하면, 지금 당장 뭔가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안하며 발목만 잡는다고 온갖 진상을 떨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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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cold님의 2009년 7월 10일자 글을 옮겨붙입니다. ※ !@#… 청와대와 방통위와 국회의 삼각 편대 속에서, 미디어법 정국을 자기들 맘대로 이끌어 가려고 부던히 애쓰는 H당. 그런데 자신들의 미디어법 패키지에 대한 수많은 문제 지적에 대해서 한 가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그럼 대안을 가져와 보등가”. 이게 사실 간단한 착시인데, 사실 뻘짓을 하는 것에 대한 대안은 바로 “뻘짓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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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법 강행 : 조중동과 대기업이 왜 안된다는건가 – capcold님의 블로그님, 2009년 7월 13일 ▶ 한나라당, ‘날치기 논란’ 언론법 재상정 – 미디어오늘, 2009년 7월 13일, 최훈길 기자 오늘은 참 대단한 일이 많이 벌어지는 날이다. 전 포스팅 (클릭) 에서 결국 경기도 의회에서 학생수 300명 이하인 학교, 그리고 도서, 낙후 지역의 학교의 무상 급식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고, 두 번째에 링크한 기사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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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당이 여론수렴을 계속 훼방놓은 것(클릭), 더 나은 해법이 무시당한 사실(클릭) 등 정작 사안 자체에 대한 판단에 필요한 핵심적 사건들은 무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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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back by capcold님의 블로그님 | 미디어법 관련 토론, 간단 도우미
[…] 이야기다. 그런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 민주당의 접근방식이었는데(클릭), H당은 “원래 핵심은 조중동에 방송보도 안겨주는거에염”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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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조중동 방송뉴스가 울려퍼진다 한들 http://t.co/lTQ4iqi via @capcold 예전 글이지만 일독 권합니다. 중간 과정에 괜찮은 민주당의 대안이 있었단 것도 이제야 알았네요. http://t.co/SqtceDM
Pingback by ….며칠 남았더라? | disintegration
[…] 미디어법 정국: 민주당 개정안, 지지할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