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들의 인문학 교육 시스템을 기존의 분과학문 틀에서 벗어나 사회적 과제 중심으로 완전히 재설계를 하자는 내용. 이미 베닝턴 대학에서 실제 도입한지 좀 된 실험인데, 학계 전반으로 확장하자는 제안이다. 특히 학계와 현실세계의 연결고리 회복이라는 무척 중요한 발상을 담고 있다. 남기윤님이라는 분께서 자막 작업을 하셨고, TED의 작업 절차상 필요한 리뷰만 capcold가 맡았다. 특히 학계에 대해 뭔가 갑갑해하는 분들(그러니까, 종신고용 확보 이전의 대부분의 학계 종사자들)이라면 널리 공유해 마땅한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데, 리뷰어가 없어 발간이 되지 않고 있기에 쓱싹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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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상1: 여기서 이야기하는 분과 경계 허물기는, 한국에서 한동안 붐이 일었던 ‘학부제’나 ‘협동과정’과는 좀 질적으로 다른 이야기다. 우선 학부제의 경우, 고교에서 적성 어쩌고 상관없이 성적 맞춰 온 신입생들에게 학문분야들을 폭넓게 경험시키고는 결국 상급학년에서 분과체계로 흡수하는 식이다. 그리고 협동과정 역시 개별 분과들을 특정 신분야에서 협업시키는 ‘학제간’ 교류의 의미에 가깝다. 이에 비해 콜먼이 강조하는 교차학제는 아예 학생들이 사회적 과제를 먼저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분과의 틀을 가로지르며 여러 기존 분과학문의 분야들을 넘나드는 커리큘럼을 각자 짜는 방식이다.
이것은 강연에 나오듯 인문학/사회과학 쪽에서 더 유용한 방향성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장 대표적인 분과초월 커리큘럼 사례는 공학에 뿌리를 둔 MIT 미디어랩이다 – 아무래도 공학쪽이 ‘과제해결적’ 마인드가 더 강하다보니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반면 인문/사회쪽 특유의 과정지향성이 밥그릇 확보 노력과 이상하게 결합해버리면, 강력한 세부분과의 방향으로 갈 뿐만 아니라 알력까지 생긴다. 그 결과, 분과 전문성을 구축하려다가 현실세계와 소통능력이 줄어든다(솔직히 수학공식들이 주는 공포만 빼면, 컴공과 논문들이 철학과 논문들보다 차라리 연구의 논지와 함의를 훨씬 제대로 알아먹을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경우가 많으리라). 소통능력이 줄어들다보니 당연하 사회적 영향력도 감소하고. 영향력이 감소하니 다시금 내부적으로 존재논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좁고 깊게 전문성을 구축하려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한쪽으로는 강연에서 이야기하는 방식의 전면 혁신이겠고, 다른 한쪽은 인문/사회쪽 학계의 평가척도를 더욱 업그레이드해서 SSCI 점수 같은 것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기여 같은 한층 포괄적 요소들을 입체적으로 반영하도록 하는 것… 이지만, 뭐 결코 쉽게 이루어낼 일은 아니리라. 특히 번역서 조차 학문적 성과로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을 정도의 원시적 상태의 평가기준에서는 더욱 더.
!@#… 잡상2: 개인적으로는, 강연에서 이야기하는 educated generalist들이 개별 분야의 expert들이 복합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관리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 교육 역시,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져야 하고. 졸업 후 그들이 저널리스트가 되어 그런 과제를 하는 것이 가장 훌륭할텐데, 언론판이 ‘저널리스트’가 아닌 ‘언론사 직원’들로 수두룩한 한국의 상황에서는 좀 가야할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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