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2013: 미디어/시사

!@#… 베스트오브2013 시리즈, 미디어편(미디어 관련 국내 및 해외 이슈, 불명예스러운 일들 등)과 시사편(시사사건, 올해의 키워드 등).

 

** 미디어 이슈 한국편

– 손석희, JTBC에 뉴스부문 사장이 되어 프라임타임 뉴스를 자기 취향껏 재편. 종편의 한계에 대한 우려와 별개로, 결과물이 현재는 꽤 좋다.

– 뉴스타파, 국제 탐사저널리스트들과 협업하여 조세 회피처 특종. 취재 보도 방식으로서도, 사회적 함의로서도 중요하게 참조해야할 모델,

– 방송공정성특위, s당측의 부지런한 파토놓기 속에 흐지부지. 이런 사안이 관심 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공영언론 보도가 나아지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짝퉁 한국일보 사태. 언론의 편집권 독립 문제, 경영 투자와 책임, 기자의 역할 등에 대한 여러 함의를 가득 던졌다.

– 기타: 블로거 규합을 바탕으로 하는 틈새형 뉴스매체들의 분투. 슬로우뉴스, ㅍㅍㅅㅅ, 뉴스페퍼민트, 다이버시티, 테크니들 외 다수가 잘도 존속되었고, 더 제도화된 언론매체들에 대한 불만족을 타고 나름 인지도도 상승해 나아갔다.

 

** 미디어 이슈 세계편…이라고 해놓고 영미권

– 미국의 인터넷 감시 들통. 미국 NSA가 프리즘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전세계 인터넷을 체계적 협력을 받으며 거의 무차별적으로 감시하고 있음이 공익제보자 에드워드 스노든과 두 명의 유능한 저널리스트들에 의하여 폭로.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 너무 세계 시민들 일반이 무덤덤.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를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인수. 전통 언론과 IT산업 사이의 관계맺음에 대한 상징적 사건인데, 어쨌든 경악보다는 기회로 받아들여짐.

– 의료보험 재앙. 미국에서 정부셧다운까지 가는 정치적 난리까지 겪고 겨우 시작한 새 의료보험제도를 움직이는 종합시장정보 사이트 healthcare.gov가 개시하면서, 동접 규모 처리 못하고 뻗어버림. 사이트 개발의 난맥상이라는 기술적 요소가 제도와 사회적 파장과 맞물리며, 결국 대통령 사과 등 정치적 위기로 비화.

– 저널리즘 스쿨의 ‘교육-병원 모델’ 논쟁. 간단히 압축해서, 변화하는 미디어환경에서 언론학과들이 해내야할 몫이 무엇인가라는 존재의의 질문에서 가장 강력히 대두되는 것이 바로 교육과 실제 활동이 겸비되는 의대 방식의 교육-병원 모델. 맞다 아니다 이렇게 가야한다 아니그건좀곤란하다 식의 백가쟁명이 올 한해 언론학계에서 특히 많았음.

– 내 기분껏 선정: 유수의 풍자신문 ‘어니언’, 종이신문 폐간. Aㅏ…

 

**올해의 저널리즘 홀오브쉣

쨍박뉴스™. 박II 대통령 납시니 햇빛이 쨍하고 비추었도다(관련기사)라는 식이니 쨍박뉴스. 솔직히, 그런 보도를 일삼는 기자와 매체는 언론단체들에서 영구제명시켜야한다고 본다.

– c일보의 채동욱 검찰총장 친자 드립. 저널리즘 규범으로 볼 때 아주 구석구석 민망한 일이다.

– MBC뉴스. 알통이 굵으면 보수인데 비오면 소시지빵을 먹어야하고 김정은이 눈썹을 밀었다(클릭). 아무리 열심히 파업하고 싸우며 사장 하나 밀어냈다한들, 결과물은 점점 더 망하고 있을 따름.

–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에 대한 인육사냥. 트위터, 레딧, 그리고 속보를 받은 언론사들 일체. (클릭)

만티 테오 낚시 사건. 존재하지 않는 여자친구에 낚인 풋볼 스타가 나머지 세상도 낚은, 온라인 정체성과 미디어 거품에 관한 해괴한 소동.

 

**올해의 우수 저널리즘 기획

– 손석희의 뉴스9 (JTBC)

– 뉴스타파 조세피난처 특집

– 한겨레의 국정원 추적 보도: 이슈를 파낸 근성.
시사인의 국정원 특집 페이지: 그 이슈를 펼쳐내는 강력한 취합.

– 가디언의 NSA 감시 폭로 보도과정 일체. 케잌 위의 딸기 격으로 인터액티브 설명 기사까지.

– NYT의 넬슨 만델라 영면 특집 페이지. 오래 준비해뒀고, 자료가 많이 축적되어 있었고, 다루는 대상에 대한 확실한 존경 위에 만들어진 티가 나고.

 

** 주목할 국내외 시사 사건

국내.

– 국가정보기관들의 여론공작. 별로 주목 못받던 초창기부터 계속 중요하다고 떠든 사안이라, 따로 설명 불필요.

– NLL 생난리. 실로, 너도나도 함께 불을 지핀 ‘헛소동’. 관련 글 참조.

– 각종 노동권 불리 국면들. 쌍용노동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턱없이 시대착오적인 공권력의 공격. 삼성서비스의 현실. 뭐 끝이 없다.

– 넷우익들에게 관심 폭발. 일베라는 특정 공간에만 관심이 집중된 감도 있지만. 각종 분석들이 마구 꽃피어나고, 그게 과도하여 엉뚱한 악마화도 좀 있지만.

 

해외

– 광장에 나와서 (각자의 방향에서) 사회개혁을 부르짖은 중동 지역 국가들의 시민들. 타히르 광장에서 탁심 광장까지.

– 동아시아 국가들의 우파 물결. 한, 중, 일 너나할 것 없이 우향우로 자신들과 서로의 속을 긁었다.

– 비트코인 러시. 신기한 투자대상을 발견하고, 결국 널뛰기.

– 이란 핵협상 타결. 외교로 핵무장 해제라는 모델이 다시 열릴 것인가. 아닌가.

– 미국정부 셧다운. 극단주의 분파가 양당제의 한쪽 정당을, 그 정당이 나라 정치 전체를, 그 나라 정치가 자칫하면 세계 경제 전반을 말아먹을 뻔한 섬뜩멍청한 촌극. 고작 일련의 저소득층들에게 의료보험의 길을 열어주기 싫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거, 남의 나라 남의 제도 이야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기도 하다.

 

** 올해의 키워드

권위주의.

모 작품에 대한 서평에서 한 토막 반복하겠다. 현재의 퇴행은 다분히 자발적인 퇴행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근시안적 탐욕을 발휘했고, 그것에 올라탄 이들이 주도하여 사회의 각종 공공 기반을 뒤흔들어놓은 것이 바로 이전 정권 한국사회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탐욕이 충족되지 못한 채로 피로가 오자,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고개를 들어 바라본 것은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 혹은 권위주의적 안정성에 대한 환상이다. 그리고 등극한 박II 정권이 시작된 후 드러난 것은, 어차피 안정성 없는 시대에 그냥 권위주의만 밀어 넣고 위세를 잡고 있는 야매 통치일 따름이었다.

박II 정권이 워낙 레트로해서 그렇지, 권위주의 분위기는 그들이 혼자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당장 우리와 우리 주변 사람들이 ‘권위주의는 안정적 질서에는 도움된다’는 헛된 동경을 버리지 않는한, 추진 난이도 높은 복지 공약은 심심하면 잘라내고, 정당한 대우를 위해 일어서는 노조와 시민들에게는 최루액을 난사하는 현 상황이 바뀔 이유가 없다. 누르고 밟아서 만드는 ‘안정성’보다, 좀 시끄럽더라도 부딪히고 협상하여 만드는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어떤 식으로든 유도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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