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경제 포스팅의 토막들

!@#… 경제 관련으로는 현 상황 따라잡기로도 바쁠 뿐이지 뭔가 코멘트를 하고 제안을 할 내공이 부족함을 알기에, 원래 별다른 포스팅을 안하곤 한다. 하지만 워낙 세월이 세월인지라, 파편 정도는 한번쯤 배출해놔야 생각이 정리될 듯. 그래서, 경제 관련 토막들. 본격 경제 토막들이기에는 무척 부족하고, 그냥 대략 토막들.

!@#… 토막 하나. 지난 주 한미 300억불 규모 스왚 결정 하나로 강만수 옵빠 칭송 붐이 일어나는 듯 한데(적어도 청와대와 한나라당과 그들을 강렬하게 사모하는 연인들 사이에서는), 여러모로 정보 홍수 속에서 헷갈리기 쉬우니 간단하게 기준점 좀 잡고 가면 좋을 듯 하다.

우선 이 모든 것은 이전부터 위험성이 축적되어서 그렇다, 이번 정부는 옴팡지게 뒤집어쓴거다 이야기에 대해서. 뭐, 확실히 현재 금융난리의 근간에는 노무현 정부 당시의 금융+부동산 가치 급뻥튀기(좋은 말로, ‘호황’)에 있고, 그 전에 DJ정부 시절의 금융개방조치와 기업 빚의 가계 전가 등이 있다. 더 나아가기 좋아하는 분들은 신자유주의의 폐해같은 초거대 비전도 들고오실테고, 맹목적 성장 지향의 한국형 자본주의를 이야기하실 분들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두고두고 쌓인 화약더미가 폭발을 했을 경우는, 그 위에 앉아서 고구마 굽겠다고 캠프파이어를 지폈던 인간들에게 책임을 묻고 수습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거품이 끼었다면 전체 수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내실 측면에서 거품을 줄여나가고 액체를 늘릴 방법을 궁리해야지, 다시 성장 드라이브 – 즉 거품으로 거품을 막는 경제 드라이브를 걸겠다면 도대체 어쩌라고. 위험성이 축적되온 것은 사실, 하지만 위험성을 개무시하고 오히려 더 달려나간 것이 큰 죄.

두번째, 누가 해도 어쩔 수 없다느니 그나마 최선을 다하고 있다 힘을 모아주자 운운에 대해서. 확실히 미국발 재앙이 가장 큰 변인인 만큼 한국에서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이 적다 할지라도, 결국 어떤 결정적인 분기점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의 문제다. 마치 전반적으로 시나리오가 스트레이트한 비주얼노블계열 미연시라도, 핵심 분기점에 따라서 배드엔딩으로 가느냐 하렘엔딩으로 가느냐가 나누어지듯이 말이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적어도 세 번의 분기점에서 정말 살떨릴 정도로 노골적인 배드엔딩 직행 선택지를 골랐는데, 대략 이런 것들이다. 첫째, 서브프라임발 악재가 금융권으로 번져서 환율이 흔들릴 조짐이 보였던 초기 타이밍. 이 때 오히려 성장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고환율을 하겠다 던져주니, 그 뒤 본격 환율 널뛰기는 물론, 의도했던 성장드라이브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입비용 관련 균형점도 깨진지 오래, 그 후 부랴부랴 환율방어 몰빵. 외환보유량 소비야 그렇다치더라도, 시장 신뢰 박살로 직행했다. 둘째, 미국의 은행 대거 국유화 선언 직후, 잠시동안 안정기로 돌아갔던 타이밍. 이 때는 한국은 괜찮아 선언을 하고 강공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고 나서야 했는데, 그럴듯하다가 이내 IMF보다 위기라느니 실물경제가 본격 위험하다느니 초를 쳐버렸다. 뻥을 치라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소통기술을 총동원해서 국내외로 긍정적 비전을 만들어줬어야 했다는 것이다. 여튼 덕분에 내수 진작은 물건너간지 오래, 시장은 더욱 패닉. 셋째, 오만 나라들에게 돈꿔주며 사태 수습중이었던 IMF가 한국에도 달러 좀 대줄까 고려하고 있다고 정보가 흘러나오는 타이밍. 정치적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서, 조건도 안듣고 우린 그런거 생각도 안하고 있어 선언. 주가철도 999를 달리는 위기에서 그런 확고한 거절 표시는 좀 심히 문제가 있다. 다행히도 미국이 자신들의 달러 기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신흥금융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달러스왚을 발표하고 그 중 한국도 포함시켜서 세번째 뻘타의 파급력은 상쇄되었으니 망정이지(게다가 결국 유사시에는 IMF의 스왚지원도 받기로 하고). 아 물론 미국의 스왚 제안을 거절하지 않은 것은 무척 잘한 일이다. 거의 상식인의 아이큐다. 짝짝짝.

여튼 세 번 모두, 자신들의 원래 비전에 눈이 멀어 신중함이 없고, 급박한 상황에서 장악력과 정신줄까지 세트로 놓치고, 지극히 본능적인 차원의 뒷북으로 일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쳇말로, 그걸 무능이라고 부른다. 전쟁 중에는 지휘관을 바꾸지 않는다는 잘난 말을 종종 인용하는데, 그 분들은 ‘불멸의 이순신’ 드라마를 다시 시청하시길 바란다(횟수도 많아서, 그거 다 보는 동안 제발 일 한다고 나서다가 상황 악화시키는 짓은 좀 줄어들겠지). 결론: 현 경제관료들은 무능한 것 맞다. 악조건은 악조건, 무능은 무능. 고작 정치적 지향점 따위가 한나라당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대처능력이 더 나은 사람들로 바꾸는 것이 낫다.

“너는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경제를 쥐뿔도 모른다고 세 번 뽀록날 것이다.”
“구라 즐.”
… 그리고 예언이 들어맞고 새벽이 되자 그가 울고 국민이 울고 전미가 울었다.
(MB복음 14장)

!@#… 토막 둘. 한국형 시장경제의 선봉장들이 (늘상 그렇듯 또) 시장 인식을 수호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전경련 “군대서도 시장경제 가르쳐야”…기업편향 교과서 논란 ‘재점화’
뉴시스 | 기사입력 2008.11.02 11:00

그런데 시장경제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말로만 시장경제를 외쳐서는 소용없고 시장경제 환경 속에서 실습시켜야 한다. 장병들에게 노동력의 시장가치에 걸맞는 월급을 주고, 리더십 습득 등 군인으로서의 시장가치에 따라서 진급시키고, 비합리적인 신참/고참 문화가 아니라 주어진 계급제 안에서 합리적 팀제로 바꾸고, 반시장적인 군납비리와 부조리를 뿌리뽑고… 오오, 전경련의 사소한 투정이, 전면적 군 선진화 계획이 된다. 컨셉이었다면 대략 천재. (그럴리가)

PS. 그 기사에 붙은 베스트리플: “이익은 사유화, 그러나 손해는 사회화. 이게 니들이 말하는 시장 경제냐?” (jobs76님)

!@#… 토막 셋. 시장 폭싹의 압박 속에서 한미공조… 아니 동조(싱크로).

사라진 부시 어디로 갔나?
YTN | 기사입력 2008.11.02 10:23

<민주당 논평> 한나라당 외벽에서 사라진 대통령 얼굴
연합뉴스 보도자료 | 기사입력 2008.10.27 18:15

!@#… 토막 넷. 한국의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서 미국의 소비시장을 열자는 것이 FTA 연내비준론의 컨셉인데, 정작 그 미국 시장은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로 돌입 예정. 타이밍도 참 죽이는구먼.

<당정, '한미FTA 연내 비준' 속도낸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11.02 16:13

미국 3분기 연속 마이너스성장 가능성
2008-10-27 15:28:50

!@#… 토막 다섯. 이제는 본격 실물과 내수 이야기란다.

李대통령 “세계와 협력하며 내수진작할 것”
기사입력 2008-11-02 17:19

상식적인 경제지식을 지닌 이라면 누구나 탄탄한 경제성장을 위해 내수시장 성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내수시장 성장이란 문자 그대로 국내에서 계속 더 많은 양의 돈이 돌고 돌아야 성립된다. 쉬운(?) 방법은 금융이나 부동산 등 국내 유동자산의 가치 뻥튀기에 몰빵하는 것. 그런데 현 이명박 정부의 경제팀은 금융기법에 대해서는 실력이 바닥을 긴다는 것이 드러났다(국민연금 투자 손해규모든, 금번 금융위기 대처과정에서 드러난 거듭된 삽질 연타든). 부동산의 경우도 아파트권을 중심으로 이미 침체국면에 돌입, 가치가 불기는 커녕 감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약간 더 기본적 차원을 다시 봐야 할 터… 그렇게 요새 열 올리는 ‘실물’경제 말이다.

그런데 실물경제 차원의 내수시장 성장이라면 월급도 올려주고 소매품이나 서비스 물가도 올려 받는 등 더 많이 소비하게 할 수 밖에 없다(DJ정부가 괜히 부작용 뻔히 알면서도 카드 부양책을 쓴 게 아니라니까). 소비를 할만한 실탄을 계속 실물 차원에서 공급하고, 소비를 할 심리적 여유도 만들어야 한다. 바로 그런 쪽에서 접근하는, 정규직화 또는 사회복지 정비를 통한 안정감 확보나 월급 인상 같은 “상향식” 경기부양을 과연 이 대통령과 장관과 경제팀이 철학적으로 납득할 수 있을까. 허리띠 졸라매고 전국민이 하나되자는 전근대적(군대적) 각오에 시간이 멈춰서있는 분들이 말이다. 대형 토목산업을 통한 경기부양에 몰빵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노동/복지 제도 정비를 통해서 내수시장 진작을 하는 해피한 발상이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한 번 보고 싶다. 살아 생전에.

!@#… 토막 여섯. 감동의 현 시국 묘사.

* 나빠지잖아, 경제: http://eniac90.egloos.com/4690483 (매쉬업 예술)
* 해피엔딩 2012: http://homa.egloos.com/3954020 (식은 땀이…)
* 코코넛 섬의 비밀: 기사 클릭. (원숭이도 이해할 수 있는 금융버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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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oughts on “대략 경제 포스팅의 토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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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poosuk's me2DAY

    poosuk의 생각…

    대략 경제 포스팅의 토막들. 마지막에 연결된 ‘나빠지잖아, 경제’ 보며 웃다가 울가다….

  2. Pingback by capcold님의 블로그님 » Blog Archive » 베스트 오브 2008 [미디어, 시사, 블로깅, 표어]

    […] – 미국발 경제붕괴, 믿기지 않은 미숙한 상황대처능력: 비국발 불황의 여파는 불가피, 하지만 분기점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능력. 피해를 최대화하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한 능력. 클릭. […]

Comments


  1. 상식적인 경제기조로 볼때, 솔직히 미국발 위기는 시작이었던것이라 2009년 상반기까지 계속 비극적인 사건들이 계속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인데(확률로 이야기…대선효과도 있으니).

    신뢰를 잃어서 일어난 시장위기와, 외부의 위기로 얹혀진 시장위기를 구분못한채 얼레덜레 달리다가, 가까스로 신뢰를 조금 회복해서 위기를 벗어나게 되자..

    외부+신뢰+그무엇이 되었든, 모든 시장위기를 극복해버린걸로 착각해버리는 우리의 히어로들.

    물론 그 히어로들을 비판해온 계열들도 최근 두달간 그 몇가지 분류를 혼동..또는 구분하기 귀찮아해온 공범(?)들인것은 사실이지만.

    수능을 잘봐야하는데, 모의고사 점수 잘받아왔다면서.. 왠지 그걸로 내신까지 올라간듯한 착각에 빠진 수험생을 관찰하는 기분이랄까요.(그 칭찬해주는 선생님까지 합세)

  2. 아. 큰일 날뻔했다. 잘못 했으면 마법사엔딩이었던 건가요?

  3. 공감가는 부분이 무척 많아서 좀 서글픈 느낌도 듭니다. 개인적으론 전경련 높으신 분들이 가장 별로군요. ‘자본주의’ 이념 정훈을 실시하는 모습이 어째 좀 이북스러운 느낌이…

  4. !@#… 지나가는이님/ 그런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시장과 자본주의의 힘을 1밀리그램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네이탐님/ “그리고 ***은 슬픈 눈을 하며 한 때 행복웠던 추억을 씁쓸히 되새기며, 그 때 ***을 택했더라면 어떤 현재를 맞이했을까 잠시 상념에 빠졌다. – 끝 -”

    nomodem님/ 자뻑의 바다는 넓고 광대하니까요.

  5. 해결책: [불멸의 이순신] 전 104화를 떠서 기획재정부에 보낸다. (공식발매 DVD는 33화라 분량 턱없이 부족…) 명민좌+장군님 파워의 위용으로 국난 극복!! (아…아닌가?;)

  6. !@#… 시바우치님/ 헉, 정본 DVD가 그런 만행을 저질렀군요;;; 뭐 누가 대신 불법복제를 해줄 것 없이, 자신들의 사적 방송으로 삼고 싶어하는 KBS에서 직접 얻어오면 되겠죠. 여튼 전쟁중에도 장군을 바꿨기에 살아남은 이야기를 열심히 되새기며 제발 덜 멍청한 결단을 내려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7. 열심히 MB ♡ MS 동인지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나이스한 떡밥이 생겼죠… 이런 걸로 창작 의욕 불타면 안되는데…

  8. !@#… 우유차님/ MBxMS 동인지 생산의 경쟁자로는, 조선일보(클릭)와 동아일보(클릭)가 있죠. 품질은 심히 낮지만, 전국적 유통을 자랑하는 거대서클이다보니 좀 위협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