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하 분개드립, 소셜미디어의 속성에 대처하기

!@#… 어떤 재미교포 인기아이돌이 지망생 시절 마이스페이스에 “한국은 졸 꾸리해(Korea is gay)”라고 남겼던게 새삼 화제를 모아, 뭔가 분개는 하고 싶은데 그 분개 에너지를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에 돌리기는 싫은 뭇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중이다. 한 눈에 봐도 생각없이 사적공간에서 사적으로 뱉은 말에 대해 사적인 분개 이상의 사회적 담론이라도 만들겠다는듯 달려드는 꼴이 좀 막걸리보안법마인드™스러운데, 반면 나라사랑 운운하며 오바하지만 않는다면 자기 손님들을 그지깽깽이 취급한 업주를 보이콧하는 정도의 반발은 얼마든지 오케이. 그런데 이런 별 것 아닌 사건에 굳이 capcold가 관심을 할애하는 이유는… 역시 매체공간과 메시지가 남겨진 속성 때문.

!@#… 소셜미디어라는 개념이 원래 좀 그렇다. 1인미디어 개념에서는 자신의 매체를 만들어 직접 그 속에 담기는 메시지를 관리한다는 의미가 강한 반면, 소셜미디어는 그냥 함께 주고받고 대화하는 느슨한 놀이터를 상정한다. 그런데 이 2가지는 심지어 매체 자체가 기술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다. 당장 블로그라는 것만 해도 1인미디어에 가깝게 꾸리는 캡콜닷넷도 있지만, 거의 커뮤니티 게시판에 가깝게 굴리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소셜미디어의 총아 취급받는 트위터만 해도 그냥 속보전달용 창구로 사용하고도 큰 인기를 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예: @guardiantech). 그리고 크라우드소싱에 의한 시민저널리즘의 사례처럼, 그 경계가 희미하다는 점이 바로 최대 장점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접근성이 주어지는 한 무엇이든 잠재적으로 ‘공적’ 속성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건 굳이 연예인들에게 공인드립치기 좋아하는(그 공인 도덕성에 대한 열정의 절반만이라도, 정치인들에게 할애해주었으면 좋겠지만) 한국이 아니더라도, 페이스북에 올렸던 술취한 사진으로 직장 면접 물먹는 미국 사례라든지 뭐 나름대로 보편적이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추후에도 계속 열람 가능한 기록으로 남아 소셜미디어의 장점이라 꼽히는 솔직함이 발목을 잡는 현상(via 링블로그), 이젠 뭐 너도나도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via 현실창조공간) 같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확실히 있다. 사적/공적 표현 공간이 매체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고 받아들이는 맥락에 따라서 구분되며, 특히 기록 축적과 접근성 때문에 더욱 더 그 과정의 통제력이 자신보다는 불특정 다수의 남들에게 주어진다. 매체적 경계로부터 더 자유롭게 자신의 뜻을 펼치는 편리함만큼, 그것이 만드는 파장 역시 더 복잡해진 셈이다.

!@#… 자 그럼 메시지를 표현하고 뿌리는 우리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정보 공개 수준 지정 등 매체기술적 해결은 사실 한계가 있는데, 예를 들어 겉으로 공적인 점잖음을 표방하는 이가 ‘이웃공개’로 특정 사안에 대한 거친 본심을 드러냈다는 것이 유출되면 오히려 더욱 위선자로 낙인만 찍히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길은, 소셜미디어든 뭐든 무조건 모든 것을 공적 공간으로 상정하고 공적 방식으로 공개하기 위해 정제된 내용만 펼치는 것이다. 사적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했다가 언젠가 돌아와서 뒷통수 맞을 수 있으니까. 공인드립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할 발상이다. 하지만 우선 사회생활의 범위가 온라인 상에서 점점 늘어나면서, 인터넷 매체를 통해 기록을 보존하고 교환하는 영역과 방법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매체 자체들이 마구 융합하고 있어서, 현재 개발중인 구글 웨이브는 인터넷상 ‘사적’ 매체의 대표격인 메일이 게시판, 위키, 실시간 대화 등과 유기적으로 연동이 되어버린다. 한마디로 정상적인 현대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상에 ‘사적’영역을 가지지 않는 것은 갈수록 불가능의 경지로 향하고 있다.

두번째 길은 차라리 모든 것을 사적 영역화하는 것이다. 가식은 그만, 솔직함이야말로 시대정신. 이것의 장점과 단점 모두, DC갤러리 중 다수, 네이버뉴스 답글들, 다음 아고라 포스팅 중 다수 등 주로 솔직한 상향식 난장을 장려하는 곳들을 보면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특히 막장 삿대질, 반지성 반달리즘 같은 것들 어쩔껀데. “솔직함”을 일정 부분 컨트롤하는 것은 발전된 사회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via Ha-1). 풀뿌리만 너무 강조하다가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애석한 일이겠지.

capcold가 추천하는 것은 덜 간단한 세번째 길이다. 어떤 경우에 사적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고 어떤 경우가 공적 발언에 가까운지, 하나의 발언으로 드러난 의견이 이후에 어떻게 변모하는지, 그 표현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나왔고 또 그 조건이 바뀌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풍부하게 맥락화시켜주는 것. 바로 풍부한 맥락화의 길이다. 순간의 사적인 파편 기록들에도 계속 나름대로 맥락을 부여하고, 이후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도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솔직함을 다른 여러 솔직함들로 정면돌파하는 것이 여기에 속할 수 있다. 몇년전 한국은 꾸리하다고 투정부린 멘트로 문제가 되었을 때, 이상적인 해법은 그 뒤로 살다보니 한국도 나름 재밌더라고 1년쯤 후 다시 올린 멘트를 발견하는 것이다. 본심은 한국비하라는 충격파는, 한국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것을 넘어선 성장 스토리로 바뀐다. 혹은 공적 맥락과 사적 맥락을 둘 다 풍부하게 제시해서 복합적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것도 좋다. “노회찬 에어기타 사진”은 액면상으로는 술먹고 쑈하며 노는 사적 즐거움의 기록이지만, 조승수 의원 당선을 통해 진보신당 원내입성이라는 공적 성과의 맥락을 같이 제시할 때 절묘한 명작 인증샷이 되어준다.

!@#… 그런데 이런 길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중요한 습관이 필요하다. 매번 트위터 한 줄 리플 하나 붙일 때마다 새로 고심하는 것은 상당한 뇌력낭비인 만큼, 그냥 기본적으로 습관이 들어있도록 익혀두는 것을 추천한다.

첫째는 어물쩡 넘어가지 않고 자신이 뿌린 떡밥들을 지속적으로 거두는 것이다. 열심히 거두고 다녀도 탈맥락화한 인증샷으로 내 얼굴에 똥칠하려는 이들이 넘쳐날텐데, 거두어들일 근거를 미리 심어두지 않았다면 대략 낭패. 그런데 “난감하면 망각” 습관이 더 보편적이다 보면 나중에 뒤통수를 맞아도 뭐 할 말이 없다.

둘째는 출처표시 습관이다. 맥락을 부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그 메시지가 누구에 의해 어느 공간에서 탄생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자신의 것에 대해서도, 남의 것에 대해서도 백투더소스.

셋째, 적극적인 기록보관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보여주기 싫다고 논쟁 덩어리를 통째로 삭제하고 다니면 사적/공적 영역 통틀어 자신의 신뢰도만 갉아먹을 뿐이다(어차피 인터넷 캐시의 힘은 강하다). 오히려 기록들을 제대로 공개해서 당시의 상황들을 나중에라도 읽어낼 수 있게 해주고, 그에 대한 적극적 추후 발전 상황을 보여주며 현재의 자신을 맥락화하는 것이 좋다.

넷째, 유머감각이다. 유머는 난감한 솔직함에 대한 좋은 면죄부가 되어주기도 하고, 공적이든 사적이든 읽는 이로 하여금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고 너무 진지하게 분개하면 스스로 바보가 되도록 만들어준다. 아, 물론 유머가 성공하는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제안은 심지어 ‘소셜미디어’ 같은 현 시대 트렌드 키워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더 새로운 매체 기술 속에서 더 자유롭고 보편적인 소통방식이 넘쳐나며 파장과 함의의 경로가 복잡해질수록, 결국 자기 메시지의 적극적 맥락화야말로 모든 것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 될 것이다. 세상이 앞으로 그것을 열심히 장려하느냐 아니면 그냥 될대로 되라 냅두느냐는 capcold가 선택해줄 몫은 아니지만(선택해주긴 커녕, 이 이야기조차 메타의 저주 덕에 널리 읽히지도 않는다고…OTL).

 

PS. 인터넷상에서 찌질인증 좀 때리고 욕먹고 끝날 내용을 언론보도로 확장해서 애국드립으로 확대시켜놓은 병맛들이 과연 누구일까 궁금했는데, 어머나 동아일보라고 한다(클릭). 중앙 일간지랍시고 목에 힘주면서도 최소한의 저널리즘적 자긍심도 없는, 미워할 대상이 아닌 하염 없이 폄하해야할 대상.

PS2. 문제의 표현 “gay”를 보도기사에서 ‘역겹다’로 번역한 것 자체도 사안을 애국드립으로 해석하도록 유도한 공이 크다. 뉘앙스를 자기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는 저널리즘 번역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 이전 PD수첩 문제까지 엮어서 따로 한번 다룰…지도 말지도.

Copyleft 2009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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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thoughts on “한국비하 분개드립, 소셜미디어의 속성에 대처하기

Trackbacks/Pings

  1. Pingback by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소셜서비스는 시한폭탄, 2PM 박재범 사례…

    소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면서 내 마음 한 구석에서 조마조마한 느낌이 늘 있어왔다.소셜 미디어가 ‘솔직함’과 ‘대담함’, 그리고 ‘즐거움’이란 키워드를 안고 있는 미디어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소셜 미디어가 세계를 바꿔놓을만한 ‘자격’을 갖춘 매체임에 분명하냐는 논란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매우 일상적인 일을 적고 일부 지인들과의 대화에 불과한 소셜 네트워크 메시지가 어느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셜화(사회화)’되면…

  2. Pingback by Nakho Kim

    [캡콜닷넷 업뎃] "한국비하 분개드립, 소셜미디어의 속성에 대처하기" http://bit.ly/owC8E 연예인 공인운운이니 민족주의 이야기 같은 것만 하기에는 좀 아까운 떡밥이라서.

  3. Pingback by ffff0606

    RT @capcold capcold님의 블로그님 | 한국비하분개드립, 소셜미디어의 속성에 대처하기 http://bit.ly/owC8E

  4. Pingback by Metabot aka H. Kim

    사생활도 거침없이 드러나는 소셜미디어에 대처하는 방식은 적극적으로 기록을 보관하여 자신의 표현들을 풍부하게 맥락화하기. RT @capcold: [캡콜닷넷 업뎃] "한국비하 분개드립, 소셜미디어의 속성에 대처하기" http://ow.ly/oiVe

  5. Pingback by zune

    RT @capcold: [캡콜닷넷 업뎃] "한국비하 분개드립, 소셜미디어의 속성에 대처하기" http://bit.ly/owC8E 연예인 공인운운이니 민족주의 이야기 같은 것만 하기에는 좀 아까운 떡밥이라서.

  6. Pingback by foog

    유머는 난감한 솔직함에 대한 좋은 면죄부가 되어주기도 하고, 공적이든 사적이든 읽는 이로 하여금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고 너무 진지하게 분개하면 스스로 바보가 되도록 만들어준다. http://3.ly/M9c

  7. Pingback by buckshot

    RT @iFoog: 유머는 난감한 솔직함에 대한 좋은 면죄부가 되어주기도 하고, 공적이든 사적이든 읽는 이로 하여금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고 너무 진지하게 분개하면 스스로 바보가 되도록 만들어준다. http://3.ly/M9c

  8. Pingback by U-Sung Um

    RT @ReadLead RT @iFoog : 유머는 난감한 솔직함에 대한 좋은 면죄부가 되어주기도 하고, 공적이든 사적이든 읽는 이로 하여금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고 너무 진지하게 분개하면 스스로 바보가 되도록 만들어준다. http://3.ly/M9c

  9. Pingback by 고어핀드의 망상천국

    디지털 인간관계…

    http://kr.news.yahoo.com/service/cartoon/shellview2.htm?linkid=series_cartoon&sidx=4768&widx=41&page=1&wdate=200805211.아는 사람을 어쩌다 처음 마주치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웬 쌩뚱맞은 소리냐 싶겠지만, 나는 그런 적이 두 번이나 있다. 한 번은 처음 입사했을 때 회사에서 정시퇴근 님을 마주쳤을 때이고, 또 한번은 한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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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범 한국 비하는 어떻게 확대 재생산 되었는가 : 키보드 배틀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외전…

    Curtis – 아리아리랑 님 사이에 벌어진 키보드 배틀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기 직전에,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있는 JYP의 인기 그룹 2PM의 멤버 박재범 씨가 4년 전 지망생 시절 소셜 미디어 사이트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Korea is gay.” 등의 한국을 비하한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한 가수가 철이 없던 시절에 막 쓴 글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이 사건은 단순한 한 가수의 비하 발언을 넘어…

Comments


  1. 첫번째와 세번째 습관이 어려워서 걍 첫번째 길을 걷고 있는데, 이게 정말 귀찮죠. 제시하신 세번째 길로 바꾸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으음.
    …그런데 게이(Gay)는 즐거운 것 아닌가요? 으하하;

    생각해보니 게이 관련한 이야기는 이거야 말로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 농담이군요;;

  2. 1. 일전에 연관된 맥락의 글을 쓴 바 있어 트랙백 합니다.

    2. 저는 블로그 글들을 항시 점검 정비하는데, 일종의 떡밥 회수 활동에 들어가는군요.

    3. 알고 보니 백투더소스는 만병 통치약!! (핫핫)

  3. 왠지 이번 사건이 키배하고 오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이번 주중에 외전 격으로 글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한국은 연예인의 문제는 지나치게 간섭하면서 정작 정치인에는 관대하다고 해야할지. 이번 사건을 어떻게든 깍아내리려고 보도하던 동아일보나, 그냥 냅다 덥석 물고 까는 양반들이나 ‘상식’이 덜 박힌 탓.

  4. 안그래도 캡콜드님이 이거에 관해서 글을 올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죠.

    이건 4년전의 철없던 연습생이 킨 성냥 하나를,
    미친듯이 이용하고 우려먹고 확대재생산하는 언론의 선정보도와,
    언론이 상업적 목적으로 뿌린 조국밑밥을 고대로 다 처먹고 소화불량이 된 분노설사를
    질러대는 네티즌들이 합작해서 거대산불로 만들어 놓은,
    오랜만에 보는 병맛축제인 듯 합니다.

    단편적인 발언 내용 그 자체만을 보기 보다는,
    이 발언을 키우고 사람을 죽여가고
    그 죽여가는짓에 동참하고..하는 여러가지 돌아가는 상황들을 잘 살펴보아야 했는데,
    바로 그곳에 모두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데, 심지어 어린 애들, 중딩 고딩마저도
    “조국이..애국이..” 타령하며 그 친구를 잘라내라고 열변을 토해내는 거에 깜짝 놀랐슴다.
    정말이지 교육이 중요하구나, 최소한 헌법에서 통치구조는 제외하더라도
    기본권총각론 정도는 공부를 시켜줘야했겠구나..싶더군요.

    저도 한 십년쯤 전에는 빨갱이니..애국밑밥이니 이따구것에 곧잘 걸려들었었는데..
    왜 제가 그런 꼴통밑밥에 안 낚이게 되었는 지, 요즘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제가 벗어나게 된 계기를 알아야, 또 다른친구들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텐데..

  5. 사적 행위와 공적 행위의 경계가 무너짐은 점차 가속화되겠지요.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는 ‘한국 문화의 특수성’도 관여한 게 아닌가 합니다. 즉, 공/사 구분이 철저한 서양과는 달리, 한국은 ‘공적 영역을 위한 사적 영역의 변형된 형태’로 나타납니다.[http://feelingnote.textcube.com/12]

    기술적인 풍경의 변화와 동시에 문화적 요소까지 합쳐 나타나는 모습 중 하나가 아닐까요.

    딴 소리지만, 저는 여기서 ‘스타는 이미지를 먹고 산다’를 새삼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이미지’이며, 결국 그들의 관계란 ‘이미지의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오래된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미디어 기술이 발달할 수록, 연예인 뿐만 아니라 각 개개인들의 관계 또한 이렇게 ‘생산’되고 ‘소비’되는게 아닐지….

  6. 한 20년 뒤면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때 ‘모 후보, 디씨 면갤에서 찌질거려’ 이런식으로 상호비판이 오가지 않을까요. ㅎㅎ

  7. 스스로 소셜미디어의 이용자이기도 한 대중이 타인의 글을 가볍게 읽지 못한다면,
    그들 스스로가 자신의 글을 맥락화하고 유머러스해질 수는 있는 것인지.

    매체의 속성에 따라 바른 이용법을 지키지 못하여 발생한 사항인 측면도 있지만
    기존의 매스미디어가 소셜미디어에 끼친 악영향의 샘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고리가 참 답답해보입니다.

  8. !@#… 의명님/ 솔직히 캡콜닷넷도 온전히 3번 길은 아니죠. // 너바나가 All Apologies 가사에서 “Everyone is gay”라고 썼을 때는 정말로 즐겁다는 의미였는데, 많은 이들이 종종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더군요. -_-;

    Noname님/ 옙, 작아요. 간장 종지 같은.

    고어핀드님/ 오 적절한 글 트랙백 감사! / 자고로 떡밥은 투하하는 것이 아니라 경작하는 것. / 신경통도 치유되고 만성 축농증도 사라집니다. (뭣?)

    Skyjet님/ 뭐 그쪽이 더 부담없이 가볍게 도덕적 우월감에 쩔어 자뻑할 수 있으니까요.

    미친듯이님/ “병맛축제”라는 표현, 앞으로 종종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착착 감기는군요…;;; // 진짜 비극은, 통치구조도 기본권도 헌법도 사실 의무교육에 포함되어 있기는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그게 전혀 실제 교육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 심각한 고장이죠.

    여울바람님/ 사실 서양(에에 좀 범위가 너무 넓군요)도 공사구분이 어마어마하게 철저한 건 아닙니다만, 확실히 한국이 심하게 “내 사적 요구를 공적 루트에 풀어놓고도 무사하기 & 남의 사적 생활에 개입하려 할 때 공적 핑계 대기” 기질이 두드러지죠. // 옙, 개개인도 이미지를 먹고 삽니다. 특히 개인의 더 종합적이고 많은 일면을 접하는 것이 아닐 경우는 더더욱.

    미고자라드님/ “후보는 20년 전에 애니갤에서 ‘이웃의로리므흣’으로 활동하며…” “막장갤의 ‘옆집누님모에’님, 아무리 의원이시고 청문회라도 그걸 인증 까면 섭하죠” …

    언럭키즈님/ 1번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점점 더 다가오고 있으니까요. 아니 지금도 꽤.

    서울비님/ 우선 말씀하셨듯 남과 나에 대한 이중잣대부터 좀 치워야겠죠. 그게 첫걸음.

  9. 풍부한 맥락화라는 말씀에 공감이 갑니다. 허탈하게도 모두가 전략적으로 글쓰기를 해야하는 시대인것 같군요. 저는 약간 인터넷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데, 이번 경우는 제생각과는 정반대이네요.. 병맛같이 안타까운 사례입니다.

  10. !@#… 찰이님/ 저는 인터넷은 결국 사람들의 소통 패턴 속성을 엄청나게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한쪽으로는 이렇게 매체환경에 대한 적응방법을 이야기하면서도 다른쪽으로는 사실 그저 “당신들이 신경 좀 그만 쓰면 된다고!!!”를 외치고 싶습니다(핫핫)

  11. !@#… 언럭키즈님/ 다구리쳐서 패가망신 인증 후 개평모드 들어가는군요.

    고어핀드님/ 사실 이슈 발전 정도에 관한 좋은 시각화 방식이라고 봅니다. 개인은 물론 언론의 뉴스 서비스에서도 한번 ‘나무형 그래프’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어요.

  12. 그런 점에서 sonnet 본좌가 자기 blog에 그려 놓은 논쟁 graph는 아주 훌륭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조만간 해볼 생각…

  13. 제일 바람직하지 못한 루트라는 걸 너무 잘 아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세상 뭐 있나 푸우 한심한 이꼴 저꼴 다 보기 싫다 이 개판에다가 대고 내가 뭐라고 소리쳐서 1g이라도 변화가 오는 것도 아닌데 그냥 난 혼자 좋아하는 거나 하고 놀아야지’ 모드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정치인들의 병맛짓에는 오히려 계속 관심을 가지고 냉정한 정신을 유지하면서 마땅히 분개해야 할 부분에는 분개하고 하는 게 가능한데, 이렇게 대중이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해 병맛짓이 확대재생산되는 경우에는 왠지 그냥 허탈하고 말하기도 싫어져요.

    애초에 2PM이 뭔지도 몰랐던 저같은 사람은 이렇게 주변 사람들이나 인터넷 커뮤니티나 뉴스나 무엇을 봐도 이 이야기랑 마주치는 것에 지친 이런 경우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게 상식적이고 건설적인 걸까요?

  14. !@#… 고어핀드님/ 아예 그런걸 자동화 측정해주는 애플릿이 있으면 좋겠어요. 음 어떻게 만들면 가능하려나…

    매애님/ “정치인들의 병맛짓에는 오히려 계속 관심을 가지고 냉정한 정신을 유지하면서 마땅히 분개해야 할 부분에는 분개하고 하는 게 가능” 하신 것 만으로도 이미 바람직한 루트입니다(…). 건설적인 반응이라면, 역시 굳이 이 건에 대해 떡밥을 물겠다면 자신의 원래 관심분야(제 경우는 미디어)를 이야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살짝 동원하는 정도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합니다. 너도나도 연예계 전문가, 애국청년, 파시즘 진단가로 커밍아웃하기보다는.

  15. 안녕하세요? 크라우드소싱 포럼 시삽입니다.
    카페 홍보차 이렇게 날라왔습니다 .^^(허락없는 홍보에 양해를 구합니다 ^^)
    저희는 크라우드소싱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크라우드소싱에 대해 토론/연구하고 Pilot Project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소싱에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http://www.seri.org/forum/crowdsourcing
    http://cafe.naver.com/crowdsourcing

  16. !@#… 흑견님/ 홍보멘트라 할지라도 포스트와 작으나마 직접적 관계가 있으면 뭐 오케이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료가 회원공개로만 되어있어 뭘 어떻게 진행하는지 가늠하기가 힘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