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그만두고 인터넷을 사랑하는 법

!@#… 최근 수년간 미디어 관련 논의(특히 학술과 비평)에서 무척 많이 부각되고 있는 이슈가 하나 있다.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를 얄팍하게 만들고 깊은 사고를 막는가”. 자세한 논의는 따로 필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인류문명 최고의 현인 가운데 한 명, 지금은 우주를 히치하이킹하고 있을 더글라스 아담스의 주옥같은 금언에 거의 동의한다:

 

걱정을 그만두고 인터넷을 사랑하는 법
How to Stop Worrying and Learn to Love the Internet

(전략)
1) 당신이 태어났을 때 이미 나와 있는 것들은 그저 당연한 것이다.
2) 당신이 서른이 되기 전에 발명된 것들은 엄청나게 흥미진진하며 창의적인 것이다. 운이 좋으면 당신의 일자리도 만들어준다.
3) 서른살 이후에 발명된 것은 뭐가 되었든 자연의 질서를 위배하는 것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의 종말의 시작이다. 그런데 10년쯤 지나면 서서히, 사실은 괜찮은 것으로 판명된다.

이 법칙을 영화, 락음악, 워드프로세서, 휴대폰 등에 적용해보시면 당신의 지금 연령대가 딱 나온다.
(후략)

– 더글라스 아담스, 1999. (출처)

 

놀랍게도 이 글은 논란이 한창 진행중인 어제오늘 작성된 글이 아니라, 웹의 보편적 보급이 확대되고 있던 99년의 글이다. 이 내용을 2011년 블로그와 트위터 등 기타 모든 것에 대입할 때, 어떤 이들이 어떤 논리로 걱정 또는 난리를 피우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에 대한 단서가 되어준다. 사실 사회과학에서 늘 하는 이야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 세상에 대한 평가에는, 평가하는 이의 무언가가 반영된다니까. 훈련받은 과학자조차도 어느 정도 그렇고.

!@#… 인터넷이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지 어떠는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3가지다.

a) 변화를 인정하기. 인정하지 않아도 새로운 무언가가 주류화된다. 막으려고 한다고 막힐 것도 아니다(충분한 권력이 있다면 정책적으로 지연시킬 수는 있겠지만). 변화 자체에 대해서 과거의 어떤 상황을 그리며 계몽적으로 투덜대는 것은 뇌력낭비다.

b) 변화를 유용하게 쓰는 방법을 만들기. 변하는 방식에 맞춰서, 그것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문제 제기 방식과 해결 방법론들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계산기의 시대에 계산기로 계속 사칙연산만 하고 있으면, 의미없는 기능 낭비이자 암산능력 감퇴일 뿐이다. 계산기가 있으면, 계산기로 더 잘 풀 수 있고 더 실세계 문제에 적용해볼 수 있는 복잡한 통계 계산들에 도전해야지. 발달한 외부기억 장치와 생각 교류의 네트워크라는 도구를 쓰다 보면, 혼자 깊은 사유에 노력을 들이는 능력은 덜 쓰는 만큼씩 감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복잡한 사회적 문제들을 함께 더 나은 방식으로 접근할 기회가 열린다. 질문을 더 적합하게, 답을 찾는 방법을 더 절묘하게 만들어내면 말이다. 게다가 솔직히, 인터넷 이전에도 딱히 깊게 사유하고 어쩌고 하던 사람들은 한줌이었지 뭐. 인쇄 책의 발명 이전에는 더욱 적었겠지.

c) 변화를 억지로 보편화하지 않기. 도구 활용이 가져오는 사회적 변화는, 곤충의 변태가 아니다. 짠 하고 어느 순간 다른 무언가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누군가는 먼저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른 많은 이들은 더 천천히, 어떤 이들은 아예 거부할 수도 있다. 누가 그 변화를 따라가기 싫으면 따라가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접근방식이 사회적으로 훨씬 의미있다. 다들 빨리 똑같이 변해야한다고 강요하는 순간, 변화에 따라가는 것 자체가 핵심이 되어, 정작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뒷전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접근법의 다양성을 해치고 말이다. SNS의 시대니 1인미디어가 최고라느니 해도 여전히 매스미디어의 힘, 딱딱한 전문학술논문의 가치는 펑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것들과 지금의 변화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유연하게 엮어낼 때, 비로소 지금 여기에서 가장 의미있는 내용으로 완성된다. 모든 이들이 깊이있는 개인적 사유만을 파야할 이유도 없고, 모든 이들이 hyper-connected 상태에 투신해야할 필요도 없다. 다만 그런 여러 방식의 성과물들이 유연하게 결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방법을 만들어야할 뿐이다.

 

!@#… 그렇다면 외부기억과 네트워크가 점점 더 강조되는 지금 상황에서, 개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갖춰놔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 즉 오늘날 “인터넷이 우리를 멍청하게 만들도록” 방치하지 않으려면 갖춰야 할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가치말이다. 또 다시, 3가지를 꼽고 싶다.

ㄱ) 확인력. 자신이 받아들인 정보 내용의 진위와 맥락을 확인하려는 의지, 그리고 실제로 확인해보기 위한 능력을 갖추는 것.

ㄴ) 수정력. 틀렸다고 확인했으면 냉큼 수정하기. 그리고 틀린 것으로 판명난 내용을 유포했다면, 마찬가지로 수정 내용을 유포하기.

ㄷ) 협업력. 무언가 공동의 성과물 목표를 놓고 다른 이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능력. 각자의 이야기만을 평행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과 조율을 통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위키의 항목 한 개일수도 있다. 릴레이 만화 프로젝트일수도 있다. 학술연구일수도 있다. 사회운동일수도 있다. 협업을 통해 얻으려는 목표를 세우고, 성과물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그 과정에 필요한 소통의 룰들을 합의하고, 더 적합한 내용들이 걸러지는 방식을 적용하고, 사람들이 뛰어들 수 있도록 동기부여방식을 만든다. 그 위에 각자의 생각, 정보를 합치고 조율하여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협업이 지향할 바다.

눈치챈 캡콜닷넷 단골 독자분들도 있겠지만, ㄱ)는 ‘백투더소스‘ 캠페인, ㄴ)는 ‘I might be wrong, so prove me wrong‘ 표어, ㄷ)는 ‘진보지식생태계‘ 캠페인 등을 통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내용들. 아마 앞으로도 온라인 캠페인을 제안할 때마다 대체로 이 틀거리와 접목되어 있을 것이다.

…걱정을 그만두고 인터넷을 사랑하고 싶으니까.

Copyleft 2011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부디 이것까지 같이 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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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thoughts on “걱정을 그만두고 인터넷을 사랑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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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capcold.net/blog/7069 걱정은 그만두고 인터넷을 사랑하는 법 … 이라는 포스트. 특히 초반에 인용된 말은 신 발명(..)이 아니라 신 문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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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더글라스 아담스는 최고 -_-d RT @capcold: [캡콜닷넷업뎃] 걱정을 그만두고 인터넷을 사랑하는 법 http://capcold.net/blog/7069 | 확인력, 수정력, 협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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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비의 알림…

    (영어) How to Stop Worrying and Learn to Love the Internet — 걱정을 멈추고 인터넷을 사랑하는 방법. (더글라스 아담스, 1999 / via capc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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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fr0g @gorekun 저야 전에도 http://t.co/h8xvkbu2 말했듯, 딱히 예전이라고 대다수 사람들이 더 깊게 생각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냥 덜 깊게 생각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더 많이 들리게 되었달까요.

Comments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사소한 건데요, “계산기의 시대에 계속 사칙연산만 하고 있으면, 의미없는 낭비이자 암산능력 감퇴일 뿐이다.”에서, 사칙연산만 하고 있으면 계산능력이 감퇴하나요? 계산기만 쓰다보면 암산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2. !@#… 초롱님/ 앗, 지적해주셨듯 약간 문장이 불명확해서 보충했습니다. 계산기의 시대에 ‘계산기로’ 원래 암산으로 해오던 사칙연산만 풀고 있으면, 머리를 안쓰는 만큼씩 암산능력은 쇠퇴하는데 정작 계산기로 이뤄낼 수 있는 장점은 딱히 제대로 살리지 않는 방식이라는 취지였습니다.

  3.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걱정을 그만두고 인터넷을 사랑해야 하는데, 저는 어쩐 일인지 글쓰기 능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블로그에 단 한 줄도 못 쓰는 증상(?)이 몇주간 계속되고 있네요.
    어쩐지 “인터넷 이전에도 딱히 깊게 사유하고 어쩌고 하던 사람들은 한줌이었지 뭐”에 감화받아 깊은 사유 없이 막블로깅을 하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고 싶은 오늘입니다. ㅎㅎㅎ

    그러고 보니 댓글란에 ‘Are you a human?’이 생겼네요. 음… 사칙연산을 할 줄 모르면 인간도 아니라능… (전 할 줄 알아서 다행입니다. ㅋ)

  4. !@#… 뗏목지기님/ 저도 이 공간에 블로그 오리지널글의 비중이 꽤 줄어들어있는지라 뭐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이기는 합니다(…) 덜 정제되어도 우선 발상을 펼쳐놓고 함께 나눠보기를 제안하는 식의 글들을 다시 좀 더 늘려야할텐데 말이죠. // 국내포털업체들은 안 좋아하지만 구글은 사랑하는 워드프레스인지라, 뭔가 댓글스팸관리가 결국 필요해지더군요. 그런데 휜 글씨 인식해서 넣는 것 보다는 이쪽이 뭔가 더 운치있달까요;;

  5. !@#… 필로스님/ 변화의 방향/속도에 대한 투덜거림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생각을 쏟아부어도 딱히 변화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의미를 어떻게 잘 전달할까 생각해보다가 ‘낭비’라는 표현으로 타협을 봤죠. :-)

  6. 캡콜드님,

    흥미롭게 잘 읽었고, 일리 있는 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더글라스 아담스가 그 글을 10년 전에 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놀랍게’ 10년 전에 오늘날의 ‘편협사고론’을 예측한 게 아니라,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10년 전의 거부감을 이야기한 것이지요.

    이후 10년이 흘렀고, 아담스의 말대로 “서서히, 사실은 괜찮은 것으로 판명”되었을 뿐 아니라, 이제는 완전히 삶의 일부가 되었지요. 아담스의 예언이 맞는 부분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우려(예컨대 니콜라스 카나 윌리엄 데비도의 문제의식)는 “‘괜찮은 것’으로 알았는데, 가만히 보니 괜찮지 않은 부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 저는 아담스의 입장이 기술결정론자들의 ‘변화에 몸을 맡기고 즐기기’와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술이 ‘변화’나 ‘역사’ 자체가 아니고, 가치중립적인 것도 아니라면, “인정하지 않아도 새로운 무언가가 주류화된다. […] 변화 자체에 대해서 과거의 어떤 상황을 그리며 계몽적으로 투덜대는 것은 뇌력낭비다”라는 캡콜드님의 관점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변화’로 인식되는 미국식 세계화는 어떨까요. (저는 기술을 ‘변화’ 혹은 ‘진보’와 동일시하는 관점을 신자유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로 봅니다.) ‘걱정을 그만 두고 신자유주의를 사랑하는 법’을 익히면 마음은 편하겠습니다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십시오.

  7. !@#… 닥터실리님/ 말씀하셨듯, 아담스의 이야기는 ‘예언’같은게 아니라 10년전 인터넷(개별 ‘홈페이지’들이었던)에 대한 이야기고, 카 등은 지금의 인터넷(실시간 과접속 서비스들로 가득한)에 대한 이야기죠. 과거 기준으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애덤스의 자세가, 지금 상황에도 다시 들어맞는다고 생각해서 인용했습니다. 카의 논지의 약점에 대해서는 스티븐핑커나 조나레러가 비판한 내용을 추천합니다. 오늘같은 식의 인터넷이 아니라도 원래 인간은 갖은 주의분산을 당해왔으며 뇌신경변화는 늘 이루어졌던 현상이라는거죠.

    변화에 몸을 맡기고 ‘즐기기’보다는, 저는 바꾸지 못하는 부분을 한탄하기보다는 그 변화를 유용한 방향으로 끌고가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예로 들어주신 것의 경우는, 산업력의 증가와 경제거품에 대한 의존, 가족단위의 재구성 같은 명백한 현상들이 변화에 해당되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같은 제도적 조치들은 변화를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이미 현존하는 여러 변화 가능한 방식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심지어 그 총본산처럼 여겨지곤 하는 미국 안에서도 늘 도전받고 있으니, “거부할 수 없는 변화”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고 봅니다(반면 접속과 정보를 증가시키는 식의 인터넷 기술+사용은 그것을 인정하거나, 거부하려 노력하거나 꽤 선택지가 좁죠). 설사 어떤 평행세계의 막장지구에서는 정말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유일한 변화의 방향이라면, 그쪽 방법의 특성상 c)에 아마도 위배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