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한나라당에 비판적 지지를

!@#… 미친듯이 빠르게 시간은 흘러, 어느덧 총선이 목전이다. 그리고 여전히 한나라당의 불가사의한 절대우세 속에 나머지는 모두 지리멸렬. 이런 상황에서 과연 한나라당의 견제를 추진하는 것이 어디까지 현실적인가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들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파격적일 수도 있는 제안을 한 가지 하고 싶다.

안정적 국정운영이라는 목표를 내세운 한나라당. 하지만 대운하같은 대형 뻘타들이 그런 국정의 방향을 두렵게 만든다. 반면, 냉정하게 보면 운하만 막아내면 나머지 전체적 정책기조는 의외로 현실적이다. 좋든 싫든, 미국발 전세계 경기침체의 와중에서 기본적 국가경제 보호의 몫은 확보해야한다. 이미 전 정부에서 추진해버린 한미FTA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사회기간사업에 민영화의 틀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결국 경쟁력을 잃은 상태에서 나중에 그대로 해외 자본에 먹혀버릴 가능성이 오히려 더 커진다. 내수도 마찬가지다. 여튼 경기는 부양해야 하는데, 그 과정의 부작용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애초에 없다.

하여튼 이런 상황들을 보면, 국정은 오히려 빠르게 결단하는 쪽이 낫다. 깨져도 빨리 깨지고 고쳐야 하고. 이런 의미에서는 여당의 효율적 국회 주도를 확보해주는 것이 필수다. 대신, 비민주/반민주적 개헌이라든지 하는 문제들이 고개를 들지 않도록 한나라당 자체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들 걱정하는 일자리 문제만 해도 그렇다. 어차피 대통령의 이상한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정책을 실제로 하나씩 진짜로 실행하다 보면 결국에는 오히려 인력수요가 늘고 비효율이 증가하여 공무원 수 조차 늘어나게 되어있다(예를 들어, 거대부처 만능주의를 봐라). 각종 부패 문제? 어차피 2MB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라인만 챙기지, 나머지는 나몰라라 한다. 일괄된 기준도 신경쓰지 않는다. 한 줌의 부패 내각이, 자신들의 문제를 상쇄하기 위해서 오히려 더욱 오버해서 청렴한 기준을 강제할 때 사회 전체로 볼 때는 오히려 나을 수 있다.

개략적으로 볼 때, 지금의 구도는 오히려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몰아주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누가봐도 명확한 독재구도를 만들어주어, 차라리 가시적으로 독재의 견제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게 속으로 곪는 것 보다, 겉으로 드러내고 통제하는 쪽을 선택하자는 말이다.

뻥뻥 터지는 정책 쌩쑈도, 그 이후에는 오히려 통하지 않는다. 이미 판이 펼쳐져있기 때문에, 그 뒤에는 하나씩 타진하고 접는 길 밖에 없다. 판을 오히려 최대한 깔아줌으로써 대운하 같은 명백한 뻘타를 접도록 강요할 수 있다. 더 이상 변명거리도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도 되지 않으니까.

이런 것이 물론 모두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이미 확신을 가지고 어떤 당을 지지하는 경우라면, 그쪽을 지지하면 된다. 하지만 뭐가 뭔지 아직 망설여진다면, 차라리 한나라당 지지의 물결 속에 들어가서 비판 분자가 되어라.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셈 치고 말이다. 다수결의 원칙이 지니는 한계 속에서, 오히려 그 한계를 반대로 밀어붙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히려 여당에 너무 많은 지지를 줌으로써, 부담감으로 얼어붙게 만들고 변명의 여지 없는 감시의 눈길을 던지는 것. 이미 민주적 독재로 가는 첫 단추를 꿰맨 한국 사회에 있어서, 이 것은 필연적인 전략일지도 모른다.

!@#… 다만, 아직 정돈되지 않은 생각에 불과하다. 너무 중구난방의 장황한 이야기라서 기억해두기 힘들다면, ‘태정태세문단세’ 식으로 본문의 각 문장문단 첫 글자만 따서 후딱 외워도 무방하겠다.

PS. 그래도 여하튼 의지가 있는 분들은, 부디 진보신당 한 표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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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thoughts on “차라리 한나라당에 비판적 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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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ingback by capcold님의 블로그님 » Blog Archive » 마음놓고 진보신당 지지 좀 하자

    […] 뭔가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서 베푸는 정치를 해주시겠지 하는 것. 그런건 만우절 농담 꺼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고개를 들어 한국노총의 […]

  2. Pingback by 언럭키즈

    2년전 만우절용 글이 아직도 유효한 세상. RT @capcold: 차라리 한나라당에 비판적 지지를 http://bit.ly/c4R8n4

  3. Pingback by 양산형 박정근

    문성근의 통합 트윗을 보니 @capcold 님의 [차라리 한나라당에 비판적 지지를]이 생각난다. http://t.co/2ERHM091 FTA 얘기까지 그대로 적용 가능하네[….]

Comments


  1. 속을 알 수 없는 글이군요. 앗차하는 사이에 정치적인 성향이 바뀌는 분들이 많긴 하죠. 다만 캡콜님은 매년 이 맘때 쯤 뭔가 알 수 없는 포스팅을 하시곤 했던 걸 생각하면… 제 댓글도 캡콜님 글처럼 읽어주세요. 길게 쓰지 않아서 ㅈㅅ.

  2. 농담인건 알지만,
    대운하만 막으면 끝나는게 아닙니다. 대운하보다 무서운게 금산분리 폐지입니다. 대운하는 명박 임기 안에 끝내기 불가능하니 다시 엎으면 된다지만 금산분리해서 재벌들 은행 하나씩 꿰차는데는 일 년도 안 걸리죠.

  3. 아 그러고 보니… “”본문의 각 문’장’ 첫 글자만 따서 후딱 외워도 무방”””

    각 문’단’의 오타시죠? ㅎㅎ 제 경우엔 각 문장이 맞습니다만 ㄲㄲ =)

  4. !@#… mike님/ 오오, 훌륭한 리플이군요. 타의 모범이 될 만 하달까요… 수수한 듯 섬세한 개그. 정말 저도 분발해야…

    까날님/ 날이 좀 그렇죠. 핫핫

    chrisx님/ 어긔영차!

    기린아님/ 마지막 문장만 떼어낸 후 한나라당 자유게시판으로 누가 퍼가면 볼만할…;;;

    흐흥님/ 금산분리 폐지도 막강하죠. 신문방송 겸업도 한번 굳으면 어찌하기 어렵고. 대운하는 상징적으로 딱 눈에 보여서 그렇지, 사실 한번 벌어지면 돌이키기 힘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OTL

  5.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

    운하를 임기 내에 끝내는 게 과연 불가능할까요? 완공이 아니더라도 일단 착공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립니다. 금산 분리 폐지와 함께 의료 보험 제도 문제도 ‘돌이킬 수 없는’에 넣고 싶군요. 부디 돌이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일을 벌여주길 바랄 뿐입니다. 제발.

  6. 토목공사라를 조금만 알면 대운하를 임기내에 완성시키겠다는게 얼마나 허황된 공약인지 뻔히 보이죠. 다리 하나 놓고 철길 놓는데도 십년 걸리는 공사가 부지기수인데 사상최대의 토목공사를 5년안에 끝낸다는건 망상입니다. 아무리 이명박이 나와도 시멘트가 두 배로 빨리 굳을리는 없죠. 업계 사람들은 20년 생각하더군요. 것도 낙관적인 경우입니다.

  7. 이제 제발 ‘미안하다 개뻥이다’ 라는 글자를 찾아주세요…

  8. 만우절이었구나…;;
    혹시 대보름에 오곡밥도 꼭 챙겨드시는 스타일?
    한식날에 나물을 무치고 계시다거나. ㅋㅋㅋ

  9. !@#… erte님/ 열심히 매진해서, 아이큐 430에 도전하겠습니다. :-)

    HaraWish님/ 워낙 이해관계가 다닥다닥 달라붙기 때문에라도, 공공 사업이라면 뭐가 되었든 한번 시작하면 깔끔하게 접기 힘들죠.

    언럭키즈님/ 1년에 한번, 이 블로그는 마법에 걸립니다.

    흐흥님/ 저도 동의합니다만, 진짜 걱정은 중간에 접는 것마저도 만만치 않다는거죠.

    흐흥님님/ 아니, 첫 리플에서 이미 농담은 알고 계신다고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미고자라드님/ 그게 바로 떡밥이랄까요. 운하 반대에 눈을 돌리게하고, 사실 다른 수많은 뻘타들을 무사통과시키려는… 모든 것은 계획대로!

    모과님/ 오곡밥은 아니어도 부럼과 더위 팔기는 자존심을 걸고(걸지마!) 기필코 합니다.

  10. !@#… 모과님/ 아, 왠지 스카이프 짝퉁스러운 그 서비스군요. 사실 스카이프를 이미 쓰고 있어서 따로 설치하지 않았죠. (그런데 그냥 MSN도 음성화상 다 되서 그다지 불편함이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