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과잉진압 사태의 토막들

!@#… 사라진 모든 인명에 대한 애도는 당연하고, 이미 다른 분들도 많이 하고 있으니 간략하게 생략. 정권에 대한 충성이니 하는 정치적 해석도 재개발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미 약간만 검색해도 넘치니까 생략. 여기는 종종 그렇듯, 마이너한 ‘그 외’의 (주로 담론유통이나 사회의 분업화된 전문성이나 저널리즘 관련한) 중구난방 잡상들.

!@#… 토막 하나. 전철연의 폭력시위를 비난하는 것과 서울시경의 폭력진압을 비난하는 것은 얼마든지 동시에 할 수 있다… 둘 다 쌤쌤이라고 함으로써 양비론의 함정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스러진 목숨들에 대한 애도와 그렇게 스러지게 만든 어리석은 과정에 대한 비판도 얼마든지 동시에 할 수 있다… 목숨 자체를 폄하하는 막장짓만 하지 않아준다면. 물론 이런 자명한 균형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이기에, (항상 그렇듯) 민심 잃고 싶어 안달이 난 청와대 발언 같은 것도 나오는 법. 정말이지, 레토릭의 ㄹ도 모르는 것들이 용케도 그곳에서 버티고 있구나.

!@#… 토막 둘. 걱정되는 것은 자신들의 입장을 두둔하기 위해서 엄청난 분량의 자료조작질이 온라인상에서 뿌려질 것이라는 것. 물론 이미 시작은 이미 했는데, 최근에 본 흥미로운 사례는 이 것. 소스는 CBS의 사진들인데(여기, 여기, 여기), 한 사람의 연속사진인 것 처럼 병렬 편집해놨다. 그런데 실제로는 포착된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닐 뿐더러, 사진의 시간 순서마저 그 순서라고 보장할 수 없다. 사진을 찍은 시간과 기사로 업로드하는 시간은 다르게 등록될 수 있고, 그나마 기사 업로드 시간도 그 편집본의 순서와 다르다. 한마디로, 조작. 물론 각종 음모론용 짤방들도 이런 범주에 들어가고, 조만간 수도 없이 쏟아지겠지. 그런데 이런 조작 자체도 자체지만, 더 중요한 건 역시 이런 조작을 더욱 열심히 널리 뿌리는 행위다(사료에 대한 집착을 바탕으로 반대파들을 공격하는 것을 자기 캐릭터성으로 하는 몇몇 유명 극우성향 역덕들도 그 과정에 적극 동참하며 자폭하고 있는 것은 무척 코미디다). 분노든 혹은 분노하는 이들에 대한 경멸이든, 그것이 주는 어떤 고양된 위기의식이 섣부른 자료 자체의 조작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자료가 있고 입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입장이 있고 거기에 자료를 만들어 끼워맞춘 후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만든 자료를 가지고 입장을 만들라고 뿌리는 허접한 세태는 좀 졸업했으면 하는데 말이지.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소방어책은 결국 ‘소스로 돌아가보기’이지만(쓰다보니 ‘백투더소스 캠페인‘ 용 사전 떡밥).

!@#… 토막 셋. 진압의 효율성이니 그런거 말고. 시위 상황에서 화재로 번질 위험이 있는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매뉴얼이 없었던건가? 신나 화재 현장에 소방헬기로 소화제 살포가 아니라, 밑에서 무려 최루액 섞인 물대포를 뿌리고 있다니. 그리고 뛰어내릴 수 있도록 하는 공기 매트나 빈 상자들은? 에에, 혹시 인명 구조 프로토콜 없이 그냥 테러부대 소탕 플랜으로 뛰쳐들어간거야? 설마 경찰조직이 그정도까지 야매인거야? 정권에 과잉충성을 하려는 의도라든지 하는 건 뭐 그렇다쳐도(아니 그렇다 칠만한 사소한 사안은 아니지만), 너무 후지잖아. 공권력의 집회시위 관리 능력에 대한 안그래도 얇은 신뢰가 완진히 사라지기 전에, 누가 제발 반증 자료를 좀 알려주시면 감사.

(약간 추가) 이 기사에서 언급된 진압과정 가운데 외부에서도 목격 가능했을 장면들을 보면, 경찰특공대가 옥상을 점거해서 일부를 체포하고, 망루 안에 들어간 이들을 추가 연행하기 위해서 노력한 듯. 여기까지는 상식적인데… 문제는, 타고온 컨테이너로 망루를 밀어서 흔들었다는 대목. 이봐, 그 속에 신나와 염산은 물론 어떤 위험물질이 더 들어있을지 모른다고! 위험관리 그런건 아웃오브안중인거야??? (지금까지) 사망자가 6명만 발생한 게 오히려 기적이구나 싶다.

!@#… 토막 넷. 사실 이런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은 막판에 투입되는 공권력 이전에, 조합이 고용하는 용역깡패들이다. 이번 상가 농성에서도 밑층에 죽치고 앉아서 열심히 해코지하고 있었다 하는데, 신비롭게도 나중에 보면 항상 이들은 초점에서 벗어나 있다. 최소한 공권력은 피하지 못하고 자기가 저지른 짓에 대해서 까발려지는데, 돈쟁이들이 고용한 이들은 무척 쉽게 사바사바 사라진다. 살인정권 물러가라는 말은 들불처럼 여론화가 되지만, 살인기업(용역깡패들을 고용한 개발조합도, 용역깡패들을 거느리는 용역회사도) 물러가라는 말은 좀처럼 퍼지지도 않을 뿐더러 건물 새로 짓고 나면 기억에서 깨끗하게 사라진다. 교훈: 돈은 공권력보다 조낸 강하다(…).

!@#… 토막 다섯. “언제부터 그렇게 철거민 신경써줬냐, 네 재산이라도 다 털어서 기부하지 그래”라는 신종 찌질 정서가 일각에서 퍼지는 듯(이외에도 2등국민 운운한다든지 병맛의 퍼레이드는 길고 길지만, 너무 그딴거에 뇌세포 낭비하지 말자). 에에… capcold의 경우, 철거민은 물론 사회의 어떤 현존하는 혹은 잠재적인 마찰도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그것을 담당하는 전담기구인 ‘국가’에 각종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많은 일들을 더 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은 세금을 더 낼 용의도 있다(필요할 때 세금을 더 낼/더 걷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자가 좌파나 진보 운운하면 그건 105% 사기꾼이다). 그래서 그 돈으로 제대로 임무들을 수행하고 있는지 가끔 궁금하고,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면 한심해할 줄 안다. 나는 평소에 철거민에 신경도 돈도 써주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 조직이 철거민에 신경써주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도 돈도 이미 충분히 쓰고 있다.

!@#… 토막 여섯. 진압과 화재의 초기 실시간 현장보도 동영상의 가장 널리 퍼진 소스가 진보신당의 칼라TV나 기타 UCC 동영상들이라는 것은 좀 저널리즘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다. 아니, 웹세대의 기동성으로 보면 무척 바람직하지만, 제도권 저널리즘의 근무태만으로 보자면 좀 거시기하다. 25시간만에 긴급 진압이 들어간 이명박정권식 조급증 패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태 발생 전부터 이미 서울 도심의 핵심 재개발 현장에서 건물 농성이 들어가고 용역깡패들과의 마찰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뉴스거리가 부족하다고 실시간 사전준비와 방송 편성이 되지 않았던 것인가. 사안의 공공적 함의도(뉴타운, 삽정신, 조급증, 양극화… 엮을수록 끝이 없다), 현장성의 매력도(싸움구경, 화염병… 그러니까 불구경) 부족하다고 볼 구석이 없다. 특정 연예인들 뒷꽁무니 쫒아다니거나, 인터넷에서 마이너 삼류 언론들 뒤져가며 해외토픽 카피해오는 것보다는 훨씬 알찬 뉴스고. 뉴스가치라는 것에 대해서, 뉴스 생산자도 소비자도 뭔가 입으로는 맨날 공공성이니 현장성이니 외치지만 실상은 규범론적 상식에서 좀 많이 벗어나있다는 것을 새삼 상기시켜주는 단초.

 

PS. 워낙 중구난방 짧은 단초들이니, 토막으로 묶어도 민노씨께서는 양해를 해주시리라 믿…

(080123추가) PS2. 그럼 이번 용산사태 너머, 재개발 철거 문제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위한 개인적 소견이라면, 모처에 남긴 리플로 대신하고자 한다.

!@#… “제도보다 주먹구구가 가까워서” 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상가의 세입 점포 들인데, 예를 들어 권리금만 해도 브랜드가치를 계산한 자산평가를 통해 산정되지 않고 그저 세입자들끼리의 주먹구구 시한폭탄돌리기 관행이 되어버려서, 법적으로 보장해줄 방도가 없어요. 물론 그 와중에서 땅주인은 여하튼 시장가치가 상승했으니 재계약때마다 열심히 돈을 올려받아 수익을 얻어놓고는 나몰라라 하기도 하죠. 그렇다고 아예 세무처에 신고된 영업실적에 따라서 보상금을 산정하자고 하면, 평소 주먹구구로 적당히 세금 축소신고하고 다니던 자영업자들이 얼굴이 노래질겁니다. 게다가 지주조합이 용역깡패들 고용해서 영업방해 깽판쳐도 경찰도 동사무소도 단속에 미치도록 소극적이라는 한국적 재개발 관행까지 겹쳐서 총체적 개판인데, 하물며 법적, 제도적 루트를 뚫어서 빽이 되어주어야 할 이익단체라고 있는 것이 하필이면 현지 철거민들을 도구삼아 강성이벤트 벌이는 것 말고는 뭐 할 줄 아는 게 없는 전철연.

뭐, 결국 공적 중재위 운영, (평가자료 없는) 권리금의 불법 규정, 용역깡패업체에 대한 거액 민사소송 루트 확보 등 여러 제도개편을 같이 해서, 용역깡패도 전철연도 공권력도 애초부터 개입할 틈이 없게 만드는게 정석이죠. 물론 세부적인 제도 설계는 저같은 동네 논평꾼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해줄 몫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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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thoughts on “용산 철거민 과잉진압 사태의 토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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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어디에서 소식을 들으면 된단 말입니까?…

    용산 철거민 과잉진압 사태의 토막들  – by capcold 
    특히 토막 6의 내용에 심히 공감합니다. 제가 10시에 집에 들어와서 컴퓨터를 켜니 남무님의 홈페이지에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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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저는 토막 넷 부분이 문제의 근원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살인을 침묵으로서 공조하고 있는 거죠..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그걸 건드리려고 하지 않아요.

  2.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작 이야기하고, 고민하고, 토론해야할 ‘토막’들은 뒷전이고 ‘때는 이때다 돌겨어어억!!’ 만 넘쳐나는듯합니다.
    저도 뭐라고 한마디 쓰려다 ‘이쪽끝’과 ‘저쪽끝’에서 똑같이 ‘쿨게이는 꺼져’라는 말이 나오는것을 보고 고이 접었습니다.

  3. 전 토막여섯 때문에 촛불이나 미네르바가 그렇게 힘을 얻었다고 본답니다. 신종 찌질이들은 보면서 ‘이 똥들을 어쩌면 좋나; 싶을 뿐입니다.

  4. !@#… mil님/ 모두가 알고 있는지,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역시 그런 것에 공조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과 방법과 실리를 마련해주는게 가장 정공법인지라, 저 같은 얍삽한 사고력의 소유자들이 좀 더 분발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Charlie님/ 아마 저도 만약 이글루스에 있었더라면 넘쳐나는 쿨게이 칭호 속에 익사했을지도…;;; 사실 훨씬 더 민감한 토막들도 몇 개 있지만, 나름대로 저도 자체검열 좀 하는지라 좀 더 적합한 쎈 블로거에게 소재를 토스해주기도 합니다(…).

    nomodem님/ ‘보여야 할 텐데 안보인 것’을 파내는게 제 습성이라서요;;;

    dcdc님/ 그런 똥들의 습성은, 가만 두면 한 곳에 모인다는 겁니다 (바깥에서는 계속 쿠사리 먹으니까). 사실 박멸의 대상이라기보다, 적절한 관리의 대상.

  5. 법과 질서를 방패로 ‘지금 너희들이 하는 짓은 위선이다!’라는 말에 그저 마음만 상해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런 결론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고 다른 분의 포스팅을 봐야 한다는 사실에는 여전히 답답하게 생각되네요…orz

  6. 그동안 눈팅만 하던 사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토막 셋에 대한 이야기가 잘 안나오는 것에 대해서 다소 놀랐습니다. 뭐랄까… 심지어는 공권력의 강화를 외치는 사람들마저도 경찰 목숨을 챙기는 데에는 인색해 보인달까요.

    펌 신고합니다.

  7. 트랙백 보냅니다.

    지상파 tv에서 보도되지 않은 것과, 용역들이 사람을 패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오만가지 잡상이 다 들었습니다. 솔직히 이번 정권, 그냥 3월에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8. 저들이 시신에 대한 유족의 접근/확인을 막고, 유족동의 없이 강제부검을 실시했다고 하네요. 어제 촛불집회 현장에서도 건물입구를 전경버스로 틀어막고, 민간 진상조사단과 국회의원 진상조사단들의 출입까지도 막았다고 합니다.

  9. 아차차, 퍼가는 곳을 남기지 않았군요. 그냥 제 개인 블로그(라기 보다는 휑한 공터)로 퍼 갑니다. 아이디를 누질르면 연결됩니다.

  10. !@#… 觀鷄者님/ 뭐, 위선도 열심히 하다보면 진짜 선을 잉태하는 경우가 생기는 만큼, 무턱대고 폄하할 일이 아니죠. 그리고… 마음 상해하면 지는 겁니다. (;;;)

    감자부침개님/ 전반적으로 제가 끄적인 모든 토막들이 (최소한 제가 이 글을 올렸던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죄다 이야기가 거의 안되는 것들이었다보니…;;; 보통 이런 글을 쓸 때 그렇듯, 이후 더 많은 이들이 이 화두들을 이어받아 더 훌륭한 논지들을 펼쳐주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Skyjet님/ 물론 전철연이라는 시대착오적 존재의 문제도 가히 가볍지 않기에 저는 피해자/가해자 구도보다는 여러 이해를 조율하지 못하는 허접한 시스템과 그 허접함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이들의 문제를 지목하고자 하지만… 그건 또 이야기가 굵어질듯 하니 다른 기회에;;;

    su님/ 신원확인 가능한 경우 합법적으로 강제 부검을 실시하려면 법원의 영장이 나와있어야 할텐데, 어찌 그리 신속하게…;;; 진압도 속도전으로 해서 그 꼴을 만들고, 이제는 조사도 속도전을 하려나 보군요. 정권의 허접한 속도전 사상을 견제하지 못할 망정 온 국가의 시스템이 똑같이 허접한 짓을 하는 건 좀 곤란하건만;;; OTL

  11. 사진이 동일인의 사진인지를 노컷뉴스의 기자에게 메일을 드려보았습니다.

    답장이 오면 제 블로그에 결과를 올리겠습니다.

    좋은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2. 토막 여섯에 특히 공감합니다. 기자들이 이러한 사태를 숨기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고서야 이렇게나 무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건 아닌 것 같고….
    가장 중요한 것 같은 문제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게 다뤄지는 이유를 찾을 수가 없네요.

  13. 비행기가 불시착륙을 했는데도 사상자가 한명도 없었다던 미국여객기사건에 비해 더욱 더 잘 드러나는 한국사회의 허술함과 미숙함을 느낀 사건이었어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로그로 퍼가겠습니다.

  14. 버스 정류장 바로 앞이라 학교 가는 길에 현장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착잡…이번의 공권력 집회, 시위 관리능력만으로 본다면 전두환 정권 때 매트리스가 더 많았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토막 다섯의 경우 [니가 그렇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걱정하면 가서 인간방패라도 되주지 그래?]–종류와 비슷한 타입인 듯.
    물론 같은 버스를 타니까 집에 오는 길에도 봤지만…속 쓰려요….TT

  15. !@#… 한정호님/ 물론 그 짤방이 조작이라고 해서, 실제로 시위대의 누군가는 화염병 관리 잘못으로 불을 뒤집어쓰고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 자체야 변하지 않죠. 다만 역시, 타임라인 재구성 보도들을 보면 망루 화재붕괴 사건은 그 사람이 불붙은 사건보다 훨씬 뒤의 일이더군요.

    모과님/ 숨기려는 의도보다(아, 정권의 개목걸이에 사운을 걸고 있는 조중동은 제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세가 더 크리라 봅니다. 왜 이런 일들이 그렇게 뉴스가치를 폄하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좀 여러 이론들이 있고, 설명이 좀 길어집니다. 언젠가 한번 간단정리를…;;;

    치킨님/ 재미있는 것이, 개인들은 은근히 유능한데(그러고보니 비행기하면 한국 기장의 전설적인 얼음호수 착륙) 모아놓을수록 허술하고 미숙해진다는 측면이죠. 그래서 더욱 견제와 자기수정이 가능한 신중성의 시스템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그런 시스템의 정확히 정반대지점이 바로 ‘속도전’.

    언럭키즈님/ 몇 개를 들고가든, 언제,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핵심이죠. 화염병을 밑으로 더 이상 던지지 못하는 상황, 즉 특공대가 옥상을 제압하는 바로 그 시점에 맞추어 바로 긴밀하게 건물 아래 각 부위에 매트를 배치하는 전문성이 필요했던 타이밍. 이건 정말, 실력의 문제입니다.

    시바우치님/ 토막 다섯과 관련, 언급한 그 찌질정서보다 훨씬 더 막장급인 이야기들도 많지만… 그나마 가장 대꾸할 가치라도 있는 걸 고르고 골랐습니다. -_-;

  16. 역시 첫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양비론이 제일 어려워요. 저도 캡콜드 님께서 지적하기 전 까지도 둘다 잘못해서 쌤쌤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동시에 비판하는 것은 힘들긴 해도 양비론으로 빠지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17. !@#… 네이탐님/ 뭐, 쌤쌤이면 결국 아무쪽도 안고쳐도 될 듯한 모습이 만들어지니까요.

  18. 토막 셋 관련해서 말이죠.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0901/h2009012203004721060.htm
    이런 게 나왔다는데요. 경찰에서 인화성 물질 있는 거 다 알면서도 걍 들어갔다고. (옆의 부부 잠자리 어쩌고 하는 썸네일에 눈이 가면 지는 겁니다.)
    저게 사실이면 진압방식이 “전근대적”이라고밖에 못 하겠어요.

    그리고 토막 넷에 관련해서는.
    경찰이 출동해서 잡아야 되는 쪽은 저 용역깡패+개발조합 같은데 말이죠. 돈의 힘이 그토록 세다고 그토록 쉽게 인정해버리면 결국은 경찰이 용역깡패랑 똑같이 행동하는 결과가 나오고 그래서 애꿎은 경찰관이랑 철거민이랑 죽고 막 그러는데 이에 대해 …
    … 관련자 누구한테 뭐라고 물어봐야 되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_-;

    토막 하나.. 전철연은 뭐 거의 싸우기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의 모임 같더군요.

    그래서 어쨌다는 건지 두서가 없어졌는데;;; 재개발이 뭐고 과정이 어떻게 되는 건지 뒤늦게 막 찾아보긴 했는데 우와 이거 진짜 답이 없어보여요. 돈이 많아야 한다… 가 답인가요 -_-

  19. !@#… 보라/ 사실 재개발+철거민 문제를 해결하는 진짜 방법은 1)공신력을 지니는 중재위 제도의 공식 도입, 2) 용역깡패질에 대한 초간단 거액 민사소송 루트 제공, 3)권리금 불법화. 즉 용역깡패도 전철연도 공권력도 나설 기회조차 없게 제도 안에서 해결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보는데… 다만 세부적인 이야기는 관련법 전문가들이 해주셔야할 내용이라서, 나는 따로 포스팅 안하고 패쓰.

    그나저나 일선 경찰들은 뺑이치고, 수뇌부는 지들 출세에 눈이 멀어 뻘작전을 강행하고. 뭐 너무나 고전적이라서 참;;;

  20. !@#… 여울바람님/ 뭐, 추천 시스템을 몇번 고쳐나가면 차차 나아지겠죠. 그래도 운영자들이 아직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버리지 않은 나름대로 희소성 있는 동네라서.

  21. 게으른 탓으로 이제야 읽습니다.
    다섯 번째 토막에 대해선 사소한 이견이 없지 않습니다만, 말씀하신 관점도 충분히 공감됩니다.

    특히나 인상적으로 읽은 건 여섯 번째 토막인데요.
    일 터지면 생색내는 사후 약방문 저널리즘에 대한 지적은 너무 너무 공감하게 되네요..

    추.
    안그래도 다시 ‘….토막들’ 로 시작하는 글이라서 다소 아쉽운 마음으로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말이죠. : )

  22. !@#… 민노씨/ 토막5는 사실 잘못 받아들이면 “세금 내면 땡이니 평소에 관심가지지 말라는 소린가”라는 식으로 생각하기 쉽기에 좀 더 신중하게 설명해야할 부분이죠. 언젠가 더 정밀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죠 뭐;;; // 토막6도 사실은 좀 더 여러가지가 맞물려 있는데, 예를 들어 KBS의 경우는 정치적 부당징계에 반대하는 현장제작거부사태 때문에 평기자와 PD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부분도 있으니까요. 그것도 언젠가 다른 기회에 또…;;;

  23. 과잉진압이라고만 하지 마시고
    http://www.mgoon.com/mystation/view.htm?id=11070845&vid=1997786
    영상을 보시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여기서 진압하는 경찰관들은 다름아닌
    우리의 아들이고 오빠고 동생입니다.
    저러한 불법적시위행동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이라
    생각 하시나요? 과잉진압이 아니라 과잉투쟁이 아닌가 싶군요
    경찰측에서 방관만 하다가 더욱 큰피해들이 속출했다면
    그때는 또 뭐라고 경찰관들을 몰아세울실껀지요?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라고 무작정 땅에만 내리 찍으시지만 마십쇼…. 경찰들도 고생하고 있습니다..

  24. !@#… LTJ님/ 토막1 첫번째줄. “전철연의 폭력시위를 비난하는 것과 서울시경의 폭력진압을 비난하는 것은 얼마든지 동시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