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발표가 나기를, 여야 원내 교섭단체들의 합의에 따라서 표현의 자유 침해 관련 악법들의 입법 러시 “일단” 저지. 세부내역 요약은 여기, 발표한 합의안 원문은 여기. 그간 한나라당이 악법 세트 통과를 위한 인질로 삼고 있던(!) 수십가지 민생 관련 법안들은 마침내 먼저 따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신방겸영, 사이버모욕죄 신설 등의 주요 표현의 자유 억압법은 시한을 정하지 않고 합의 처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솔직히 무려 국회농성까지 가는 온갖 추한 꼴 다보여야 겨우 이런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도대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최소한 당장의 날치기를 방어한 것만 해도 놀라운 성과이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고, 언론노조 역시 8일부로 총파업을 일시중단. 본진 마지막 방어선에서 마린 한부대로 무척 추한 얍삽이 다 보여가며 대형 히드라 러시를 막아낸 광경이랄까. 물론 조중동 디파일러와 악플 알바 저글링들을 대폭 보강해서 이번에는 법안별 각개격파로 2월 임시국회부터 또다시 몰아치겠지만. 자기들이 그렇게 없애라고 지랄거렸던 국정홍보처 예산을 쥐도새도 모르게 – 아니 쥐는 알게 – 2배로 늘려잡았다! 엄청난 홍보찌라시와 리플 알바 물결이 몰려올 것이야 뻔한 이야기고, 이번 기회에 아예 모든 품격이고 직업윤리고 다 팽개친 조중동의 똥칠 대공세는 이미 시작되었다! 사실 이전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 현재의 연합뉴스도 논조로만 보자면 이미 조중동 2중대에 근접하고 있다! (이런 기사 첫문장의 짙게 흘러나오는 감성만 봐도, 연합뉴스에 대한 ‘선입관’인 팩트 중심 스트레이트 기사와 거리가 무척 멀지롱).
!@#… 여튼 그런 의미에서 블로거들의 대중캠페인도 뭔가 새 국면을 다짐해야할 듯. 더 활기차고 일상적이며 재미있는, 하지만 큰 틀에서 계속 연속성이 있고 더 직접적으로 문제점을 공격하는 후속타를 만들 때다. 예를 들어 눈내리는 동네에 이어 악법쟁이들을 묻어버리는 눈싸움 한마당이라든지. 하지만 그 이전에, 약간의 캠페인 해설편을 남겨두고자 한다. 왜, 어떻게 이런 캠페인 모습이 되었는지에 대한 소스코드 말이다. 관심있는 이라면(사실 추천이나 열람 횟수로 판단하건데, 그런 사람 별로 없다) 누구나 보고 참조할 수 있는, 노하우의 축적.
!@#… capcold류 캠페인 설계의 핵심 주안점 가운데
– 참여가 쉬워야 한다
– 각자 참여에 관한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 전염적이어야 한다
뭐 이런 것들은 이전의 “그때 너는 검었다” 캠페인 해설편에서 이미 이야기한 원칙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대충 생략. 이번 캠페인에서 더 강력하게 시도해보고자 한 요소들은 ‘상징의 효율성‘과 ‘참여범위 키우기‘다.
!@#… 상징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은, 바로 캠페인의 시각적 상징이 보기에 예쁘고, 당장 눈길을 끌어야 한다는 것. 한 눈에 모든 결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명료함을 살짝 희생하더라도, 상징 자체의 끌어들이는 맛을 최대화하는 방식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나는 상황을 안다 -> 그래서 결의에 차 있다 -> 그래서 상징을 달아놓을꺼야” 라는 일반적인 코스를 거슬러야 할 사안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광우병 정국 같이 누구나 쉽게 대충 본능적 죽음에 대한 공포로 우루루 몰려들 수 있던 경우 또는 YTN 방송사 낙하산 사장 같이 단일한 사안이었던 경우와 달리, 이번은 워낙 정신없이 큰 덩어리였다. 입안하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뭐가 뭔지 제대로 모를 정도로, 막판에 입안자들도 바뀌고 세트로 우루루 야매로 대충 통과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따라서 캠페인에 동참시키는 것 역시 큰 틀에서 공감을 시키고 세부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상징 역시, “우선 상징 자체가 눈길을 끈다 -> 무슨 의미로 쓴 것인지 알게 된다 -> 더 관심을 가지고 세부 자료를 참조한다”의 흐름이 좋다. 어머 예쁘다, 이게 뭐지, 아하 그렇구나의 순서 말이다. 담론적 측면에서는 언론사 소유 어쩌고 하는 각론보다 민주주의의 소통경로를 지키는 ‘표현의 자유'(언론 공공성, 온/오프의 익명성 보호 등등)를 먼저 내밀고, 시각적 상징으로는 보편적으로 예쁘다고 할 만한 무언가, 하지만 이미 다른 최근의 캠페인에서 특정 이미지로 벌써 써먹지 않은 무언가를 선정하는 것. 그래서, 결론은 눈이었다.
눈은 단순히 겨울철에 어울리고 예쁘다는 점 이외에도 하늘에 가득 내린다는 점과 쌓인다는 점이, 다양한 표현들이 쌓여서 민주주의의 판을 만든다는 컨셉에 활용하기에 딱 좋다. 나아가 원래 겨울에 종종 보이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눈내리는 풍경 일반마저도 이쪽 캠페인의 의미로 연상시키며 귀속시키는 것까지 욕심을 내 볼 수 있다. 마치 촛불이 정전되었을 때 불 켜는 도구에서 어느덧 사회적 저항의 상징으로 바뀌었 듯 말이다. 물론 모래도 물방울도 뭣도 써먹으려면 써먹을 수 있었겠지만, 하필이면 연말이었다 보니 눈부터 생각이 나더란 말이지. 그런 상황에서 워드프레스닷컴에서 연말특집으로 배포중인 snowstorm 기능이 눈에 들어왔는데, 전체 페이지를 크게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히 주목하게 되더란 말이다. 그래서 아예 그쪽에서 사용한 소스를 그대로 찾아가서 이번 캠페인용으로 활용했다. 다만 세부 변인은 좀 조절하고, 눈송이에 픽셀 단위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글씨로 ‘표’와 ‘현’자를 심어놓았다. 쌓여 있는 모습 속에서 비로소 발견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런 경우, 눈내리는 모습에서 무언가 궁금해진 사람들이 “나도 심어보고 싶어”라고 생각할 때 캠페인의 1차 설명 격인 발안문으로 오도록 유도하는 기제가 중요하다. 스크립트의 경우 이미지와 달리 스크립트 자체를 퍼가서 자기 공간에서 그대로 재현하려면 약간의 관련지식이 필요하다. 즉 자연스럽게 ‘설치하는 방법’ 설명문을 필요로 하기에, 캡콜닷넷으로 설명문을 직접 보러 오든 펌된 텍스트를 보든 캠페인 내용을 직접 접할 일이 많다. 또한 이전 YTN 캠페인 당시(사람들이 알아서 펌질만 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수많은 분들이 선진 블로그 문화틱하게 꼬박꼬박 트랙백을 보내주셨는데, 오히려 그것들이 스팸함에서 며칠 썩었던 실수가 있었다. 따라서 스팸필터도 한 일주일동안 과감히 꺼두었다. 그 결과, 좀 활발하게 소스로 돌아오는 흐름이 있었던 듯 하다. 물론 어느 정도 한계는 있어서, 일정 정도 이상 퍼지면서 결국 출처가 흐지부지해지는 현상이 결국 나타나기는 했지만 말이다.
나아가 상징의 논리성도 고려대상이다. 예를 들어 블로그에 블랙 스킨 입히기의 경우, 2차 YTN 블랙데이에 이미 써먹었고 또 앞으로도 다음 블랙데이가 오면 다시 그쪽으로 써먹어야 한다. 게다가 블랙의 경우 상복 컨셉에서 나온 것인데, YTN의 경우 낙하산 사장이 이미 들어오고 개김성 짙은 사람들과 프로들을 정리하는 등 이미 뭔가 중요한 것 하나가 “죽은” 상태에서 하는 애도다. 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 세상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악법을 미리 막아내는 것인 만큼, 상징의 논리성이 딱 이어지지 않는다. 물론 YTN 사태도 정권의 언론장악 이슈고 이번 건도 그런 요소들이 많아서 이미지를 연동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좀 확 대비되는 신선한 것으로 하는 것이 낫겠다는 직관이 발동해서 결국 눈.
기술적 측면에서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주목도 높게 스크립트로 전체 화면에 눈내리는 효과를 넣었고, 스크립트를 쓸 수 없는 자유도 낮은 곳을 위해 타이틀 버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타이틀 넣기도 스킨 사정상 힘든 경우를 위해서 사이드 배너 추가. 스크립트가 심어 넣었을 때 무언가 가장 ‘있어’보이는 버전인데다가 상징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만큼 중점적으로 내세웠고, 대신 타이틀과 배너 버전은 더욱 귀엽게 만들자고 결의. 기본적으로는 이글루스의 흰바닥/파란하늘 컨셉을 그대로 가져와서, 한국 ‘블로고스피어’를 하나의 동네로 시각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물론 ‘잘 살펴보면 더 재미있게’라는 개인적 성향을 약간 발휘하기도 하고 말이다(눈치챈 이들도 있겠지만 대형포털의 블로그서비스들, 블로그전문 서비스들, 독립계정용 엔진을 바탕으로 서비스도 하는 곳들 등이 각각 좀 더 가깝게 한 줄로 붙어있다. 엠파스는 곧 사라질테니 약간 위치가 애매하고). 하지만, 역시 아무리 그래도 대형포털에게 저주받은 캡콜닷넷에서 비롯된 캠페인 답게 네이버 다음 등의 블로거들에게는 호응은 무척 미미. 하지만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참여범위 키우기라는 요소에서는, 복잡함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에서 ‘연대’를 이루고자 할 때 capcold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참여 진입장벽 낮추기의 원리를 본격적으로 강조하고자 했는데, 편의상 “최소공배수가 아닌 최대공약수의 원리“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8-90년대는 물론 현재까지도 연대를 주장하는 특히 진보진영의 캠페인들이 너무나 자주 빠지는 함정이 ‘최소공배수’ 접근, 즉 사람들로 하여금 공유점을 발견할 때까지 자신의 범주를 자꾸 키워나가라고 강요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그 결과 범주는 추상화되고, 자신만의 구체적인 맥락은 흐려지게 하는 방식이라서 운좋게 어떤 ‘의식성’을 만들어도 한줌의 지사정신만 남을 위험이 도사린다. 예를 들어 노동자 계급의식이라고 해보자. 최소공배수 접근은 네가 지금 어떤 직종의 어떤 이해관계의 누구이든 간에, 상위개념으로서의 민중됨 노동자됨을 깨달으라며 교조적으로 윽박지르게 된다.
그래서, 반대로 최대공약수 접근이 필요하다. 모든 정체성을 함께할 필요 없다, 억지로 하나인 척 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이미 자신 속에 있는 어떤 사고체계 가운데, 이 정도 선까지만 나와 같은 전제를 동의할 수 있다면 함께하면 된다. 노동자 계급의식에 있어서 최대공약수 접근은 노동자됨을 그냥 바탕에만 하나의 전제로 깔고, 우리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이정도까지의 복지장치는 너도 원하고 나도 원하니 지지하면 되겠네 라고 권유한다. 바깥에서 찾고 접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 속에서 발견하고 협력하도록 하는 것. 물론 이런 접근은 호쾌하게 큰 개혁을 하기에는 추진력도 덜 해 보이고 성에 차지 않을지 몰라도, 신중하게 하나씩 세상을 상식의 방향으로 바로잡기 위해서는 효과적이다. 게다가 사회의 복잡성, 개인의 다양함을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에 더… ‘실용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capcold의 지론은, “반한나라당 캠페인의 최고봉은 한나라당 지지자라도 상관없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경계선 희미한 복잡한 세상인데, 스스로의 자아정체성을 붕괴시키지 않고도 민주주의 시스템이라는 상식을 함께 지향할 한나라당 지지자도 좀 있기는 하니까 말이다. 이런 의도를 캠페인 제안문에서 “어딘가로 가기 위한 최소한의 공통분모 만큼만 지지하고 뜻을 같이하면 되니까”라는 말로 살짝 부드럽게 처리하면서 흠뻑 녹여넣고자 했다. 이 쪽 접근은 앞으로 다른 캠페인들을 하면서도 더욱 더 정밀화시키면서 강조해나갈 생각이다.
!@#… 반면 이번 캠페인에서 문제점 역시 몇가지 노출되었는데, 주로 기술적인 부문이다. 첫째는 눈내리는 스크립트가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스크립트라서 CPU 부하를 많이 잡아먹는다는 것. 기본적으로 DHTML인데다가 특히 눈이 쌓인다는 건 날리는 것 더하기 쌓인 눈송이 갯수만큼의 객체들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 소스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워드프레스닷컴에서도 여러 말이 오갔던 바 있다. 하지만 캠페인 컨셉에는 ‘쌓인다’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고 호환성이 좋기 때문에 이걸로 그냥 선택한 것이다. 다행히 비활성화된 창에서만큼은 스크립트가 작동을 멈추도록 되어있는데, IE6 이전의 익플에서는 그게 또 호환이 안된다. 여튼 동영상편집이나 통계프로그램 돌리면서 창 수십개 열어놓는 분들에게는… 그저 죄송할 따름. 사실 1~2Ghz를 넘는 CPU라면 별 상관 없지만, 구형 노트북들에서는 차이가 좀 난다. 더 가벼운 스크립트 소스가 있다면 언제라도 그걸로 변경할 준비를 해두도록 하겠다.
스크립트의 호스팅을 진보넷 계정(member.jinbo.net)에 둔 것 또한 약간의 이미지상의 리스크가 있기는 하다. 진보운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운동권 단체(사실 그런 곳에서 진행하면 또 좀 어때)가 배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처럼 보여서 특정 정치성향의 사람들에게 자동적으로 마음의 장벽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넷의 도메인주소를 보고 그 이미지를 떠올릴 정도의 관심과 사고능력이 가능한 분이라면, 캠페인의 소스를 찾아 캡콜닷넷에 와보고 실제 논조를 읽어볼 정도의 최소한의 상식 따위는 갖추고 있겠지 싶어서 그냥 과감히 질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가장 간단한 이유다. 계정 구조로 작업할 수 있고, 무제한 트래픽이니까. 스크립트와 눈 이미지 파일을 합치면 페이지를 열 때 한 20kb정도의 용량이 오간다. 한번 열면 그 사이트의 것은 캐시에 저장이 되겠지만, 그래도 스크립트 달아 놓은 모든 사이트들의 방문객들 하루 수십수백만을 생각하면 제한된 트래픽 용량의 개인계정에서 감당할 여력이 없다. 사실 스크립트와 눈 이미지 개별 파일들을 모두 이글루스 같은 곳에 올릴 수도 있지만, 그 경우 포털의 자동생성 경로주소 때문에 링크구조를 복잡하게 가지고 가야한다. 게다가 스크립트 수정시 다시 올려야하는데, 그 때 경로가 바뀌기라도 하면 여러모로 캠페인에 애로사항이 만발한다. 여튼 이런 류의 문제들은 1) 기술적으로 출중한 분이 코딩에 힘을 보태주시고 2) 개인사이트 티가 팍팍 나는 무한트래픽 계정을 얻으면 될 일. 결국 사람과 돈. -_-
!@#… 여튼 이번 캠페인에 대한 구상 해설은 여기까지다. 정치적 캠페인이라면 앞으로 “표현의 자유로 눈싸움하자” 캠페인이라도 해볼 요량이고, 온라인문화 캠페인으로 이전에 떡밥 꺼낸 출처 명시 관행 맛들이기 “백투더소스”도 그래도 봄에는 런칭하고, 총체적인 사고방식 전환 캠페인 “바보는 말려야 한다”도 좀 본격적으로 (재)점화를 해야지. 물론 그 과정에서 축적하는 노하우로 다른 분들이 훨씬 재미있고 효과적이고 명랑사회를 앞당기는 캠페인들을 만들어내시면 더욱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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