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 한번씩 돌아오는 capcold식 시사 단상, 생각의 토막들. 복면시위금지와 YTN KBS 사태 기억하기, 배관공 조, 군대폐지 퍼포먼스, 정당지지 조사에 대한 이야기.
!@#… 토막 하나. 또 나온 복면시위금지법 추진. 이건 공권력 만능세력들의 오랜 숙원이고, 당장 2003년에도 2007년에도 한번씩 추진되었다가 좌절(당시 근거로 들었던 독일 시위법 관해서도 전에 이미 한 마디 했었다). 그걸 좌절시켰던 당시의 정부와 국회 상황이 그나마 참 제정신이었구나, 라고 본다. 여튼 이것도 인터넷의 익명성의 경우와 비슷하게, 복면을 못하도록 먼저 원천 막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긴 후 사안에 따라서 가중처벌을 하는 것이 합당하다. 즉 권한도 책임도 없는 꼬꼬마 즐초딩들용 접근법인 ‘금지‘가 아니라, 합리적 성인들을 독려하는 행위와 댓가의 시스템인 ‘책임‘의 접근이 상식이 되어야 한다. 시끄러운 사회를 개탄하며 훈수를 두고 싶은 꼰대 정신의 소유자들이 오히려 자신들을 즐초딩으로 규정하는 금지형 규제를 선호하는 이상한 모순부터 좀 해소했으면.
!@#… 토막 둘. YTN사태… 그 사장, 징하다. KBS사태… 그 사장도, 징하다. 하지만 사장도 사장이지만 항상 진짜 중요한 건, 뻔한 술수를 절차적으로 정당화시켜주(려고 노력하)는 그 이사진과 기타 협력자들이다. 대외적으로 드러나서 희생양이든 관변언론의 얼굴마담이든 하는 ‘스타’ 말고, 절차적 과정을 부여해서 그런 상황을 가능하게 하는 비교적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들이 더 부각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들을 기록하고 드러내기가 댓가를 치루게 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명단을 만들고 그들에 관한 현재와 과거의 자료들을 링크하여 기억을 축적해야 한다. 만약 인터넷을 활용한 민주주의의 다음 단계를 보고 싶다면, 위키방식을 활용한 디렉토리가 되었든 의미망 연결을 통한 검색시스템이 되었든 또 어떤 방법을 연구하든, 기억의 축적과 맥락화라는 화두를 가장 집중적으로 파야할 것이다.
!@#… 토막 셋. 최근 미국 대선 정국의 히트작, 부자들의 증세를 진심으로 자신의 일로 걱정하는 중간계급 배관공 조. 한숨이 절로 나오는 촌극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좀 더 굵은 화두가 들어있다. 배관공 조의 어리석음을 개탄하기 위해서는, 당신은 웬만큼 노력해봤자 25만불 사장이 되지 못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그런데 신분(!)상승에 대한 꿈이 없으면, 개인들이 발전을 희망할 동력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이 사라진다. 따라서, 야무진 꿈은 꺾어버리면서도 동시에 사회구성원들의 성장동력은 유지하는, 실로 미묘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제대로 된 사회 담론의 임무다. 그것을 과연 언론 미디어들이, 사회운동 영역이, 각종 담론가들이 얼마나 신경쓰고 있을련지 잠시 머리가 아프다. 아니면 손쉬운 해결책으로… 일본을 공격하거나.
!@#… 토막 넷. 강의석 군대 폐지 퍼포먼스. 군대폐지라, 논리적으로는 말이 된다는 분들도 많다. 군대가 없으면 전쟁도 없다… 뭐 간단명료하긴 하다. 물론 군대에 의한 것이 아닌 무력분쟁은 전쟁으로 정의내리지 않는다는 말장난식 전제가 필요하겠지만. 그런데 진짜 문제는… 군대 없애자 컨셉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선명한 표어를 내세우고 있지 않고, 가끔 역행하는 순간들도 있지만 말이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군대를 어느 순간 모두 짠 하고 없애지 않고 어느 한 곳만 먼저 없애면 그 동네가 먹히고 땡이다. 그렇기에 바로 오늘이 두개의 달이 떠오르는 날이야를 외치며 손에 손잡고 군대폐지의 날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조율해가면서 외교적 분쟁에 있어서 군대에 대한 의존을 줄여나가는 것이 최소한 냉전 이후 세계의 모습이다. 각 나라라고 쓸데없이 군대에 돈 많이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군수기업의 이해관계는 또 다르지만) – 그래서 법과 제도를 갈고 닦으며, 금융으로 서로를 옭아매고 있다. 너무 옭아매서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대박으로 동반 난리가 나버렸는데, 결국 과격할 정도로 직접적인 세계적 협력에 의해서 해결하고 있지 않던가… 수십년전에는 그런 것들이 무려 세계대전의 밑바탕이었는데 말이다. 다만, 아직 그 전환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 만큼은 군대가 무력을 휘두른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군대 없는 세상을 앞당기고 싶다면, 그 전환을 더욱 앞당기는 것에 기여하는 것이 합당하다. 외교관이 되든지, 혹은 모든 외교의 핵심 가치인 ‘돈’을 좌우하는 기업가가 되든지, 하다못해 군 장성이 되어 군 편제와 운영방식을 점차 현 시대에 맞게 경량화하도록 하든지. 아니면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정치인을 후원하고 지지하든지. 어제 막 세상을 깨달은 꼬꼬마가 아니라면, 이미 진행중인 것에 대해서 뻔하고 거대한 이상향을 동어반복하기보다 실제 그 방향을 향한 실현가능한 구체적 작업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밀하게. 혼자 터트리고 자뻑하지 말고, 토론하고 조율해가면서. 이미 대부분 눈치채셨겠지만, 이건 모든 종류의 몽상적 사회운동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
!@#… 토막 다섯. 시사인 특집기사, 사람들은 민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무척 예상대로이면서도 재밌다. 물론 그 지면에 실린 전문가들의 한나라당 지지에 대한 분석 등은 그다지 동의하지 않지만 말이다(여기 단골들은 이미 알겠지만, capcold는 단순한 정치정당 지지 논리를 뛰어넘는 기복정당™ 컨셉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민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건 다 좋은데(아니 그것도 좋지는 않지만)…
왜 여전히 대안은 박근혜인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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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gback by Crete의나라사랑_2008년글
미국 대선과 배관공 ‘조’…
미국 대선 토론을 시청한 다음날 아침에,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의 정치면을 보고, 또 출근 시간에 차 안에서 듣는 좌담프로를 통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미국 정치의 건강함 그리고 미국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