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네르바의 구속 수감. capcold가 생각하는 피의자 인권에 관한 여러가지 상식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현상들 – 피의자 개인정보 보호를 가볍게 무시하는 막장신문(‘올해 내로 방송 진출할꺼에염 뿌우’를 외치는 모 일간지들의 활약이 언제나처럼 특히 두드러짐)들이라든지,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위험이 없어서 일상적 수사에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장포장된 사안의 ‘중대성’을 바탕으로 낼롬 구속영장 발부한 법원, 그냥 인터넷 정보 짜깁기에 불과하다면서도 엄청난 임팩트의 정보질을 했다며 뭔가 말이 초반부터 꼬여있는 긴급체포 검찰, 온라인에서 자신들이 찌질거릴 권리를 박탈해야 한다며 더욱 열심히 찌질거리는 불특정 다수의 악플러들 등등 – 이 이렇게 터져나와주면, 역시 아무리 평온한 척 해도 사실은 꽤 혼란스럽습니다. 공공성에 대한 고무줄 잣대야 한국 법체계의 고질적인 문제이자 민주주의 시스템에 관한 허접한 초등교육의 결과라고 보지만, 나름대로 민주국가로서의 국가 브랜드 이미지라는 것도 있을텐데 이 정도로까지 지조때로 써먹는 아름다운 사례를 만들어도 될까 좀 걱정됩니다.
!@#… 의회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어떤 법도 만들 수 없다는 수정헌법 제1조, 그리고 국가에 대한 명백하고 현재하는 위협(clear and present danger)일 경우에만 공공성을 들먹이며 표현을 문제삼을 수 있게 되어있는 미국의 모범사례를 오늘날의 한국에서 그대로 바라는 것은 택도 없는 사치라는 것 압니다. 하지만 일개 온라인 말꾼이 부정확한 정보를 퍼트렸다가 금방 취소하고 버로우탄 것에 대해서 이 정도로 오버해가면서 대응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같은 것에 대해서는 쥐뿔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야매적 인식, 그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사회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겠죠. 하기야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누가 대한민국 판사의 수준을 궁금해하거든, 고개를 들어 나경원 의원을 보게 하라. 누가 대한민국 검사의 수준을 궁금해하거든, 고개를 들어 홍준표 의원을 보게 하라.” 예,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게다가 시끄러운 의견충돌 속에 발전하는 명랑사회보다는 박제된 평온함의 입 닥치는 사회를 바라는 것이 어디 정권세력과 그 충견들 뿐이겠습니까. 많은 동네 아저씨아줌마들도 그게 바람직한 것이라고 배우고 자랐고, 그 분들의 자라나는 자제분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곤 하니까 말입니다. 여튼 조지 오웰이 이야기하던 평온한 사회를 위해 모두를 감시하고 규제하는 국가권력, 빅브라더에 대한 수요는 확실히 적잖게 있습니다.
!@#… 결국 단속에 대한 오바스러운 선례는 생겨버렸고, 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할 줄 아는 많은 이들은 오들오들 떨어 마땅합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큰형 중에서도 큰형, 청와대 그분이 신봉하는 종교의 경전에 이런 일화가 있죠. 모세가 유대인들을 데리고 이집트를 떠나려는 것을 파라오가 안보내준다고 버팅기니까, 죽음의 천사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이집트의 큰 아들들을 몽창 죽여버리는 꽤 엽기적인 이야기. 그 때 유대인 가정들은 문에 양의 피를 바르는 모종의 표시를 합니다. 그걸 보면… 죽음의 천사가 그냥 지나가죠.
그래서, 저도 살짝 그런 비슷한 것을 해볼까 합니다. 앞으로 잠재적으로 영향력을 얻어서 검찰의 긴급체포 욕구를 불러일으킬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시사관련 글(그러니까, 대략 아무거나)을 쓸 때는 종종 빅브라더, 큰형에 대한 무한한 굴종의 표식인 예쁜 도장을 살짝 찍어놓도록 하겠습니다. 조낸 굴종하는 표식이 달려있으니까, 그 포스팅은 안 보고 대충 넘어가주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자기방어랄까. 여하튼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아, 그런데 큰형들이 직접 심의를 하고 그 포스팅은 심의필을 받았다고 읽히면 그거 허위정보 유포로 걸릴 수도 있겠군요. 그것도 나름대로 큰 일. 그래서 사실 자세히 보면 검사의 모자 속에 ‘뻥’이라는 글자를 넣었습니다. 한 200% 확대하고 모니터 콘트라스트 대박 올리고 자세히 보시면 보입니다.
!@#… 이번 건은 뭐 특별히 캠페인을 하려든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쓸만한 개그니까 나도 좀 써먹자”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얼마든지 더 퍼트리셔도 좋습니다. 글 써놓고 마무리 짤방으로 살짝 삽입해도 좋고, 배너에 넣어도 좋고 뭐 그렇습니다. 그냥,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자꾸 지속되면 어느틈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까 걱정되어 어처구니 없다는 표시를 계속 남겨놓는 사소한 행위,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자, 모두 외쳐봅시다.
“잠재적으로 귀에 걸리든 코에 걸리든 걸릴 지도 모르겠다 싶은 글에는, 큰형 심의필.”
… 물론 실제 사법적인 면피 효과에 대해서는 전혀 보장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런 것이 있을리가 없잖아. (핫핫)
*주: 얼굴 이미지는 경향신문 4칸 시사만화 ‘장도리’에서 가져왔습니다. 일종의 꼴라쥬이기는 하지만 여하튼 사전허가 없이 이미지를 잘라서 사용하고 있으니 엄밀하게 말해서 저작권 위반이겠지만, 박순찬 화백님의 넓은 아량… 과 유머감각을 믿습니다.
— Copyleft 2009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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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alpink 옙, 감시당하고 있다는 공포. 바로 그렇기에 필요한 것은, 감시당한다는 느낌을 오히려 의식적으로 놀려먹는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그걸 위해 이전에 시작한 캠페인: http://capcold.net/blog/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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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 심의필 도장을 찍읍시다" http://t.co/xzK2EpBH | 2년전 미네르바사건 당시 제안한건데, 어째 SNS도 검열하겠느니 어쩌니 하는 요새 다시 끄집어낼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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