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일일 드라마 “THE 야매내각 -탄생편-“를 보면서 떠오른, 몇 가지 더 생각해보려다가 역시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토막으로 남겨둔 단상들. 살짝 서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 생각 하나. 부덕한 장관후보자들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 보면서 통쾌해하는 것도 다 좋은데(라고 해도, 무려 국무총리 후보는 어쩔꺼냐), 정작 진짜 중요한 것은 4월 총선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보다 더 엄청난 야매 인력들이라도 얼마든지 일사천리로 무사통과 임명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당의 의지가 그렇고, 그 계층을 옹호하는 언론사들의 의지가 그렇고(도대체 맨날 여당의 과반 의회를 바탕으로하는 안정적 국정운영의 논리를 주장하는데, 야매 정책으로 안정적으로 파멸행 운하를 달리는 것이 뭐 그렇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 본인의 의지가 그렇다. 총선 여론으로 연결짓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 정치권은 눈치보느라 그런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자 할 수도 있지만, 언론은 편향성 어쩌고 하면서 몸을 사릴지도 모르지만, 막나가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 블로고스피어라도 좀 의식적으로 움직여줘야하지 않겠는가.
!@#… 생각 둘. 자기 재산을 불리고 자기 명성을 쌓는데에 유능했다고 해서, ‘우리’의 대표가 되어 우리 재산을 불리고 우리 명성을 쌓아줄 것이라는 착시는 대선 하나로도 이미 과도했다. 오히려 ‘우리’ 것을 갉아먹으며 자기 것을 쌓아온 사람이 그 자리로 갈 때 더욱 본격적으로 ‘자기’ 것을 챙겨가지 않을까, ‘우리’를 위한 일에 대해서는 끝없이 무능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먼저 하는 것이 당연하다. 성공담에 대한 아름다운 감정이입보다, 팍팍한 불신과 경계를 가지고 좀 살아보자.
!@#… 생각 셋. 주식 투기는 남이 대박을 터트려도 기껏해야(?) 상대적 박탈감 정도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로 대박이 터지고 집값이 오르면 당장 내가 살아갈 집을 못사게 된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 것에 대해서 도덕을 운운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즉 나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가장 관념적으로 들리기 마련인 도덕적 판단은 오히려 불특정 다수에 대한 지극히 구체적인 불이익에서 출발한다. 만약 이 부분을 담론화시키고 싶다면, 도덕성을 일상적 금전 손해로 치환해서 표현하는 수사법을 열심히 선보이기를 추천.
!@#… 생각 넷. 청문회를 하고 있어서 자꾸 장관 후보들에게만 관심이 쏠려있는데, 청와대나 다른 위원회에도 관심들 좀 가져주셈. 정책수석 내정자의 석사지도제자 논문 표절이 무사통과될 참이고, 무려 2000년대의 대통령 직속 방통위의 수장으로 70년대의 언론인인 자기 정치스승을 앉혀 놓을 참이고… 잊지말자. 이들은 무한의 야매. 피는 구라며 마음은 허영. 수많은 야매질을 넘어서도 불패. 그 몸은 틀림없이 야매로 되어있다. capcold의 예상은 아마도 이번에 낙마한 후보자들의 자리에는 약간씩 덜 티가 나지만 그래도 각자 상당 부분씩 해먹은 것들을 새로 추대하지 않을까 한다. 연타로 물먹였다가 ‘발목 잡는 국회’ 여론에 휩쓸리는 것을 두려워한 민주당도 적당히 얼렁뚱땅 협조해주고. 기본적으로, 오랜 야매를 뿌리뽑을 수 있을 만큼의 각오가 되어 있는 시민들의 사회가 아직 아니니까. 하지만 더 강력한 전례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면서 약간씩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도 그만큼 더 중요한 것.
!@#… 덤으로 생각 다섯. 스케쥴이 밀리니까 당연하다는 듯 나오는, 국정공백이 생기면 서민용 경제 정책에 차질이 생긴다는 논리. 제발 누구에게나 부탁하는데, 서민 타령에 넘어가는 짓은 좀 그만. 서민이라는 용어가 얼마나 정책적으로 무의미한 개념인지를 까발리는 모처의 포스팅에 남긴 답글을 살짝 백업:
…서민이라는 개념은 정책적 효용은 쥐뿔이지만, 정치적 효용은 만땅이니까요. 자칭 서민들의 경우 스스로를 서민으로 지칭함으로써 자신들을 ‘약자’의 위치에 놓아 “약자는 정의다”라는 막강한 착시현상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프로 정치인들이야 바로 그런 감성적 자기 규정을 그대로 이용해서, 정의의 수호자의 이미지를 장착하는 것이고. // 아 물론 저는 서민입니다! 핫핫
(추가) 덤: 한국시간 2008년 3뤟 38일 오전 기준, 인사 청문회 명대사 열전. (클릭) 역시 THE 야매내각.
(또 추가) 덤2:
!@#… 거대한 야매를, 비슷하지만 약간 더 작은 야매 여러 개로 상쇄시킨다. 이것이야말로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이명박정부의 진정한 저력. 이로써 IMF 핵심 책임자 가운데 한 명이자, 5공 훈장을 자랑스러워하다가 총리시켜준다니까 마지못해 반납하고, 각종 부동산 투기 탈세를 일삼은 자가 국무총리가 되는 엽기적인 사태가 벌어지고자 한다. 그런데 워낙 앞으로 남은 김성이, 정종환, 이영희, 이윤호 후보자 등등… 너무 화려해서, 도저히 총리에게 관심을 기울이기가 힘들다고! 게다가 사람들 사이에 숨어 무려 시민 흉내를 내는 투표권 쥔 좀비들이, 총리 인준 거부하면 발목이니 어쩌니 떠들어대고… 야매척결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민주, 총리인준 `가결' 가닥>(종합) 연합뉴스|2008-02-28 18:13
(또또 추가) 덤3: 상큼한 분석 하나.
아는 사람 쓰려다 검증에 ‘구멍’ (조선일보 |주용중 기자 2008-02-28)
익명을 요구한 학계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의 실용 노선에 부합할 수 있는 인재풀이 기본적으로 크지 않았다. 대부분의 인재들이 좌파 정권 10년 동안 가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前) 정권에서 중용된 인물은 가급적 배제하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선택 범위가 좁아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정권에서 중용된 인물 말고, 무려 IMF 책임자들과 5공에서 중용되었던 인물들을 열심히 포진시켰도다. 유능은 쥐뿔(시대가 좀 많이 변했답니다). 실용은 쥐뿔(결국 ‘이념’으로 뽑았다는 거잖아). 당신들, 컨셉이 도대체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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