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의 품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자고로 정치 저널리즘이 본격적으로 개판이 되고 원래의 규범적 역할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수행비서 스킬 만랩,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양비론 쩔기.

그런데 전자는 비교적 쉽게 눈에 띄어서 독자들의 손가락질이라도 받지만, 후자의 경우는 사람들의 비난이 어차피 “그놈이 그놈인 그놈들”에게 향해서 저널리즘으로서의 문제점이 살짝 은폐된다. 그리고 두 가지를 슬쩍 합치면, 자신들의 주관적 보스에게 충성을 다하면서 욕은 다른 곳으로 돌리는 최고의 효율이 완성된다. 다만 이 놀라운 기법을 시전하려면 최소한의 저널리즘 규범 준수 흉내 정도는 내줘야 눈에 띄지 않게 성공하는데… 아뿔싸. 최근 본 어떤 연합뉴스 보도, 거기서 실패했다. 제목부터 너무 삘이 오지 않나? 특정인의 발언을 인용한 것도 아니면서 제목부터 인용부호를 붙여서 자못 폼을 갖추려고 노력한 야매질에도 주목.

구태 못버린 국회..’그들만의 싸움터’
2008-12-31 10:01 |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통신사, 그것도 무려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종속성도 논조도 최대한 배제해야 하는(사실 ‘연합시론’ 같은 코너 따위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안구에 양파다) 기본 상식 따위 내팽개친지 오래라는 것을 이렇게 노출시키면 큰일이지. 연합뉴스가 무슨 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이따구로 기사에 개인 의견 분칠을 해서 뿌리는 건 여러모로 쪽팔리는 일이다. 청와대 기자단의 골때리는 폐쇄성도 알겠고 국고지원 연장에 대한 바람도 이해하겠고 뉴스통신 진흥회 이사진의 꼴통화나 낙하산 투여 움직임도 다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천하의 연합뉴스가 저널리즘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다면 정말 꿈도 희망도 없다. 온/오프의 중소 언론사 난립과 포털식 뉴스유통의 와중에서 연합뉴스라는 대형 뉴스 통신사가 가지는 뉴스 영향력이 얼마나 중대한데, 이런 식으로 망가지면 안되는 거다. 게다가 일반 시민들을 직접 고객으로 하지 않기에, 불매운동을 통해서 경고를 날릴 수조차 없는데 말이다.

따라서, 연합뉴스의 정치 저널리즘 품질 추락과 그것을 방어하는 방법은 앞으로 미디어 관련 ‘선수’들이 좀 집중적으로 주목을 해줘야 할 부분이다. 2009년에는 제발 야매성이라는 거대한 만성질환을 약간이나마 좀 컨트롤해봐야하지 않겠는가.

 

PS. 하기야, 한나라당이 현재 추진하는 각종 언론법 관련 개악안들이 통과되면 삽시간에 이런 것은 지금보다도 한 층 더 일상 풍경.

PS2. 아 씨바, 2008년의 마지막 포스팅은 그나마 좀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 추세로 볼 때 아마, 무척 많이 필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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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thoughts on “연합뉴스의 품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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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간에 통계 프로그램 변경 사정이 있어서 그냥 적당히 넘어갈까 했지만, LieBe님의 뽐뿌에 굴복해서 달립니다. 재미로 보는 2008년 캡콜닷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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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했듯, 지금의 뉴스담론 유통생태계를 걱정하고 싶다면 여러모로 연합뉴스라는 뉴스통신사의 저널리즘 품질 상태에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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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았어, 그리고 기사 끝은 경제 타령으로 마무리. capcold는 현 연합뉴스의 핥아주기 저널리즘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이전부터 주장해오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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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품질 추락. 작년 연말에 이런 글을 남겼는데, 현재스코어는 청와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뉴스들이 거의 […]

  6. Pingback by 연합뉴스 기자들의 연쇄성명을 지지할만한 이유 « capcold님의 블로그님

    […] 기자가 아니라 연합뉴스라는 언론 자체에 대한 문제를 정식 제기한 것도 08년(링크)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연합뉴스의 저널리즘 품질 저하, 주로 […]

Comments


  1. – 연합뉴스가 원래 그랬는지는 잘 기억안나지만 확실히 시론같은 걸 갖는 건 좀 이상하지요. 6년전에 통신사가 가장 중립적이라고 연합뉴스만 보던 회사선배가 있었는데..

  2. 그놈이 그놈의 양비론 스킬은 기실 수행비서 만랩스킬의 또다른 표현 기법이죠.
    자신들이 지지를 보내고 옹호하고 싶은 세력이 불리할때만 나타나는 스킬이니까요.

    뭐 그넘이 뭐의 부분집합이네 뭐네 해도 결국은 어느 방향으로 충성을 바치느냐의 방향성의 일환일뿐….정작 자신들의 펜대가 무엇을 위해서 쓰여져야 하고 무엇을 위해 외쳐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실종되었단거는 매한가지..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사의 모든 현상에 회의주의자인데 그 회의주의가 타인에게 이용당하는걸 경계하라는 선배들의 충고에 어던 방향을 잡고 반대의 방향으로는 스스로 회의하되 나타내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블로그에서마저 정치, 시사 관련 절필을 선언하였죠..

    그런데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에 생각하되…..회의주의 같은건 저런 패악에 비하면 애들 장난이란 생각에…..저를 말렸던 선배들과 자기 비판에 씅질이 납니다..

    ㅎㅎ

  3. 참…..캡콜드님..새해 복 마니 받으시고 내년에도 좋은글 많이 부탁 드립니다…

    캡콜드님과 저의 공통점이 하나 있더군요…

    서로 관심 못받는 주제에 대한 열성과 끈을 놓지 않는다는거…..ㅎㅎ

    연말 결산 한번 해보시죠….트랙백 준비되어 있습니다…^^

  4. 좋은 글.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놓쳐선 안될 것들을 기억하자고 다짐합니다. 내년엔 복이 정말 필요할 듯 합니다. 그 복으로도 해결 안될것 같은 불안함이 있지만요. 2008년, 아, 정말, 잿빛이었습니다. 내년에도 날선 이야기들 쉬지 말아주세요 :)

  5. 돌아다니다 보면 LieBe님 댓글 참 많이 봐요.(뻘)
    아무튼 말씀하신대로 ‘복’이 참 많이 필요한 2009년이 될 것 같습니다.
    이거…정말 욕 많이 먹으면 장수한다는 말의 이(역 이 대우 명제에서의 이)가 사실인 명제라면 오늘부터 욕 한 마디도 안해줄 자신 있는데 말이죠-_-;; 이미 영생의 경지일라나…흑

    내년에 몇몇 쓴소리 하시는 블로거 분들이 잡혀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요(정말로 무섭다고요)

  6. “좋은 기사는 훌륭한 의미에서 주관적”이라는 중학교 시절의 가르침을 정반대로 이해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7. 맨 위 덧글 제가 쓴 겁니다. 어쩌다가 웹사이트에 들어갈 걸 이름에 적었네요. 하여간,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시길!

  8. !@#… LieBe님/ 말씀하신 맥락대로, 사실 대부분의 야매질은 서로 살짝 연결되어있죠. 기자라기보다 언론사 직원에 불과한 이들이 조직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한, 상황이 개선되지도 않고. // 회의주의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무척 훌륭한 도구죠. 다만, 회의주의자로서 잘 살아가려면 넉살과 유머라는 스킬이 필수. (핫핫) // 관심 못받는 주제에 대한 열성은, 반대로 말하면 독특한 포지셔닝! 이라고 자기최면을 하며 사니까요. // 아아 블로그 연말결산… ㅜㅜ 사실 지난 10월의 구글인덱스 몰수 사태 와중에서 기존의 simstat 통계플러그인을 뜯어내고 워드프레스닷컴 통계로 바꿔서, 양쪽 수치 (수동으로) 합치려면 좀 품이 들어서 뒤로 미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게되면 꼭! 저도 트랙백 쏘겠습니다.

    s.e.c.님을 빙자한 지나가던이님/ 옙, 제가 주장하는 것이 바로 그런 ‘신화’를 깨야한다는 화두죠. 통신사라는 정체성보다 경영구조와 조직 업무 흐름도가 사실 중립성의 수준을 결정하는 척도인데, 그게 참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서.

    시린콧날님/ 날선 이야기들을 쉬어도 되는 한 해를 바라고 있습니다. (핫핫)

    JNine님/ 애초에, 제대로 된 쓴소리를 하실 줄 아는 분들이 좀 늘어났으면 합니다. (…)

    평원닷컴님/ 역시 경영구조를 장악하는 자에게 좌지우지될 수 밖에요.

    언럭키즈님/ 그냥, 저널리즘과 관련된 아무런 지식도 규범도 이해하지 않고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

  9. !@#… dcdc님/ dcdc님도 대량으로 받아서 여기저기 나눠드리고도 남아서 주체를 못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단, 누구나 복이 넘치면 복의 시장균형이 깨지는 관계로, 세상 사람들의 복이 늘어나는 만큼 ‘그 분과 졸개들’의 복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이 바람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