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명과 병맛에 대한 포스팅이 요새 좀 연타다. 하기야 그럴만한 것이, 병맛 변명이야 말로 항상 떡밥이 넘쳐나니까. 그리고 결국 가장 주목할 만한 대형(즉 청와대급) 뻘타가 또 등장해주셨으니, 청와대발 THE 용산참사를 연쇄살인마로 덮자 전략 쌩쑈.
!@#… 액면 그대로 드러난 것만 봐도 ‘청와대 행정관‘이 ‘각 경찰청 홍보처‘에 ‘구체적 언론지침‘을 담아 ‘일괄 발송‘. 그런데 그 정도는 까잇꺼 이명박정권에서는 ‘개인적 메일’로 간주한다고 한다. 이 상황이 말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아, 있기는 있다. 청와대 행정관쯤만 되도, 국가는 그냥 내 꺼나 다름없음… 그러니까 국가행정은 개인적인 일이라는 세계관이면 딱이다(서울시를 개인물건 마냥 신에게 봉헌해버린 각하의 컨셉과 일맥상통). 얄팍하고 천박한 여론작전 시도 하나가 딱 걸렸을 때, 그것을 변명하기 위해서 무려 전제군주식 독재정권을 지향한다는 커밍아웃을 하면 병맛나선은 초반부터 전력질주.
!@#… 사견이라는 전제가 없고 행정관이라는 직함만 있는 지시형 문서이며, 내용만 보았을 때 의원이나 기자가 일견 공문 내용이라고 판단내릴 법한 정도의 틀이 잡혀있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지시한 것은 아니란다. 그럼 이 와꾸는 실질적으로… 허위사실 유포네. 그것도 무려 청와대 공문 사칭급이고, 그 파급은 정부 전체의 신뢰성을 갉아먹어서 전사회적인 구체적인 비용 손실로 이어진다(신뢰회복을 위해 홍보처에 쏟아부어야할 돈이 얼마야). 최근의 미네르바 체포 사건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검찰은 어서 나서서 행정관을 긴급구속하는 것이 최소한의 일관성. … 어라, 내부에서 구두 경고 하나 꼴랑 하고 퉁?
!@#… 경찰 조직 내에서 이제 한동안 조직에 대한 충성에 대한 각종 정신교육이 쏟아지고, 내부 문건내용 누출 금지 등 보안 문제에 대한 쓸데없는 경계 강화 캠페인이 이어지고(라고 하면서도 악플러 하나 넘겨주기 싫다고 무려 한 달동안 지방경찰청 전체의 접속 로그기록을 날려먹었다고 커밍아웃하는 절정급의 보안마인드 제로 행태를 보여줬지만), 아마 비공식적으로라도 내부고발자 색출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쪽에 500원 건다.
!@#… 아니아니, 사실 병맛 퍼레이드를 비웃으려고 시작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청와대든 경찰청이든 나름대로 이미지 홍보 전략을 짜고 추진할 수 있다. 청와대가 경찰청에 훈수를 둘 수도 있다. 불법도 아닐 뿐더러, 그 정도도 안하면 오히려 무능한 거지. 그러니까 지시를 내렸다, 전략을 추진했다 그런 쪽으로 비난하면 금방 막다른 골목. 목숨을 전략으로 이용하다니 이런 부도덕한 넘들!이라고 분개하는 것은 옳은 일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좀 분개하다가 그냥 끝나는 이야기. 그렇기에 capcold가 생각하기에 좀 더 집중해서 물고 늘어져야할 문제의 핵심이라면 이런 것들이다.
1) 도시개발 정책의 문제점, 공권력 행사의 방식, 수사과정의 편향성과 은폐 문제 등 공적 논쟁과 처분이 계속되어야 할 사안을, 연쇄살인마라는 말초적인 특수 사례로 대충 덮어버리고 넘어가려 한 패턴. 이건 국가의 운영진으로서 택도 없는 자격미달, 야매성의 최첨단이다. 나아가 덮어놓고 부인하고 버티는 행태 또한 사회 운영에 있어서 심히 부적절하다. 의혹이 제기되고 근거가 드러날 때마다 딱 드러난 만큼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우선 덮고 보는 것, 그리고 말단에 모든 책임을 뿌리고 넘어가려고 하는 것 말이다. 이거야 뭐 국가를 운영하는 이들의 행태가 아니라 사고치고 도망가는 다섯살 장난꾸러기 꼬맹이의 행태다(유리창 내가 깬 거 아님… 곰돌이가 그래쩌요”). “메일은 편지임, 영어 좀 하는 나는 암”(클릭) 중2병 디씨폐인급 마인드로 커밍아웃한 한승수 총리를 비웃는 것은 그 자체로도 무척 즐겁지만, 그 이면의 진짜 문제는 문제를 근본까지 캐고 시스템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이들이 사회를 운영한다는 것. 그것 무척 위험하다. 각하님하가 오매불망 입에 달고 다니는 일자리 창조에도 선진국 뭐시기에도 법과 원칙의 사회 구축에도 도움이 안되요.
2) 이런 전략에 공범 역할을 자처한 개별 언론매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청와대나 경찰청는 이미지메이킹 홍보전략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전략적 접근의 대상이 되는 언론 역시 그런 속내를 뻔히 꿰뚫어보는 상태에서 밀고 당기며 담론을 구축하는 프로다운 모습으로 임해야 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많이들 기억하시다시피, 수많은 언론사들이 실제로 미칠듯이 연쇄살인범 떡밥의 홍수를 쏟아내며 용산참사 이야기는 적당히 뒤로 밀어냈다. 민언련에서 (비록 좀 구체적인 분석 방법론에는 구멍이 보이지만) 그런 쪽의 자료를 만들었는데, 좀 좌절스러울 정도의 패턴이다.
뭐 어떤 언론사들은 실제로 자격미달급으로 멍청해서, 경찰청이 던져주는 떡밥러시에 개념 마비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설마 그 수준은 아니겠지 싶은 어떤 대형일간지들이라면 좀 문제가 다르다고 보는 쪽이 현실적이다. 상업적 이해와 단/장기적 정치적 포석 등을 고려하며 그 화끈한 미디어스핀 작업에 사실상 적극적인 공범역할로 뛰어들었다는 말이다. 그 공생관계에 주목하고, 공생이 이번 사안처럼 사회 공공성에 정면으로 역기능으로 작용하는 상황을 낱낱이 해부해서 방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적극성에 대한 판단기준이나 이해관계가 엮인 방식은 다르지만, 제도화/조직화된 언론매체 말고 블로고스피어의 떡밥행태도 좀 파고들 필요가 있다. 청와대/경찰청 연합세력의 먹이를 문 언론사들의 먹이를 문 개인미디어들도 현재 언론/담론 생태계의 중요한 일부니까 말이다.
(* 물론 학술논문적으로 접근하면 뭔가 결과를 낼만한 타이밍에 도달할 때 즈음에는 이번 사안 자체가 급속도로 쉰 떡밥이 되어 아무도 관심 없어하게 될 듯하다. 학계, 특히 언론학계의 연구 유통 체계가 그것이 다루는 사회분야의 페이스와 발맞출 수 있는 방법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 국가 운영진은 저능아 꼬꼬마 흉내까지 내면서 공적 문제의 토론과 해결을 회피하고, 담론을 조성할 언론판은 그런 상황에 공범질을 한다면 그게 바로 막장인 것이다. 막장드라마는 사람들이 미칠듯이 시청하면서도 막장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라도 하지, 막장 사회라면 금방 익숙해져서(…) 그게 막장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된다. 무척 많은 채찍질이 필요하다.
…라고 해도, 캡콜닷넷은 메타블로그들의 저주를 받았는지 어차피 오는 사람들만 오기 때문에 링크 폭탄이라도 터지지 않는 한 채찍질로서의 효과가 영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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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청와대발 “용산참사 정국을 연쇄살인범으로 물타기하셈” 보도지침 사건을 보면 능력이야 그렇다쳐도 의도가 과연 없는지 심히 의심스럽지만 […]
Pingback by Nakho Kim
노제는 못가는 대신, 그 당시 남겼던 몇가지 글로 용산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한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http://3.ly/JS1y http://3.ly/6SI http://3.ly/gpY http://3.ly/wf4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