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만화의 매력을 고작 말랑한 모에물에서나 찾곤 하는 나약한 현대인들에게 무언가를 다시 일깨워주는 작품이랄까(핫핫).
암울하고 폭력적인 슬럼 활극의 반가움 – 도로헤도로
김낙호(만화연구가)
90년대에 한국에 일본만화가 정식 그리고 해적판으로 쏟아지는 와중에 그 매력에 눈을 뜬 이들 가운데에는,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 같은 소년만화의 잘 짜여진 오락성에 반한 이들이 다수를 차지하며 단행본 시장을 살찌웠다. 하지만 좀 더 소수의 부류는, 우울하고 폭력적인 미래세계의 험한 환경 속에서 험한 일들을 겪는 SF들에 열광했다. ‘아키라’, ‘총몽’, ‘애플시드’ 등으로 대변되는 이 부류의 작품들은 기계문명이 극한으로 발달했으나 정작 생활은 슬럼화된 도시풍경, 일상화된 폭력과 인명경시, 잦은 신체훼손과 사이보그화, 그리고 그 속을 폭력으로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정체성 혼란이나 독특한 허무주의 정서 등이 듬뿍 담겨있었다. 일본식 사이버펑크라고 부를 수 있을 법한 이런 작품들은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래로 계속 저물어가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점차 드물어졌다. 인명경시의 SF상상력은 세계를 일소하는 내용을 다루는 소위 ‘세카이물’이라 일컫는 스케일 큰 유사신비주의에 자리를 내주었다. 험한 일상의 세계를 험하게 살아나가는 펑크적 인간형은 내적 고뇌로 가득한 소년소녀들로 대체되었다. 그 부류의 작품들이 보여주었던 독특한 활력과 기괴하지만 매력적인 어두운 공간적 상상력은 지난 시대의 것이 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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