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고도 재미있으면 천하무적 [팝툰 33호]

!@#… 마침내 문희준의 ‘단추구멍인생’을 능가하는 노래가 탄생하였기에, 신나게 들으면서 삘받아 마감한 글.

 

구리고도 재미있으면 천하무적

김낙호(만화연구가)

최근 화제를 모은 황당한 가요가 하나 있다. ‘날봐귀순’이라는 제목부터 무언가 비범하며, 앨범 이미지에 있는 살인미소를 날리며 손가락을 찌르는 반짝이 복장의 남정네 또한 상당하다. 노래에는 “날봐”이라는 단어가 수십 번 등장하고, 강렬한 꺾기와 애틋한 연호가 필수품이다. 마치 뽕짝의 모든 것을 압축해 넣은 듯 한 이 노래는, 한 번 들어도 귀에 감기는 단순한 멜로디의 절묘한 중독성으로 무장하기까지 했다. 그 절묘한 매력은 뭐랄까, 파티 노래, 노래방 차트를 석권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그런데 이 노래의 탄생에는 재미있는 배경이 있다. 원래 아이돌 힙합 밴드가 쇼프로에서 소개팅 파트너를 상대로 즉흥적으로 읊어본 멜로디였는데, 재미있다고 다들 난리가 나서 결국 밴드 멤버 중 하나를 내세워 진짜 노래로 만들어 취입한 것. 세련된 아이돌 힙합 밴드에서 난데없이 가장 ‘촌스러운’ 컨셉으로 트로트를 만들어서 의외성의 재미를 줌과 동시에, 듣고 보면 그냥 우스개감이 아니라 정말 본연에 충실한 훌륭한 트로트이기에 이렇듯 빠르게 흡수되고 있는 셈이다. (비슷한 발상을 이미 오래전에 시도했던 초난강의 한국어 데뷔 싱글 ‘정말 사랑해요’가 히트치지 못했던 사실이 기억나며 마냥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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