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답게 주먹으로 화해하자는 환상 [팝툰 만화프리즘/6호]

남자답게 주먹으로 화해하자는 환상

김낙호(만화연구가)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이야기가 있다. 뭐, 여하튼 사실이기는 할 것이다 – 맞고 자라서 우울한 성격이 되든, 때리고 자라서 기고만장해지든, 그 사이에서 때로는 맞고 때로는 때리면서 항상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편할 대로 자기 합리화하는 법을 배우며 자라나든 말이다. 그런데 최근 그런 애들 싸움에 거하게 끼어들었다가 큰 망신을 당하고 있는 한 재벌회장 어르신이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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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고 자시고 인생은 주먹 한방

!@#… 최근의 훈훈한 사건. 그래, 인생은 역시 주먹 한방이야.

“김회장이 ‘내아들 눈 맞았으니 너도 눈 맞으라’ 계속 때렸다”
[한겨레 특별취재반 2007-04-27]

!@#… 뭐 사건 자체야 워낙 뻔해서 그냥 그러려니. 다만 한화 기업의 이미지만큼은 확실하게 구겨져서 기업구조 재구축에 따른 이미지 쇄신에 실패, 경솔한 천박함이 얼마나 크나큰 금전적 손실로 이어지는지 아주 모범적인 사례를 남겨주기를 바랄 뿐. 그런데 그보다 관심이 가는 것은… 아니, 김회장님과 그 아드님… 재벌 주제에 쪼잔하게 주먹질에나 의존하다니. 그렇게 그릇이 작아가지고 무슨 놈의 대기업 경영.

재벌이라면 돈으로 해결하란 말이다.

!@#… 예를 들어, 그 북창동 주점을 통째로 사버리는거다! 그리고 득의양양하게, 자길 때린 직원들 위에 보스로 군림하며 괴롭히는거다! 동네조폭들? 조폭들도 다 사라! 어차피 그 자들이야말로 돈으로 움직이는데! 한화 김회장은 인수합병의 귀재라며? 아예 그쪽 일대 주점들을 다 인수합병하는거다!

!@#…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재벌들에게 만화책을 읽혀주자. 수많은 만화책 속 재벌들은(교과서격 작품 ‘꽃보다 남자’라든지, 아니면 그 계열의 최고 캐릭터 마이다스님이 등장하는 ‘시민쾌걸’ 같은) 굳이 주먹 안쓰고 돈지랄로 상황 무마하는 것에 도가 터있지 않던가. 돈으로 해결하기 싫으면 그냥 얌전히 법의 철퇴를 맞든가. 아니면 가장 이상적인 경우, 돈도 돈대로 깨지고 법의 철퇴도 받고. 다행히도, 잘하면 그렇게 될 것 같아서 아주 고소해 죽겠다.

PS. 그건 그렇고, 눈을 때렸으니 너도 눈 맞아라… 아아, 함무라비! 만약 첫 시비에서 이빨도 나갔더라면 함무라비 대세를 만들어볼 수 있었을텐데, 아깝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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