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를 위한 미디어 도구를 공모전으로 모으다 [미디어는 지금 / 한국일보 141124]

!@#… ‘3가지 기술’ 드립을 이렇게 써먹어버렸다. 게재본은 여기로.

 

시민참여를 위한 미디어 도구를 공모전으로 모으다
– 미국의 시민참여 데이터 공모전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제1회 송채성만화상 심사평

!@#… 2005년 제1회 송채성 만화상, 성황리에 마쳤다. 행사 자체에 대해서는 이곳에서도 전에 언급했고, http://www.취중진담.com/ 에 가면 자세히 있으니 패스. 이제 후속 행사로 몇가지 것들이 이어질테고, 이번의 좋은 시작이 더 많은 씨앗을 뿌리겠지. 개인적인 희망은, 이것을 필두로 해서 특정적 취향과 색깔을 가지고 있는 만화상들이 융성했으면 한다. 대충 얼버무리며 ‘좋은 만화’를 뽑는다는 그런 행사들 말고.

여튼, 그쪽에 써준 심사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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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제1회 행사라는 것, 특히 단순히 우수만화를 뽑는 것이 아니라 성향이 뚜렷한 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속에서 심사위원 일동은 응모작들을 꼼꼼하게 탐독했다. 첫 행사이기에 이전의 참조 사례가 없어서 그랬는지, 응모작들의 전체적인 면모는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있었다. 원래 행사 기획자들이 의도했던 성향의 작품들이 많았지만, 다소 예상외의 느낌으로 다가온 작품들도 여럿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순정극화라는 조건을 해석하는 방식에 있어서, 여러 응모작들이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하기보다는 감각적인 분위기의 단편적 사건만 나열하고자 하는 면모를 보여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시각적 완성도 역시 편차가 있어서, 인쇄용으로 부적합하다 싶을 정도로 세밀한 원고부터 작품 독해에 다소 무리를 주는 밀도 낮은 시각연출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응모되었다.

수상권에 들어갈 만한 작품들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시각은 대체로 일치했다. 수상작의 2배수인 6편이 결선에 포함되었는데, 결국 박영아의 <갈증>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이야기 호흡의 고른 안배, 시각적 스타일의 안정성 등 단편 만화 작품으로서의 완성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일상성의 분위기 속에서 비일상적 사건을 끌고 나가는 방식이라든지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진솔한 감정과 갈등이 본 상의 취지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가작 두 편은 각각 정진주의 <아이러브커피 아이러브티>, 그리고 송태욱의 <별로 특별하지 않은>이 선정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각각 두 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진주의 작품은 일상성 속에 담긴 따뜻한 유머감각이, 송태욱의 작품은 엉뚱한 상상과 현실의 경계선을 능청스럽게 흐리는 솜씨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마지막 문턱에서 탈락된 김윤희의 , 이정석의 <하트비트>, 정병식의 <기억을 안다> 역시 추후에 반드시 다시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제 1회 송채성 만화상이 결실을 맺었다. 수상자들의 만화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여 고 송채성 작가를 뛰어넘는 좋은 활동을 보여주기를 기원한다.

– 심사위원 일동 (가나다순)
강성수, 강인선, 김낙호, 박관형, 석동연

데일리줌의 신인만화작가 계약서… 혹시 개그?

!@#… ‘만화전문’ 무가지 데일리줌. 지난호 <우리만화>에서 그곳의 신인 작가 계약서에 대한 기사가 나갔다. 더헉…;;; 만담난무에 봉한다.

!@#… 이런 엄청난 발상의 계약서를 내민다는 것도 개그고, 이런 걸 덥석 싸인하고 앉아 있다는 것도 개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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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화 05년 1월호] 동향 – ‘ㄷ’신문의 불공정한 신인 연재 계약서 유감 
 
‘노비문서’인가, ‘신체포기 각서’인가?
신인만화가를 날품팔이 취급 말라!
– ‘ㄷ’신문의 불공정한 신인 연재 계약서 유감

편집부

“대~한~만~화 대단한 문화가 되겠습니다.”

지난해부터 무료 만화신문이란 새로운 형태로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는 ‘ㄷ’신문의 웹사이트 초기 화면에 떠있는 문구이다. 이 문구의 의지처럼 ‘ㄷ’신문은 그동안 위축되어가고 있는 한국만화시장에서 만화무가지라는 새로운 매체를 만들어 독자에겐 만화를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작가에겐 원고를 실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속에서 ‘ㄷ’신문은 지난 2004년 12월 제1회 신인공모전을 실시하였다. 12월 4일이 마감이었던 이 공모전은 예전 만화잡지사들의 공모전과 달리 상금 없이 ‘일정기간의 연재자격 부여 및 그에 따른 원고료 지급’이라는, 어려워진 경제사정을 반영한 듯한 시상내역으로 시선을 끌었다. 그런데 최근 확인된 이 공모전 당선자들에 대한 연재 계약서의 내용이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되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ㄷ’신문이 계약의 주체인 “갑”으로 되어 있고 작가가 “을”로 되어있는 이 계약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연재원고료’와 ‘저작권’ 부분 등이다.

저작권 양도 대가가 고작 원고료 3만5천원

먼저 이 신인 공모전에서 중심 되는 시상 내역이었던 ‘연재권과 원고료’ 부분을 살펴보자. 이 계약서의 ‘제1조 기본조항’을 보면 작품명과 작품 내용, 연재기간은 시상자에 따라 상이하지만 연재방법 일일연재에 연재료가 ‘1일 3만5천원’으로 되어 있다. 이는 보통 원고 매수 당 계산되던 기존의 원고료와 다른 계산법으로, 1일이라는 단위는 그 일일에 게재하는 원고의 수와 상관없이 하루의 일당으로 3만5천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ㄷ’신문 측에서는 이 계약서를 제의받은 작가에게 하루 2페이지씩 원고를 게재하라고 했다고 한다. 극화도 아닌 카툰작가였던 이 작가의 원고료는 작품 1점당 1만7천5백원이 되는 것이다. 10년 동안 인상되지 않고 있는 일반적인 만화잡지의 신인 극화 원고료 1페이지 당 4만원 선에도 한 참 못 미치는 액수다. 더군다나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서 통상 극화 1페이지보다 높은 금액이 책정되는 카툰 작품 이란 걸 감안하면 더욱 더 박한 원고료라 아니할 수 없다.

다음으로 더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런 원고료의 대가로 작가가 넘겨줘야 하는 저작권과 관련한 부분들이다. 사실 원고료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하여 작가와 신문사가 협의하여 조정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저작권 부분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제4조 이용관계’의 내용을 보자.

2. “을”은 본 계약에도 불구하고 위 연재만화의 저작권을 보유한다.
3. “을”은 “갑”에게 위 연재만화의 복제권, 공표권, 방송권, 전송권, 배포권. 2차적 저작물 등의 작성권 등의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일체의 권한 (“갑”의 인터넷 사이트에 “을”의 원고를 연재하는 권리 포함)을 부여한다.

3항의 내용은 바로 위 2항을 무색하게 만든다. 2항에서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다.”고 하고서 3항에서 바로 저작권의 핵심 알맹이를 ‘ㄷ’신문에게 부여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작가에게 저작권 일체를 포기하라는 이야기와 다름없다. 이 조항이 저작권의 내용과 그 하부 내용을 이해하고 그것을 계약관계에서 특약시의 효과를 이해하고 작성한 문건으로서, 이런 ‘사실상의 저작권 일체의 포기’에 대한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처우가 존재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대한 대가는 다음의 조항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5. 제1조의 원고료는 제3항, 제4항의 대가도 포함되어 있다.

위 3항의 ‘사실상의 저작권 일체의 포기’에 대한 대가로 제1조의 원고료만을 지급한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리 신인이라 하더라도 한 작가의 고뇌와 노력이 들어간 작품의 저작권 일체를 1일 3만5천원의 원고료로 양도받겠다는 듣도 보도 못한 최악의 ‘노비문서’라 불리 울만한 내용인 것이다. (모 변호사는 이 계약서를 보고 “신체포기 각서 수준이네요.”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하였다.) 제5조의 계약의 해지 및 연장의 사유에 보면 작가에 대한 불평등성은 더욱 배가 된다.

제5조 계약의 해지 및 연장
1.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경우 “갑”은 “을” 에게 1주간의 기간을 정하여 최고하고 그럼에도 시정이 되지 아니하면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가) 위 만화의 인기도가 하락하여 계속 연재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나) 위 만화가 “갑”의 편집방향과 다르게 진행되는 경우
   다) “을” 이 본 계약의 각 조항에 위반한 경우
2. “갑”이 편집방향을 전환하는 등으로 위 만화의 연재중단이 결정된 경우
3. 위 연재만화의 인기가 높을 경우 “갑”은 “을”의 동의를 얻어 제 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연재기간을 1개월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

5조의 내용에 의하면 “갑”의 사정에 따라 임의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더욱이 3항의 내용은 신인공모의 결과로 연재되는 이 작품의 연재 기간 이후에도 이 작품의 인기가 높으면 다른 조건으로 이후 재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본 계약을 1개월 단위로 더 연장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인기가 올라 독자의 반응이 좋아도 1일 3만5천원에 저작권 일체의 권리를 가져간 채 이 계약을 더 지속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작가가 살아야 신문사도 산다

작가 “을”의 의무만이 있고 ‘ㄷ’신문 “갑”의 권리만이 존재하는 이 계약서를 보며 21세기에 들어서도 여전한 만화작가와 작품에 대한 부당한 처우에 대해 분노를 넘어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던 예전과 달리 이 계약서는 저작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하고 저작권에 대한 모든 권리를 거의 공짜로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시된다.

저작권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는 신인작가들에 대한 이런 행위는 가뜩이나 어려운 만화계의 현실 속에서 또 하나의 대안적인 만화매체로 자리매김한 ‘ㄷ’신문의 위치를 생각해 볼 때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계약서의 내용이 이번 공모전 당선자들만이 아니라 신인작가들에 대한 처우의 일반적인 표준으로서 ‘ㄷ’신문에서 사용하는 것이라면 한국만화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신인작가들의 미래를 이 ‘노비문서’를 통해 꺾어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ㄷ’신문 측은 지금이라도 이 계약서의 부당한 조항들을 인정하고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계약을 제시하고 수정하여 작가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바란다. 이는 작가만이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더 우수한 신인들이 ‘ㄷ’신문으로 모여들어 ‘ㄷ’신문의 핵심 콘텐츠인 만화작품의 질적 상승과 그로 인한 구독율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신인작가의 원고료와 저작권을 착취하는 만큼씩 ‘ㄷ’신문의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ㄷ’신문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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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송채성 만화상 추모 공모전

!@#… 취중진담, 미스터 레인보우 등의 만화가 고 송채성씨. 아쉽게도 작년에, 세상에서 가장 번복불가능한 방식으로 은퇴를 했다(https://capcold.net/blog/?p=209). 그리고 보시다시피, 이제 그 이름을 계속 남기고 그 뜻이 이어지도록 하는 한 행사가 열린다.

 !@#… 송채성 만화상. 애초에 변병준 작가님에게 이 기획을 처음 들었을 때가 벌써 작년 9-10월쯤이었던 듯 하다. 고 송채성씨의 가족 측에서 제시한 아이디어인데, 가족분들이 만들고 지인들이 모이던 공간인 ‘취중진담.com’에서 논의중이라고 했다. 고 송씨가 남겨놓은 얼마간의 저축과 가족분들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추모상. 그래서 당시 같이 이야기를 나눴던 러프한 조건들은 이 정도였다:

1) 고 송채성씨를 추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가 닦아놓았던 길을 더욱 발전시키는 방향을 추진하자(대중음악계의 ‘유재하 가요제’를 참조).

2) 단순히 단발성 단독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당선작을 잡지지면에 공개하고 추모작품집을 발간하는 등 진짜로 ‘만화계’에 울림을 줄 수 있는 행사. 그리고 2회, 3회 계속 지속되는 행사.

… 이 핵심 근간 위에, 수차례의 단체 또는 개별 회의 속에서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이 더 붙고 다듬고, 결국 여기까지 왔다. 첫단추다. (capcold를 포함) 많은 분들이 협력을 제공 또는 표명하셨고, 어떤 분들은 아쉽게도 그렇게 하지 못하셨다. 얼렁뚱땅 색깔이 모호한 회사단위 행사 또는 애매한 공로상이라기보다는, 장르특화적이며 특정인의 이름을 딴 명확한 컨셉의 공모전.

!@#… 자신의 창작역량과 방향성이 얼추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의 뜨거운 성원이 있기를. 물론, 이 글을 여기저기 많이 많이 퍼다 나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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