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문: 본격 엑기스 버전

!@#… 최근 수많은 교수들, 대학교 학생회들이 돌아가며 발표하는 시국선언문. 최근에는 트위터 사용자들이 중심이 되어 블로거 시국선언문도 준비중. 하지만… 아아 다들 너무 길다. 이건 21세기 스낵컬쳐의 모습이 아냐.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6단어 SF소설

!@#… capcold도 필진참여하는 곧 창간할 SF전문 잡지의 이벤트란에서 한창 ‘200자 SF소설‘ 행사를 진행중. 그 행사를 보니, 문득 두어달 전 WIRED 잡지에서 특집으로 나왔던 기사가 떠올라버렸다. 내용인 즉슨, 당대 SF/환타지 고수 작가들에게 6단어만에 SF스토리를 만들라는 과제를 던져준 것. 원래 발상은 헤밍웨이가 스스로도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다는 6단어 단편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에서 나왔는데, 좀 더 유희정신을 살린 것.

그래서 나온 결과물들은… 이런 식이다 (너무 뻔한 사람들인 만큼, 작가소개는 생략):

Machine. Unexpectedly, I’d invented a time
머신을. 우연히 나는 발명하고 말았도다, 타임
– Alan Moore

Easy. Just touch the match to
간단해. 성냥에 불을 붙이기만 하면 이제
– Ursula K. Le Guin

Computer, did we bring batteries? Computer?
컴퓨터, 우리가 밧데리를 가지고 왔던가? 컴퓨터?
– Eileen Gunn

Bush told the truth. Hell froze.
부쉬가 진실을 말했다. 지옥이 얼어붙고 말았다.
– William Gibson

It cost too much, staying human.
인간으로 남아있기란 돈이 너무 많이 들었어.
– Bruce Sterling

역시 허투루 명성을 날로 먹은 사람들이 아니라니까. 전체 작품들이 공개되어 있는 주소는 이 쪽 (종이잡지는 멋들어진 편집디자인이 돋보였는데, 사이트에는 텍스트만…).

!@#… 역시, 장르문화의 최고 재미란 최소한의 단서 속에서 최대한의 이야기 코드를 공유하고 읽어내는 즐거움. 그리고 간간히 섞여들어가는 끝없는 유머감각.

반지의 제왕 축약 버젼

!@#… 하드 정리하다가 발견한 옛날 작품. 핀란드 작가였던가… 반지의 제왕, 4칸으로 요약한 버젼.

1. 프로도, 임무를 부여받다. / “부숴.”
2. 좀 가다가 서로 갈라진다. / “덩치 큰 우리들이 쉬운 건 맡을테니, 니네 반쪽이들이 나머지 다해.”
3. 모두들 이리저리 말타고 돌아다닌다.
4. 반지 파괴. 프로도 집으로 가다. / “조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