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4칸 시사만화의 어제와 오늘 [경향신문 111006]

!@#… 경향신문 창간 65주년 특집호에 들어간 글. 선정 작업이 필요한 이런 글이 쓰기에 참 즐겁다. 장도리 이전 만화들과 장도리를 반반씩 할애하는 컨셉의 원고의뢰였는데, 그래서 아예 경향신문의 간단한 역사 맥락, 그리고 주요 사회 토픽들을 뽑아서 거의 일대일 대응 시켜봤다. 의뢰받은 원고분량을 심각하게 초과했는데, 별로 많이 안 자르고 실어주시고 작품들 제자리 들어가도록 편집하느라 고생하셨을듯. 게재본은 여기, 그리고 여기. 사실 지면으로 봐야하는데, 무려 2개면에 걸쳐서(섹션4-5) 시사만화로 가득한 멋지구리한 풍경을 만들어준다. 이런 기획을 만들어내신 박순찬 작가님과 장용석 기자님께 박수.

* 원래 원고에서는 ‘화백’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는데(이유는 여기), 신문사 입장에서는 관행이 관행인 만큼 붙여주었더라.

* 옛날(…)에는 이런 글을 쓰려면 눈알 빠지게 먼지삼키며 마이크로필름을 뒤져야 했는데, 이제는 스캔신문 온라인DB로 슥슥. 네이버가 포털로서 한심한 일도 적잖게 해서 비판하지만, 이런 대놓고 훌륭한 일도 은근히 많이 한다.

 

 

[창간 65주년 특집] 두꺼비부터 청개구리까지… 권력에 맞서, 시대와 함께
(초고 제목: 4칸 시사만화의 어제와 오늘)

김낙호(만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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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가 화병을 불러와도 살아가기 [팝툰 45호]

!@#… 팝툰 2009신년특집호에 실렸던 글인데, 탈고할 당시보다 지금의 상황이 화병이 10배는 더 나는 듯. 검찰이 정권에 충견심을 발휘해서 짜증을 나게 해도 살아가기, 천박한 찌라시들이 세상을 어지럽혀도 살아가기 등 시사 시리즈를 주욱해야할지도.

 

만화로 배우는 생존법:
정치가가 화병을 불러와도 살아가기

김낙호(만화연구가)

한국의 독특한 무언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에 무한한 자랑을 느끼는 이들은, 심리학에서 세계적인 표준으로 통용되는 정신질환 분류체계 DSM 4판부터 포함된 ‘화병’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들까. 화병, 혹은 울화병은 “오랫동안 속으로 화를 삭힌 것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지칭한다. 예를 들자면 큰 분노를 느껴야할 만하다 싶은 상황에서 갑자기 뒷골이 지끈거려오면서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현상 말이다. 설명에도 나와 있듯 이런 화병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은 오랫동안 속으로 화를 삭혀야 한다는 것으로, 첫째는 화를 낼 만한 상황이 계속 일어나고 둘째는 그 상황이 도저히 해소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은 고부 갈등 같은 사적인 가족 관련사에 자주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파급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동시에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뻔한 이야기지만, 바로 정치뉴스를 볼 때 말이다. 선진국을 자처하는 경제규모와 사회상에 비하여 선거 이외의 직접적인 정치적 참여 경로가 형편없이 미비한 한국사회의 오늘날 상황에서, 하필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치상황이 한꺼번에 급증한 2008년의 경험은 수많은 이들에게 화병의 조건을 채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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