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면 개편 후 새 칼럼, 첫 회. 험난하고 이상한 세상의 어떤 괴이한 조건에서라도, 여하튼 그럭저럭 살아가보기 위한 지혜를 만화에서 빌려보자는 컨셉. 약간 시사성, 약간 개그성, 약간 매니악. 본문은 투고 버전, 제목은 편집자분의 우월한 센스.
[새연재: 만화로 배우는 생존법]
적과 꿀이 흐르는 공생: 외계인이 습격해도 여하튼 살아가기
김낙호(만화연구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가장 원초적인 공포라면, 누군가가 내가 사는 세상을 습격한다는 것이다. 나를 노예로 삼기 위한 것이든 무언가를 강탈해가려는 것이든 아니면 그냥 파괴 그 자체가 목적이든 간에, 여하튼 ‘우리’라고 상상할 법한 범주 바깥에 있는 낯선 누군가가 내 세상의 근간을 흔든다는 점이 무섭다. 그런 습격의 꽃은 역시, 외계인이다. 아무리 낯설어도 지구의 생명체라면 대자연은 하나라든지 생명의 순환이라든지 통 크게 외쳐보기라도 하겠지만, 외계인의 습격은 참 할 말이 없다. 궁극의 낯선 존재가 습격해올 때, 그들이 이 세상을 바꿔놓을 때, 그래도 여하튼 살아가려면 미리 준비를 해두는 것이 좋겠다. 수 년치 예비식량을 챙기고 지하 벙커로 들어간다느니 하는 ‘살아남기’ 말고, 그런 세상 속에서도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기 위해 선지자들의 지혜를 빌릴 때다. 그런데 그 선지자들, 지혜를 만화의 형식으로 남겨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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