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어내는 그릇 – 『도자기』[기획회의 225호]

!@#… 이상하게 이 작품에 대해서는 자꾸 타이밍을 놓치다가, 이제서야 제대로 한 마디. 만화라는 표현 양식에 큰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마음을 읽어내는 그릇 – 『도자기』

김낙호(만화연구가)

대부분의 경우, 옛 도자기는 순수한 감상의 세계 그 자체를 제공한다(물론 어떤 이들은 도자기 자체보다 도자기의 가격을 감상하며 황홀경에 빠지곤 한다). 대부분의 옛 도자기는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보 없이, 오로지 그 물건 자체로서 우리를 만나게 된다. 어떤 장인들이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맥락은 어렴풋할 뿐이며, 유물은 물건 그 자체로서 그곳에 있다. 그렇기에 억지로 모범답안을 달달 외운 것이 아니라면, 옛 도자기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는 것은 지금 현세에 보는 이들의 해석 혹은 느낌이 주는 현재성을 지닌다. 게다가 옛 도자기의 상당수가 장식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생활 속 도구로서의 맥락까지 있다. 그렇듯 도자기는 현재적 일상성의 영역이며, 여러 인간 사연들과 상상들이 만나는 느슨한 매개체가 되어준다. 교과서의 암기사항이나 박물관의 유리통 속에 머물지 않고, 상상 가득한 작품의 지면으로 놀러 나온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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