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뒤져보자(2): “PD수첩 야매론” – 미디어전의 진국

!@#… 황랩 사건과 미디어, 이것이 궁금하다 2탄. 이번에는, “피디수첩 야매론”의 스토리를 한번 쫒아가 봤다. 잠시 한 일주일 어치 기억을 되돌려보자. 피디수첩이 취재과정에서 협잡을 해서 질타를 받고 낙마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예 진실을 까놓고 이야기해버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미 그 전부터 직살나게 욕먹고 있었지 않던가. 그 중 결정적으로 많이 언급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피디수첩은 일개 언론에 불과하고, 과학적 성과를 검증하기에는 턱도 없는 것들이 지들 언론의 권세만 밑고 졸라 쌈마이처럼 덤벼들었다는 것. 한마디로, 피디수첩의 검증 자료들은 야매라는 것, capcold식 조어법으로 고치면  “피디수첩 야매론”.

이번 사건이 다루어진 ‘과학 저널리즘’이라는 관점에서, 구도는 원튼 말든 어느 틈에 과학팀과 언론 사이의 미디어전이 되어버렸던 때가 있다. 그런데 과학팀이 상대우위를 점하고 있는 필살기가 바로 과학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이 어떻게 포장되어서 다루어졌는가가 이번 미디어전의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에 있어서 도움이 좀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파봤다. 1탄만큼 재밌지는 않지만, 그러려니 하자. 여하튼 미디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입장이니 만큼, 또 한번 순서대로 흐름을 추적해봤다. 이번에도 사회과학적 분석이고 뭐고 없이, 스토리만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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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 보호와 “간첩 저널리즘”

!@#… 굵직하고 큰 사건들은, 보통 나름대로 잘 고안되어 있다. 그래서 내부자가 아니면 문제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아니나 다를까, 대형 사건들은 내부 고발자가 던져주는 단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인간이라는 것이, 대의를 위해서 내 한 몸 희생하기를 좋아할 리가 없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어야 진실을 말하든 말든 하지. 그래서 군대라는 위계적 조직에서조차, 소원수리를 하는 과정에서는 익명성을 보장해준다… 뭐 적어도 겉모습으로 나마.

!@#… 그렇다면, 내부고발자에 대한 아주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으면서 도대체 어떻게 자기검증능력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말인가. 이번 황랩 사건에서 증언자 K연구원을 둘러싼 이야기 전개가 바로 그렇다. 피디수첩에서 신원 보호를 해 줄 수 있는 것은 피디수첩 방송에서 그것을 밝히지 않겠다는 것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취재 활동 자체가 뚜렷한 자취를 남겨버리면 피디수첩이 밝히든 말든 내부 조직에서는 이미 알게 된다. 그리고 증언의 신빙성 시비에 대해서 피디수첩은 미국에 있는 어쩌고 하며 신원에 대한 단서를 일부나마 흘리지 않았던가. 신원보호를 제대로 못한 것이다. 아직 최초 제보자들에 대한 정보는 지키고 있다는 것은 박수칠만한 일이지만, 증언을 한 K연구원을 끝까지 보호하지 못한 것에 대한 피디수첩의 책임은 심각한 것이다. 취재과정의 협잡도 가볍지 않은 취재윤리 위반이었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정작 이쪽이라고 본다. 전자는 당사자들이 처벌받고 증거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는 것으로 끝나는 정도지만, 후자의 경우 내부고발이라는 중요한 단서확보 방법을 향후까지도 망가트리기 때문이다. 즉 저널리즘 기능 자체에 지장을 주게 된다는 말이다. 취재원 보호는 저널리즘의 기본적인 룰이다. 여론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취재원을 보호하느라 25년 뉴욕타임즈 기자직에서도 잘리고 감옥에 들어간 미국 여기자는 심심해서 삽질한 것이 아니고, 워터게이트 사건의 내부고발자가 고작 몇년 전에야 처음 공개된 것 역시 이런 취지다.

!@#… 이번 황랩 건을 다루는 한국 메인스트림 언론 전반의 진짜 문제는,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서 증언자와 제보자의 신원을 밝혀내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건 탐사보도도 뭣도 아니다. 그냥 언론으로서의 자살행위일 뿐. 어떤 내부고발자가 이제 용기를 내고 조선일보나 국민일보나 YTN에 제보를 하겠나. 아니 언론이라는 것 자체에 제보를 하겠나. 언론에 제보를 한다는 것은, 특정한 내부 시스템에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또한 검증 시스템이 미비해서 도저히 다른 정상적인 해결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정상적으로 해결 절차를 밟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선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표만이라도 먼저 하는 처절한 시도다. 물론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지만, 사람들이 무단횡단한다고 해서 신호등을 뽑아버릴 수는 없지 않는가.

이번 건에서, 여러 “언론을 자처하는” 신문들과 방송들이 최소한의 근거도 없는 추측들을 남발하면서 미친듯이 수색과정에 나섰다. 그렇게 ‘신의 젓가락질’ 박을순 연구원, 김선종 연구원 등이 실명으로 마구 거론되어 망가졌다. 즉 최소한의 가명 표기 원칙도 깨버린지 오래. 차라리 O양 비디오 사건때 당사자의 신원이 언론에서 더 오래 보호되었다. 

그런데 그 폭로의 패턴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보도들이 해외 파견 연구원들을 통한 ‘기술 유출’, 황랩의 ‘팀워크’ 등의 키워드와 대단히 적극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내부고발자라는 고발 행위와 그것의 진실성 자체로서 관심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내부고발 행위가 조직에 가져다줄 영향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이다. 그 영향이 뭐냐고? 제보자, 증언자들은 해외 파견 연구원들이다, 내부 고발 행위로 인하여 황랩은 팀워크가 깨졌다라는 주장들을 머리 속에 떠올리며 한번 조합해보자. 그리고 황우석 교수, 나아가 줄기세포 연구가 지금껏 포장되어 차지해온 담론적 위치를 더해보자. 자 계산 끝. 해답은 “국익“. 즉, 내부고발자들은 국익에 저해되는 행위를 했다는 논리가 생겨난다. 그런데 국익이란 어떤 뉘앙스일까. 우리나라, 즉 ‘우리’가 속해 있는 이 거대한 커뮤니티의 이익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익을 저해하는 내부고발은, ‘우리들’에 대한 배신행위로 인식되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틀거리에서, “내부고발자가 누군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은 자동적으로 꽤 한국 현대사에서 친숙한 다른 명제로 치환되어 버린다: “간첩을 색출하자“.

확실히, 특히 조선일보와 YTN 기자들의 당시 보도들은 더도덜도 아닌 “간첩을 색출하자” 딱 그 수준이다. 황랩(=국익)의 배신자가 있다, 그게 누굴까 내가 밝혀주마, 라는 접근. 나는 이딴 것들이 기자 직함 달고 다니는 것도 미스테리고, 이딴 것들이 포퓰리즘이 위험하니 어쩌니 하는 논지로 노무현 정부를 비난하는 위선도 전혀 이해가 안간다. 물론 좀 더 큰 틀에서 보자면, 이들에게는 피디수첩 역시 국익을 배신하고 내부 정보를 폭로한 간첩이다. 진위검증 문제 이전에, 이미 명백하게 사실로 드러난 난자기증 문제에 대해서 피디수첩이 방영된 것에 대한 이들의 반응이 그것을 강하게 웅변해주고 있다(특히 외국이 어쩌니 하는 프레임이 딱 그런 취지라고 할 수 있다).

!@#… “간첩 저널리즘“. 이것이 바로 이번 건을 통해서 드러난 한국 저널리즘의 커다란 폐해다(이왕 생각해낸 말이니, 나중에 정식 용어로 개념화해서 이론적 정립을 해봐야 겠다). 사회의 자정 시스템을 망가트리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영향력마저도 스스로 갉아 먹는 자멸적인 패턴.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언론을 뒤져보자: “줄기 세포 진위논쟁, 어떻게 시작되었나”

!@#… 그냥 정리해본다. 학술적 틀에 맞춘 분석이 아니라, 그냥 사실 확인과 사건의 재구성. 우선 제1탄(2탄이 나올지는 내 사정 봐서 한다)으로, “줄기 세포 진위논쟁, 어떻게 시작되었나”.

그게 왜 중요하냐하면, 그게 바로 어쩌면 언론플레이라는 변수일 수도, 아닐수도 있으니까. 솔직히 좀 그렇지 않은가. 애초에 서로 합의하에 검증하기로 했고, 검증 결과가 안나오면 2차 검증까지 하고, 2차까지 해서도 결과가 안나오면 그냥 방송 없이 묻어두기로 했다며. 그런데 뭐하러 아직 최종 결과도 안내린 상태에서 먼저 세포가 가짜니 어쩌니 하면서 먼저 터트려서 사태를 이상하게 만드냔 말이지. 어처구니 없어하는 황랩 측으로서는 세포 한번, 또는 두번 분양해줘서 먹고 떨어져라 하면 땡인 문제고, 피디수첩 입장에서는 검증 안된 상태에서 진위논란이 먼저 터지면 엿먹을텐데 말이다. 즉 순진하고 상식적으로 보자면, 그 단계에서는 도저히 양쪽 모두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먼저 터트릴 동기가 없다. 그런데 왜 터졌냐고? 모른다. 적어도, 음모론을 동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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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대리인, 알고보니 전 YTN 기조실장?!

!@#… 워터게이트급으로 커지겠다, 씨바.

열쇠를 쥐고 있는 미스테리 대리인 윤모씨의 존재가 나오더니만,

(클릭)

금방 누군지 밝혀졌다. 무려, 전 YTN 기조실장.

(또 클릭)

!@#… 그래, 과연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지 한번 두고보자. 잘하면 본의아니게 진짜 언론개혁 한번 일어나겠다.

외신의 현재 스토리

!@#… 잠깐 세포 사진 건으로 돌아와보자. 우선 사이언스의 입장인 “황랩의 첫 제출 논문에는 11개 모두 달랐다, 그래서 reviewer들이 못발견했다”는 말. 외견상으로는 황랩의 결백을 두둔해주는 말이지만, 뒤집어보면 지금 그 사진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 새 사진, 즉 문제있는 사진은 누가 언제 바꿔치기 한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고해상도 파일 필요하다고 요청해서 섀튼한테 받았다고 한다. 섀튼이 미국측 연결고리니까, 그런 중계를 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을까 의문은 남지만) 특별히 이상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사진 조작 공방이 섀튼에게 넘어간 것인가? 섀튼이 황랩 물먹이려고 사진을 포샵질 하고 스케일바까지 새로 입혔나? 거기에 대해서 섀튼의 대변인을 통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국내에 보도되고 있다:

“혼선이 서울에서 발생했는지, 아니면 섀튼이 피츠버그에서 사진을 복사하면서 발생했는지 아직 분명치 않다”

!@#… 음. 좀 이상하다. 복사하면서 파일이 깨지면 깨졌지, 무슨 포샵질이 저절로 일어난단 말인가. 섀튼 연구실은 바보인가? 그래서 원문을 찾아봤다. 여러 보도가 있지만, 이건 LifeNews 것.

But a Schatten spokesman told The Korean Herald newspaper, “Schatten’s lab copied a CD of Hwang’s photos, and one question is whether that copying process accidentally produced duplicates.“

이게 좀 미묘한 뉘앙스인데, 복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정말로 분명치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리가 있겠냐는 반어적 의미다. 한마디로, 우리는 결백하다, 원래 황랩에서 준게 그 모양이었던 것이다, 라고 역설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인용보도하면서 잘못 번역한 셈. 앞 뒤 문단의 뉘앙스 정도는 보아가면서 번역을 해야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 여튼 처음부터 곁가지로 샜지만, 외신의 현재 스토리. 우선, 한국에서 BRIC과 사이엔지를 중심으로 세포사진 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는 외신들의 포커스는 피디수첩이 제기한 의혹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여전히 난자제공 거짓말이었다. 연구성과는 보존, 한국발 연구논문 전반에 대한 신뢰성은 상처(즉, 한국발 논문의 심사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발언들은 PD수첩의 결과 검증 논란과는 무관했다). 그런데 사진 문제는 이게 좀 가볍지 않다. 그래서 그것을 매개로 보도가 한줄씩 나오기 시작하고, 사이언스가 발빠르게 해명에 나섰다. 사이언스는 최초 제출본에는 오케이였고 논문 성과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해명의 요지는 결국 우리 리뷰어들은 잘못 없다는 것(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논문 수정에 대한 사실들이 밝혀졌는데, 11개 성공 세포 가운데 사실은 7개, 아니 나중에는 다시 3개만 성공작이라고 바뀌었다는 것이 하나. 그리고 황랩이 한국에서 발표한 내용과는 달리, 사진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수정요청한 것이 아니라 과학자 커뮤니티에서 문제제기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수정요청을 했다는 것(한마디로, 또 거짓말했다는 것).

!@#… 그런데 이제 국면은 네이쳐가 개입하면서 또 바뀐다. 사진 조작 논란은 물론, 피디수첩서 제기되었던 줄기세포 검증 자체의 필요성까지도 언급한 것이다. 또한 사이언스의 리뷰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에 대한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아예 확인 사살해버리고, 돌리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아니 왜 검증을 안할까 하고 질문을 던졌다. 한마디로, 이제는 본격적으로 결과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제가 표면으로 부상한 것이다.

!@#… 물론 실제 보도는 의혹이 아니라 드러난 것에 대한 보도여야 하기 때문에, LifeNews 등에서 보도하는 것은 아직 사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앞서 말했듯 사진은 이미 문제있다고 확정되었으니까. 아 황박사가 병원에 누웠다는 보도도 나온다. 그것도 확정이니까. 줄기세포 불일치 등에 대해서는 아직 본격적 이야기가 안나오고 있다. 황랩이 애초에 엉뚱한 샘플을 준건지 아니면 정말로 줄기세포가 없었던 것인지 확정이 안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내일부터는 또 모르지. 한가지 확정적인 것은, 의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증을 안하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네이쳐가 바로 그 점을 지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 덤으로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과학 전문지가 아닌 NYT나 WP 같은 종합지에서 이 보도는 그렇게 대단히 비중있게 다루어지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황랩 연구 말고, 평소에 과학 관련 단신들 다루어졌던 비중을 한번 상기해보면 된다. 2002년 쇤 사건이 터졌을때의 국내언론을 생각해봐도 좋다.

!@#… 그렇다면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원래 과학계의 상식은 이 정도의 의문이 제기되면 당연히 연구 당국 자체가 사운을 걸고 검사를 해서 결백이든 사기든 확정을 지어주고 그 뒤 보도자료를 뿌리는 것이다. 한가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는데, 그 기관 산하 연구실에서 사기를 쳤다고 해서 과학계에서의 신용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기를 자신들이 나서서 깨끗하게 못 밝혀낼 경우 비로소 신용이 떨어지는 것이다. 외신들은 그 상식에 의거, 보도꺼리가 나와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발로 그런 정보들이 안나와주면? 즉 대통령의 말 잘 들어서 적당히 묻어버리면? 그런데, 피츠버그대 연구조사실이 호구가 아니거든. 섀튼 라인 통해서 그쪽이 먼저 진상규명을 해버리고 보도자료를 뿌려버리면, 정말 한국 과학계는 그때 비로소 본격적으로 물먹기 시작한다.

!@#… 한국에서는 그런 외신이 어떻게 활용되냐고? 외국놈들이 남 잘되는 꼴 못보고 위대한 대한민국의 학자를 폄하하고 기술을 훔쳐가기 위해서 기를 쓰고 있다, 라는 자료로 열심히 활용되고 있지 뭐. 알께뭐야, 그 동네 언론인들이 한국의 언론중재위원회에 클레임 걸 것도 아닌데(관심이 없으니까).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그래서 황교수 데이터 조작 의혹 검증의 현재스코어는?

!@#… 피디수첩이나 기타 언론이나 그런 문제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왔지만, 한번쯤은 정작 황우석 랩의 논문이 그래서 과연 데이터 페이크를 했냐 안했냐에 대해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한번쯤 정리해야겠지. 진실을 찾아라, 승자에게는 “국익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무식한 자칭 애국자들의 욕 한바가지가 상으로 내려지리라. 이미 알려져 있듯, 애초에 이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피디수첩은 어처구니 없게도 협잡이라는 반칙으로 중도 탈락. 이제, 한국과학기술인 연합 사이트의 회원들이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원래는 BRIC에 실린 무명 제보. scieng.net 으로 펌당해서 반응 일으키다.

… 그리고 차분히, 그 뒤로 계속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시기를. 비록 같은 데이터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니지만 뭐랄까, 피디수첩이 낙마한 그 지점부터 이야기는 완전히 다시 시작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다만 이들의 추이가 심히 주목되는 이유는 적어도 “언론 따위가 검증을 하려들다니!” 따위 개소리는 듣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입지에서 달려 나간다는 것.

아, 물론 우석오빠 만세를 외치기 위해서는 오만 찌꺼기 정보도 다 기사화 시키기에 바빴던 YTN이니 조선일보니 연합뉴스니 해럴드 생생뉴스니 하는 찌라시 언론들은 이번에는 무척 신중한 듯 하다. 아직 ‘보도’가 한 꼭지도 없네. 바로 이런 페이스가 사실 정상이고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지만, 씁쓸하구먼.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 수정 / 영리 자유 —

(약간 추가) !@#… 아, 그리고. 사진 자료 한 두개 틀린 것이 뭐 대세에 지장있냐고 반항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약간의 설명. 만약 데이터 조작으로 판명될 경우, 연구의 이론적 성과와 관계없이 연구자로서의 정직성에 치명타를 받는다. 만약 과학적 오류가 발견된 것이라면 그냥 후속 연구로 때우면 그만이지만, 데이터 조작으로 인하여 정직성에 상처를 입으면 과학자 자체가 매장되는 것이 이 바닥의 룰이니까. 지금 난자매매 건으로 실제로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연구원 난자를 받아서가 아니다(합법이었으니까). 안받았다고 여러번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났기 때문이다. 정직성에 금이 간 것. 그런데 만약 정말로 데이터조작까지 드러난다면, 황랩은 회복불능.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안건의 해결이 중요한 것이다.

(약간 더 추가) !@#… 현재 “대중”의 “여론” 추이를 보면서, 왜 이 땅에서 국가보안법이라는 화석이 안사라지고 있는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말았다. 지금껏 모호했던 ‘국익’의 실체도 깨달아 버렸다.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고,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나름대로 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