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걱정하다

!@#… 세상에는 어처구니가 참 부족하다. 다음 글은 다른 꼭지들과 조율 후 웹진 두고보자 기획글로 재등장할 예정. 만화언론 ‘만’용 버전도 약간 다른 방식으로 다듬어서 올려야…;; 여튼 우선 capcold블로그 버전으로 구경하시길.

 ————————

한국만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걱정하다

김낙호(만화연구가)

!@#… 잊을만 하면 다시 나오는, “한국만화 죽었다” 기사가 최근 오마이뉴스에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망해가는 한국만화계를 분연히 걱정하고 나서는 사람들. 이런 논조, 정겹기까지 하다.  이제는 심지어 만화계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 다른 분야에 교훈으로 적용하려는 시도까지. 덕분에 오마이뉴스 사이트에서 무려 대문에 한동안 걸려있기까지 했다고 한다.

!@#… 다른 이야기 더 꺼내기 전에, 먼저 본문 분석부터 들어가자. 원래 남의 글을 토막내서 토 다는 방식의 분석은 전체 맥락을 의도적으로 흐리는 효과가 있어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한 해당 부분을 ‘인용’만 하는 방식을 취해야 하지만… 거의 전문에 걸쳐서 팩트의 오류가 넘쳐나는 경우는 도저히 어쩔 수 없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불 붙은 쿼터제 논의에 찬물 끼얹기.

!@#… 해외 만화 쿼터제 도입 제안에 대한 뉴스가 나간 뒤로 여기저기서 반발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어차피 대부분은 그냥 그 기사만 달랑 읽고 0.5초만에 분노, 0.94초만에 욕설이나 대충 갈겨버린 것들이니 무시. 아주 소수는 그나마 좀 더 현실적으로, ‘그러다가 공멸한다’라는 이야기를 함. 다만 이해가 전혀 안가는 부류들은, “그러다가 공멸한다고! 그러지 말고 대여점이나 없애!”라고 주장하는 부류. 대여점을 인위적으로 없애는 것이 차라리 더 공멸의 지름길이라는 정도는 생각을 좀 했으면 좋겠지만 뭐 그건 몇년째 이야기하고 나니 피곤해서 패스.

!@#… 이전에도 이야기했듯 capcold는 쿼터 반대론자는 아니지만 회의론자. 쿼터제 도입만이 살길이다!가 아니라 쿼터 배분의 효과를 지닌 우회로를 만들자, 라는 지극히 현실주의적 입장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https://capcold.net/blog/?p=593 에서 했으니 생략. 한문장으로 요약하면, 수입배급업자와 창작출판사를 따로 분류한 후 문화산업 지원을 후자에게 몰아주는 것).

…한마디로, 찬쿼터/반쿼터로 단순하게 나누어버릴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아니 그렇게 나눠버리는 순간, 건설적인 발전방향과 실천은 20억 파섹 너머로 날라가버린다. 반쿼터를 부르짖고자 하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왜 이런 정책제안을 하는지 자료를 좀 찾아보기나 할 것이며(찾기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쿼터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좀 열정과 의지를 잠시 가라앉히고 현실적으로 머리를 식혀가며 현실적 방안들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법을 제안하는 것은 원론 수준에서의 문제제기가 아니니까. 너도나도 잘못했다는 양비론이 아니라, 현실적인 방안을 다듬어내고 밀어붙이자는 말이다. 민병두 의원측에서 제시한 안은 분명히 그 구체적인 듯한 이미지에 비해서 아직 너무 거칠다. 문제의식만 있지, 도입방법에 대한 현실적인 조율이 전혀 없다. 한마디로, 아직 발표할만한 단계의 물건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 그래서 정말 아쉬운 건, 미숙한 이슈메이킹이다. 원래 쿼터제의 도입취지가 무엇이든 간에, 뉴스보도는 어디로보나 한국만화 확보가 아닌 수입규제로 다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50%니 1%당 벌금 100만원이니 하는 비현실적 수치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보도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다. 이렇게 해서야 결코 도입의 본래 취지가 전달되는 일이 없이, 다만 “정부가 엄청난 뻘타를 날린다!”(보통, 사람들은 국회의원이든 뭐든 다 정부라고 생각한다) 고 생각하게 될 뿐. 대형 출판사로 하여금 종수를 줄이도록 유도한다는 것 역시 이면의 기획이어야지, 드러내놓고 수입규제로 비추도록 하면 역효과를 일으킬 뿐. 그보다 애초에 이해가 안가는 것이, 만화판의 현재 상황 – 특히 대형 출판사들의 무분별한 종수경쟁과 그에 따른 과다물량 – 에 대한 개요와 여러 종합적 대안 등이 담겨있는 종합보고서, 내지 하다못해 공식 보도자료의 형식으로 먼저 기사화를 하면서 그 후에 공식 제안을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이슈메이킹 과정이어야 할 텐데… 어째서 먼저 쇼크!부터 터트린 후 그저 아무도 서로 말을 안듣고 시끄러워진 판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려는 것인가. 건설적인 담론형성과 정책입안에 해가 되면 해가 되었지, 결코 득될 것이 없는 미숙한 언론전략이다. 또한 다양한 종합 발전 정책을 아우르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그 취지 속에서 이런 것을 추진한다는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쿼터 이야기만 툭 꺼내면 누구라도 반발심이 생길 수 밖에. 규제책이란 그런 것이다. 아, 정책제안서에 여러 개념들이 언급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왜 대여권이 추진되다가 고착상태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현실적 재검토 없이 곧바로 ‘역시 대여권은 필요하다’라는 원론을 반복하는 식으로는 그다지 현실감이 없다. 정확한 통계, 공공 출판 시스템… 이미 몇년 전에 다 제시되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제대로 진행이 안된 것들 투성이(자세히 소개하자면 길다). 그런데 쿼터제 이야기만 새롭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부분만 부각될 수 밖에. 또한 쿼터제가 대여권이나 다른 정책들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제시보다, 이것도 저것도 필요하다는 수평적 요소 나열으로는 더욱 설득력이 부족하다. 각각의 요소들은 멋진 말이지만, 합쳐놓고 볼 때 인과성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아직 베타버젼, 아니 알파버젼의 제안서다.

… 민 의원 진영에 냉철한 담론 전략가가 개입되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앞으로 갈 길이 천리만리길인데, 첫 걸음부터 벌써 똥을 밟아버리면 곤란하다. 다만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이… 갈 길의 종착지는 한국만화판에서 한국만화가 안정적인 양적/질적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며, 쿼터제는 그곳으로 가는 작은 길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약 곤란하겠다 싶으면 당연히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맞지, 그 앞에서 주저 앉아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이미 대여권 도입 시도와 올해 입안 실패에서 겪은 일 아닌가.

!@#…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쿼터제는 좋든 싫든 규제책이다. 쿼터제라는 규제책이 아닌, 의도한  긍정적 효과와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지원책에서 우회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입사에는 배급업자로서의 세금을, 창작사에는 창작지원의 혜택을.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수정 영리 자유 —

만화 쿼터제에 대한 회의론, 그리고 대안.

!@#… 만화저널 토론에서 중요한 곁가지로 제기되어버린 만화 쿼터제. capcold는 만화쿼터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취해왔는데, 그렇다고 해서 쿼터제는 안된다!!!라는 입장이기보다는 만화에서 쿼터제의 적용 현실성이나 효과에 대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물론 대형출판사들의 일본만화 과잉수입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한지는 벌써 4년도 넘었고 지금 쿼터제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의 취지에는 천번만번 동의하지만, 이것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인가 확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아마 이런 제게 확신을 심을 수 있는 논리라면 누구에게나 통할 거라고 믿기 때문에, 한번 제 회의론의 근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 쿼터제에 대해서, 몇가지 먼저 이해하고 넘어가야할 지점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다른 매체에서 운용중인 쿼터는 유통에 관한 쿼터지, 제작에 관한 쿼터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의 경우 방송 편성 시간에 한국산 애니를 특정 비율 집어넣기지, 제작이나 유통사에게 만화를 어느정도 직접 국내산으로 만들어라, 해외 수입을 이 정도만 해라, 라는 것이 아닙니다. 제작사나 유통사에게 쿼터를 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방송국에 쿼터를 거는 것이죠.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작사나 배급업자에게는 쿼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쿼터는 어디까지나, 극장주들에게 적용되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실제로, 66년 처음 시작되었던 당시와 70년대에는 영화 쿼터가 배급업자에게 직접 부과되었습니다. 즉 외화 수입추천 1편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편수의 한국영화를 제작해야만 했다는 말입니다. 그 결과는 다들 쉽게 짐작하시다시피, 날림 새마을영화의 범람이었습니다(-_-;). 그래서 결국 쿼터제는 유통의 가장 말단, 극장으로 내려옵니다. 1년 중 일정일 이상을 의무적으로 한국영화를 틀어주기.

쿼터제도는 향유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통로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것의 또다른 전제는, 그만큼 그 통로가 좁고, 확장이 어려우며, 독점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영화라고 할지라도, 극장에는 쿼터가 있지만 비디오에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디오는 극장과는 달리 통로가 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장 창고 용량이야 물론 한계가 있지만). TV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죠. 텔레비젼 방송국은 제한적으로만 참여할 수 있고, 어디로보나 자원이 지극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쿼터제가 의미가 있는 셈이죠.

그런데 만화의 최종 소비 통로는 극장이나 TV방송국의 모델보다는, 비디오의 모델에 더 가깝습니다. 통로가 한정되어있지 않다는 말입니다(그러니까 90년대 중반 이후로 그렇게 엄청난 고무줄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이고). 많은 종수를 찍어서 곤란한 것은 제작의 차원에서 그것을 담당할 인력과 마케팅 능력이 잠식당하고, 독자의 판별력이 떨어지게 되어서인 것이지, 통로 자체가 독점화되어 버리기 때문이 아닙니다. 통로 점유의 측면에서 일본만화를 놓느라고 한국만화를 못 놓는 것이 아니라, 단지 비용의 측면에서 한국만화를 상대적으로 안 만들고 못 띄워주기 때문에 한국만화가 안보이는 겁니다.

자, 이제 문제입니다. 쿼터를 ‘어디에’ 적용해야 할까요? 쿼터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박인하님이 글에서 지적하셨다시피 일본만화 종수 줄이고 이성적/상식적 시장구조를 회복하자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1) 제작(=출판사)에 쿼터제 도입: 이것은 출판사의 전체 만화 출판 종수 가운데 특정 퍼센트 이상의 한국만화를 제작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는 방식입니다. 70년대 영화에서 생긴 쌈마이스러운 일이 그대로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히트작 하나를 수입하기 위하여, 졸속 어거지 함량미달 찌라시 책을 10종, 한 50부 정도씩만 찍어서 대충 묶어버리고 다음주에 파지처리해버리는 것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종수가 아닌 발행 부수로 쿼터제를 한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명백한 시장 침해. 이 경우 당연히 한국만화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죠.  우수한 외화와, 허접한 ‘방화’로 인식이 이분화되었던 그 시절 영화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처럼 말입니다.

출판사가 그런 자기 이미지 깎아먹기를 할까, 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연간 1000종을 내는 출판사들은, 자사 작품들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는 거리가 멀죠. 게다가 한 회사 내에서 출판 라인의 브랜드만 다르게 해서 개별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고. 이것은 위반시 과징금제도로 하든, 준수시 지원금으로 하든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는 꽁수입니다. 그렇다면, 애초에 한국 번역판 제작을 하기 이전의 단계에서 쿼터제를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요. 출판 수입추천에 쿼터제를 도입하는 겁니다. 즉 어느 출판사는 전년도 전체 출판 종수의 60% 이상 가는 수의 수입추천을 신청할 수 없다, 라고 못박는 겁니다. 이 경우도 이 꽁수를 여전히 쓸 수 있습니다(사실, 양적인 개념에서는 항상 쓸 수 있습니다). 대형출판사들이 capcold보다 사악한 잔머리를 덜 굴려보리라는 보장은 절대 없습니다.

2) 유통에 쿼터제 도입: 영화나 TV애니 같이 유통에 쿼터제를 도입하는 방식을 궁리해볼 수도 있습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유통의 최말단인 개별 서점. 하지만 예를 들어서 “매장에 한국 만화 진열 비중이 종수 기준으로 30% 이상이어야 한다”, 라고 강요하기는 정말 애매합니다. 앞서 말했듯, 한정된 통로가 아니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말단보다는 좀 더 위에 있는 총판은 어떨까요. ….(10분 경과)… 옙, 총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맙시다. 머리아파집니다. 총판 구조는 쉽게 어떻게 뭘 새로운 원칙을 도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곳에서 이쪽 이야기는 나왔으니 패스.

그럼 또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총판으로 가기 전의 ‘배급’ 단계. 얼마나 국산을 만들고 얼마나 수입을 하든지간에, 그것을 유통망에 뿌릴 때 쿼터를 걸고 견제하기. 아까 1)에서 한 이야기와 차이가 없어집니다. 아니면, 만화에서 아예 수입과 제작을 같은 출판사에서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즉 수입 및 유통 전용 출판사와 한국만화 제작 전용 출판사의 역할분리. 마치 영화에서 제작사와 배급사가 분리되어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하나의 모기업에서 양측을 모두 소유하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소규모 제작사로부터 가능성 있는 영화를 사들여서 배급하는 바람직한 경우도 많죠. 실제로 유통력을 가진 확고한 메이저와 소규모 제작사들이 나뉘어 있는 미국 만화계의 경우 이런 비슷한 사례가 더러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유통사의 단계에서 쿼터를 거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한국 만화산업판이나 개별 출판사들의 영세한 구조상, 이런 식으로 전체 판을 뜯어고쳐버린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상당히 요원한 아이디어입니다. 게다가 산업적 필요성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간다면 모를까(사실, 산업적으로는 이미 필요합니다), 법적으로 강요하기는 참 애매한 문제입니다.

!@#… 즉 제 회의론의 핵심은 이겁니다: 쿼터 제한을 둘 만한 곳이 없습니다. -_-;

!@#…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대안은 무엇이냐? 라고 물어볼 겁니다.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쿼터제도의 효과를 지닐 수 있는, 좀 더 우회적인 방식들을 찾아볼 수 밖에요. 그런 것이 과연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자면 주모씨님이 일종의 ‘자발적인 쿼터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연재만화 잡지의 경우, 사실은 일본 만화 수입시 단행본 계약과 연재 계약이 따로 들어가야 하는 계약상의 번잡함과 추가적인 비용부과가 상당부분 작용하리라고 봅니다. 게다가 잡지에서 수익을 못내는 기이한 구조상, 굳이 아주 특A급의 독자동원력이 아니라면 수입 작품들을 연재를 해넣어야할 이유도 별로 없는 셈이고. 산업적 시스템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하지만 저는 물론 그보다는 훨씬 제도적인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종수에 의거한 ‘쿼터’가 아닙니다. 총체적 경영 투자 자료에 의거한 ‘창작 출판사’와 ‘수입배급사’의 분류고(물론 이 평가는 매해 새로 갱신되어야 합니다), 각각에 합당한 지원책과 규제책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수입위주 출판사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종수가 아니라 국산 창작에 대한 투자비중 자체를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각 출판사에 자료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판독해내는 문광부/콘진 담당부서의 전문성이 역시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과제죠. 아니, 애초에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연구용역을 통해서 만들어 내는 것도 역시 선결과제입니다.

쿼터로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업은, 지들 맘대로 하면 됩니다. 다만 영업의 결과로 ‘수입 배급사’로 분류되어버린다면, ‘창작 출판사’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제도적 혜택에서는 제외되도록 만드는 겁니다. 당연히 그 분류결과는 일반 대중에게도 전면 공개되어야 하고.

사실, 박인하님이 언급한 각종 제도적 지원에서 특정 출판사를 제외시키는 것 역시 이러한 틀 속에서 좀 더 발전시켜 볼 만한 발상입니다. 다만 시상식 등 작품에 주는 상을 거부할 경우 창작자만 피해를 보게 되니까 그 부분은 명확하게 구분해야죠. 어디까지나 출판사에 대한 자금지원에서만 상대적 불이익을 줘야 합니다. 수입배급사가 창작을 하는 것도 자유입니다. 다만 창작사로서의 혜택을 못받을 뿐. 창작사에는 없고, 수입배급사에게 돌아오는 혜택? 그런 거 없습니다. 왜 필요합니까. -_-;

!@#… 물론 이 정도 제도장치로 인하여 그 출판사들이 난데없이 일본만화 출판을 팍 줄인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그건 수입 원자재 고갈이라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해결해주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여튼, 국산 창작에 대한 지원이 정말로 국산 창작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정비를 해보자는 겁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만화계에 대한 ‘쿼터의 효과를 지닌’ 제도적 제안입니다.

 

PS. ‘아무도 원하지 않게 되어버린’ 대여권에 대한 이야기도 다음에 언젠가 다시한번…;; 엉망진창으로 결단난 후 한참 뒤인 지금 난데없이 불타오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회적 대안’으로서 좀 더 정리해보겠습니다.

PS2. 이노무 네이버블로그는, 네이버 바깥의 블로그에 트랙백 걸어놓은 건 제대로 엮인글 표시조차 안되는군요. -_-;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 자유/동의없는 수정 불가/영리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