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X파일 보도한 이상호 기자 무죄 선고.

!@#…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표어로 당선이 된 대통령의 행보가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이 시대에, 오랜만에 정말 상식적인 일이 한가지 벌어져서 훈훈한 미담으로 화자되고 있다(어디가?).

[미디어오늘] ‘X파일 보도’ 이상호 기자 ‘무죄’
– 서울중앙지법 11일 선고…김연광 편집장엔 선고유예

(2006년 08월 11일 조현호 기자)

즉 요약하자면, 목적의 공익성보도 방식의 신중성이 갖추어질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을 빌미로 하여 정당한 언론보도에 재갈을 물릴 수 없다는 판결.

!@#… 시간이 좀 지난데다가 이건희 8천억 박치기 쑈 덕분에 거의 완전히 담론적으로 상쇄되어버려서 대부분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지 오래지만, MBC 이상호 기자가 터트린 삼성 정치자금(이라고 쓰고 장기적 뇌물이라고 읽는다) 근거자료 공개, 속칭 삼성 X파일 건은 한국사회의 근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굉장히 큰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상호 기자는 불법도청자료 공개 문제를 빌미삼아 완전히 피박을 쓸 지경이었고. 뭐랄까, 황우석 사건때의 피디들에 대한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비난, 강도잡은 택시기사가 오히려 보험도 못받고 손해만 본 것 등등 “나서서 무언가를 바로잡으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AS가 완전히 결여되어 있는 행태”야 말로 현대 한국의 독특한 문화 유산이 아닐까 한다. 뭐 제대로 된 AS야 아직은 너무나 엄청난 것을 바라는 것이고, 그나마 손해라도 보지 않도록 판단을 내려주는 정도의 상식 조차 긴가민가 하던 차에 이번 이상호 기자 무죄 선고는 정말 반가운 일이다. 이 땅에 법과 도리가 아직 존재해서 그런지 아니면 판사가 좀 상식이 박혀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우연히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아직 전혀 속단할 수 없지만, 한국 언론사에 길이 남아줘어야 할 멋진 판결임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도청행위 자체가 정당화되어서는 안되고, 부화뇌동하여 부랴부랴 뒷북을 치며 전문 공개를 해버린 월간조선의 뻘쭘함을 이상호 기자의 보도행위와 같은 레벨로 추켜세워줘서는 안될 것이다. 그저 아주 조금만, 상식적 정의가 아직 통할 가능성을 확인한 정도로 기뻐하는 것 뿐. 약간의 희망만으로도 세상 대다수의 문제점들을 과감히 상쇄시킬 줄 아는 능력이 바로 판도라의 상자 전설로 상징되는 인간사회의 원동력이니까. 여하튼, 상식적인 무죄판결을 받아내어 한 단계 성숙해질 기회를 잡아낸 한국 언론에 축하를.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신문법 일부 위헌 결정… 생각해보자면.

!@#… 헌재의 과도할 정도의 보신주의와 보수성은 어찌보면 그 기관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라고 할 수도 있으나… 비현실성과 시대착오로 빠질 수 있는 위험이 항상 상존한다. 결론 정리는 대략 이런 것. capcold가 하고 싶은 말의 한 85%는 들어있는 민언련/언개련의 ‘언론관계법 부분 위헌 규탄’ 기자회견문.

!@#… 하지만 이번 헌재에서 위헌결정난 것은, 그만큼 원래부터 존재하던 법적 허점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고쳐서 재입법해야지 뭐. 예를 들어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발전 기금으로부터 제외한다는 것보다는, 시장 점유율 일정 퍼센트 이하의 소수의견 매체만을 지원 대상으로 하는 언론 다양성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신문사 복수소유 문제 역시, 복수 소유를 일괄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이 위헌이라면 복수 소유시 경영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는 식으로 시행령 차원에서 우회하면 된다. 오히려 이런 명백하게 헌법차원에서라도 핑계잡힐 만한 것들을 그대로 강행해서 약점을 만들어 온 것 자체가 미련한 짓이었을 뿐.

!@#… 한번 일부 반려를 당한 후, 고칠 것을 고쳐서 완성품을 내놓는 것은 학계에서는 지극히 일반적인 경우다. 대단히 효율적이기도 하고. 그러니 신문법도, 더욱 완성된 형태로 다시 재입법을 들어가서 결국 제대로 된 언론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근간논리가 되어주기를 희망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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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16조 손실과 개그저널리즘

!@#… 아 미치겠다. 이런 쌈박한 것들.

16강 탈락 경제 손실 “16조원”
[SBS TV 2006-06-24 22:21]

!@#… 한국팀이 스위스와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 스위스팀 굴지의 리베로 ‘Jusim’과 막강 공격수 ‘Sunsim’의 활약으로 인하여 결국 패배했다. 그럼 그냥 그거다. 왜, 아예 8강 탈락 경제손실 80조원, 4강 탈락 400조원, 우승 탈락 1000조원 손실은 왜 안 찾고 있을까? 어쩜 그리 숫자도 이쁘게 뽑아냈을까, 신기하다.

스위스가 ‘우리 조국’으로부터 16조원을 빼앗아갔다는 뉘앙스가 펄펄 풍기누나. 왜, 전 국민적으로 분노하고 촛불시위라도 할까? 여튼 감정적으로 고양된 ‘국민들’에게 점수 따고 싶어서 설레발치는 언론의 생리는 여전하다. 이건 뭐, 거의 황구라 줄기세포 이익 33조 수준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빼앗기고 살고 있어. 너네들 그거 몰랐지? 우리가 알려줄께” 식의 피해망상 자극형 담론이야말로 언론이 한 나라의 ‘국민’들을 상대로 해먹을 수 있는 가장 치졸한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전문적 사기다. 저널리즘의 전문성을 부각하기에도 좋고, 우리는 우리편이라는 같은 편 정서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좋다. 애국심이 넘쳐났다는 명분 덕분에, 심지어 별다른 처벌도 안당하고 반성이 없어도 대충 관대하게 넘어가니 뭐 확실히 남는 장사. 개그저널리즘의 첨단을 달리는 이들에게 경배를.

 

PS. 축구 말 나왔으니 말인데, 월드컵 붐으로 악성황빠질에 대한 책임을 쉬쉬하려고 했던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를 생각하면 이제부터 대략 안습이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우석 파동 따위는 관대하게 잊어버려주었으리라 확신하지만(특히 황빠 여론에 일부나마 동참하고 피디수첩 죽어라를 외쳤던 쑥스러운 과거가 있다면), 가끔 capcold처럼 끝까지 기억하려는 인간들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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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스팸은 한 때 홍보도구였다

!@#… 최근의 무차별 코멘트 또는 트랙백 스팸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스팸 뿌리는 자들도 광고 효과고 뭐고 하는 것 따위는 더 이상 신경도 쓰지 않는 듯 하다. 하기야 원래도 스팸을 통한 광고효과는 지극히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미미해도 양으로 밀어붙이는 비용이 저렴하니 그냥 밑져야 본전이라며 뿌리는 것이라는 진단 역시 오래전에 나온 바 있었지. 하지만 지금의 답글 스팸들은 홍보를 위한 스팸이 아니라 스팸을 위한 스팸일 뿐. 스팸 필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무작위 문자열로 메시지를 만들어놓다보니, 한때 스팸이 무언가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머나먼 과거의 흔적이란 고작 홈페이지 링크 하나 정도밖에는 남아있지 않다 – 아니, 가끔은 그것마저 없는 스팸도 있다… 여하튼, 과도한 열정의 와중에는 지능이 증발하기 마련이다. 스팸 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 전반의 소중한 진리.

[2차 리플까지 보고 약간 추가] 홈페이지 링크라도 하나 남아있는 스팸은 리플에서 inureyes님이 지적하셨다시피, 구글 등 링크 개수로 페이지 서치 랭크를 올려주는 사이트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하지만 실제로 이미 오래 전에 구글은 그에 대한 대책으로 rel=”nofollow” 명령어를 도입했고, 그 명령어를 반영한 지금의 워드프레스는 구글 페이지 랭크 상승용 중간고리로 효과가 전혀 없다!

게다가 아예 홈페이지 주소마저도 랜덤 글자 덩어리인 스팸들이 최근 극성이다. 이런 완전한 무의미 스팸의 경우 몇가지 가설은, 스팸을 청소하는 사이트와 청소하지 않는 사이트를 판별하기 위해서 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즉 나중에 검사해 봤을 때 그 ‘미끼’ 스팸을 필터링 또는 청소하지 않은 사이트에는, 본격적으로 진짜 스팸 – 즉 랭킹 상승용 스팸 – 을 뿌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멍청한 짓인데, 애초에 미끼도 의미 있는 스팸으로 보내도 되지 않나. 필터링에 걸리는 것의 문제라면 어차피 미끼가 안걸렸다고 하더라도 본체 스팸을 보낼 때는 걸릴 것이고. 어쩌면 대부분 컴퓨터 바이러스의 경우처럼, 단지 스팸 필터링의 벽을 파괴하고 뚜렷한 피해를 끼치는 것 자체에서 쾌감을 느끼는 변태들의 소행? 그것 참 아햏햏한 노릇이다.

!@#… 그나마 아직 홍보용 스팸의 원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충직한(…) 메일 스팸. 한국의 경우 메일 해지 옵션을 법적으로 의무화했지만, 요새 오는 대부분의 메일 스팸은 메일 해지 옵션 버튼 을 누르면 이상한 가짜 서버로 연결될 뿐이다. 그리고 이메일 수집을 법에 의거, 2002년 이전에 어디어디서 수집한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써놓은 경우도 많은데, 그거 당연히 다 구라다. capcold.net 메일 계정을 2002년 이전 아이러브스쿨에서 수집했다고 스팸이 왔는데, capcold.net 자체가 2005년에 신청한 도메인이니까. 스팸 피해를 보고하면 스팸 발송자에게 엄청난 벌금을 물린 뒤 그 벌금을 바탕으로 신고자에게 포상을 주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물론 스팸은 대량 발송이 기본이니까, 신고자도 엄청나게 많아질 수 있겠지? 그럼 깨끗하게 망하는 거지 뭐.

!@#… 나름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메일 스팸의 경우, 내용은 대체로 돈 빌려준다는 것, 돈 투자하라는 것, 무슨 자격증을 따라는 것, 정력제가 싸게 나왔다는 것 등 (요새는 포르노는 좀 뜸하더라. 너무 흔해져서 메리트가 없나보다). 그런데 이런 주제들은 심지어 세계 공용이다. 한국어 스팸이든 영어 스팸이든 불어나 스페인어 스팸이든. 스팸의 사회학, 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해도 무척 재미있는 물건이 나올 수 있을 법 하다. 물론 수집 분석해야할 자료가 너무 방대해서 그것 나름대로 문제겠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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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폭탄 맞고 있는 중.

!@#… 현재, capcold블로그는 열심히 스팸 트랙백 폭탄을 맞고 있는 중. 어디에 소문이 났길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다는 것. 71.246.58.18 이라는 아이피 하나에서만, 반나절동안 500여개의 스팸 트랙백을 수놓음. 물론 모조리 포르노. 표현의 자유가 있는 곳에, 자동화된 스팸이 있다는 것이 바로 인터넷의 개방성과 추악한 상업주의가 만날 때 일어나는 현상. 하기야 스팸 규제책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계속 메일 스팸만이 전부인양 미미한 삽질만 오랫동안 반복하고 있는 동안, 자기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이들은 얼마나 게시판 스팸에 시달렸던가. 이지보드, 제로보드용 각종 스팸 기술들, 나름대로 법적 규제를 피하겠다는 눈물겨운 얍삽이들의 향연이었지. 많은 경우 그것을 빌미삼아 등록과 로그인 필수라는, 개방성을 희생하는 울며 겨자먹기의 악수를 두기도 했고. 그런데 블로그가 보편화되는 시대이기에 너도나도 홈피를 굴리는 격이 된 이상, 이제는 문제의 심각성을 좀 더 극명하게 누구나 깨달을 때가 된 것이다. 덧글이야 임의 문자열 보고 넣기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애초에 원거리 연결과 통보를 바탕으로 하는 트랙백의 경우, 개방성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막막하다. 기껏해야 키워드 금칙어 정도, 아이피 차단 정도.

!@#… 계속 생각해오고 있는, 스팸범 근절을 위해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아이디어들.

1) 국제적 처벌 합의. WSIS라든지 하는 국제 협약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협약하여, 스패머들을 피해사이트의 현지법에 기준하여 다스리도록 합의. 그래야 미국 스패머들이 중국과 러시아 서버를 경유해서 한국 사이트를 포르노로 폭격하는 일에 제갈을 물리지. 이게 우선 1착이고, 다른 것들을 위한 기본 전제.

2) 스팸의 법적 기준을 정비. 스팸을 메일 스팸에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사유 공간의 모든 기술적 형태를 포괄하여 적용시킬 수 있도록 확대해야한다. 그리고 스팸의 기준을 단순히 옵트인 아웃의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적 측면으로 접근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즉 공간 성격과 맞지 않는 상업적/비상업적 홍보 내용으로 반복 도배를 하였을 경우 스팸으로 규정. 나아가 게시물 일괄 등록 로봇 프로그램의 사용을 완전 금지.

3) 처벌 규정 강화. 벌금도 3배 올리고,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를 경우 국내범인 경우는 실형까지 가도록 처벌. 스팸범들의 인적사항 공개, 국제 데이터베이스 구축. 이들에 대해서, 인터넷 접속 및 서버 운영 등에 있어서 두고두고 불이익 부여.

!@#… 추가 아이디어 덧글, 언제라도 대환영. 정리해서 나중에 정식 글로 업그레이드하기는 해야겠다. 뭐, 잘못해서 덧글들이 스팸으로 분류되어 버리는 일만 생기지 않는다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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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무서움

!@#… 아마존 재팬에서 오늘 메일이 하나 날라왔다. 난데없이, 나보고 35% 할인해줄테니 이번에 출시되는 케로로 극장판 DVD를 사라는 것이었다! 아니 늘상 책 배달시키는 아마존 미국도 아니라 무려 아마존 재팬의 자들이(송료가 비싸서, 왠만큼 중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어떻게 내 취향을 알아보고 이런 근사값에 가까운 뽐뿌질을 하는 것이지? 의아해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뽐뿌메일의 밑을 보니, 이런 문구가 있는 것이다: “당신, 케로로 군조 만화책 한정판 7권을 우리한테 산 적 있잖아. 그래서 알려주는거야”.

… 그런데, 그 책을 산 건 초회한정판 예약. 2003년 9월 20일 발매.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서 난데없이 케로로 붐이 불어오기보다도 훨씬 전이다. 도대체 아마존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는 뭐하러 해외의 이런 쓸데없는 사람의 쓸데없는 정보마저도 바락바락 저장하고 분석 및 관리까지 한단 말인가… OTL 그보다, 한번 제공해 준 개인 정보는 한없이 계속 저장하고 있어도 되는 것이야? 뭐 아직 특별히 불쾌한 일을 당한 건 아니지만, 언제 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잖아, 이건.

!@#… 정보 파기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 개인정보, 최소한 없애고 다닐 권리라도 좀 얻어야지. 뭐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역시 귀찮아서, 그냥 정보침해를 방치하고 살 가능성이 더 크지만. 뭐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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