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온라인, 커뮤니티 – <러브콘서툰> [경향신문 만화풍속사]

!@#… 그간 쌓인 원고 창고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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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온라인, 커뮤니티 – <러브콘서툰>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뉴미디어’라는 단어만큼 진부한 것이 또 있을까. ‘뉴’미디어의 대표주자로 꼽히며 한껏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인터넷 (및 그 이전부터 있었던 컴퓨터 통신 일반)과 그것이 만들어낸 의사소통 시스템의 세계인 온라인은 이미 단순한 기술적 용어가 아닌, 하나의 삶의 방식이다. 쌍방향성에 기반한 참여니 원본과 카피의 경계 상실이니 하는 이야기들은 이미 매체 이론가의 영역이 아니라 역사학자의 담당구역으로 넘어와 버렸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일반 사용자들과 가깝게 살을 맞대고 있는 대중문화라는 분야에서, 온라인이라는 환경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향유 양식들을 진화시키고 있다.

온라인 대중문화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바로 커뮤니티성이다. 온라인 세상의 향유자들은, 온라인을 돌아다니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면 자신들이 소속감을 느끼는 공동체에 열심히 퍼나른다. 메일로 보내고, 동호회 게시판에 올리고, 블로그에 올린다. 그리고 올라온 것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사람들이 각자의 감상을 올리거나, 아니면 올린 사람에 대한 창찬/비난을 하면서 더욱 커뮤니티의 내적 소통이 강화된다. 창작자들 역시 마찬가지로, 작가들의 온라인 동호회 결성을 통한 정보 및 노하우 교환, 공동 프로젝트 진행 등이 프로와 아마투어의 경계선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이라는 공간과 여러모로 상성이 상당히 좋은 매체인 만화에 있어서 이러한 경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2003년에 시작된 ‘러브콘서툰’(http://www.lovetoon.co.kr)라는 자선 콘서트 프로젝트가 좋은 사례인데, 온라인에서 만화연재를 하거나, 그리고 비록 스포츠 신문 등 종이지면에서 연재를 하고 있지만 (언론사 홈페이지를 거치면서) 사실상 온라인에서 더욱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작가들이 주축을 이루며 시작했다. 러브콘서툰은 사실 원래는  젊은 작가 몇 명이 한바탕 유쾌한 음악 공연을 펼치면서 불우이웃 돕기 같은 좋은 일을 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그런데, 온라인 입소문 등에 힘입어 독자와 작가 양쪽으로 모두 높은 호응을 얻어, 행사 직전에는 참여 멤버가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행사가 성황리에 끝난 후에도 커뮤니티의 결속력은 계속 유지되어, 어느 틈에 젊은 만화가들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로 성장(?)해 있었다. 그리고 올해 11월 21일, 이 커뮤니티가 준비한 두 번째 행사인 <2004 러브콘서툰>이 펼쳐질 예정인데, 이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릴레이 만화와 홍보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열심히 온라인에서 ‘펌’ 당하고 있다. 이미 사전홍보 단계부터, “만화라는 것의 매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작년 행사보다 한층 발전한 모습이다.

대중문화는 창작이든 향유든, 결국 취향으로 의기투합하여 같이 즐기는 자의 몫이다. 온라인이라는 환경을 만나면서, 그것이 좀 더 명확해진 셈이다.

 

[경향신문 04.11.19]

(* 주: 원출처는 경향신문 금요 만화 전문 섹션 ‘펀’의 칼럼인 <만화풍속사>입니다. 격주로 박인하 교수와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는 일종의 태그팀 같은 것이니 만큼, 같이 놓고 보면 더욱 재밌을 겁니다. 여기 올라오는 것은 신문편집과정을 거치지 않은 ‘원본’입니다… 별 차이 없지만;;)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자유/동의없는개작불허/영리불허 —-

조선일보 만화들의 마력 [인물과 사상 0412]

!@#… <인물과 사상> 12월호에 실린 원고. 제목, 소제목 등은 실제 게재된 버젼에 준함… 중앙, 조선을 다루었으니 아마 다음번에는 동아…도 다루어야 균형이 맞을 듯(사실 이미 ‘나대로 선생’으로 쓰려고 벼르고 있는 중이다). 그 뒤에는 그 반대쪽 선수들도 공략하고. 여기에 쓰는 글들은 언론과 만화의 접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은데, 지면의 성향이 ‘인물’ 중심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신문시사만화 이야기로 흐르고 있다;;;

!@#… 계속 그래왔듯이, 이 내용은 <미디어 오늘> 온라인판에도 공유. 그런데 글 중간에 숏트랙 만평 건에서, 첫번째와 두번째 만평이 바뀐 순서가 논란의 여지가(capcold가 본문에서 근거로 삼았던 오마이뉴스 고태진 시민기자의 증언으로는 지방판에서 먼저 온 것이 ‘부시 방한’ 내용으로 왔다고 하는데, 미디어오늘에서 서울에서 초판을 받았던 것에는 ‘신규칙’ 내용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순서를 실제 조선일보측에 문의해보니, 노코멘트로 일관) 있다고 하여 그 문단을 일부 수정. 별로 중심적이지도 않은 부분에서 논란을 남겨서 글 전체의 요지가 흐려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아서…;; 뭐, 신문에서 판본 바뀌면서 내용 업데이트 되는 것 같은 이치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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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편안하게 길들이기: 신경무와 조선일보 만화들의 마력

김낙호(만화연구가)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세계 네티즌들의 “미안합니다, 힘내십시오”

!@#… 이런 곳들이 간간히 그래도 등장해주는 바람에, ‘민주적 소통공간으로서의 인터넷’이 될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는 것이다. 한번씩 들어가보면 금방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http://www.sorryeverybody.com : 51%의 머저리 미국인들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전 세계를 향한 사과

http://www.apologiesaccepted.com : 알았으니 희망을 잃지말고 다시 도전하라는 격려

!@#… 비록 무슨 ‘본부’가 있고 물리적 권력을 가진 운동체는 아니지만, <사적 소통이 결집되어 공적인 여론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빠르게, 쌍방향적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넷의 속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되는 좋은 사례.

!@#…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전히 찌질이들도 건재하다. 온라인 문화에 대해서 연구를 한다는 학자들이 진짜로 제발 좀 매달려야 할 분야는 무슨 뜬구름 잡는 개념어 설정이 아니라, 바로 체계적인 찌질이 박멸 방안이다.

http://www.wearenotsorry.com (원래는 이곳)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온라인 만화, 펌질 열풍! [한겨레21/534호/041111]

!@#… 이번주 한겨레21 기고글. 다행히도 3면이나 할애해줘서 하고 싶은 말을  어느 정도까지는 할 수 있었음.  하지만 독자층을 고려해서, 마지막에 작품 소개 파트는 무척이나 일반적인 것 위주로 소개. 개인적 기호가 듬뿍 담긴 매니악한 아이템을 소개하고 싶은 욕구는…그냥 참았다. 블로그에는 투고글 그대로고, 게재 버젼은 여기에 (아마 로그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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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인터넷에 자리잡다
 – 만화는 어떻게 온라인에서 새로운 성공을 거두고 있는가

  대중문화의 각 장르 가운데, 온라인이라는 환경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온라인 영화관의 붐은 일어나기도 전에 져버렸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분쟁의 와중에서 지지부진한 고착상태에 빠졌다. 온라인에서는 “자본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독립 아티스트들이 향유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유로운 발표의 장이 펼쳐진다”는 옛 희망들은 이제는 좀처럼 설득력이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움직임을 볼 때, 아직도 예의주시할 만한 분야로 꼽히고 있는 것은 바로 ‘만화’다.

  그도 그럴 것이, 출판계 전반의 불황, 특히 애초부터 제작 유통망이 부실했던 만화 분야에 대해서 들려오는 여러 암울한 전망들은 온라인 세계에서 만큼은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수많은 커뮤니티와 개인 홈페이지에서 너도나도 유명 만화를 돌려보고 있으며, 대형 포털 사이트들은 만화 연재 지면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된 강도영의 <순정만화>가 매회 연재가 갱신될 때마다 1일 200만회라는 기록적인 조회수를 올렸다는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온라인 만화는, 고작 수천부의 판매고를 올려도 안도의 한숨을 쉬는 현 출판만화 업계의 현실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호황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온라인 만화의 인기는 단지 온라인에 머물지 않고 만화계 전체로 영향력이 확장되고 있다. 이미 작년에, 인터넷 연재 만화인 <마린블루스>이 독자만화 대상과 대한민국 만화대상을 동시에 석권한 바 있다. 또는 고우영의 <삼국지> 무삭제 복간본이나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처럼 온라인 연재를 통한 인기몰이를 바탕으로 단행본을 출판하여 히트하는 경우도 이제 전혀 낮설지 않다. 더욱 주목할 만한 현상은, 온라인이 전통적인 종이만화까지도 흡수해 나아가는 경향이다. 현재 가장 널리 ‘펌’(또는 ‘펌질’. 특정 사이트의 그림이나 글을 다른 홈페이지로 ‘퍼 나르는’ 행위를 일컫는 은어) 당하는 작품인 <츄리닝>이나 <트라우마> 등은 원래 스포츠 신문의 일간 연재물이지만 온라인 상에서 더 큰 독자층을 누리고 있다.

만화, 온라인에서 인기몰이를 하다

  만화가 온라인이라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 시도는 비교적 일찍부터 있었다. PC통신의 온라인 만화방 서비스를 필두로, 인터넷 보편화가 막 이루어지고 있던 99년에 이미 ‘이코믹스’, ‘N4′, ’코믹스투데이‘ 등 대형 만화 포털 사이트가 독자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만화방이라는 표어대로 해당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유료결제를 하면 기존 종이만화의 스캔본을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방식에 그쳤고, 그 결과 일부 성인 에로 만화를 제외하고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인쇄를 전제로 하는 장편 만화 작품들을 모니터 화면으로 온전히 즐기기에는 해상도 문제, 독서 자세의 불편함 등 기술적 난맥상이 있었던 것이다. 컴퓨터로 만화를 본다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 소리를 넣거나, 작은 움직임을 부여하는 식의 시도도 일부 있었지만, 만화 독서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간주될 뿐이었다.

  온라인 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고 키워준 것은 바로 독자 자신들이었다. 인터넷 메일과 게시판을 통한 소통이 생활화되면서 서로 온라인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만화 작품을 1-2개짜리 첨부 파일로 올려주는 새로운 유행이 생겨난 것이었다. ‘N4’에서 연재되었던 플래시 애니메이션 작품인 <마시마로 숲 이야기>가 언젠가부터 ’엽기토끼‘라는 별명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으며, 신문사의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오는 카툰 연재물 역시 각광받았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스노우캣>을 필두로 하는 인터넷 상의 일기체 만화들이 특히 주목을 모았다.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짦막한 이야기를 며칠 간격으로 올리는 방식을 통해서,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는 독자층에게 거의 중독적인 흡입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리고 이내 수많은 아마추어 만화 작가들이 유사한 작업을 시도했고, 하나의 장르를 이루게 되었다.

  이렇듯 ‘펌’과 취향 공유에 기반을 둔 자발적인 확산에 의해서 온라인 만화는 삽시간에 거대한 독자층을 확보해 나아갔다. 그리고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해 있는 시간이나 돌아다니는 폭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서, 온라인 만화 역시 한층 깊숙하게 독자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다

  온라인이라는 환경은, 그것에 잘 어울리는 특정한 양식의 만화들을 선호하도록 만들었다. 우선, 펌질을 중심으로 확산되다 보니 수십 수백 페이지로 이루어진 장편 보다는 짧은 호흡으로 끊어지는 만화들이 쉽게 주류로 부상했다. 또한 단행본으로 출간된 만화의 스캔본 보다는, 개인이나 포탈, 언론사 사이트 등을 통해서 온라인 연재 중인 작품들이 선호된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만화 작품들 역시 온라인에서 효과적으로 감상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종이의 페이지 넘김에 해당되는, 스크롤이라는 화면 이동 기능이 온라인 만화에서 중요한 표현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양영순의 <1001>의 한 화에서는 주인공들이 물 속에서 재회하는 모습을 긴 세로 칸 한 개로 그려냈는데, 이것을 위아래 크기의 제한이 있는 컴퓨터 화면 창 속에서 스크롤해서 내리면 자연스럽게 바다 속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느낌과 함께 장면이 전환되는 효과가 만들어지도록 연출했다. 물론 이것은 기존의 종이만화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을 연출방식이지만, 온라인으로 만화를 읽는 독자들에게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소위 ‘무한 캔버스’라고 불리우는 이러한 창틀 효과 이외에도 하이퍼링크 기능이라든지, 선택형 스토리, 다방향 만화 등 다양한 온라인 특유의 표현방식들이 이미 독자들에게 자연스러운 독서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온라인 만화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현상은, 전자게시판의 활성화 덕분에 독자와 작가 사이에 다양한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편집부를 거쳐야 했던 독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전혀 걸러지지 않고 매 연재분량마다 덧글로 달리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즉 독자의 취향에 한층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독자-작가 간 뿐 아니라, 작가들 사이에서도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 온라인을 주요 활동무대로 삼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하는 연례 자선 콘서트 ‘러브콘서툰’ (http://www.lovetoon.co.kr)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올해 초에 여러 온라인 작가들이 서로 돌아가며 한 화씩 그려나간 <탄핵반대 릴레이 만화> 역시 이러한 커뮤니티적인 결집력의 결과물이었다. 물론 이외에도 수많은 만화 창작 동호회, 취향 공유 만화 동호회들이 온라인 상에 수도 없이 많이 활동중이다.

온라인 만화의 향후 전망

  하지만 온라인 만화의 앞날이 현재의 액면 인기만큼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수익성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콘텐츠가 무료 공개 서비스 위주로 배치되어 있는 국내의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수십 수백만 번의 열람이나 펌질은 수익증대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온라인 만화 작품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현재는 포탈 사이트나 언론사에 연재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원고료, 그리고 만약 종이책으로 출판했을 경우 얻는 인세가 전부다. 유명세에 비해서 실익이 적은 셈인데, 대중문화라는 영역에서 이 점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대중문화는 재능 있는 인재의 신규 진입이나 활동 중인 창작인력의 유지, 다양한 장르의 실험과 발전에 대한 동기부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산업적 성공과 문화적 활력이 긴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만화의 인기를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익모델을 고안해내지 못할 경우, 온라인 만화의 대중적 인기는 물론 질적인 발전 역시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일상화된 조급증이다. 일일 또는 격일 단위로 신작 연재분량이 나오는 짧은 호흡의 일기 만화나 일간지 사이트 연재물에 익숙해진 온라인 만화 독자들에게, 종이로 된 기존의 월간 잡지 마냥 다음 화를 위해서는 다음 달까지 기다리라고 부탁하는 것은 이미 무리가 되어버렸다. 창작의 측면에서는 장기적인 사전 준비라든지 연재 진행 과정 중에 성찰이 필요한 작품을 시도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이며, 특히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개인 홈페이지 연재물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 결과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지지 못해서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다시금 독자들 자신이다. 이미 현재 <1001> 같은 극히 소수의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온라인 만화들이 짦막한 에피소드 방식의 개그물로 수렴되고 있는 불길한 징조가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만화의 향후전망을 종합해보자면 적어도 한동안은 계속 양적, 질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설득력 있다. 사람들은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이 온라인의 세계를 떠돌아다닐 것이고, 그림들과 글들이 효율적으로 결합한 표현 방식인 만화는 그곳에서 무척 효과적인 장르다. 게다가 출판시장의 장기적인 불황 덕분에, 작가와 기획자들은 온라인에서라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종이만화를 완전히 대체해 줄 것이라든지, 온라인에 한국만화계의 미래가 달려있다든지 하는 근거 없는 과도한 희망을 걸지만 않는다면, 온라인 만화는 앞으로도 충분히 기대해볼만한 영역인 셈이다.

(박스처리 또는 주석 처리)======================
2004년 특기할 만한 국내 온라인 만화 5선

– 1001 (양영순) : ‘아라비안 나이트’의 독창적인 재해석. 장편의 호흡으로 연재중.
http://news.paran.com/scartoon
– 순정만화 (강도영/완결) : 이야기성과 온라인 만화로서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연애드라마.
 http://cartoon.media.daum.net
– 츄리닝 (이상신, 국중록) : 온라인 상에서 더 지명도가 높은 스포츠 신문 연재 개그만화.
http://cartoon.stoo.com
– 스노우캣 (권윤주) : ‘귀차니즘’, ‘혼자놀기’ 등 일련의 트렌드를 촉발한 작품.
http://www.snowcat.co.kr
– 마린블루스 (정철연) : 작가 자신의 일상생활을 바탕으로 한 의인화-해물-개그만화.
http://www.marineblues.net

 

—- 2004. Copyleft by capcold. 이동자유/동의없는개작불허/영리불허 —-

이용약관2.

!@#… http://manhwaiyagi.com/bb/zerotb.php?id=mhhh&no=33 에서 트랙백. 2004년 9월 시작한 싸이월드의 야심찬 신규 서비스 ‘페이퍼’로 보는, 포털 서비스의 초강력 지좆대로 이용약관. 이것이 바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그 7조 2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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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조 2항
이용자는 자신이 게시한 모든 게시물에 대한 세계적이고 사용료가 없는
영구적인 무상의 비독점적 사용권을 회사에게 부여합니다. 회사는 게시
물을 방식의 제한없이 자신이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사용하도록 허락할
수 있습니다. 본항에 규정된 회사의 사용권은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계
약의 해지, 탈퇴에도 불구하고 소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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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헉. 이걸 문제삼았더니, 싸이월드에 운영자 공식 답변이 올라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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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싸이월드입니다.

페이퍼 서비스가 오픈하고나서 많은 회원님들께서 페이퍼 이용약관에 대해 지적해 주셨습니다. 아직은 싸이월드가 회원님들께 깊은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믿음을 드릴 수 있을까 내내 고민하고 있습니다.

페이퍼 서비스는 회원님들이, 스스로 창작한 컨텐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서비스이며, 앞으로도 페이퍼를 통해 많은 아마추어 작가 여러분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드릴 생각입니다.

싸이월드는 회원님의 저작물을 상업적인 용도로 무단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원님의 저작물을 서비스에 활용할 목적으로 이용하게 될 경우에도 반드시 회원님과의 직접 연락을 통해 사전 승인을 거친 후 사용하고 있으며, 이때 소정의 보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7조 1항에는 이러한 내용으로 저작물에 대한 회원님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① 이용자는 자신의 책임에 따라서 서비스 내에 각종 게시물을 게재합니다.
서비스내의 각종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게시물의 작성자에게 있습니다. 7조 2항은 저작권이 아닌 사용권에 대한 내용이지만, 사업자 입장의 경직되고 방어적인 표현으로 인하여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이 점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향후 회원님들께 불이익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를 개선하고 회원님들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회원님들께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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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고, 능구렁이들. 저작권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지네 ㅈ대로 나중에 끼워맞출 수 있는 규정이기만 하구먼 뭘. 

“싸이월드는 회원님의 저작물을 상업적인 용도로 무단 활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 -> 그렇다면 명백하게 이 사실을 조항으로 규정해야지!!! 저작권은 인정한다, 라는 말은 ‘우리가 사용하겠다’라는 말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사용할 때는, 결코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사항이 사후에라도 드러나면 우리를 고소해라” 정도는 명시를 해줘야 했다.

“회원님의 저작물을 서비스에 활용할 목적으로 이용하게 될 경우에도 반드시 회원님과의 직접 연락을 통해 사전 승인을 거친 후 사용하고 있으며, 이때 소정의 보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 -> 그러니까, 이런 말이 왜 조항에는 없냐고!!! 무슨 ‘설명의 글’ 따위에서 이야기하고 넘어가봤자 아무 효력이 없구먼.

!@#… 재밌는 사실은, ‘세계적인 사용권’ 이라는 괴이한 용어가 요새 이쪽 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거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나름대로 가설을 세워봤다.

(1) 혹시 양놈들의 ‘universal use’를 나름대로 번역한답시고 한 걸까? 하아…..-_-;; 이 경우라면, 정말 할 말이 없다. 보편적 사용, 정도로 해야 옳은 표현. ‘양심적 병역거부’의 ‘양심적’이라는 용어 만큼이나 멍청한 짓이다.

(2) 아니면, 인터넷은 세계적이니까… 하지만 저작권은 보통 국가 단위로 묶여있으니까… 미국에 서비스해도 저작권 문제가 안생기도록 조처하려면 역시 이거야! 라고 득의양양하게 만든 개념일수도. 이 경우도 역시, 하아…….-_-; 한심 이단옆차기. 그냥 인터넷상에서의 사용 정도로 규정하면 간단할 것을, 왜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겠다는 투로 원대한 포부의 용어를 개발하는지…

!@#… 여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런거다. 포털서비스 – 즉 남들 자료를 모으는 것 자체가 이들의 재산이 되는 구조 – 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하느라 너무 골돌한 나머지, 정작 개별 저작자의 권리는 저기 달의 뒷편까지 뒤로 미루어버렸다. 뭐 그 처지 이해는 하지만, 하늘이 17분할되는 일이 있더라도 절대 지지할 수 없다. 아예 날로 먹어라, 날로 먹어.

!@#… 사실 원래는 세계적으로 블로그 유행이 RSS나 트랙백 등의 시스템 도입 덕분에 퍼졌다는 걸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컬하다. 즉 각자 개인의 따로 집에서 자기 공간을 운영해도 RSS와 트랙백 덕분에 마치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개념이었거든. 그런데 사람들의 숙련도 증가보다 유행이 항상 더 속도가 빠른지라, 오히려 간편한 레디메이드 블로그 포털 사이트들로 사람들을 응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경우… 단독주택보다 아파트 좋아하는 나라답게, 삽시간에 포털 제국이 되어버렸다. 싸이와 네이버는 배뚜들기며 미소짓고. 뭐 그런 문화를 특별히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그런 생태에 알맞는 권리와 규정이 절실한 건 사실이다. 꽤 오랜 카피레프트 주의자로서, 나는 내 글이 자유롭게 무상으로 인용되고 퍼날라지는 건 개의치 않는다/환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의도에 반하여 누군가에 의해서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건 결코 용납못하겠다. 상업적 이득이라는 것은 원래부터가, 독점과 제한에서 생성되는 것이니까. 에잇, 빨리 시간을 좀 내서 내 공간으로 짐싸서 나가야지 원…;;;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