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탈을 쓴 인격존중 -『삼단합체 김창남』[기획회의 239호]

!@#… 전작 ‘삼봉이발소’ 쪽이 비록 페이스는 불안정하고 연출은 가끔 흔들렸으나 더 알찼다. 아쉽.

 

SF의 탈을 쓴 인격존중 -『삼단합체 김창남』

김낙호(만화연구가)

원래 인간이 인간형 피조물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는 최소한 그리스 신화 시절부터 존재했다. 모습은 유사하지만 낯선 이, 그것도 만들어진 존재에 대한 관심이 애정의 수준으로 올라선다는 것은 여러모로 실제 인생 속 어떤 패턴들을 이입해 볼 만한 요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현대 SF 장르의 경우, 이 소재는 로봇을 사랑하게 되는 인간으로 나타나곤 한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로 동원되는 것은 인간이 지니는 결함이 없는 완벽한 존재로서의 로봇이다. 하지만 좀 더 깊숙하게 이 소재를 파고드는 작품들의 경우, 사실은 정반대의 본질을 담고 있다. 인간들은 고등 두뇌 활동의 복합적인 인지과정에 의하여 사회활동을 하고, 덕분에 권력관계에 대한 수많은 이성적 및 감성적 세부적인 맥락 속에 살고 있다. 반면 로봇들은 그런 복잡한 것을 제거하고 순수하게 사전 프로그래밍된 논리에 의해서 판단한다. 그 결과 예를 들어 인간들은 열등한 상대를 폄하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로봇은 그저 기본적인 도덕률에 의하여 상대를 인격체로 존중해준다든지 말이다. 덕분에 로봇은 정작 인간들이 잃어버린 무언가를 오히려 고지식하게 계속 가지고 있는 위치에 처하고, 인간이 상실해가는 어떤 ‘인간적’ 본성에 대한 알레고리가 되어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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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E와 EVE DX피겨 [Thinkway Toys]

!@#… 올해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 내지 그냥 최고라고 보지만 한국에서는 워낙 병맛 컨셉의 홍보캠페인 덕분에(‘깜놀영웅’ 운운하는 카피에서 우선 좌절, 작품의 핵심인 로맨스 요소 개무시에 또 좌절) 성공이 무척 불투명해 보이는 픽사의 ‘월E(Wall E)’. 이 영화에 관해서 저번에 단평을 남기며 이야기 한 것이, 아이템 뽐뿌가 장난 아니라는 것. 즉 이번 피겨 소개는 매진의 압박을 뚫고 여차저차 – 즉 물량 재입고를 기다리며 – 결국 구비한 월E 기본 아이템. Wall-E 와 EVE 되겠다. Thinkway사의 초기 라인업 가운데 기본 피겨보다 한 등급 높은 작동기믹 탑재 모델인 DX피겨로, 본격적인 전자 기능이 들어가지는 않은 수준. 하지만 기믹이 워낙 출중하고 조형이 잘빠져서, 만족감이 무척 높은 물건들이다.

월E는 여러 버전 가운데 부품교체(U-Repair)형 패키지, 이브는 Search-n-Protect. 자 그럼 시작. 살포시 해당 부분에서 음악을 눌러주며 보면 더욱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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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더 태엽 장난감! (퓨처라마 틴토이)

!@#… 지금까지 적잖이 보아 온 모든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통틀어서 단 한 작품을 꼽아보라면, 상당히 고민이 되기는 하겠지만 아마 큰 무리 없이 바로 이거라고 당당하게 소신을 밝힐 만한 작품이 하나 있다. 욕설과 화장실 개그에 의존하지 않고도 막나가는 블랙유머를 구사하며, 정치나 문화는 물론 인류 사회 전반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하나 가득이며, 장르 SF의 본질을 가지고 흥겹게 놀 줄 알며, 줄거리로서나 캐릭터로서나 도저히 거부할 수 없도록 만드는 매력이 넘치는 작품. 한마디로 그냥 오만 극찬을 늘어놔도 부족할 작품이 있다. 이름하여, ‘퓨쳐라마 FUTURAMA‘. (이 시리즈를 보신 적 있는 분은, 이 대목에서 스피커 키고 플레이 버튼을 살포시…)

[audio:http://www.capcold.net/pds/futurama_full.mp3|loop=yes]

!@#… 배경은 서기 3000년. 서기 2000년에서 냉동보관되어 이 시대에 깨어난 배달부 프라이, 외눈박이 “외계인” 여자선장 릴라, 성격 더러운 로봇 벤더, 그리고 플래닛 익스프레스 우주택배사의 직원들이 벌이는 사소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일상과 모험담이다. 심슨스로 유명한 매트 그로이닝그레이닝(추후수정07/07. 본인 인터뷰상, 이게 맞는 발음이다) 사단의 99-03년 작 (최근 소식에 의하면 새로운 시즌을 조만간 다시 제작한다고 한다). 뭐 자세한 소개야 언젠가 결국 한번쯤 하게 되겠지만, 코미디와 풍자는 당연히 일품, 종종 나오는 진지한 감동(!)도 일품. 참고로 한국에서도 투니버스에서 시즌3은 자막판으로 2004년에 방영해준 적이 있다는데, 더 자세한 사항은 모르겠음. 한국에는 DVD 미출시. 하기야 스타트렉 오리지널 캐스트가 줄줄이 성우출연해서 스타트렉 폐인을 스타트렉 패러디로 풍자하는 매니악함까지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작품이니 좀 어찌 다뤄야할지 난감하기는 하겠지만.

!@#… 여하튼 이 시리즈의 쟁쟁한 캐릭터진 가운데에서도 가장 막강한 캐릭터가 바로 벤더 (사실 조이드버그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원래는 이름 그대로 철심을 ‘구부리는’ 기능을 위해서 만들어진 로봇이지만, 여차저차 택배사에서 선내 요리사를 지망하는 입장. 뭐랄까, 호머 심슨의 무신경함과 바트 심슨의 사악함이 각각 3배 정도 증폭되어 합쳐졌다고 생각하면 될 듯. “Bite my shiny metal ass!” 라는 희대의 명언을 입에 달고 다니며, 항상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고, 도벽이 넘쳐나는 칵테일 쉐이커 모양의 로봇. 비록 시리즈가 천년만년 지속되지 않았던 통에(고작 5시즌 – 그것도 제작 기준으로는 4시즌) 별로 관련 물품이 많이 나오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이 아이템만은 명품! 여차저차 운 좋게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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