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꼼꼼 35호 게재. 꼼꼼도 고용량 PDF판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굴리면 좋을텐데.
이왕이면 조금 현명하게 뉴스보기(3): 주어에 의한 일반화를 경계하기
김낙호(미디어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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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이엔지에서 처음 보고, 크게 웃었다. 아아…쿠오 바디스, 한국의 저널리즘이여.
`줄기세포’ 섀튼에 수사협조 구두 메시지 [연합뉴스 2006-02-14 11:06]
(전략)… 젓가락을 이용한 핵이식 기술을 보유한 박 연구원은 미국으로 돌아가 연구활동을 계속하기로 한 반면 김선종ㆍ박종혁 연구원은 이번에 영구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후략)
!@#… “쇠젓가락으로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한 한국인의 손재주 덕분에 숙련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취지의 황우석 교수의 위트 있는 대언론 멘트로도 유명한, 조이스틱 수동 조작을 통한 세포핵 짜내기 기법을 바탕으로 하는 핵이식 기술” 이라고 제대로 설명하려면 확실히 좀 머리가 복잡해지고 귀찮기까지 하다. 그리고 “설마 젓가락으로 핵치환한다고 진짜로 믿는 사람이 어딨냐”라며, 어떤 ‘공유된 전제’가 있다고 믿는 분들도 있겠지. 하지만 난 “우와, 어떻게 젓가락으로 핵치환을 하는거지?”라고 경탄해하시던 분들을 여럿 만나봐서 이런 기사의 희극성에 웃음을 흘릴 수 밖에 없다…
!@#… 담론을 펼치는 자, 부주의한 레토릭을 경계하자. (나름대로 교훈적 결말)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황우석씨 대변 방송국 YTN의 주문형 맞춤 줄기 취재에 대해서, 뒷 이야기가 한가지 공개되었다. 비장한 임무를 지닌 안규리 교수가 윤현수 교수와 YTN 김진두 기자를 대동하고 피츠버그로 갔던 당시, 다른 언론사들은 어떻게 물먹었던 것인가. 수수께끼의 일부가 풀렸다.
KBS 민경욱 특파원이 자사의 개인칼럼 코너에 올린 글과 후속 인터뷰. 요약하자면, 비록 단독으로 부름을 받은 YTN보다는 당연히 정보가 느렸지만, 적어도 일행이 비행기를 탄 후에는 다른 언론사들도 낌새를 알아차렸다는 것. 그런데 황팀(윤현수 교수)에서 졸라리 구라쳐가면서 다른 언론들의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는 것. 그래서 10여명 여러 언론사들의 현지 특파원들이 다들 물먹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 기분나빴다는 것. 그런데 말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다른 언론사들도 YTN의 주문 취재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 것 아닌가. 특히 민경욱 통신원의 말에 따르면, 그런 상황에 대해서 한국 본사도 통보를 받았고. 그런데도 보도 안하고 가만히 묻어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민 특파원은 이야기한다: “KBS는 가십거리를 기사로 쓰지 않는다”고. 아 그래. 홍사훈 기자 통해서 아예 과학적으로 구라틱한 이야기들을 풀어가면서 황빠만세를 부르짖고, 별별 확인 안 된 찌꺼기 정보들도 모두 기사화시킨 K자로 시작하는 방송국이 하나 있었는데 어디였더라? YTN이 그 주문형 맞춤 취재의 결과 들이밀어낸 카드를 보라. “죽이러 왔다” 아닌가. 피디수첩을 통한 진실규명 시도를 박살내고자, 김선종씨의 검증 안된 일방적 발언을 고의적으로 선정적으로 발췌했던 그 보도말이다. 물론 KBS도 잘만 인용해 먹었고. 그런 상황에서 이런 뒷배경 이야기는 가십거리가 아니라 YTN의 보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혀줄 중요한 단서다. 그 정도 판단을 못할 정도로 저능한 사람들만 널려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그 이야기인 즉슨, 다양한 여러 언론사의 특파원들과 그들의 보고를 받은 한국 본사가,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켰다는 것이지. 여러가지 요소들을 견주어 본 결과, 대다수 여론인 황빠 만세에 줄서서 피디수첩과 더불어 MBC를 뜯어 발겨버리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 아름다운 공범관계 이외에는, 다른 설명 방법이 도저히 없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MBC다. KBS 특파원도 알았는데, 10여명 특파원들이 알고 있었는데 정작 이 문제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처지인 MBC의 특파원이 몰랐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 ‘알고도 침묵을 지킨’ 사람들 속에 MBC가 없었다면 이상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문제. 왜 침묵을 지켰을까? 일방적 맞춤보도였다는 사실은, 보도 내용의 진실성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서 유용한 반격무기인데 말이다. 왜 피디수첩이 벌겨벗겨지도록 방관했을까? 논리적인 추론은 한가지 결론으로 이끌어진다: MBC 운영진은 피디수첩을 방영하지 않고 사태를 봉합했으면 했다는 것. 대통령도 게시판 전언이라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압력을 넣었고, 광고도 떨어지고, 광기에 휩쌓인 일반 대중들이 잡아먹으려고 달려들고… 정의의 사도라면 모를까, 기업 경영진이라면 아주 기꺼이 진실의 은폐와 거짓을 선택할 만한 천혜의 조건이다. 여기에 보도국과 시사/교양국 간의 알력 같은 것은 양념. 즉 피디수첩 방송을 취소할만한 명분을 찾고 있었는데, 얼씨구나 YTN이 취재윤리 문제를 터트려준 셈이다. 그리고 덥썩, 대국민 사과와 피디수첩 취소로 분위기 반전 시도. 그렇게 해서, 진실은 묻혀버릴뻔 했다. 정작 엠비씨까지도 공범이 된 상태에서. 이것이 바로, ‘비겁한’ 이야기.
!@#… 논문 공저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나는 논문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황랩이 어거지로 내 이름을 가져다가 쓴 것이고 자신들은 사인해준 적 조차 없다고.
저자서명도 받지 않았는데 철회 서명을 받는다니 말도 안된단다. 아, 그거 말 된다. 한마디로, 저들이 억지로 가라 싸인 했다는 것이지. 사실 그 전에 또다른 주요 공저자인 안규리 교수도 명언을 남겼다. 내 연구 기여 파트는 논문 제출된 다음에야 줬다고. 더 거슬러 올라가서 노성일 원장 기자회견장으로 가볼까? 제출되기 이전에, 논문을 본 적도 없단다. 훌륭하도다. 그런데 말이다. 그렇다면 왜 이제 와서야 항의를 하는건데? 어쩌자고 논문이 유명세 타고 멋진 취급 당할때는 무임 승차했다가 이제와서 다들 뛰어 내리시나. 실제로 *뺑이 깐 박사 연구원들이 논문 저자 순위에서는 뒤로뒤로뒤로 밀려날 때, 당신들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앞자리들을 떡하니 차지했다는 말인가. 그게 당연하고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인가.
이제 저울질 시작된다. 기여도 안한 논문에 무임승차했다는 것 즉 명예라는 뇌물을 받아쳐먹은 것이 드러남으로써 잃어버리게 될, 학자로서의 도덕적 이미지가 한 쪽. 희대의 과학 사기극에 공범으로 묶여버림으로써 당하게 될 엄청난 다구리가 다른 쪽. 이 두가지 사이에서 저울질하면, 뭐 당연히 백이면 백 전자의 길을 선택할 수 밖에. 무임승차해서 얻어먹을 것이 있으면 친구, 똥이 튈 것 같으면 남남. 자, 이것이 바로 ‘치사한‘ 이야기.
!@#… 황우석씨, 드디어 입을 여셨도다. 주류 미디어도 등을 돌리고, 진보고 보수고 모두 등을 돌릴때 결국 의지할 것은 하나다. 종교. 그런데 줄기세포교에 의지할 줄 알았더니, 진짜로 자기 종교인 불교에 의지했다.
“원천기술 존재 확실…곧 입증 / 해외유출 우려…연구재개 희망”
김재일 회장-황우석 박사 단독 면담 2005-12-30 20:39 (법보신문)
http://www.beopbo.com/content.asp?news_no=44539
긴 말 붙이기도 싫다. 원천기술 있으니 동대에 취직시켜줘, 라는 요지 되겠다. 또 기술 해외유출 나왔고, 원천기술 보유 나왔고 국민 나오셨다.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실패한 기술이라는 이야기는 차라리 애교로 간주하자. 원천기술이 있으면 연구윤리고, 논문 야매고 뭐고 다 용납이 된다는 천박한 의식에 호소하는 수법이 결국 병원에서 오랫동안 누워서 구상한 플랜이었나보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원천기술이다. 아니 그보다, 원천기술이 있든 없든, 미즈메디가 공범이든 주범이든 아무것도 아니든, 그 어떤 것도 난자취득의 비윤리성, 실험 데이터 조작과 적극적인 진실 은폐(치밀한 언론전으로 피디수첩을 격침시킨 것 생각하면, 혀를 내두를 수 밖에…)라는 황우석씨의 죄과를 상쇄해주지 않는다. 물론 박정희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이런 말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속아넘어가 주겠지만.
그런데, 궁금한 것. 특별 조사위의 조사 대상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혼자 돌아다니면서 막 자기 맘대로 미디어전을 수행해도 되는건가? 아직 서울대 교수 사표 수리도 안된, 공무원인데 말이다. 아직 조사위 활동이 끝나지도 않았고. 무슨 구속수감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소한 조사 방해 활동 정도는 단속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 capcold가 바보인가? 황우석씨의 발언이야 뭐 이미 밑바닥 드러낸 사람의 또다른 잔머리라 간주하면 땡이지만, 이런 허술한 상황은 그 자체로서 참 곤란하다. 여튼 좋든 싫든 마지막 미디어전을 다시 시작하려고 하는 와중인 셈이다. 그런 것이 가능한 이 허술하고 야매스러운 시스템. 아주 “당혹스러운” 이야기다.
!@#… 진실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capcold가 주로 관심있는 것은 진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 라는 부분이다. 지금까지의 경과는, 진실을 원하는 사람은 대단히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 역시 여전히 대다수 사람들은 진실보다는 희망을 원한다. 예를 들자면 국익이라는 희망. 야매로 무임승차해도 안걸리겠지라는 희망. 모두의 희망을 건드리면 또 다들 신도가 되어 넘어가주겠지 하는 희망. 희망을 위해서 진실 따위는 적당히 구겨버려도 괜찮다는 발상이 폭주하는 모든 사례들, 그것이 바로 궁극의 비겁하고 치사하고 당혹스러운 이야기다.
— Copyleft 2005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PS. 이러고 있는 동안, 딴지일보가 아주 화끈하게 미쳐버렸다.
http://www.ddanzi.com/new_ddanzi/199/199so_043.asp
피디수첩에 대해서 내린 멘트: “그리 이성적인 자들이 황우석을 효수한 순서는 대체 얼마나 합리적인가. 그리고 황우석 아니어도 된단다. 거기까진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이뤄낸 일마저 아무 것 아닌 것처럼 말하는 거, 정말로 재수 없다.” … 아아… 지능형 황빠였구나, 이 사람. 효수한 순서는 합리적이었고, 이뤄낸 일마저 아무것도 아니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것 아닌가. 검증해보니까 줄기세포가 다 구라였잖아. 재수없다고? 재수없어도 어쩔 수 없다. 진실인데 어쩌겠냐. 나도 피디수첩이 더 잘할 수 있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수 없다고 욕먹을 만큼 잘못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단 말이다. 기술 존재유무 몇개월 시간주면 간단하다고? 기술 존재 유무는 자료로서 이미 축적되어 있고 또 곧바로 검증 가능해야 하는 거다. 그래야 기술이 있다고 하는 거지. 입을 안닥치고 있어야 할 때 침묵을 지켜놓고는(논문 진위 문제가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것도 총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였는데 특별한 후속조치 없음; 그리고 오래전 YTN 김진두 기자 인터뷰했을 때도 정작 맞춤형 주문 취재에 대해서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지 않았던가). 이제와서 입닥치라고 하는 골때리는 작태는, 그냥 화끈하게 미쳤다고밖에는…
스스로 한 3년 이어온 “국민은 강팀이다” 캠페인에 도취된 나머지, 그 국민이 집단적으로 잘못되었을 수 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되나보다. 진짜 강팀은, 자신들이 저지른 반칙에 대해서 겸연쩍어하며 피나는 노력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힘쓸 줄도 알아야 한단다.
http://www.aintitcool.com/display.cgi?id=17624
!@#… 애인잇쿨뉴스의 해리 노울즈가 아주 신났다. 자기가 팍팍 밀어준 두 영화가 깐느를 휩쓸었으니까. 화씨 911 황금종려상, 올드보이 심사위원 대상. 굳이 비교하자면 1등과 2등이다라고들 많이 하지만, 사실 심사위원대상은 심사위원들이 뽑은 최고의 영화라는 거고 황금종려상은 심사위원들의견을 포함해서 영화제가 뽑은 최고의 상 – 즉 모든 걸 다 감안한 상이라는 말이다. 영화라는 측면만 떼놓고 보자면 두 개의 상은 사실상 동격이나 다름없다. 덕분에 이 아저씨는 더더욱 파워가 강해지겠지… 지금도 한국의 스포찌라시에서는 거의 뭐 신으로 떠받들듯고 있지만 (한국 스포찌라시 기사만 보면 이 사람이 전미영화인협회 회장쯤 되는 줄 알 것이다).
여튼, 마이클무어의 비서사 영화(내가 굳이 다큐멘타리라는 좋은 말을 이 사람 영화에는 안쓰는 이유는, 다큐멘타리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뭔가 저널리즘적인 가치들을 억지로 기대하고 강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객관성’이라든지, ‘중립성’이라든지 하는 말도 안되는 어거지 말이다)가 이번 수상에 힘입어 디즈니사의 아집을 깨고 배급에 성공했으면 한다. 올드보이는? 이번 기회에 세계 개봉으로 가면 해피하겠지. 하지만 DVD가 이미 출시되어버렸는걸… 이미 립 버젼과 영어자막smi 가 네트 상을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그냥, 나중에 UE버전 DVD를 바탕으로 세계 비디오 시장에서 대형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
!@#… <로저와 나>의 후줄근한 아저씨가 결국 여기까지 온 셈이다. 이 기회에 그 사람의 유일한 장편 극영화 <캐나디언 베이컨>도 재출시되고, 아예 좀 박스세트라도 나와주면 좋을 듯. 아직 보지도 못한 영화가지고 칭찬하기는 좀 그렇지만, 마이클무어의 수상은 취향으로 힘을 얻은 정치성의 승리다. 자신의 진보성향 정치성을 숨기지 않고, 자신의 영화에 있어서 장르적 취향(전작 볼링 포 콜롬바인만 보더라도, 리펜슈탈식 다큐에서 사우스파크까지)을 한껏 발휘해서 ‘웰메이드’의 경지로 올려놓는 타입. 아니, 애초에 진정한 웰메이드가 되려면 당연한 요소인지도 모르겠다. 해당 양식의 장르적 핵심을 두루 잘 꿰뚫고 있으면서 그중 자신이 잘하는 것/좋아하는 것을 취합해서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살’이다. 그 속에 자신이 세상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굳건한 메시지를 심어넣는 것이 ‘뼈’다. 마이클무어가 진보진영에서 만드는 수많은 영상물보다 더 절절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재미있다. 특별히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당대의 일반 대중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재미있는 몸체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겨주고 있는 셈이다. ‘밥/꽃/양’은 의무감으로 보지만 (그러면서 중간에 졸기도 하지만), ‘볼링 포 콜롬바인’은 자연스럽게 열광하며 볼 수 있는 이치다. 진정성, 메시지의 강도, 진보성의 잣대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파급력의 힘. 기록 보관용 영상물이 아니라 메시지 확산용의 영상물이라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키워야할 힘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소설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그리고 무엇보다 막강한 대중 호소력을 자랑하는 만화로서도 반드시 명심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즐기는 것을 스스로 폄하하지 않기. 그것을 파고 파다가 결국 자신만의 새로운 힘으로 승화시키기. 이 모든 것의 핵심이자 목적인, 세상에 대한 인식과 세상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잃어버리지 말기.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 ‘장애인’. 장애가 있으면 무슨 새로운 인종이 되냐? 외계인이냐? …따라서 생겨난 조어가 바로 ‘장애우’. 하지만 장애를 가졌다, 즉 뭔가 정상에서 벗어나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용어라는 것은 여전하지 않은가? 따라서 만들어진 새로운 조어가 바로 ‘재활우’. 섬세미묘한 문제다, 확실히. 아직 문제의 그 ‘병신’이라는 단어도 채 사라지지 않았는데, 점점 좋은 조어들이 새로 생겨난다. 문제를 지적하고 새로 조어를 만들어내는 속도만큼, 사람들도 적응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마도, 그냥 이 모든 용어들을 다 혼용해서 사용하면서 혼란만 배가되는 시기가 한동안은 이어질 듯.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그냥 ‘불편하신 분’ 정도가 되었으면 한다. ‘장애’나 ‘재활’은 그냥 의학용어로 남겨두고 말이다. 완전히 별다른 부류의 ‘명사’로 묶는 것이 아닌, 하나의 ‘형용사’로. 그냥 우리들 중 하나인 사람인데, 몸이 불편하다는 그러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그런 사람. 상대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는 식의 소극적인 <배려>가 아닌, 그냥 처음부터 대등하게 대하면서 개체의 특이성을 인정해주는 그런 것이 바로 진정한 <존중>이라고 믿고 싶다.
!@#… 오늘 4월 20일은 달력에 “장.애.인.의 날”이라고 표시된 어떤 평범한 날.
— Copyleft 2004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