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란, 참 표준과 거리가 멀다. 아니 이런 이야기를 새삼 다시 꺼내는 것 자체도 좀 거시기할 정도로 일상 상식이 되어버렸고, 이 블로그에서도 한 두번 불평한 것이 아니지. 기업이고 공공기관이고 뭐고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 전용의 ActiveX를 너무나도 열렬하게 사랑하는 나머지, 마소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인터넷 뱅킹도 민원 확인도 안되는 동네. 한국을 기준으로만 생각한다면 이건 인터넷이 아니라 숫제 마소넷이다. 2003년에 프랑스에서 한국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서 맥으로 접속해서 유명 포탈들을 들어가려다가 번번히 뭘 설치한다느니, 호환이 안된다느니 하면서 거부당했던 씁쓸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웹표준의 영역 내에서 툴을 활용해서 넓은 확장성과 개방성을 도모하기보다는, “자신들만의” 툴을 억지로 내 컴퓨터에 설치시키고, 그것 마저도 단지 마소 익스플로러라는 민간 독점기업의 전용으로만 돌아가게 만드는 당혹스러운 접근법. ‘표준화‘를 빙자한 ‘단일화‘를 기치로 걸며 제한된 영역의 압축적 고속 성장을 해온 한국이라는 나라의 성향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네이버의 경우만 하더라도 자기네 블로그나 카페 말고 인터넷 홈페이지 일반에 대한 검색을 해보면 검색결과가 그렇게까지 형편없지. 이런 야매스러운 기반 위에 발전한 인터넷 강국이니 하는 이야기들은, 참 허무하다 못해 맹랑하기까지 하다. 기업들이야 뭐 지네 맘이라 쳐도, 하다못해 공공 홈페이지들, 금융업무 등등 나름대로 공적인 요소가 있는 곳들이 그러고 앉아있으면 참 열불이 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뭐 더 생각해보면, 다 그래도 사람들이 군말 없이 잘만 자기네 원하는 대로 따라주니까 그렇게 야매스럽게 인터넷을 맘대로 재단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즉 그런 사태를 타파하고 싶다면 열심히 문제제기를 하고, 특히 그 문제제기를 실질적인 물리적 압력으로 변환시켜야 하다. 즉 지켜달라고 도덕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으면 그 댓가로 구체적인 피해를 입도록 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 강제력 없이 도덕률만으로 유지되는 아름다운 세상따위 안드로메다 너머에도 없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웹표준을 지키도록 하려면 성명서 수십수백장이 아닌, 단 한번만이라도 정식 행정소송이 필요한 것이다.
!@#… 그리고 마침내, 고대 법대 김기창 교수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정보통신부 홈페이지의 제안마당과 민원창구에 대한 정식 민원을 제기하여, 행정소송의 수순을 밟고자 나선 것. 이것을 계기로 기타 공공 홈페이지 및 공인인증서에 대한 웹 표준화를 법적으로 정식 청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전략의 일환으로 GATT 체제의 국가별 차별 방지 조항을 이용하기 위해 노르웨이산 브라우저 Opera와 연계하는 방법까지도 세워놓고 있다.
이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 곳에 들어가서 내용을 읽은 후, 김기창 교수 앞으로 동참 의사 메일을 이름 주소 (+ 응원 메시지?) 적어서 보내는 것. 민원인으로 동참한다고 해서 나중에 국정원에서 빨간 줄 긋고 취직때 불이익 받는 것 아니니까, 안심하고 마음껏 보내시길. 그리고 이런 것이 진행중이라는 소식 자체도 널리널리 뿌려주시길. 이럴때 한번 바꿔보지, 언제 또 바꿔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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