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와 배트맨의 모험 [한겨레21/060309]

!@#… 최근, 여차저차 한겨레21의 해외통신원단에 합류(그래서 직함도 만화연구가나 미디어평론가 같은 식으로 하지 않고 ‘해외’를 강조한 것;;). 첫 기사로 좀 재밌으면서도 뼈있는 소식을 골라보고자 투고해 본 내용. 그래서 한겨레21 제600호에 “알카에다와 배트맨의 모험“(*주: 로그인 필요)이라는 제하에 게재…되었는데, 정작 해외통신원 코너가 아니라 문화면에서 픽업해 감. 여기 공개하는 버전은 늘상 그렇듯, 편집부를 거친 최종버젼이 아닌  capcold 투고 버젼.

—————————————–

알카에다를 잡는 배트맨? – 유명 만화작가, 정치홍보물 제작을 선언하다

김낙호 (위스콘신대 언론학 박사과정)

망토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라다니는 만화 속 슈퍼히어로들보다 더 비현실적인 것이 딱 한 가지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슈퍼히어로들과 맞서는 슈퍼 악당들이다. 히어로들은 설정이 그 아무리 황당하다 할지라도 최소한 그 작품이 목표로 하는 독자 일반의 사회적 상식과 정의추구라는 가치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물론 문화권마다 그 가치에 대한 차이는 상당하지만, 최소한의 공감대 정도는 있는 셈이다. 하지만 슈퍼 악당들은 다르다. 그들은 압도적인 힘과 출처가 불분명한 막강한 재력으로 동원해낸 여러 부하들을 데리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러는지 모를 정도로 맹목적인 파괴활동을 일삼는다. 아무리 알고보면 불쌍한 사연이 있다고 할지라도, 도저히 그 질서 파괴적 행동에 공감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바로 슈퍼 악당의 조건이다. 그렇기에 속시원하게 타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만화, 그리고 특히 미국에서 만화와 종종 취향 층을 공유하기 마련인 공상과학 또는 환타지 영화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형 박람회 행사 ‘원더콘’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향후 1년간 이쪽 업계를 크게 좌우할 대형 프로젝트들이 종종 베일을 벗는 공개 발표장소로 활용되곤 한다. 그런데 올해 원더콘 발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온 것 중 하나가 바로 북미 주류 만화계 최고의 명성을 구가하고 있는 중인 작가 프랭크 밀러의 신작 제작 발표 소식이었다. 책의 제목은 바로 『Holy Terror! Batman! (‘이럴 수가, 테러라니! 배트맨!’이라는 뜻인데, 초창기 배트맨 만화의 홍보문구로 자주 쓰였던 표현의 패러디)』. 이번에는 배트맨이 조커나 캣우먼, 펭귄 같은 가상의 슈퍼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무려 테러조직 알카에다를 혼내준다는 것이다. 작가는 발표장에서 이 작품이 전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가져다주기 위한 본격적인 “프로파간다”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출간은 내년 정도가 될 것이며, 현재 200페이지 가운데 120페이지의 선 그림을 끝낸 상태라고 발표했다.

작품의 내용은 배트맨의 활동무대인 고담 시티(뉴욕시를 모델로 하고 있는 가상도시)에 알카에다가 주모한 테러가 일어나고, 배트맨이 그것을 막아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왜 자신의 작품세계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정치적 선전물을 자처하고 나서서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인지, 작가의 대답은 분명하다: “슈퍼맨은 히틀러를 두들겨줬어요. 캡틴 아메리카도 그랬죠. 그게 그들의 당초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죠. 그들은 우리 국민, 우리 나라의 상징입니다. 민속 영웅이라구요. 알카에다가 활보하고 다니는데 ‘리들러’나 뒤쫒고 있는 것은 너무 바보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랭크 밀러라는 작가는 87년 『어둠의 기사의 귀환』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정체기에 빠져있던 배트맨 시리즈에 완전히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던 인물이다. 당시 이 작품에서 그는 당대의 미국 현실을 살아가는 완고하고 어두운 성격의 중년 배트맨을 창조해냈고, 이 작품의 히트는 이후 90년대에 슈퍼히어로 캐릭터들의 현실적인 재해석을 촉발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 작품에서 밀러는 레이건 시대의 비합리적인 보수성과 관료적 국가 통제를 비판하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연방 정부 기관의 하수인이 되어 있는 슈퍼맨과의 대결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부패한 관료 시스템이 제대로 통제해주지 못하는 악의 세력이 뒷골목에 넘치는데, 강고한 완력을 지닌 히어로가 그 상황을 직접 하나씩 타파해 나간다는 ‘자경단’ 정신은 이후 『신시티』 연작 등을 통해서도 더욱 공고하게 다져진 프랭크 밀러의 핵심 정서다. 특히 전 세계와 나아가 우주까지도 보호하는 절대적인 영웅인 슈퍼맨과는 달리, 배트맨은 고담시티라는 ‘자신의 동네’를 지키는 존재이기에 자경단으로서의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테러가 어디에서나 일어나서 당신의 일상을 덮칠 수 있고, 정부는 그것을 제대로 막아낼 능력이 없었다는 불안감이 꿈틀대고 있는 9/11 이후의 미국에서, 이러한 정서는 더욱 많은 공감대를 자아내는 것이 자연스러운지도 모른다.

사실 슈퍼히어로가 현실세계의 악당을 혼내준다는 내용의 작품들은 그리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차대전 당시 여러 슈퍼히어로들이 히틀러와 일본군을 열심히 문자 그대로 두들겨 패 주었다. 뿐만 아니라 만화책을 좋아하는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전쟁 후원금 모금운동까지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다니기까지 했다. 기본적인 구도는 압도적인 초능력과 힘을 지닌 슈퍼히어로가 왜소하고 사악하게 묘사된 히틀러와 일본군들을 무찌르는 모습으로, 굳이 분석적으로 들어갈 것도 없이 너무나 극명한 상징을 보여주고자 한 프로파간다였다. 사실 영화나 여타 대중 매체에서도 이런 사례들이 넘쳐나지만 그 중 특히 만화는 희화화와 과장에 있어서 워낙 자유로운 표현력을 발휘하며, 나아가 당시 가장 ‘대중적인 대중오락’이었기 때문에 유난히 돋보였던 것이다. 자유로운 표현력과 대중성이라는 만화의 장점이, 오히려 만화가 선전도구로 악용되도록 하는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또한, 2차대전 당시의 정치 홍보성 슈퍼히어로 만화들의 사례에서는, 선악 구도를 최대화하기 위해서 극도의 인종 차별적 희화화가 성행했다. ‘우리’의 결속을 위하여, ‘남’들의 존엄은 가볍게 무시되고 대상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지고 오는 여러 문제점들은 자신들이 속해 있는 당시 사회의 일방적 잣대를 적용한, 표현의 자유라는 덕목으로 가볍게 덮어버리곤 했다. 비록 슈퍼히어로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한일간의 『혐한류』, 『혐일류』 만화책 출간이라든지, 점점 더 파국을 향해 확대되고 있는 마호메트 만화 파문 역시 같은 맥락이다. 표현의 자유가 ‘타자’를 공격하기 위하여 사용될 때, 그것을 과연 진지하게 책임질 수 있는가의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이 부족한 것인지에 대한 극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프랭크 밀러가 그려내는, 알카에다를 혼내주는 배트맨의 모험이 과연 어느 정도의 표현수위를 지니고 있을지 아직 예단하기는 섣부르다. 혹시 정치적 공정성이 사려 깊게 배치되어 있으면서, 슈퍼히어로 장르의 현실성을 또 한번 재발명하는 걸작이 탄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 보수층이 지니고 있는 타문화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무지를 고려해볼 때, 그다지 전망이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내년 이맘 때, 이 작품이 제2의 마호메트 만화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기만을 희망할 뿐이다.

—박스—
2차 대전 당시, 만화 속 슈퍼히어로들은 나치와 일본군을 혼내주며, 동시에 전쟁 모금도 모아주느라 바빴다. 그들의 분주한 활동상을 몇가지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http://www.superdickery.com/images/propaganda/237_4_013.jpg
1941년에 첫 시리즈가 시작한 바람에, 캡틴 아메리카는 원래부터 나치와 연관이 많았다. 붉은 해골머리의 숙적 ‘레드스컬’이 바로 나치 테러리즘 부대의 수장.
http://www.superdickery.com/images/propaganda/237_4_018.jpg
그냥 평범한 나치 병사와 싸우면 싸움이 시시하게 끝나므로, 종종 강력한 힘을 지닌 괴물로 변모하기도 했다. 장르적 즐거움과 정치선전의 효과를 겸비하는 방식.
http://www.superdickery.com/images/propaganda/97_4_0000043.jpg
기구에 의지하며 어쩔 줄 모르는 칙칙한 녹색의 나치 적들과, 하늘을 날아다니는 화사한 슈퍼맨의 대비는 특히 전형적인 구도다.
http://www.superdickery.com/images/propaganda/249_4_014.jpg
압도적인 강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적들은 때로는 압도적으로 약해진다. 정의의 슈퍼히어로가 전형적인 외계 침략자의 구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역설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 Copyleft 2006 by capcold. 이동자유/수정자유/영리불가 —

PS. 영미권 만화에 대해서 항상 주옥같은 덧글을 달아주시는 Dreamlord님의 추가 정보+지적. 행여나 퍼가실 분이 있으면 같이 묶어서 읽으십사 본 포스트에 같이 묶어넣음.

Dreamlord: “Holy ***, Batman!”이라는 표현은 배트맨 만화책이 아니라 1960년대의 배트맨 TV시리즈에서 유래된 구절이죠.

“Holy Terror, Batman!”은 사실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만화계에서는 밀러의 The Dark Knight Strikes Again이 종결되었던 2002년경에 처음 이 만화의 소식이 나왔었는데, 이번에 주류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진것 뿐이죠. 작년까지만 해도 “Batman Vs. The Terrorists”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었고, 작년 7월에 All Star Batman And Robin The Boy Wonder와 관련해서 나온 인터뷰에서도 200페이지중 120페이지를 그렸다고 말했었는데, 설마 그후 지금까지 한페이지도 더 그린게 없다는 말인지 궁금하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프랭크 밀러는 테르모필레 전투를 다룬 만화 300 이후 맛이 갔다는 느낌이 듭니다. 300 이후에 나온 Sin City 미니시리즈 Hell And Back, DKSA, ASBARTBW 등등의 만화들은 그림이나 대본면에서 모두 예전의 밀러 작품보다 훨씬 더 퇴보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대본만 맡은 ASBARTBW의 경우 인터넷 팬들의 반응을 보면 “끔찍한 교통사고 현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봐야 하는 것처럼, 한때 훌륭한 만화를 내놓던 밀러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배트맨의 캐릭터를 망쳐놓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봐야 하기 때문에 사읽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밀러의 황당한 대본을 충실하게 만화로 옮기고 있는 이용철씨의 그림이 없었다면 읽지 않을 만화입니다.)

밀러가 2차대전 당시의 만화에 대해 상당히 잘못 알고 있다는 것도 말하지 않을수 없군요. 캡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Timely/Marvel 캐릭터들은 만화책 안에서도 적국 군인들과 싸우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 맞지만, 수퍼맨과 배트맨 등의 National/DC 캐릭터들은 만화책 표지에서만 전쟁노력을 독려했었고, 만화책 줄거리에서는 전쟁에 관련된 내용이 거의 없었죠. 기껏해야 클라크 켄트가 잠깐 종군기자로 활동한다는 정도의 내용만 있었고, 수퍼히어로들이 초능력을 사용해서 전장에서 적군과 싸우는 만화는 없었습니다. 심지어 클라크 켄트가 징병검사를 받는데, 시력검사를 할때 벽을 뚫어볼수 있는 엑스레이 눈을 지닌 클라크 켄트가 실수로 옆방 방 벽에 붙어있는 시력검사표를 읽어서 면제판정을 받는다는 내용의 만화도 있었을 정도로, National/DC 만화책의 내용에서는 자사의 캐릭터들을 2차대전과 멀리하려고 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1980년대에 나온 만화 All-Star Squadron에서는 2차대전동안 히틀러가 운명의 창을 발견하고, 일본의 군사지도자 Dragon King이 성배를 발견해서, 이들이 이 2개의 강력한 도구를 사용해서 유럽과 아시아의 전쟁지대를 감싸는 일종의 보호막을 펼쳤다는 설정을 함으로써 왜 수퍼맨이 2차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는지를 해명했습니다. 본래 수퍼맨의 약점중 하나가 마법에 약하다는 것인데, 수퍼맨이 이 보호막 안에 들어가면 정신이 이상해져서 자기편을 공격하기 때문에, 수퍼맨을 비롯한 National/DC의 대표적인 수퍼히어로 캐릭터들은 전쟁지대에서 멀리 떨어져있어야만 했고, 2차대전은 Sgt. Rock처럼 초능력이 없는 일반인들이 싸워야만 했다는 설정입니다.) 2차대전중의 만화책에서 수퍼맨과 배트맨은 밀러가 말한것처럼 리들러나 뒤쫓고 있었던 것이죠.

또한가지 간과할수 없는 것은, 1930년대와 1940년대 당시 미국 만화계에서 활동하던 상당수의 만화가들은 이민 1.5세대나 2세대 유태인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2차대전 당시 만화 표지 그림들의 상당수는, 유럽에 남아있는 자신들의 친척들이 나치수용소에 감금되어서 죽어가고 있는데도 미국정부는 참전을 주저하고 있는 현실에 참지못한 이들 만화가들이 자신들의 분노를 표현한 것이죠. 유태인인 조 사이먼과 잭 커비가 캡틴 아메리카를 창조해낸 직접적인 이유도, 유럽전쟁의 참상에 관한 소식을 그냥 듣고만 있을수 없어서였죠. 미국정부가 9/11 테러를 구실로 삼아서 자국을 공격한적도 없는 이라크를 침공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다니는 오늘날의 상황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말입니다.

일부에서는 밀러가 과거에도 독자들의 반응을 자아내기 위해 자신의 작품에 상당히 의도적으로 독자들의 예민한 부분을 자극하는 요소를 집어넣은 경우가 많았고 (Give Me Liberty에 나왔던 “남자 동성애자들로 구성된 백인 우월주의 집단” Aryan Thrust, 영화 RoboCop 2에 나왔던 어른들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어린 소년 범죄자), DKSA와 ASBARTBW 등은 사실 패러디인데 독자들이 잘못 해석했다는 변호를 하면서, “Holy Terror, Batman!” 역시 테러전의 승리를 독려하는 프로파간다를 가장했지만 사실은 패러디가 될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합니다만, 제 머리속에는 독립만화가 크리스 웨어가 최근 강연회에서 했다는 말만 생각나는군요. “모든 만화가들은 결국은 미쳐버리고, 화판 앞에 앉아서 죽는다.”  (2006/03/17)

언론을 뒤져보자(2): “PD수첩 야매론” – 미디어전의 진국

!@#… 황랩 사건과 미디어, 이것이 궁금하다 2탄. 이번에는, “피디수첩 야매론”의 스토리를 한번 쫒아가 봤다. 잠시 한 일주일 어치 기억을 되돌려보자. 피디수첩이 취재과정에서 협잡을 해서 질타를 받고 낙마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예 진실을 까놓고 이야기해버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미 그 전부터 직살나게 욕먹고 있었지 않던가. 그 중 결정적으로 많이 언급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피디수첩은 일개 언론에 불과하고, 과학적 성과를 검증하기에는 턱도 없는 것들이 지들 언론의 권세만 밑고 졸라 쌈마이처럼 덤벼들었다는 것. 한마디로, 피디수첩의 검증 자료들은 야매라는 것, capcold식 조어법으로 고치면  “피디수첩 야매론”.

이번 사건이 다루어진 ‘과학 저널리즘’이라는 관점에서, 구도는 원튼 말든 어느 틈에 과학팀과 언론 사이의 미디어전이 되어버렸던 때가 있다. 그런데 과학팀이 상대우위를 점하고 있는 필살기가 바로 과학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이 어떻게 포장되어서 다루어졌는가가 이번 미디어전의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에 있어서 도움이 좀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파봤다. 1탄만큼 재밌지는 않지만, 그러려니 하자. 여하튼 미디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입장이니 만큼, 또 한번 순서대로 흐름을 추적해봤다. 이번에도 사회과학적 분석이고 뭐고 없이, 스토리만 정리해본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언론을 뒤져보자: “줄기 세포 진위논쟁, 어떻게 시작되었나”

!@#… 그냥 정리해본다. 학술적 틀에 맞춘 분석이 아니라, 그냥 사실 확인과 사건의 재구성. 우선 제1탄(2탄이 나올지는 내 사정 봐서 한다)으로, “줄기 세포 진위논쟁, 어떻게 시작되었나”.

그게 왜 중요하냐하면, 그게 바로 어쩌면 언론플레이라는 변수일 수도, 아닐수도 있으니까. 솔직히 좀 그렇지 않은가. 애초에 서로 합의하에 검증하기로 했고, 검증 결과가 안나오면 2차 검증까지 하고, 2차까지 해서도 결과가 안나오면 그냥 방송 없이 묻어두기로 했다며. 그런데 뭐하러 아직 최종 결과도 안내린 상태에서 먼저 세포가 가짜니 어쩌니 하면서 먼저 터트려서 사태를 이상하게 만드냔 말이지. 어처구니 없어하는 황랩 측으로서는 세포 한번, 또는 두번 분양해줘서 먹고 떨어져라 하면 땡인 문제고, 피디수첩 입장에서는 검증 안된 상태에서 진위논란이 먼저 터지면 엿먹을텐데 말이다. 즉 순진하고 상식적으로 보자면, 그 단계에서는 도저히 양쪽 모두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먼저 터트릴 동기가 없다. 그런데 왜 터졌냐고? 모른다. 적어도, 음모론을 동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기왕 이렇게 된 김에 끝까지 읽기(클릭)

이라크 지하드군 미디어소대 홍보전

!@#… 유아적인 “폭력 무조건 반대”는 이 현실세계에서는 좀처럼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도 무장투쟁하지 않아도 좋은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덜 폭력적이고도 효과적인 방법들을 계속 찾아나서야 할 뿐이다. 그 중 하나는 설득에 의한 여론형성인데… 자파티스타 운동의 방법론들이 이라크에서도 효과적으로 도입될 수 있을까? 그 단초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

[번역제공 / 딴지일보 편집국]

We are simple people who chose principles over fear
(우리는 공포를 딛고서 원칙들을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비디오 클릭]

Title : Communique Number 6
                                           The media platoon of the Islamic Jihad Army
                                     On the 27th of Shawal 1425h. 10 December 2004

제목 : 성명서 no.6
                                                               이슬람 지하드군 미디어소대
                                               히즈라력1425년 샤왈월 27일, 2004. 12.10.

People of the world! These words come to you from those who up to the day of the invasion were struggling to survive under the sanctions imposed by the criminal regimes of the U.S. and Britain .

전세계인들이여! 이 이야기는 침공일까지 미국과 영국의 범죄적인 통치에 의해 부과된 격리 제제 아래서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었던 이들이 여러분에게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We are simple people who chose principles over fear.

우리는 공포를 딛고서 원칙들을 선택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We have suffered crimes and sanctions, which we consider the true weapons of mass destruction.

우리는 범죄와 격리제제로부터 고통당해 왔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대량살상무기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Years and years of agony and despair, while the condemned UN traded with our oil revenues in the name of world stability and peace.

비난받아 마땅한 유엔이, 세계 안정과 평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석유 재원을 가지고 흥정하는 동안 고통과 절망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Over two million innocents died waiting for a light at the end of a tunnel that only ended with the occupation of our country and the theft of our resources.

우리 자원을 절도하고 우리 조국을 점령함으로써 닫혀진 터널의 끝에서 빛 한줄기를 기다리던 2백만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After the crimes of the administrations of the U.S and Britain in Iraq , we have chosen our future. The future of every resistance struggle ever in the history of man.

이라크내에서 벌어진 미국과 영국 행정부의 범죄 이후,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선택했습니다. 인류 역사에 있어 영원할 모든 저항 투쟁의 미래를.

It is our duty, as well as our right, to fight back the occupying forces, which their nations will be held morally and economically responsible, for what their elected governments have destroyed and stolen from our land.

점령군에게 대항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점령국들은 도덕적이고 경제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들의 선출 정부가 우리의 땅을 파괴하고 약탈해왔기 때문입니다. 

We have not crossed the oceans and seas to occupy Britain or the U.S. nor are we responsible for 9/11. These are only a few of the lies that these criminals present to cover their true plans for the control of the energy resources of the world, in face of a growing China and a strong unified Europe . It is Ironic that the Iraqi’s are to bear the full face of this large and growing conflict on behalf of the rest of this sleeping world.

우리는 영국과 미국을 점령하기 위해 대양과 바다를 건너지 않았으며, 9/11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성장하는 중국과 강고하게 통합된 유럽에 맞서, 세계의 에너지자원을 통제하려는 자신들의 진짜 계획을 은폐하려고 저들 범죄자들이 퍼뜨린 단지 몇 개의 거짓말일 뿐입니다. 이라크인들이 이 잠들어 있는 세상의 나머지를 대표하여, 이토록 거대하게 커가는 투쟁의 전면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아이러닉 합니다.

We thank all those, including those of Britain and the U.S. , who took to the streets in protest against this war and against Globalism. We also thank France , Germany and other states for their position, which least to say are considered wise and balanced, til now.

우리는, 이 전쟁과 세계화에 대항하여 거리로 뛰쳐나와 저항시위를 한 모든 분들–영국과 미국에 사는 이들을 포함한–께 감사 드립니다. 우리는 또한 프랑스, 독일과 여타 국가들, 지금까지 현명하고 균형적으로 여겨지는 자신들의 포지션을 견지한 이들 나라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Today, we call on you again.

오늘날,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다시 요청합니다. 

We do not require arms or fighters, for we have plenty.

우리는 무기나 전사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풍부하기에. 

We ask you to form a world wide front against war and sanctions. A front that is governed by the wise and knowing. A front that will bring reform and order. New institutions that would replace the now corrupt.

우리는 요청합니다. 전쟁과 격리에 대항하는 전세계 조직을 만들 것을. 현명함과 지혜에 의해 통치되는 조직. 개혁과 질서를 가져다 줄 조직. 현재의 부도덕성을 대체할 새로운 단체들. 

Stop using the U.S. dollar, use the Euro or a basket of currencies. Reduce or halt your consumption of British and U.S. products. Put an end to Zionism before it ends the world. Educate those in doubt of the true nature of this conflict and do not believe their media for their casualties are far higher than they admit.

미국 달러화를 쓰지 마십시오. 유로화나 복수통화를 쓰십시오. 영국제와 미제 상품의 소비를 중단하거나 줄이십시오. 시오니즘이 이 세상을 끝장내기 전에 시오니즘을 끝장내십시오. 현 전쟁의 진정한 본질을 의심하는 이들을 가르치십시오. 그리고 저들의 미디어를 믿지 마십시오. 저들이 인정한 사상자보다 실제 그 수는 훨씬 더 높기 때문입니다.

We only wish we had more cameras to show the world their true defeat.

저들의 진정한 패배를 세상에 보여줄 보다 많은 카메라가 우리에게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The enemy is on the run. They are in fear of a resistance movement they can not see nor predict.

적들은 허둥대고 있습니다. 저들은 볼 수도 없었고 예상할 수도 없었던 저항운동의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We, now choose when, where, and how to strike. And as our ancestors drew the first sparks of civilization, we will redefine the word “conquest”.

우리는 이제 타격의 때와 장소,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이 문명의 첫 불꽃을 당겼듯이, 우리도 ‘정복’이란 말을 재정의할 것입니다.

Today we write a new chapter in the arts of urban warfare.

오늘날, 우리는 도시전의 전술에 있어 새로운 장을 쓰고 있습니다. 

Know that by helping the Iraqi people you are helping yourselves, for tomorrow may bring the same destruction to you.

이라크인들을 돕는 것이 여러분 자신을 돕는 일임을 주지하십시오. 내일이 여러분들에게 똑같은 파괴를 선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In helping the Iraqi people does not mean dealing for the Americans for a few contracts here and there. You must continue to isolate their strategy.

여기 저기 미국인들과 관계되어 있는 계약들은 이라크인들을 돕는데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저들의 전략을 고립시켜야 합니다.

This conflict is no longer considered a localized war. Nor can the world remain hostage to the never-ending and regenerated fear that the American people suffer from in general.

이 전쟁은 더 이상 지역전쟁으로 간주될 수 없습니다. 미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끝없이 재생성되는 공포에 이 세상이 인질로 잡혀있을 수는 없습니다.

We will pin them here in Iraq to drain their resources, manpower, and their will to fight. We will make them spend as much as they steal, if not more.

우리는 저들을 여기 이라크에 못박아두겠습니다. 저들의 자원, 인력 그리고 저들의 전투의지가 다 빠져나가도록. 우리는 저들로 하여금, 더 많이는 아니어도, 저들이 훔친 만큼의 비용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We will disrupt, then halt the flow of our stolen oil, thus, rendering their plans useless.

우리가 붕괴하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우리의 도난당한 기름의 흐름을 막아, 저들의 계획이 쓸모 없도록 하겠습니다.

And the earlier a movement is born, the earlier their fall will be.

그러므로 저항운동이 더 빨리 탄생할수록, 그들의 몰락도 더 빨리 올 것입니다. 

And to the American soldiers we say, you can also choose to fight tyranny with us. Lay down your weapons, and seek refuge in our mosques, churches and homes. We will protect you. And we will get you out of Iraq , as we have done with a few others before you.

미군병사들에게 고합니다. 당신들 역시 우리와 함께 폭정에 대항할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의 무기를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우리 사원과 교회 그리고 민가로 대피하십시오. 우리가 당신들을 보호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신들을 이라크 밖으로 데려다 주겠습니다. 당신들 전에 약간의 병사들을 우리가 그렇게 해 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Go back to your homes, families, and loved ones. This is not your war. Nor are you fighting for a true cause in Iraq .

당신들의 집으로, 가족들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아가십시오. 이것은 당신들의 전쟁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이라크에서 진짜 이유 때문에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And to George W. Bush, we say, “You have asked us to Bring it on, and so have we. Like never expected. Have you another challenge?”

그리고 조지 W. 부시에게 고합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한번 붙어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예상조차 못했던 것처럼. 당신에게 또다른 도전이 남았나요?”
 

딴지편집국(editors@ddanzi.com)